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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화

억센 빗줄기 속에서 한 나라의 우상인 육도진은 무릎을 꿇은 채 오랫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타다닥.

한 사람이 육도진의 앞에 나타났다.

“휴, 우리 아들이 결국엔 눈치를 챘군...”

그의 입속에서 음성이 흘러나왔다.

빗속에서 어느샌가 윤신우가 육도진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바닥에 무릎 꿇고 있던 육도진은 그 말을 듣고 묵묵히 일어났다.

그는 얼굴의 빗물을 닦으면서 고개를 들어 윤신우를 바라보았다.

“가주님, 두 분께 죄송합니다...”

육도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윤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육도진의 어깨를 토닥였다.

“당시 육도진 씨는 최선을 다했어요. 우리 아들과 아내가 살아서 윤씨 일가를 떠날 수 있었던 건 육도진 씨 덕분이었어요.”

윤신우는 나직하게 말했다.

사실 16년 전 윤구주는 죽을 운명이었다.

하지만 육도진이 마지막에 윤구주와 윤구주 어머니의 목숨을 살려줬다.

윤구주는 아직 그 사실을 몰랐다.

“휴, 16년이나 흘러서 다시는 그 일이 언급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정말 생각지도 못했네요...”

육도진은 말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육도진 우상,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돼요. 그 은혜를 전 평생 기억할 겁니다. 하지만 문씨 일가가 공공연히 제 아들을 해치려 하고 화진의 문벌 또한 소란을 일으키니 저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요.”

육도진이 말했다.

“가주님 뜻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다면 오늘 우상에게 한 가지 질문하고 싶네요.”

윤신우는 고개를 돌려 진지한 눈빛으로 눈앞의 육도진을 바라보았다.

“말씀하십시오, 가주님!”

육도진이 말했다.

“문씨 일가가 공공연히 우리 아들을 해치려고 하는 게 설마 또 황성의 그분이 내린 명령입니까?”

윤신우는 평온하게 물었다.

그러나 별거 아닌 것 같은 말 한마디에 육도진 우상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가주님... 아니, 아닙니다!”

육도진은 당황한 듯 서둘러 해명했다.

“확실합니까?”

윤신우는 음산한 눈빛으로 육도진을 죽어라 노려보았다.

“제 목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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