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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7화

윤구주는 고개를 돌려 육도진의 두 눈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말했다.

“내가 알기론 16년 전 육도진 우상은 윤씨 일가와 아주 가까운 사이였지. 그리고 그때 윤씨 일가는 화진의 최고 문벌이었어. 심지어 국주님마저도 직접 윤씨 일가를 위해 천하제일이라는 글을 써줬지.”

윤구주의 시선을 마주하게 된 육도진은 저도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찔렸다.

그는 서둘러 시선을 피하면서 헛기침을 했다.

“저하... 16년 전, 저는 윤씨 일가와 사이가 꽤 좋았습니다. 당시 윤씨 일가는 우리 서울의 제일가는 가문이었기 때문이죠. 심지어 4대 고대 무술 세가 모두 윤씨 일가에게 예의를 차려야 했어요.”

“윤씨 일가를 그렇게 잘 안다면 윤신우가 죽어 마땅한지 아닌지 얘기해줄 수 있나?”

그 말에 육도진은 두 다리에 힘이 풀렸다.

‘뭐?’

그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앞에 있는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저하, 그건 뭐 때문입니까...?”

윤구주는 육도진을 바라보지 않고 몰아치는 비바람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말했다.

“윤신우가 죽어 마땅한지 아닌지를 물었어.”

“그... 그... 제가 어떻게 그 질문에 대답하겠습니까? 윤신우 씨는 아주 훌륭한 분입니다. 30년 전 이미 서울 최강이라고 불렸었죠. 게다가 그동안 그는 나쁜 짓을 한 적도 없습니다...”

육도진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래? 하지만 나한테는 나쁜 짓을 한 적이 있어.”

윤구주는 말머리를 돌렸다. 그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내 기억이 맞다면 육도진 우상은 나와 윤신우의 관계를 알겠지?”

윤구주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한 나라의 우상인 육도진은 난감해졌다.

그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모른 척해야 했다.

16년 전 그 사건에 대해서 감히 언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구주가 물으니 어떻게 해야 할까?”

“육도진 우상, 난처해하지 않아도 돼. 난 오늘 이미 많은 사람들을 죽였으니까 편하게 말해도 돼.”

윤구주의 말뜻은 명확했다. 오늘 육도진이 무슨 얘기를 하든 절대 그에게 손을 대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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