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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하지만 차에서 내리자 주해찬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선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왔어요?”

주해찬은 사실 그녀에게 전화할 때부터 이미 여기에 있었다.

“마침 근처에 처리할 일이 있어서.”

그러더니 강하리에게 따듯한 밀크티 한잔을 건넸다.

“이 밀크티 좋아하는 것 같아서 샀어.”

강하리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고마워요.”

주해찬의 미소가 더 부드러워졌다.

“취향이 변했을까 봐 걱정했는데.”

강하리가 웃으며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신정에 본가에 안 내려간 거예요?”

“갔지. 오늘 올라온 거야.”

사실 이번 회의에 그가 참석할 필요는 없었다.

이번에 온 사람은 외교부 수장이었다. 주해찬은 외교부에서 떠오르는 샛별이긴 했지만 이런 회의에 참석하기엔 경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저번에 강하리가 돌아설 때 그녀의 기분이 계속 좋지 않아 보였던 게 생각났다.

주해찬은 돌아가자마자 알아봤다.

그리고 곧 구승훈이 대외로 강하리가 여자 친구라고 인정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도 모자라 구승준 옆엔 아직 관계를 깨끗이 정리하지 않은 첫사랑도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주해찬은 걷잡을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렇게 좋은 여자를 왜 아껴주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12월 31일 그날 그녀에게 전화를 하고 싶었지만 혹시 부담스러워할까 봐 내려놓았다. 그러다 마침 오늘 이 핑계를 빌어 다시 그녀를 찾아온 것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냥 그녀를 만나고 싶어서였다.

주해찬은 자료를 강하리에게 건네주었다.

강하리는 자료를 받더니 가로등 불빛을 빌어 확인했다.

주해찬은 가로등 아래에 선 강하리를 조용히 바라봤다.

불빛이 깔끔하고 예쁘장한 얼굴을 비췄고 그 모습이 너무 부드러워 보였다.

주해찬은 순간 학창 시절에도 가로등 아래에 선 그녀의 모습을 이렇게 몰래 훔쳐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는 강하리를 바라보며 한참 침묵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하리야, 구승훈을 떠날 생각은 없어?”

자료를 보던 강하리는 뜬금없이 들어온 주해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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