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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화

윤구주가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면 신수 원귀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

끊임없이 뒤로 물러나는 원귀를 보던 윤구주는 웃으며 말했다.

“왜? 이제 내가 기억나? 기억났으면 얌전히 무릎이나 꿇어.”

원귀는 윤구주의 말을 듣더니 누구보다도 순순히 윤구주의 앞에 납작 엎드렸다.

거대한 원귀의 머리가 푹 숙여졌다.

원귀의 코와 입에서 뿜어져 나오던 화염은 당장이라도 꺼질 것 같았다.

원귀는 낮게 앓는 소리를 냈는데 마치 애원하듯 가련한 모습이었다.

윤구주는 몸을 움직여 원귀의 머리 앞에 나타나더니 손을 뻗어 그것의 거대한 머리를 토닥이면서 말했다.

“좋아. 이번에는 아주 얌전히 구네. 안 때릴게!”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다시 한번 큰 충격을 받았다.

당당한 용호 산맥의 신수가 윤구주의 앞에서는 한없이 고분고분했다.

누가 봐도 놀랐을 것이다.

“됐어. 난 볼일이 있으니 먼저 가봐야겠다.”

윤구주는 손을 뻗어 원귀의 거대한 머리를 만지더니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윤구주가 떠나자 신수는 그제야 눈을 깜빡이면서 드디어 갔다는 표정을 지었다.

윤구주는 신수 원귀에게 더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나머지 사람들은 놀라서 얼떨떨한 상태로 윤구주와 함께 자리를 떴다.

그날 밤, 윤구주는 민규현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 화진의 모든 문벌을 적으로 돌리겠다고 선전 포고했다.

오늘 밤, 그는 봉왕팔기를 연달아 세 번 썼고 다섯 명의 신급 절정 강자를 죽였다.

그는 이것이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화진은 무력으로 나라를 세웠다.

태초부터 그랬다.

무도가 번성한 화진에는 수많은 강자가 숨어 있었고 절정에 이른 자는 500살까지 살 수 있었다.

그 500년 사이에 세상에 또 얼마나 많은 뛰어난 인재들이 나타나겠는가?

특히 문벌, 세가, 종문에서 천재가 많이 나왔다.

예나 지금이나 천하의 강자는 모두 문벌, 세가, 종문에서 나왔다.

오직 윤구주만이 예외였다.

윤구주는 곤륜에서 왔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윤구주는 그 모든 것이 당연히 두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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