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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5화

하늘에서 큰비가 주룩주룩 쏟아졌다.

다들 경악한 표정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조금 전 윤구주는 그저 잠깐 자리를 비웠을 뿐이다. 그런데 그가 왜 갑자기 이렇게 공포스러운 살기를 내뿜는 건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그는 단번에 공씨, 설씨, 옥씨, 신씨 일가의 절정 강자 다섯 명을 전부 죽여버렸다.

“저하, 괜찮으십니까?”

민규현은 윤구주의 수상함을 눈치채고 다가가서 걱정스럽게 물었다.

윤구주는 손을 저었다.

“괜찮아. 너희는 일단 돌아가.”

윤구주가 먼저 가보라고 하자 다들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를 떴다.

“육도진 우상은 여기 남도록.”

윤구주가 갑자기 한마디 했다.

육도진은 몸을 흠칫 떨었다. 그는 윤구주가 왜 자신에게 남으라고 한 건지 이유를 알지 못했지만 정중하게 말했다.

“네, 저하!”

그렇게 모두가 떠났고 육도진도 흑기 금위군에게 철수하라고 분부했다.

죽음의 기운으로 가득 찬 정양문 쪽, 윤구주와 육도진은 비바람 속에 우뚝 서 있었다.

한 나라의 우상인 육도진은 전전긍긍하면서 바짝 긴장한 채 윤구주의 앞에 서 있었다.

그는 구주왕을 건드리면 어떻게 될지 잘 알고 있었다.

침묵이 이어졌다.

윤구주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육도진도 감히 입을 뻥긋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났고 윤구주는 그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육도진 우상, 황성 중 상당수가 내가 살아있지 않기를 바라지?”

육도진은 그의 말을 듣자 몸을 흠칫 떨었다. 그는 허리를 살짝 숙이면서 서둘러 말했다.

“저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오늘 난 그저 친구라는 신분으로 이 화제에 관해 얘기하는 거니까.”

윤구주는 천천히 말했다.

육도진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더니 시선을 들어 윤구주의 우뚝 선 모습을 바라보았다.

“10개국 간의 전쟁이 끝난 뒤 화진은 평화로워졌고 국운이 창성했으며 무도가 대통합을 이루었지. 하지만 내가 정상에 섰을 때 누군가 날 해치려고 했지.”

윤구주는 그 말을 하면서 살벌한 눈빛을 해 보였다.

“육도진 우상도 누가 날 해쳤는지 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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