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구주가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면 신수 원귀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겁에 질린 모습이었다.끊임없이 뒤로 물러나는 원귀를 보던 윤구주는 웃으며 말했다.“왜? 이제 내가 기억나? 기억났으면 얌전히 무릎이나 꿇어.”원귀는 윤구주의 말을 듣더니 누구보다도 순순히 윤구주의 앞에 납작 엎드렸다.거대한 원귀의 머리가 푹 숙여졌다.원귀의 코와 입에서 뿜어져 나오던 화염은 당장이라도 꺼질 것 같았다.원귀는 낮게 앓는 소리를 냈는데 마치 애원하듯 가련한 모습이었다.윤구주는 몸을 움직여 원귀의 머리 앞에 나타나더니 손을 뻗어 그것의 거대한 머리를 토닥이면서 말했다.“좋아. 이번에는 아주 얌전히 구네. 안 때릴게!”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다시 한번 큰 충격을 받았다.당당한 용호 산맥의 신수가 윤구주의 앞에서는 한없이 고분고분했다.누가 봐도 놀랐을 것이다.“됐어. 난 볼일이 있으니 먼저 가봐야겠다.”윤구주는 손을 뻗어 원귀의 거대한 머리를 만지더니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윤구주가 떠나자 신수는 그제야 눈을 깜빡이면서 드디어 갔다는 표정을 지었다.윤구주는 신수 원귀에게 더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나머지 사람들은 놀라서 얼떨떨한 상태로 윤구주와 함께 자리를 떴다.그날 밤, 윤구주는 민규현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 화진의 모든 문벌을 적으로 돌리겠다고 선전 포고했다.오늘 밤, 그는 봉왕팔기를 연달아 세 번 썼고 다섯 명의 신급 절정 강자를 죽였다.그는 이것이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화진은 무력으로 나라를 세웠다.태초부터 그랬다.무도가 번성한 화진에는 수많은 강자가 숨어 있었고 절정에 이른 자는 500살까지 살 수 있었다.그 500년 사이에 세상에 또 얼마나 많은 뛰어난 인재들이 나타나겠는가?특히 문벌, 세가, 종문에서 천재가 많이 나왔다.예나 지금이나 천하의 강자는 모두 문벌, 세가, 종문에서 나왔다.오직 윤구주만이 예외였다.윤구주는 곤륜에서 왔었으니 말이다.그러나 윤구주는 그 모든 것이 당연히 두렵지 않았다.그
그러나 이제 막 함께 모여서 움직이려고 할 때 이 무시무시한 사사들의 포위 공격을 받을 줄은 몰랐다.삼천 명의 사사는 과거 화진의 최고 문벌이었던 윤신우가 이끄는 자들이었다.황씨, 당씨 일가는 그 사실을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밤하늘 아래 윤신우는 고고하게 서 있었다.그의 뒤에는 열 명의 윤씨 일가 노인이 서 있었다.그 노인들이 내뿜는 기운을 보면 모두 신급 중상급인 듯했다.그 밖에도 윤씨 일가의 윤창현, 윤정석도 윤신우의 곁에 서 있었다.삼십 년 전, 과거 서울 최고의 미남이라고 불렸던 윤신우는 황씨 일가의 신급 강자인 노인의 질문을 무시하고 덤덤한 눈빛으로 용하 산맥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구주 쪽은 끝난 것 같아.”“그러네요, 형님! 하하하하! 빌어먹을 문씨 일가의 늙은이는 겨우 신급 절정 강자 다섯 명으로 우리 조카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나 보죠? 열 명, 스무 명 더 보내도 아무 소용 없었을 텐데 말이에요.”윤창현은 검은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미친 듯이 웃었다.“창현아, 넌 틀렸어.”윤신우가 갑자기 말했다.“틀렸다고요? 뭐가 틀린 거죠?”윤창현은 이해할 수 없었다.윤신우는 밤하늘을 바라보았다.