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주님이 상관하지 않는다면 나 윤구주가 관리해야지!”패기 넘치는 목소리가 윤구주의 입에서 흘러나왔다.“육도진 우상, 나 대신 국주님께 말을 전해줘. 문벌, 세가, 종문이 감히 우리 화진의 질서를 어지럽힌다면 내가 전부 처단할 거라고 해. 사람이 몇 명이든, 배후에 얼마나 대단한 세력이 있든 상관없어. 난 한 말은 꼭 지켜.”우레와도 같은 목소리가 육도진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그는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저하의 말씀은 꼭 그대로 전하겠습니다!”“하지만 저하...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육도진은 잠깐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말해.”윤구주가 말했다.“문벌, 세가, 종문, 3대 서열 말입니다. 현재 형세를 보면 오직 문벌만이 대부분 문씨 일가 편에 섰습니다. 제가 보기엔 꼭 필요하지 않다면 당분간 세가, 종문과는 척을 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2대 서열이 흔들린다면 우리 화진의 평화가 깨질 테니 말입니다.”한 나라의 우상인 육도진은 당연히 화지의 안위를 걱정해야 했다.그의 말대로 천하 무도는 3대 서열 문벌, 세가, 종문으로 나뉘었다.현재 상황을 보면 윤구주가 상대한 문벌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문벌들뿐이었다. 세가와 종문 쪽은 문벌과는 급이 달랐다.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화진에서 세가는 어떤 존재인가?세가는 가장 일찍 출현한 제자백가, 공맹이 선대였다.제자백가는 거의 2천 년 가까이 유구하게 전승되었다. 그러니 세가의 저력이 얼마나 방대할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세가를 제외하고 천하 무학의 절정인 종문도 있었다.예를 들면 서요산, 소림 등 천 년 가까이 종적을 감춘 고대 대형 종문이 그에 속했다.만약 서요산과 소림 모두 출동한다면 화진은 아마도 큰 혼란에 빠졌다.그래서 육도진은 두려웠다.“육도진 우상, 걱정하지 말아. 나 윤구주는 아무나 죽이는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까 세가, 종문에서 죽음을 자초하지 않는 이상 난 그들을 건드리지 않을 거야. 그리고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아. 그들이 죽음을
윤구주는 고개를 돌려 육도진의 두 눈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말했다.“내가 알기론 16년 전 육도진 우상은 윤씨 일가와 아주 가까운 사이였지. 그리고 그때 윤씨 일가는 화진의 최고 문벌이었어. 심지어 국주님마저도 직접 윤씨 일가를 위해 천하제일이라는 글을 써줬지.”윤구주의 시선을 마주하게 된 육도진은 저도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찔렸다.그는 서둘러 시선을 피하면서 헛기침을 했다.“저하... 16년 전, 저는 윤씨 일가와 사이가 꽤 좋았습니다. 당시 윤씨 일가는 우리 서울의 제일가는 가문이었기 때문이죠. 심지어 4대 고대 무술 세가 모두 윤씨 일가에게 예의를 차려야 했어요.”“윤씨 일가를 그렇게 잘 안다면 윤신우가 죽어 마땅한지 아닌지 얘기해줄 수 있나?”그 말에 육도진은 두 다리에 힘이 풀렸다.‘뭐?’그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앞에 있는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저하, 그건 뭐 때문입니까...?”윤구주는 육도진을 바라보지 않고 몰아치는 비바람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말했다.“윤신우가 죽어 마땅한지 아닌지를 물었어.”“그... 그... 제가 어떻게 그 질문에 대답하겠습니까? 윤신우 씨는 아주 훌륭한 분입니다. 30년 전 이미 서울 최강이라고 불렸었죠. 게다가 그동안 그는 나쁜 짓을 한 적도 없습니다...”육도진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그래? 하지만 나한테는 나쁜 짓을 한 적이 있어.”윤구주는 말머리를 돌렸다. 그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내 기억이 맞다면 육도진 우상은 나와 윤신우의 관계를 알겠지?”윤구주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한 나라의 우상인 육도진은 난감해졌다.그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모른 척해야 했다.16년 전 그 사건에 대해서 감히 언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윤구주가 물으니 어떻게 해야 할까?”“육도진 우상, 난처해하지 않아도 돼. 난 오늘 이미 많은 사람들을 죽였으니까 편하게 말해도 돼.”윤구주의 말뜻은 명확했다. 오늘 육도진이 무슨 얘기를 하든 절대 그에게 손을 대지 않겠다는 뜻이었다.하지
