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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6화

하미연은 자리에 앉아 오랫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하미연이 말했다.

“그래, 홍연이는 속아 좁았어. 어렸을 때 옆집 여자아이가 구주랑 놀려고 찾아왔어. 그런데 이튿날 홍연이가 그 여자아이를 연못 물웅덩이에 빠뜨려서 하마터면 사람을 죽일뻔했었지.”

“그래서 저도 걱정돼요.”

윤신우가 미간을 찌푸린 채 대답했다.

“구주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홍연이를 거절한 거 아니니?”

하미연은 나이가 90세 고령이었지만 머리는 아직도 영민했다.

“맞아요. 제가 조사를 해보았는데 강성에 소채은이라고 구주가 좋아하는 여자가 있어요.”

“소채은?”

하미연을 윤신우의 말을 듣고 소채은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우리 손주가 좋아하는 여자애니 분명히 우수할 거야.”

“신우야, 지금 당장 그 여자애를 여씨 가문으로 모셔오너라. 내가 직접 만나보고 싶구나.”

하미연이 소채은을 만나겠다는 말에 윤신우는 어이가 없었다.

“어머니, 진심이세요?”

하미연은 윤신우를 향해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

“장난 같으냐?”

“하지만 소채은을 제멋대로 데려왔다가 구주가 알면 어쩌려고요?”

“이건 걱정하지마, 내 손자며느리를 내가 직접 봐야겠어.”

하미연이 눈을 비스듬히 뜬 채 말했다.

윤신우는 하미연의 명령에 가슴이 답답했다.

“홍연이에게는 뭐라고 하실 거에요?”

윤신우가 한참 생각하다가 물었다.

“홍연이 얘는 속은 좁지만, 마음씨는 착해. 홍연이는 나한테 맡기거라, 정 방법이 없으면 구주더러 두 사람을 다 부인으로 들이라고 하지. 그러면 완벽하잖아.”

하미연은 예쁜 손자며느리 두사람을 둘 것을 생각하니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어머니, 너무 구주만 편애하시는 거 아니에요? 제가 젊었을 때는 구박만 하셨으면서.”

윤신우가 입을 삐죽거리며 투정했다.

“너는 입 다물 거라, 내가 늙었다고 모를 줄 아는 것이냐? 밖에서 바람 피운 적이 적었더니?”

윤신우는 하미연의 말을 듣고 너무 창피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어머니, 제가 잘못했어요. 이 얘긴 그만 하세요. 희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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