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준은 자신이 최동풍의 개인 헬기 조종사에게 살짝 무시당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자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질투심도 느꼈다. 부자는 역시 부자인가..? 개인 헬기뿐만 아니라 조종사까지 데리고 다닐 수 있다니.. 혜준은 최동풍이 정말 부러웠다. 자신은 언제 이런 수준에 이를 수 있을까?조종사는 더 이상 혜준의 말에 신경 쓰지 않고 이륙 준비를 했고, 최동풍은 WS 그룹을 상대하기 싫어 눈을 감아 버렸다. 최동풍의 눈에는 그들이 너무 수준 낮고 한심해 보였기 때문이다.그러자 WS 그룹 사람들도 더 이상 호들갑 떨 기분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속으로 오송 그룹에 도착한 후 일어날 일을 기대하고 있었다! 물론 이전에 최동풍의 이름을 들어본 적은 없었지만, 최우식 대표는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우식 대표는 바로 오송 그룹의 장남이자 현 후계자이니, 오송 그룹을 이끌어 나갈 차세대 리더였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오송 그룹 리더의 호의를 받다니! 이건 자신들이 엄청난 기회로 기사회생 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네 식구는 비록 가는 내내 아무 말도 없었지만, 각자의 행복 회로를 돌리고 있었다!김포 공항 주변에서 오송 그룹 근거지까지는 매우 가까워서 헬기로 한 시간도 안 되어 도착했다! 헬기는 하강하기 시작했고, 곧이어 착륙했다. 헬기가 착륙하자, 또 다시 롤스로이스 2대가 그들을 맞이하여 대기하고 있었다. 최동풍은 한 차에 혼자 탔고, WS 그룹 네 사람은 다른 차에 탔다. 두 대의 차는 다시 오송 그룹 별장으로 향했다.그 시각, 최우식 대표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주식시장의 동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어제 오송 그룹이 인터넷과 SNS 상에서 엄청난 비난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오송 그룹 상장 기업들은 오늘 아침에 개장하자마자 모두 하한가를 치고 있었다..! 주주들은 이미 오송 그룹에 대한 실망과 공포로 인해 필사적으로 주식을 팔고 있었다. 최우식 대표는 내일 개장 후에도 주가는 여전히 하한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심지어 내
왜 그 다음 세대가 오히려 기성 세대의 능력을 못 따라 가는 것일까? 사실 이건 기성 세대가 살아왔던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성 세대는 가진 것 없는 시대에 태어나 기업을 끝까지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고 일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그 시절, 기업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모두가 엘리트와 같았다. 그러나 그들이 자식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풍족하게 지냈고 이런 상황에서는 싸울 필요도, 목숨을 건 것도 필요 없기 때문에 자연스레 약해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그들의 자식이 태어나면 그들은 이미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기에 목숨 걸고 싸우기는커녕, 매일 성실하게 생활하도록 지도하는 것도 힘들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들에게 무슨 투혼이 있다고 기대하겠는가? 야생에서 태어나, 치열하게 살아 남는 자만이 진정한 승리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온실속의 화초처럼 자란 이들은 결국 이 경쟁에서 도태되게 되어 있다.최우식 대표도 자신이 아버지보다 능력이 부족하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아들들이 자신보다 더욱 실력이 부족하다는 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이렇게 상황이 파악되자 그는 전에 없던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런 감정은 고립과 무력감이 뒤섞인 것으로, 그 누구도 자신을 도울 수 없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일하게 자신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던 아버지 조차도 뇌졸중으로 의식을 잃어 도움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고민에 한숨을 쉬고 있을 때, 그의 동생인 최동풍이 방으로 들어왔다. "형! 데리고 오라고 한 그 사람들 모두 데려왔어.”최우식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금 어디 있지?"라고 물었다."거실.”"그래! 그럼 내가 그들을 만나보고 있는 동안, 네가 홍라연을 불러와~”"알겠어, 형." 그러자 최동풍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홍라연을 찾아 걸음을 옮겼다.최우식 대표는 자신의 서재를 나와 담배에 불을 붙인 뒤 거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거실에는 WS 그룹 가족들이 긴장한 모습으로 최우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창곤은 홍라연을 그 누구보다 원망하고 있었다!!!