16년 전 그날 밤, 윤구주의 말대로 육도진은 흑기 금위군을 이끌고 윤씨 일가를 찾아갔었다.그리고 그날 이후로 윤신우는 윤구주 모자를 윤씨 일가에서 쫓아냈다.오늘 윤구주는 제대로 알아볼 생각이었다.16년 전 일에 대해 질문하자 육도진은 몸서리를 쳤다. 그는 두려웠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를 몰랐다.“육도진 우상, 얘기해 봐.”윤구주는 고개를 돌려 육도진을 바라보았다.그는 비록 평온한 어조로 말했지만 육도진은 보이지 않는 살기가 자신을 감싸는 걸 느꼈다.“저하!”육도진은 윤구주의 앞에서 털썩 무릎을 꿇었다.“육도진 우상, 이게 무슨 뜻이지?”한 나라의 우상인 육도진이 갑자기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자 윤구주는 입을 열었다.“용서해 주십시오, 저하! 16년 전 일에 대해서는 묻지 말아 주십시오. 꼭 진실을 알아야겠다면 차라리 절 죽여주십시오!”육도진은 퍽 소리 나게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진짜로 죽여달라는 듯이 말이다.육도진이 무릎을 꿇자 윤구주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죽음도 두렵지 않은 거야? 그 진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육도진은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얘기할 수 없었다.절대 할 수 없었다.죽음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이 일이 알려진다면 화진 전체에 어떤 재앙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래서 얘기할 수 없었다.“저하! 16년 전 일은 저하와 저하의 어머님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제가 저하의 아버님인 윤신우 씨께 저하와 저하의 어머니를 서울에서 내쫓으라고 했습니다! 제가 멍청했습니다! 죽어야 마땅한 사람은 접니다! 저를 죽여주십시오!”육도진은 다시 한번 죽여달라면서 윤구주를 향해 머리를 조아렸다.그러나 윤구주는 손을 쓰지 않았다.그는 그저 싸늘한 눈빛으로 빗속에서 무릎을 꿇은 육도진을 바라볼 뿐이었다.“그 말은 16년 전 윤신우 씨가 핍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우리 모자를 쫓아냈다는 거야?”“네, 제가 강요했습니다. 이 일은 그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육도진이 말했다.“하하
억센 빗줄기 속에서 한 나라의 우상인 육도진은 무릎을 꿇은 채 오랫동안 일어나지 못했다.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타다닥.한 사람이 육도진의 앞에 나타났다.“휴, 우리 아들이 결국엔 눈치를 챘군...”그의 입속에서 음성이 흘러나왔다.빗속에서 어느샌가 윤신우가 육도진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바닥에 무릎 꿇고 있던 육도진은 그 말을 듣고 묵묵히 일어났다.그는 얼굴의 빗물을 닦으면서 고개를 들어 윤신우를 바라보았다.“가주님, 두 분께 죄송합니다...”육도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윤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육도진의 어깨를 토닥였다.“당시 육도진 씨는 최선을 다했어요. 우리 아들과 아내가 살아서 윤씨 일가를 떠날 수 있었던 건 육도진 씨 덕분이었어요.”윤신우는 나직하게 말했다.사실 16년 전 윤구주는 죽을 운명이었다.하지만 육도진이 마지막에 윤구주와 윤구주 어머니의 목숨을 살려줬다.윤구주는 아직 그 사실을 몰랐다.“휴, 16년이나 흘러서 다시는 그 일이 언급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정말 생각지도 못했네요...”육도진은 말하면서 한숨을 쉬었다.“육도진 우상,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돼요. 그 은혜를 전 평생 기억할 겁니다. 하지만 문씨 일가가 공공연히 제 아들을 해치려 하고 화진의 문벌 또한 소란을 일으키니 저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요.”육도진이 말했다.“가주님 뜻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알고 있다면 오늘 우상에게 한 가지 질문하고 싶네요.”윤신우는 고개를 돌려 진지한 눈빛으로 눈앞의 육도진을 바라보았다.“말씀하십시오, 가주님!”육도진이 말했다.“문씨 일가가 공공연히 우리 아들을 해치려고 하는 게 설마 또 황성의 그분이 내린 명령입니까?”윤신우는 평온하게 물었다.그러나 별거 아닌 것 같은 말 한마디에 육도진 우상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가주님... 아니, 아닙니다!”육도진은 당황한 듯 서둘러 해명했다.“확실합니까?”윤신우는 음산한 눈빛으로 육도진을 죽어라 노려보았다.“제 목숨을