“문씨 일가의 그 늙은이가 얼마나 음험한데. 그 늙은이가 우리 아들의 실력을 모를 리가 없지. 그가 오늘 신급 절정의 강자 다섯 명을 보낸 건 분명 의도가 있어.”“의도요?”윤창현은 그 말을 듣자 더욱 어리둥절해졌다.“형님, 전 잘 모르겠어요. 문씨 일가의 그 늙은이가 무엇 때문에 신급 절정 다섯 명을 죽으라고 구주에게 보낸다는 거죠?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니라면 말이에요.”“아니, 그 늙은이는 머리가 잘못된 게 아니야. 그가 그렇게 한 이유는 모든 문벌이 우리 아들을 적으로 돌리게끔 하기 위해서야. 문벌이 반란을 일으키면 세가, 종문 또한 똑같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겠지. 그렇게 되면 화진 무도는 혼란에 빠지게 될 거야. 그러면 화진의 무대 대통합의 국면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고 더욱 중요하게는 우리 아들이 세상의 모든 무인을
윤신우가 살기등등하게 자신들을 바라보자 서울의 신예 문벌 황씨, 당씨 일가 사람들은 등골이 서늘해졌다.“윤신우, 뭐 하려는 거야?”황씨 일가의 신급 강자인 노인이 두려워하면서 물었다.어쩔 수 없었다.그는 윤신우가 내뿜는 짙은 살기를 느꼈다.그 살기는 언제든 그들을 찢어발길 듯했다.장발의 윤신우는 어둠 속에 우뚝 서 있었다. 비록 이제 중년이긴 했지만 그의 몸에서 발산되는 강한 기운과 30년 전 서울 최고 미남이라고 불렸던 얼굴 때문에 그는 여전히 멋있어 보였다.“우리 윤씨 일가는 지난 18년 동안 정치 싸움에 관여하지 않고 조용히 지냈어. 그래서 다들 우리 윤씨 일가가 몰락했다고 생각하며 한때 우리 윤씨 일가가 일궈냈던 화려한 성과들을 잊었지. 그런데 이젠 당신들처럼 보잘것없는 사람들까지 나 윤신우의 아들을 건드리려고 해.”우레와도 같은 목소리가 황씨, 당씨 일가 고수들의 귓가를 파고들었다.과거 천하를 호령하며 문벌 중 최고라 일컬어졌던 윤씨 일가는 당시 수많은 문벌 중 단연코 최고였다.18년 전, 윤씨 일가의 영광은 이미 종문과 엇비슷했다.그러나 18년 전 이후로 윤씨 일가는 더는 정치 싸움에 관여하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이 순간 맹호가 마침내 깨어나려고 했다.“뭐라고? 당신 아들이라고?”황씨, 당씨 문벌의 고수들은 윤신우의 말을 듣자 의아해했다.“윤신우, 제대로 말해. 우리 황씨, 당씨 일가가 언제 당신 아들을 건드렸어?”한 당씨 일가의 신급 강자인 노인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멍청하긴! 이제 곧 죽을 텐데 아직도 모르네.”윤창현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 말에 황씨 일가의 섹시한 옷을 입은 황연주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했다.그녀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윤창현을 바라보았다.“설마 그 천하무적의 구주왕이 윤씨 일가의 자손인 거야? 윤구주가 윤신우의 아들인 거야...?”“그래도 당신은 그나마 머리가 좋군. 맞췄어.”윤창현은 크게 웃었다.그 말에 황씨, 당씨 일가 사람들은 넋이 나갔다.화진 최고의 왕 구주 군신이 윤씨 일가
윤씨 일가 삼웅이라는 엄청난 강자들도 있었다.“가주님, 같은 문벌로서 저희 두 가문을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저희를 용서해 주신다면 황씨, 당씨 일가는 앞으로 가주님 말씀을 따르고 구주왕에게 충성을 다하겠습니다!”윤신우는 차갑게 코웃음 쳤다.“용서해달라고? 우리 아들은 6년 전 곤륜에서 왕이 되어 천하를 통일하면서 이미 한 번 문벌을 용서해 주었어. 그러니 이번에는 죽어야지!”윤신우는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움직였다.