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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육도진과 대화를 나눈 뒤 윤구주는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물론 16년 전 그 사건 때문이었다.

그 사건은 그가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와 가장 미워하는 아버지가 연루된 일이었다.

그동안 윤구주는 윤신우가 어머니와 자신을 쫓아낸 이유가 윤신우의 불충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육도진의 말을 듣고 보니 그때 있었던 일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여겼다.

설마 윤신우에게 정말 무슨 고충이 있었던 걸까?

그래서 그랬던 걸까?

그런 생각이 들자 윤구주는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윤구주는 방 안에 오랫동안 있다가 방에서 나왔다.

밖에는 때마침 붉은색 치마를 입고 있는 재이가 서 있었다.

윤신우가 키운 사사인 재이는 윤구주를 따르게 되면서 그를 도련님으로 생각했다.

윤구주가 방에서 나오자 아름답고 섹시한 재이는 서둘러 그에게 다가가서 그를 불렀다.

“도련님!”

윤구주는 고개를 들어 재이를 힐끗 보았다.

“안으로 들어와. 너에게 묻고 싶은 게 있어.”

재이는 당황했다.

윤구주를 오랫동안 따랐지만 그와 단둘이 얘기를 나누는 건 처음이었다.

재이는 얼굴을 붉히면서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

곧 윤구주는 재이를 데리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재이는 안으로 들어간 뒤 조금 불안해했다.

눈앞의 윤구주가 너무 잘생긴 탓도 있었지만 그녀가 줄곧 몰래 윤구주를 짝사랑한 탓이기도 했다. 하지만 재이는 감히 얘기할 수 없었다.

오늘 윤구주는 왜 그녀만 따로 방으로 불러들인 걸까?

재이는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재이가 온갖 허튼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윤구주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들려왔다.

“얘기해 봐. 윤신우를 얼마나 오랫동안 따른 거지?”

윤구주가 갑자기 윤신우에 대해 묻자 재이는 당황했다가 서둘러 대답했다.

“도련님, 전 어렸을 때부터 가주님을 따랐습니다.”

“그래?”

“네!”

“그렇다면 네가 보기에 윤신우는 어떤 사람이지?”

윤구주가 다시 물었다.

윤구주가 윤신우에 대한 인상을 묻자 재이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입을 열었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가주님은 제게 아버지 같은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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