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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회의는 3시간 동안 지속되었다.

강하리가 통역실에서 나오자 주해찬이 그쪽으로 다가갔다.

“내가 그랬잖아. 너는 문제 없을 거라고. 박 교수님도 오전 내내 칭찬하셨어.”

강하리가 웃으며 말했다.

“사실 하는 내내 손에 진땀이 나더라고요. 무슨 문제 생기면 어떡하나 걱정했어요.”

“그냥 오래 쉬어서 그래. 그 대단한 실력이 묻힌 거지.”

강하리가 시선을 아래로 늘어트리며 웃었다.

“오래 쉰 건 맞아요. 다행히 지금 다시 시작했잖아요. 시작만 하면 어느 때든 늦지 않아요.”

주해찬이 눈썹을 추켜세우더니 말했다.

“그래, 맞아. 실력이 있으니까 언제 시작해도 늦은 건 아니야.”

둘은 나란히 밖으로 향했다.

대회장 입구에 도착하자 마침 회의를 끝내고 나오는 사람들과 마주쳤다.

강하리는 예의상 옆으로 물러섰다. 그때 누군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강하리가 멈칫하더니 고개를 들었고 날카로운 눈동자와 마주했다.

얼마 전 새로 부임한 외교부 장관 진태형이었다.

강하리가 우러러보는 사람이기도 했다.

진태형은 날카롭지만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강하리를 바라봤다. 강하리는 그런 눈빛이 어딘가 부담스러웠다.

주해찬이 나서서 소개했다.

“장관님, 이분이 앞서 제가 말씀드린 강하리 씨입니다.”

진태형은 강하리를 아래위로 훑었다.

하지만 그 눈은 마치 그녀를 통해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눈빛은 그리움으로 가득했다.

“강하리 씨, 안녕하세요. 실례지만 혹시 심미현 씨를 아시나요?”

강하리는 이 물음에 잠깐 멍해졌다.

그러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죄송합니다. 처음 듣는 분입니다.”

진태형은 왠지 어딘가 실망한 듯한 눈빛이었다.

하지만 이내 다시 표정을 정리하고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주해찬 씨 말로는 언어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다고 하던데요?”

강하리가 웃으며 말했다.

“그냥 좋아할 뿐입니다.”

진태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하리의 얼굴을 쳐다보는 눈빛에서 여전히 그리움이 느껴졌다.

“앞으로 주해찬 씨를 따라 외교부에 와서 자주 관람해도 됩니다.”

강하리가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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