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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구승현은 애초부터 구승훈을 못마땅하게 여겼었다. 이 몇 년 동안 구승현은 구씨 가문에서 매우 부지런하고 착실하게 살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구씨 가문 어르신은 항상 구승훈만 중시했다.

구승현이 아무리 노력해도 그 영감탱이는 구승훈에게 눈이 멀기라도 한 듯, 그를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구승현은 몇 번이고 구승훈을 도발했다.

구승훈은 전에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이번에는 갑자기 마음을 모질게 먹고 구승현의 사업을 전부 부숴버렸다.

비서 실장은 강하리의 귀에 대고 속닥속닥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한편 강하리는 무관심한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구승훈이 구승현에게 불같이 화를 낸 이유가 그녀 때문일 거라 착각하여 김칫국부터 마시는 터무니 없는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속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이때 구승현이 욕설을 퍼붓는 소리가 최상층 전체에 울려 퍼졌다.

“구승훈 이 개같은 자식아. 네가 한 짓이 나보다 깨끗하면 얼마나 깨끗하다고, 정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언젠가는 네 놈을 내 앞에 무릎 꿇리고 빌게 할 거야. 두고 봐!”

강하리는 무심한 표정으로 손에 들린 계약서를 들여다봤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사납고 서늘한 눈길이 그녀의 몸에 끈적하게 와닿는 걸 느꼈다. 화들짝 놀라서 고개를 쳐들었지만, 굳게 닫힌 엘리베이터 문만 눈에 들어왔다.

“제가 보기에 대표님은 정말 무정한 분이신 것 같아요. 자기 친형제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건 너무 지나치지 않아요?”

비서 실장은 보다 못해 강하리의 귓가에 대고 소곤거렸다. 하지만 강하리는 입술을 감쳐물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때 사무실에서 구승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강하리.”

손에 들려 있던 계약서를 비서 실장에게 건넨 강하리는 구승훈의 사무실 문을 밀고 안으로 걸어갔다. 구승훈은 물티슈로 손을 닦고 있었다.

강하리가 들어 온 것을 본 구승훈은 물티슈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그녀에게 손짓했다.

“이리 와 봐.”

강하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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