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배신하는 것보다 더 괴로운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처음 홍라연이 실종되었을 때, 김창곤은 시후에게 속아 얼떨결에 홍라연이 정말 다른 남자와 달아났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당시 집안의 모든 돈은 그녀의 손에 있었기 때문에, 그는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이렇게 며칠이 지났음에도 그는 매번 홍라연을 생각할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올라 그녀를 찾아내어 반쯤 때려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김창곤도 알다시피, 홍라연이 돈을 가지고 도망 갔으니 앞으로 자신을 마주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돈을 가지고 해외로 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러나 그는 오늘 자신이 오송 그룹의 대저택에서 그토록 원망하던 홍라연을 다시 만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다짜고짜 홍라연에게 달려들었고,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세게 내리쳐 바닥에 쓰러뜨렸다. 김창곤은 그녀에게 삿대질을 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그래, 이 망할 년아!! 감히 돌아와?! 대체 내 돈은 어디로 가져갔어?!! 너 때문에 우리 가족이 지금 얼마나 비참하게 살고 있는지 알아!??"홍라연은 당황하여 어쩔 줄 몰랐다! 그녀는 자신이 밤낮으로 그리워하던 남편 김창곤이 자신을 만나자마자 뺨을 세게 후려 갈기며 화를 낼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다리를 잘똑대면서 물었다. “아니 왜 나를 때리는 거예요??""왜 때리냐고? 하! 나 어이가 없네? 나는 오늘 널 죽여 버릴 거야!! 감히 내 돈을 가지고 다른 남자와 바람을 펴? 내 돈 다 돌려 내!!! 이 망할 년아!!”홍라연은 비명을 지르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김창곤!!! 너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내가 언제 바람을 피워!!? 난 은시후 그 자식에게 당했어!!”"뭐?! 이 일이 은시후와 무슨 상관이 있는데?” 김창곤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홍라연은 자신이 며칠 동안 겪은 고통스러운 일들을 생각하자 눈물이 차 올랐다. "당신,
두 사람 모두 김창곤처럼 은시후에 대한 원한이 극에 달해 격분했다! 왜냐하면 그들도 홍라연이 집안의 모든 돈을 들고 도망갔다고 생각했기에, 어머니가 그동안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낼 줄은 모르고 욕을 해댔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에서야 어머니가 훨씬 더 고통스러웠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자신들은 구치소에서 지냈지만, 홍라연은 막노동 판에서 고초를 겪었다!! 옆에 있던 신 회장의 안색이 매우 안 좋아지고 있었다. 그녀는 홍라연을 동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녀가 잃어버린 돈을 더 아깝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그녀는 분노에 가득 차 김창곤의 뺨을 세게 때렸다. "차악!!” 김창곤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엄마를 보며 소리쳤다. "아니 왜 때려요?!"신 회장은 격분한 채로 고래고래 소리쳤다. "이 멍청아!!! 내가 그렇~~게 돈을 달라고 했는데! 굳이 잔꾀를 부리며 돈을 안 주더니!! 어떻게 되었어?! 우리 그룹은 망했어!! 돈도 다 없어졌다고!!”김창곤도 이 말을 듣자 갑자기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이 돈이 은시후로 인해 한 푼도 남지 않을 줄 알았다면.. 돈을 드리는 게 나았을 것이다. 그럼 최소한 그룹의 어려움은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자신은 당시 그룹을 따라 망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혼자라도 살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일을 그르치고, 자기 아내까지 비참하게 만들다니… 그는 아내에게, 어머니에게, 심지어 두 아이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는 아내가 이렇게 고생했다고 생각하니 더욱 괴로워져서 그녀를 끌어안고 통곡하기 시작했다. 최우식 대표는 그들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보아하니.. 은시후와 굉장히 깊은 원수 관계인 것 같은데.. 만약 내가 당신들에게 복수할 기회를 준다면 받아들일 건가요..?”김창곤은 이 말을 듣자마자, 고민도 하지 않고 답했다. "그래요! 원합니다! 내가 은시후 그 개새끼를!! 잡아서 갈기갈기 찢어 버릴 겁니다!!"신 회장은 오송 그룹이 자신들을 여기로 데려온 이유가 바로 은시후를
신 회장은 이 말을 듣자 내심 기뻐했다. 그녀는 최우식이 은시후를 죽일 수 있는지 없는지는 사실 신경을 하나도 쓰지 않았다. 그녀가 정말 신경 쓰는 것은 바로 최우식 대표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였다. 그의 도움만 받는다면, WS 그룹은 오송 그룹과 같은 배에 타게 될 것이다. 원래 신 회장의 회사는 파산하여 거의 사라졌지만, 만약 오송 그룹과 파트너가 된다면 기사회생 할 수 있는 기회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전의 전성기 때보다 오히려 더 강해질 지도 모르는 일! 그래서 신 회장은 최우식 대표에게 말했다. “대표님, 하나 말씀드리자면.. 제 손녀는 은시후의 아내인 김유나라고 합니다. 지금 인테리어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데.. 우리 WS 그룹과 경쟁사라고 할 수 있죠.. 만약 WS 그룹을 회생시킬 수만 있다면, 그 아이의 회사를 공격할 수 있을 겁니다.”최우식 대표는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WS 그룹에 제가 20억 정도를 투자할 생각입니다. 일단 모든 빚을 탕감해줄 것이고, 잘하면 앞으로 계속 투자를 해드릴 용의가 있습니다.”신 회장은 이 말을 듣고 거의 기절할 뻔했다. 이런 행운은 정말 어디서도 찾을 곳이 없었다. 이렇게 갑자기 하늘에서 기회가 뚝 떨어지다니! 그동안 WS 그룹은 결코 다시 살아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최우식 대표의 말 한마디로 인해 다시 생기가 돌고 있었다! 그녀의 회사는 유일하게 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수십억의 빚이 있는데,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가족들이 함께 구치소에 잡혀가는 등의 고통을 겪었던 것이다. 이 빚 때문에 은행에서는 계속해서 대출금을 갚으라고 압박했으니, 만약 돈만 갚으면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 WS 그룹은 그 때 빚을 졌을 때 김익수가 이미 돈을 투자했었고, 은행에서는 자신의 별장과 많은 골동품까지 압류했기에 남은 돈만 갚으면 별장과 골동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장부에는 드디어 잉여금이 생길 것이다!! 그럼 자신들의 상황은 180도 뒤