어둠 속.옆에 있던 열 명의 윤씨 일가 강자들이 일제히 튀어 나갔다.그 강자들은 신급 중상급 강자였고 그중 두 명은 거의 신급 절정에 달한 수준이었다.그들은 윤씨 일가의 일부분일 뿐이었다.당시 윤씨 일가는 천하를 놀라게 했으니 그 저력이 얼마나 대단했을까?특히 윤신우는 소문에 따르면 18년 전 이미 신급 절정에 달했다고 한다.그러나 그는 지난 18년간 나선 적이 없었다.드디어 대전이 시작되었다.윤신우가 손을 움직이자 곁에 있던 강자들이 일제히 튀어 나갔다.그리고 황씨, 당씨 두 가문의 고수 수십 명은 윤씨 일가가 단단히 마음을 먹은 것 같자 죽음을 무릅쓰고 저항해야 했다.“죽여버리겠어!”황연주는 더는 피할 수가 없자 목숨 걸고 싸우려고 했다.그렇게 대전이 시작되었다.그러나 서울의 신 3대 문벌 황씨, 당씨 일가는 윤씨 일가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특히 윤씨 일가에는 두 명의 신급 절정과 비슷한 수준의 강자가 있었다.잠깐 사이 황씨, 당씨 일가에는 겨우 몇 명만 남았다.당씨 일가의 신급 고급 수준의 조상도 윤씨 일가의 흰 망토를 입은 신급 절정에 달한 노인에게 팔 한쪽이 잘렸다.“우리 당씨 일가가 이렇게 망하는 건가!”당씨 일가 조상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그는 두 눈이 벌게져서 남은 세 명의 당씨 일가 부하들을 바라보다가 이를 악물고 마지막 남은 내공을 이용해 윤씨 일가의 흰 망토를 입은, 신급 절정과 비슷한 수준의 강자에게 달려들었다.“죽고 싶은가 보군!”흰 망토를 입은 노인은 오른손을 휙 움직였
그날 밤 일로 서울 전체가 떠들썩했다.윤구주가 밤에 의수 감옥에 침입하여 다섯 명의 고대 문벌 신급 절정 강자를 죽이고 민규현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 용하 산맥의 진국 신수 원귀를 깨웠기 때문이다.게다가 서울에 수백 년간 존재해 왔던 황씨, 당씨 문벌이 멸문했다.서울 무도계가 발칵 뒤집힐 만한 사건들의 연속이었다.이렇게 큰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났으니 서울 전체가 들끓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그러나 윤구주는 그러한 것들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비록 이번에 서울에 와서 구주왕이 돌아왔다는 걸 세상에 알리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는 증명해야 했다.그것은 윤구주가 살아있는 한 아무도 그의 형제들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윤구주의 형제들을 건드린 사람은 모두 죽을 거라는 것이었다.이튿날, 날이 밝았다.허름한 집 안.윤구주는 어젯밤에 돌아온 뒤로 줄곧 민규현을 치료했고 지금까지 아무도 민규현이 대체 어떻게 됐는지 몰랐다.문 앞.정태웅, 천현수, 남궁서준, 재이 등 사람들은 밤새 서 있었다.다들 윤구주가 민규현을 치료하는 걸 기다렸다.그러나 이미 이튿날 오전이 되었는데도 윤구주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정태웅은 점점 더 걱정되었다.그는 문 앞에서 계속 서성이면서 걱정스럽게 말했다.“현수야, 형님 위독하신 건 아니겠지?”“위독하긴! 불길한 말 할 거면 입 다물어!”천현수는 다짜고짜 욕했다.“왜? 난 걱정돼서 그러는 건데. 형님은 그 못된 놈들 때문에 저 꼴이 됐잖아. 심지어 몸에 네 개의 철심이 박혔지. 그런데 내가 어떻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어?”정태웅은 그렇게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정태웅이 평소에는 얄밉고 짓궂게 굴어도 그가 의리를 가장 중요시한다는 건 다들 아는 일이었다.특히 그는 민규현을 친형처럼 여겼다.셋째인 천현수는 당연히 정태웅의 걱정스러운 마음을 이해했다.그러나 그는 일부러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걱정은 무슨. 저하께서 계시잖아! 저승사자가 와도 저하께서 규현 형님을 구할 거야!”정태웅은 그 말을 듣자 더는 말하
