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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강하리가 아파트를 빠져나왔을 때는 눈이 가득 흩날리고 있었지만 강하리의 시야에는 아까 전 자신의 말에 어두워진 구승훈의 표정만이 있었다.

그런 말을 하면 기분을 잡치게 할 거란 건 짐작하고 있었지만, 결국 입 밖으로 꺼내고 말았다.

만약 이게 언젠가 사라질 감정이라면 더 이상 추호의 기대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깊게 숨을 들이쉰 강하리가 숨을 내쉬어 머릿속의 잡념을 지우고는 불이 켜져 있는 아파트를 보고 쓰게 웃으며 돌아갔다.

그 시각, 구승훈은 아직 차가움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픽 웃은 구승훈의 머릿속에는 강하리의 말이 아직 맴돌고 있었다.

자신과의 만남이 강하리에게는 그저 상사에게 맞춰 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은 구승훈이 잡념을 쉬이 떨치지 못했다.

‘계약이 끝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나 보지?’

평소였다면 이런 상황에서도 이성을 유지하는 강하리에게 감탄했을 텐데, 지금은 그 이성이 너무나도 성가셨다.

꼭 구승훈과의 만남이 강하리가 행복과 멀어지게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구승훈이 강하리를 붙잡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강하리의 말대로 구승훈이 굳이 강하리를 고집할 이유는 없었다. 그가 원한다면 여자가 줄을 설 테니.

강하리는 매번 자신이 정한 한계선을 비웃듯 넘었다.

이 관계는 서로 원해서 유지되는 줄 알았는데, 강하리에게는 통하지 않으니 매번 강요만 하게 됐다.

피식 웃고 담배 한 대를 태운 구승훈은 지금 이런 통제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극도로 싫어했다. 특히 고작 애인 때문에 이러는 것은 구승훈의 상식 한참 밖의 일이었다.

결국 구승훈은 해탈의 경지에 올라 강하리가 다른 남자를 함부로 만나지 않고 본인 몸과 마음만 잘 챙긴다면 다른 건 딱히 상관없었다.

담배를 다 피우고 옷을 갈아입은 구승훈도 아파트를 벗어났다.

...

다음 날, 강하리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을 기다린 듯한 모양새의 구승재를 마주쳤다.

강하리를 본 구승재가 재빠르게 달려왔다.

"강 부장님, 어제 형이 김주한 씨 반 죽여놓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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