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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어르신, 전 그저 시종일 뿐입니다. 도련님을 만날 자격이 없어요!”

재이가 서둘러 해명했다.

“바보 같긴. 자격 같은 게 어디 있다고. 예전에 구주 엄마랑 내 아들도...”

노인은 거기까지 말한 뒤 갑자기 뭔가를 눈치채고 서둘러 말을 멈췄다.

“콜록콜록, 할머니. 할머니랑 단둘이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 잠깐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윤구주가 말했다.

“당연하지! 자,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자!”

노인은 그렇게 얘기하면서 윤구주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재이야, 넌 일단 여기 남아있어.”

윤구주는 한 마디 당부한 뒤 노인을 따라 방 안으로 들어갔다.

조용하고 작은 방 안, 노인은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윤구주를 위해 사탕을 한 움큼 집어주면서 어릴 때 그가 가장 좋아하던 사탕이라고 했다.

윤구주는 미소 띤 얼굴로 사탕들을 주머니 안에 넣었다.

“구주야, 대체 오늘 나한테 무슨 질문을 하려고 오늘 돌아온 거니?”

노인은 자리에 앉으면서 윤구주를 바라보며 물었다.

“솔직히 얘기할게요. 할머니께 16년 전 우리 윤씨 일가가 황성에 밉보인 적이 있나 묻고 싶어요.”

그 말을 들은 노인은 몸을 흠칫 떨더니 입을 꾹 다물었다.

“할머니?”

노인이 큰 반응을 보이자 윤구주는 16년 전 자신에게 있었던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노인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윤구주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왜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는 거니?”

“답이 알고 싶어서요. 그리고 16년 전 그 사람이 왜 그런 짓을 했는지가 알고 싶어요.”

그 사람은 윤신우였다.

윤씨 일가의 어르신인 노인은 당연히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노인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혹시 아직도 아버지가 미운 거니?”

윤구주는 침묵했다.

침묵은 묵인을 의미했다.

“구주야, 사실 미워해서는 안 돼.”

노인은 갑자기 길게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16년 전 그 일 말이다. 사실 너희 아버지도 많은 고충이 있었고 많은 압력이 있었어. 그동안 신우는 내게 절대 너한테 얘기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었어, 널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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