암부의 3대 지휘사 중 한 명인 민규현은 가장 용감하고 전투에 능했다.만약 민규현이 단전의 기해가 봉인되어 더는 내공을 쓸 수 없다는 걸 안다면 죽는 것보다 더 괴로울 것이다.윤구주는 고개를 들어 그윽한 눈빛으로 말했다.“단전 기해의 봉인을 뚫기 위해서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어.”“저하, 그게 뭡니까?”정태웅이 서둘러 물었다.다른 이들도 하나같이 긴장한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신급 절정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야!”윤구주의 목소리는 우레와도 같이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귓가에 박혔다.‘절정이 된다고?’화진의 무도는 무인에서부터 무사, 대무사, 대가, 그리고 가장 마지막인 천인 신급 강자로 나뉘었고 그것은 단전 기해의 변화로 인한 것이었다.현재 민규현의 단전 기해는 문창정의 단혼정으로 봉인되었고 그걸 푸는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민규현의 실력이 한 단계 더 높아져서 절정이 되는 것이었다.오로지 신급 절정이 되어야만 단전 기해의 봉인을 풀 수 있었다.민규현을 신급 절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듣자 정태웅과 천현수 등 사람들은 순간 흥분했다.“저하! 형님께서 실력이 한 단계 더 높아져서 신급 절정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내가 있으면 가능해!”윤구주는 자신감 넘치게 말했다.화진 제일의 왕이자 봉왕팔기를 가진 윤구주라면 민규현이 절정이 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었다.세상 사람들은 신급 절정은 금기시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더욱이 한 지역의 조상이라고 불린다는 것도 알았다.현재 윤구주는 민규현을 도와서 그가 신급 절정이 될 수 있게 할 생각이었다.윤구주는 민규현을 신급 절정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방 안.상처투성이인 민규현은 여전히 병상 위에 누워있었다.견갑골, 가슴에 박힌 네 개의 검은색 단혼정은 이미 그의 체내에 들어갔다.윤구주의 소생술로 몸은 괜찮아졌지만 단전 기해가 봉인된 탓에 민규현은 여전히 아주 허약해 보였다.윤구주는 안으로 들어온 뒤 자신의 형제 민규현을 보았다.민
신급 절정이 되게 도와주겠다니.윤구주가 그 말을 하자 절망에 빠졌던 민규현은 순간 동공이 커졌다.“저하! 신급 절정이라고 하셨습니까?”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네 단전 기해는 봉인되었어. 신급 절정이 되어야만 다시 단전을 쓸 수 있어. 만약 내공을 회복을 싶다면 이 방법밖에 없어!”그 말을 들은 민규현은 당황했다.“하지만 전 지금 신급 중급일 뿐인걸요. 절정이 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 아닐까요?”민규현은 당연히 자신의 내공을 잘 알고 있었다.절정이란 무엇인가?천인 이상이어야만 절정이라고 불릴 수 있었다.한 지역의 조상이야말로 절정이라고 불릴 수 있었다.금기시되는 신화만이 신급 절정이라고 불릴 수 있었다.가장 중요한 건 일단 절정이 되면 수명이 500년까지 늘어난다는 점이었다.화진 무도에서 신급 절정인 자가 과연 몇 명일까?