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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구승훈이 냉소를 머금었다. 몸에서 차가운 기운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아예 강하리와 완전히 갈라서라는 건가?

“아닐 거야 형. 누군가가 연지 씨한테 덤터기 씌운 게 분명해.”

승재가 급급히 덧붙였다.

구승훈은 말없이 꾹 닫힌 병실문을 바라보다가, 한쪽 켠으로 멀어져갔다.

“저 두 사람 나와 보라고 해.”

구승훈이 모퉁이를 돌아 사라지자, 승재가 병실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유리창으로 승재를 본 강하리가 문을 열었다.

“승재 씨? 어쩐 일이에요?”

의아한 강하리의 얼굴. 승재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강 부장, 잠시 나와볼 수 있을까요?”

거절하려던 강하리가 승재의 어두운 얼굴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병실을 나와 문을 닫으려는 순간.

“연지 씨도 함께요.”

강하리가 멈칫했다. 연지는 왜?

갑자기 불안한 느낌이 급습했다.

“뭐가 잘못된 거예요?”

“일단 같이 저 쪽으로 가서 천천히 얘기해요.”

강하리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연지를 불렀다.

세 사람은 병원을 나서 근처 한 카페에 들어갔다.

구석진 자리에 한없이 어둡기만 한 얼굴을 한 구승훈이 보이자, 강하리의 발걸음이 멈칫했다.

“이번에는 수작질 아니에요! 진짜 중요한 일이에요!”

승재를 돌아보자 황급히 손사래를 치는 승재.

그제야 강하리는 손연지를 이끌고 구승훈의 맞은편에 가서 앉았다.

“무슨 일이죠?”

구승훈 옆에 앉은 승재가 자초지종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불쑥 튀어나오는 자신의 이름에 손연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무슨 그런 미친! 내가 왜 돈까지 들여가며 그 싸구려 년을 죽여야 해요? 정신병원에 처박혀서 찌그러지는 걸 보는 게 더 후련한데?”

승재의 미간이 꿈틀했고, 강하리는 구승훈을 돌아보았다.

손연지는 어젯저녁에 보경시에서 있었던 일을 몰랐다.

때문에 자연스레 송유라의 말로가 정신병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고.

하지만 강하리 자신은 너무나 잘 알고있었다.

지옥 끝에서라도 수작질을 꾸밀 송유라란 걸.

타이밍 역시 너무나도 공교로웠다. 어제 구승훈과 그런 얘기를 하기 바쁘게 단서들이 손연지를 향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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