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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강하리가 놀라 굳은 몸으로 구승훈을 바라봤다.

"어떻게 여기에..."

미간을 살짝 좁힌 구승훈이 강하리의 이마에 손을 올려 온도를 가늠했다.

"아직 열나네. 옷 갈아입어, 병원 가게."

강하리의 가슴속에 또 알 수 없는 감정이 피어오르자 눈을 맞추지 못하고 살짝 웃어 보였다.

"약 몇 번만 더 먹으면 나을 거예요."

"강하리, 말 좀 듣고 얼른 옷 갈아입어. 아니면 내가 갈아입혀 줘?"

강하리의 손목을 낚아챈 채 말했다.

그러자 강하리가 손아귀를 벗어나려 발버둥 치면서 코끝이 찡한 느낌을 애써 모르는 척했다.

"승훈 씨, 여긴 왜 오셨어요?"

강하리 본인도 자기가 왜 이러는지 몰랐지만 아마 아플 때 곁에 아무도 없어서 서러운 듯했다. 구승훈을 보고 어쩐지 눈물이 차오를 것 같았으니.

하지만 더 의문인 건 며칠 전 그 일을 겪고도 한달음에 달려온 구승훈의 행동이었다.

그 생각을 고스란히 얼굴에 띄운 강하리를 보던 구승훈이 웃었다.

"왜. 여긴 네 구역이니까 난 들어오면 안 되나? 그렇다고 여기서 죽게 둘 순 없잖아."

강하리가 조금 젖은 눈을 살짝 문지르더니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갔다.

"진짜 괜찮아요."

들은 체도 안 한 구승훈이 캐리어에서 옷을 꺼내 건넸다.

"빨리 입어. 병원 가는 게 무슨 대수라고."

남은 손으로는 강하리의 붉어진 눈꼬리를 문지른 채였다.

"말 좀 들어."

강하리가 깊게 심호흡하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제어하고 갈아입으러 자리를 피했다.

택시를 잡아 병원에 도착한 뒤 진찰에 링거까지 맞으니 어느덧 점심이었다.

"아침에 밥은 먹었어?"

강하리가 고개를 젓자 뒷목을 살짝 꼬집었다.

"나 안 왔으면 호텔에서 죽어 갈 생각이었지, 아주."

찍소리 못하는 강하리에 구승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

"뭐 먹을래."

강하리가 눈을 내리깔았다.

"팥죽이요."

잠시 멈칫한 구승훈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팥죽을 사 와서는 오른손에 링거를 꽂은 강하리를 대신해 숟가락을 들고 죽을 먹여 줬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하리가 별말 없이 죽을 받아먹었다.

"강 부장,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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