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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하지만 그는 이 말을 강하리에게 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강하리는 또 자신이 송유라를 보호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누가 CCTV에 손을 댔나요?”

강하리가 옆에서 물었다.

구승훈이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 최대한 회복할 수 있도록 할게. 회복이 안 되더라도 은행 쪽에 물어보면 돼. 두 사람이 병원에서 은행으로 가는 길에 CCTV가 많이 있을 거야. 다 망가뜨렸을 리 없어.”

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의 말에 위로 됐다.

“고마워요.”

구승훈은 웃더니 갑자기 그녀의 허리를 잡고 그녀를 자기 앞으로 끌어당겼다.

두 사람의 자세는 순식간에 애매해졌다.

그의 호흡이 그녀의 피부에 닿았다.

“어떻게 감사해야 하지?”

그가 나지막하게 물었다.

강하리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다리를 들어 그의 발을 밟았다.

“이렇게요.”

구승훈은 아파서 그녀를 놓아주었다.

“강하리,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젠 됐다, 이거야?”

“대표님께서 도와주겠다고 약속했잖아요.”

강하리는 그렇게 말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는 그녀를 차로 끌고 가며 말했다.

“내가 데려다줄게.”

말하다가 가는 잠깐 멈칫했다.

“걱정 마, 병원에 데려다주고 갈게. 유라를 보러 가지 않을 거야. 하리야, 나랑 유라는 정말...”

송유라 얘기를 꺼내자 강하리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설명할 필요 없어요.”

어쩌면 구승훈이 말했듯이, 그는 송하리와 사랑에 빠진 적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녀도 구승훈이 이제 송유라를 귀찮아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송유라가 죽는 걸 지켜볼 수 없었다.

그리고 송유라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언제든 송유라가 죽기 살기로 밀어붙이기만 하면 그는 항상 나타날 것이었다.

어쩌면 구승훈은 진심으로 강하리와 화해하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늘 송유라의 자리가 남아 있었다. 그 자리는 아무도 흔들 수 없었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구승훈도 그녀의 표정을 보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설명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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