그래서 윤구주의 형제들은 그가 걱정됐다.민규현은 윤구주의 방을 바라보다가 한참 뒤에 대답했다.“아마도 가족을 만나신 것 같아.”‘뭐라고? 가족?’사람들은 어리둥절해졌다.“맞아. 저번에 정양문에 갔을 때 난 먼 곳에서 아주 강한 절정 강자의 기운을 감지했어. 그 기운은 우리 저하의 기운과 아주 비슷했어. 아마도 저하 가족의 기운이 아닐까 싶어!”민규현은 이유를 얘기했다.“형님 말을 들어보니 갑자기 떠오르네요. 저하는 십여 분 전에 잠깐 자리를 비우셨어요... 하지만 아무도 저하가 어디로 갔는지 몰라요.”정태웅은 갑자기 떠올라서 말했다.“맞아요. 도련님은 확실히 당시 십여 분 정도 자리를 비웠어요. 그리고 돌아온 뒤에 기운이 완전히 달라졌죠.”몸매가 좋고 아름다운 재이가 말했다.“상황을 보아하니 저하께서 주인님을 만나신 것 같네요.”용민이 갑자기 한숨을 쉬며 말했다.윤신우가 직접 키운 사사로서 재이, 용민, 철영은 두 부자 사이에 아주 두꺼운 벽이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그러나 하인으로서 뭔가 물을 수 없었다.“저하의 집안일이라면 우리는 걱정할 필요가 없겠군.”민규현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물러났다.민규현은 윤구주의 방을 힐끗 본 뒤 결국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조용한 방 안.윤구주는 책상다리를 하고 있었다.오늘 그는 공씨, 제씨, 옥씨, 신씨 4대 고대 문벌을 멸문했고 육도진을 만났다.윤구주는 16년 전 일을 줄곧 마음에 두고 있었기에 오늘 육도진에게 질문했다.그리고 육도진에게서 알아낸 사실은 윤신우도 그때 강요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었다.진짜 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윤구주는 비록 대충 짐작이 가지만 아직은 단정 지을 수 없었다.그가 생각해 둔 사람은 지위가 너무 높았다.다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런 지위였다.고개를 든 윤구주의 그윽한 눈빛에 천천히 어둠이 드리워졌다. 아무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할아버지, 공씨, 제씨, 옥씨, 신씨 4대 문벌 모두 정양문에서 윤구주에게
문아름의 걱정 가득한 표정을 본 문창정은 기괴하게 웃었다.“괜찮다. 그게 내가 예상한 결과니까 말이야.”‘응?’“할아버지, 그 말씀은 윤구주를 말리지 않겠다는 뜻인가요?”문아름은 조금 궁금해졌다.“걱정하지 마. 지금 문벌 사람들이 도륙당했으니 분명 누군가 나설 거야. 잊지 마. 화진의 무도 중 6할은 문벌 출신이니까. 게다가 세가, 종문도 아직 나서지 않았어. 그게 뭘 의미하겠어?”문아름은 고개를 저었다.“다들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야.”문창정은 그렇게 말한 뒤 시선을 들어 어둠을 바라보았다.“6년 전, 윤구주는 곤륜에서 왕이 되었을 때 무력으로 그들을 제압했어. 사실 다들 알고 있는 거야. 당시의 세가, 종문은 곤륜의 체면 때문에 일부러 참은 거란 걸 말이야. 그런데 윤구주는 이번에 공공연히 우리 3대 서열에 도전장을 내밀었어. 세가와 종문의 늙은 괴물들이 과연 그걸 참을 수 있을까?”문아름은 그 말을 듣고 눈을 반짝였다.화진의 무도는 문벌, 세가, 종문 3대 서열로 이루어졌다.그런데 윤구주는 문벌 사람들을 도륙했고 심지어 그들 가문의 절정 강자들까지 전부 죽였다.세가와 종문이 과연 가만히 있을까?“역시 할아버지께서는 생각이 깊으시네요! 덕분에 가르침을 얻었습니다!”문아름이 말했다.가부좌를 틀고 있던 문창정은 사악하게 웃으며 말했다.“두고 봐. 서울은 곧 변할 테니까. 게다가 16년 전 그 사건도 이젠 밝혀져야 할 때가 왔어.”“16년 전이요?”문아름은 살짝 놀랐다.“맞아. 당시 윤씨 일가의 위엄은 우리 4대 고대 가문과 비슷한 수준이었어. 게다가 당시 국주님께서 직접 천하제일이라는 글을 써서 윤씨 일가에 하사해 주셨었지. 그런데 당시 천하제일 윤씨 일가가 무엇 때문에 그동안 정치에 참여하지 않고 세상사에 무관심했는지 아니?”문아름은 고개를 저었다.“바로 윤구주 때문이야! 당시 윤구주를 죽이라고 한 사람이 바로 국주님이었기 때문이지. 하하하하!”문창정은 크게 웃었다.“뭐라고요? 국주님이라고요?”그 말에 문아름의 아름
