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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 아의야.”

“네, 엄마.”

“가... 하, 의.”

“네 엄마. 저 여깄어요.”

병실 안.

강하리가 굳은 엄마의 손가락을 꼭꼭 눌러주고 있었다.

정서원의 눈길은 그런 딸의 얼굴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이따금씩 딸을 불러보려 입을 열었지만, 하도 오래 쓰지 않은 혀가 말을 잘 듣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면 어떠랴. 엄마가 깨어났는데.

따뜻하게 웃으며 이렇게 부를 수도 있는데.

강하리는 엄마의 부름소리가 들릴 때마다 또랑또랑 대답해 주었다.

문득, 엄마가 반대쪽 손을 들어 병실문 유리창에 비치는 뒷모습을 가리켰다.

강하리는 문득 코끝이 찡해났다.

엄마 옆에 기대앉아 그 뒷모습을 한참이나 멍하니 바라보았다.

구승훈이 아직 안 간 건 진작부터 알고있었다.

그렇다고 달라지는 게 뭐가 있을까.

송유라가 일이 생기기만 하면 둘의 관계에 깊은 골짜기가 쩍쩍 파이는데.

정승처럼 병실 문앞을 지키고있는 구승훈.

그 앞에 한 인영이 나타났다. 구승훈을 보고는 흠칫했다.

늦게나마 소식을 듣자마자 만사를 제치고 부랴부랴 달려온 손연지였다.

“안녕하세요 구 대표님.”

구승훈이 송유라를 정신병원에 보낸 걸 알고있는지라, 모처럼 구승훈을 향해 날을 세우지 않는 손연지.

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이 없었다.

왜 안 들어가냐고 물으려다가 꾹 참은 손연지가 구승훈을 에돌아 병실 문을 떼고 들어섰다.

닫히는 문틈으로 강하리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아마 네가 어떻게 왔냐고 묻는 말일 거다.

이윽고 즐거운 웃음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온다.

구승훈은 꿈쩍도 않고, 병실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서 있었다.

“형! 역시 여기 있었네.”

승재가 부랴부랴 달려왔다.

“송유라가 또 날뛰고 있어. 형 만나겠다면서 병실 안을 다 뒤집어놨어.”

“송씨 집안 그 메디컬사 자금 지원 끊어버려.”

구승훈이 서늘한 목소리로 분부를 내렸다.

강하리에게 진 빚을 송유라가 갚지 못한다면, 그 집안이라도 대신 갚아 줘야지.

누군가는 갚아야 하는 거니까.

승재가 멈칫했다가 조심스레 다시 입을 열었다.

“형, 그러잖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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