그걸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하지만 일단 신급 절정이 되면 나라의 보물이 된다는 건 다들 알고 있었다.그동안 곤륜에서는 국난이 닥치지 않는 이상 신급 절정 강자는 세상에 나오면 안 된다는 금지령을 내렸다.그 이유는 신급 절정의 무시무시함이 일반인들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신급 절정이 나타나면 전 세계 군대 구도에도 영향을 미쳤다.그것이 곤륜에서 신급 절정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걸 금지한 이유였다.그런데 윤구주가 민규현을 절정으로 만들어서 화진의 보물이 되게 도와주겠다고 하니 민규현으로서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저하, 제가 정말 신급 절정이 될 수 있을까요...”민규현은 눈시울을 붉히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윤구주에게 물었다.“내가 있다면 가능해!”윤구주가 말했다.“감사합니다, 저하!”윤구주의 형제인 민규현에게 신급 절정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그가 유일하게 신경 쓰는 것은 자신이 무공을 쓰지 못하는 일반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그렇게 된다면 윤구주를 위해 힘을 쓸 수가 없었고, 윤구주를 위해 전쟁에 나설 수가 없었다.그것이 그가 가장 걱정하는
뼈가 부러지는 고통은 1시간 가까이 지속되었다.드디어 민규현의 모든 뼈가 다 으스러졌다.원래 뼈가 다 으스러진 순간, 윤구주의 오른손에서 갑자기 아주 눈부신 생명의 녹색 빛이 뿜어져 나왔다.“팔기지, 소생술!”소생술을 쓰자 녹색 빛이 윤구주의 손바닥에서 나와 민규현의 몸에 있는 구멍 안으로 들어갔다.팔기지의 소생술은 봉왕팔기 중 유일한 치료술이었다.그것은 사람을 죽이는 기술이 아니었다.소생술은 백골에 살이 자라고 사람을 기사회생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윤구주가 팔기지를 사용하자 온몸의 뼈가 으스러졌던 민규현의 몸은 다시 회복되기 시작했다.모든 뼈와 관절이 재조립되는 듯한 선명한 느낌과 함께 탁탁 소리가 들려왔다.뼈가 재조립되는 긴 과정과 함께 민규현의 기운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심지어 얼굴과 몸에서 내뿜던 기세도 달라졌다.“민규현, 네 근골은 이미 완벽히 재조립되었어. 이젠 너를 신급 절정의 문까지 데려다줄게.”윤구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두 손으로 기괴한 수인을 맺은 뒤 민규현을 눌렀다.크엉!고대 용의 울음소리가 윤구주의 체내에서 폭발적으로 흘러나왔다.곧이어 눈부신 금빛이 윤구주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다.금빛 용이 나타나자 방 전체가 금색으로 물든 것 같았다.구양진용결이었다.“세상에, 어서 저길 봐요! 주인님 방 안이 금색이 되었는데요?”마당에 서 있던 붉은색 치마를 입은 재이는 눈부신 금빛이 윤구주의 방을 완벽히 금빛으로 물들이는 순간 넋이 나갔다.철영과 용민은 시선을 들었다가 완전히 얼이 빠졌다.오직 윤구주의 형제만이 그 광경을 보고 기뻐하며 말했다.“이건 저하의 가장 강력한 구양진용결이네!”“구양진용결이요?”정태웅이 이상한 이름을 읊자 재이는 아름다운 눈동자를 굴리면서 고개를 돌렸다.“하하, 맞아요! 전설에 따르면 저하가 수련한 봉왕팔기보다 더 강하다고 해요. 그리고 곤륜의 최고 무도 기공이라고 불리기도 하죠. 저하께서 오늘 구양진용결을 선보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정태웅이 그렇게 말하고 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