윤창현의 말대로 윤씨 일가만으로도 문벌의 폭동을 막기에는 충분했다.하지만 윤신우가 걱정하는 건 다른 것이었다.“창현아, 넌 틀렸어. 처음부터 내가 걱정한 건 문벌이 아니야. 내가 걱정한 건 세가와 종문의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진짜 강자들이야!”윤신우는 천천히 말했다.화진의 3대 서열 중 종문이 첫 번째고 그다음이 세가, 그리고 마지막이 문벌이었다.윤신우는 처음부터 문벌이 안중에도 없었다. 그가 진짜 신경 쓰는 건 종문과 세가였다.특히 종문 말이다.종문은 아주 비밀스럽다. 종문에는 진정한 절정 강자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절정보다 더욱 강한 수행자가 있었다.전설 속 오래된 인물들도 오랫동안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그들이 이번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알 수 없었다.“형님 말이 맞아요. 일개 문벌은 우리 윤씨 일가에 아무런 위협도 안 되죠. 하지만 세가와 종문은 달라요. 그들이 모습을 드러낸다면 우리는 언제든 싸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해요.”셋째 윤정석이 입을 열었다.“흥! 난 상관없어! 누구든지 우리 조카를 해치려고 한다면 나 윤창현이 그놈을 죽여버릴 거니까!”난폭한 성정의 윤창현이 입을 열었다.그는 세가든 종문이든 상관없었다.그가 신경 쓰는 건 윤씨 일가와 윤구주뿐이었다.윤창현의 말을 들은 윤정석은 쓴웃음을 지었다.“창현아, 정석아. 너희는 구주 일로 지난 16년간 날 미워했지?”윤신우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윤창현과 윤정석을 바라보았다.윤신우가 갑자기 16년 전 일을 언급하자 윤창현과 윤정석은 흠칫했다.두 사람은 믿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형님, 오늘 왜 갑자기 16년 전 일을 언급하시는 거예요?”윤정석은 궁금해했다.그동안 윤구주 모자를 쫓아낸 일은 윤씨 일가에서 금기시되었다.아무도 그 얘기를 꺼낼 수 없었다.특히 윤신우 앞에서 말이다.그런데 오늘은 윤신우가 직접 그 일을 언급했다.윤신우는 아주 평온한 얼굴로 밖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제 너희들에게 진실을 알려줄 때가 된 것
“형님 말씀은 구주와 형수님을 내쫓았던 이유가 두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뜻인가요?”윤정석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윤신우에게 물었다.윤신우는 대답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눈빛에서 괴로운 기색이 보였다. 그는 밖을 바라보았다.“그러지 않았더라면 구주와 우리 아내는 죽었을 거야.”그 말에 윤창현과 윤정석은 경악했다.그동안 두 사람은 줄곧 그 일로 윤신우에게 불만을 품었다.그들은 윤신우가 너무 매정하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그에게 이런 고충이 있을 줄은 몰랐다.“대체 어떤 빌어먹을 놈이 감히 우리 형수님과 구주를 해치려고 한 거죠? 도대체 무엇 때문이죠?”윤창현은 주먹을 꽉 쥐면서 화를 내며 살기를 내뿜었다.윤정석 또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윤신우를 바라보았다.“그게 누군지는 알 필요 없어. 너희가 알아야 하는 건 이 오래된 일을 다시는 언급하면 안 된다는 것뿐이야. 이걸 언급하는 건 우리 윤씨 일가에 도움은커녕 해가 될 뿐이야. 심지어 우리에게 멸문지화를 가져다줄 수도 있어.”‘뭐라고? 멸문지화?’“형님, 우리 윤씨 일가는 수백 년의 역사가 있어요. 우리가 언제 누군가를 두려워한 적이 있나요?”윤창현은 불평했다.셋째 윤정석은 똑똑했다.그는 윤신우의 말을 듣고 이상함을 눈치챘다.그는 잠깐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둘째 형님, 큰형님 말대로 합시다. 큰형님이 조사하지 말라고 하면 조사하지 않는 게 맞아요.”“하지만 그냥 이렇게 넘어가고 말 거야? 젠장. 믿을 수 없어. 이 세상에 감히 우리 윤씨 일가를 괴롭히는 놈이 있다고?”윤창현은 여전히 내키지 않아 했다.“형님!”윤정석은 윤창현의 옷깃을 힘껏 잡아당기면서 그에게 조용히 하라는 듯이 손짓을 했다.윤정석이 더는 묻지 말라고 손짓하자 윤창현은 그제야 코웃음을 치면서 조용히 했다.“구주와 아내가 떠난 뒤 난 그들을 감히 만날 수가 없었어. 다가갈 수도 없었고. 그저 두 사람이 온갖 고초를 겪는 걸 지켜봐야만 했었지. 그리고 결국... 우리 아내는 병으로 세상을 떴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