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15화

구승훈에게 한 번, 힐끔 눈길을 준 강하리가 병실로 들어가려 몸을 돌렸다.

그녀를 급급히 붙잡는 구승훈.

“하리야! 송유라가-.”

“죽었어요?”

강하리의 물음에 말문이 꺽 막힌 구승훈의 얼굴이 시퍼래졌다.

“...다 나으면 외국에 보낼 거야.”

“아, 고작 외국이었어요? 난 또 천국에라도 보내는 줄.”

강하리가 픽 웃었다.

구승훈의 이마에 핏줄이 푸뜰 뛰었다.

“아, 아니지. 사탄도 울고 갈 애가 천국에 어떻게 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강하리가 구승훈을 향해 냉소를 지었다.

“알아서들 하세요. 나랑은 상관 없는 일이니까.”

“강하리!”

구승훈이 쓴 맛이 감도는 침을 삼켰다.

“송유라와 더이상 엮이겠다는 뜻이 아니야! 그냥... 죽는 걸 놔둘 수가 없어서-.”

“그러면 지금 여기 계실 게 아니라, 송유라 곁에 가 지켜주셔야죠.”

구승훈은 왠지 어깨가 점점 처지는 기분이었다. 힘이 점점 더 빠지는 것만 같았다.

보경시까지 쫄래쫄래 따라가 명예도 지켜주고 심지어는 칼까지 막아줬는데.

송유라가 죽는 걸 방관할 수가 없는 것 때문에 말짱 도루묵이 된단 말인가.

“야 강하리, 너는 양심도 없냐?”

구승훈의 입에서 앙탈 비슷한 말투가 저절로 튀어나왔다.

“없는 걸로 쳐요. 전 괜찮으니까.”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강하리의 표정에 구승훈이 벙어리가 되었다.

한 참이 지나서야.

“어머니 깨셨다면서. 축하해.”

겨우 한 마디 꺼낸 구승훈.

“네. 감사합니다.”

짤막한 강하리의 대답.

“온 김에 한 번 뵐 수-.”

“없어요.”

한 수 더 친 구승훈의 말에 더 짧게 끊어버리는 강하리.

이 양아치가 몇 년 간의 약값이 어디서 온 건지 떠벌이기라도 할까 봐서였다.

말을 마친 강하리는 바로 병실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렸다.

또 혼자 문 앞에 덩그러니 남겨진 구승훈은 착잡하기 그지없었다.

가슴이 답답해났고 짜증이 솟구쳤다.

정신없이 달려가는 강하리를 쫓아왔고.

유리창 너머로 정신없이 펑펑 우는 강하리를 지켜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병실 문도 못 들어서는 신세.

어젯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