최우식 대표는 풍수와 사주 등을 믿는 사람이었다. 그는 어떤 일을 하든 풍수가 좋으면 운도 좋고 기분도 좋아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어떤 일로 인해 하루 종일 짜증이 나고 무슨 일을 하든 집중이 안 되며 흥미를 잃게 된다. 즉, 아무리 맛있는 술도 맛을 잃고, 아무리 맛있는 밥이라도 맛이 없어질 수 있다. 이런 상태로 오랜 시간이 흐르면, 그 사람은 부정적인 감정에 영향을 받게 되고, 지속적으로 그의 운과 나아가 그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풍수학에서는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모든 것들을 살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살은 무색, 무미, 무형으로 그림자, 흔적도 없기에 발견하기 매우 어렵다. 만약 자신이 WS 그룹 사람들을 은시후에게 보낸다면, 이것은 그에게 살을 보내는 것과 같다, 그럼 분명 은시후는 매일 고통 받을 것이다! 그러자 최우식 대표는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다면 청년재 별장 한 채를 사드리죠. 은시후의 바로 옆에서 회장님의 가족들이 그들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늘 기회를 엿보도록 하세요.”신 회장은 이 말을 듣고는 감격한 듯 몸을 떨었다. 자신이 왜 상곤네 가족들과 떨어져 구치소로 보내졌던가..? 결국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청년재 별장’이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호화롭기 그지없는 그 별장이 너무나도 탐나서, 꿈에서라도 그곳에서의 호화스러운 생활을 경험하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상곤네 가족들과 싸움에서 지는 바람에 자신들은 청년재에서 입주하기는커녕 오랫동안 지내던 WS 그룹의 개인 별장마저 결국 압류 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 오송 그룹의 힘을 빌리게 된 것이다! 신 회장의 말에 최우식 대표는 흥미를 느꼈고, 최 대표 역시도 은시후를 매우 증오하는 것 같았다. 그렇기에 그 역시도 은시후를 힘들게 하는 일이라면 많은 관심이 있어 보였다! 신 회장 역시도 최우식 대표가 이렇게 쉽게 자신에게 별장을 매입해 자신을 살게 해주다니..! 이런 게 바로 어부지리라고 하는
청년재 별장에서 은시후가 살고 있는 곳은 거의 100억의 가치가 있는 곳이었고, 일반인들은 평생 생각지도 못하는 금액이었다. 보통 부잣집에게는 평생 열심히 하는 것이 조금 더 가능할지도 모른다. 부잣집이라면 10년 정도 열심히 일하면 이런 별장에 살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하지만 오송 그룹에게는 딱히 힘든 일은 아닐 것 같았다. 아무리 오송 그룹이 지금 현재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도, 그들은 이런 부동산을 매입할 힘은 있었다. 게다가 최우식 대표는 이 별장을 오송 그룹에서 매입한 뒤 WS 그룹의 가족들에게 잠시 살게 해준다는 것이지 WS 그룹에게 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오송 그룹이 부동산을 한 채 더 사들인 것과 같다. 그러니 시간이 지나 별장의 금액이 더 높아지면, 그들은 돈을 벌 수 있으니 왜 이 별장을 매입하지 않겠는가?그러자 최우식 대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이왕 우리가 큰일을 도모한다면, 이런 요구는 기꺼이 들어드릴 수 있겠죠..? 이렇게 합시다. 내가 지금 별장 구역이 이미 팔렸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팔렸어도 상관없어요. 상대방에게서 비싸게 사올 수 있으니까요. 그럼 매입한 후에 들어가 사는 것으로 하시죠.”WS 그룹의 다섯 식구는 너무나도 기뻐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다! 특히 김창곤은 자신의 어머니를 존경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어머니가 연세가 많아 더 이상 쓸모없는 늙은이가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자신의 착각일 뿐이었다! 만약 자신이었다면, 오송 그룹이 투자하겠다는 말을 듣고, 그저 연신 고개를 숙이며 고맙다고만 했을 텐데.. 하지만 어머니는 달랐다. 그녀는 냉정하게 최 대표의 심리를 간파했고, WS 그룹을 위해 청년재를 쟁취했다! 얼마 동안 그곳에서 살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왕 살게 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하지만 신 회장은 자신이 오송 그룹과 같은 배를 탔지만, 반드시 자신이 더 확실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도모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최 대표
최우식 대표는 원래 별장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WS 그룹에 별장을 넘기는 건 불가능하다. 그는 봉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년 동안 별장에서 지내게 하는 건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뭐, 그 정도는 저도 용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을 잘 처리하시면 저도 회장님 식구들에게 상을 드려야 하기도 하니까요.”그러자 신 회장은 급히 가족들을 끌고 최우식 대표에게 인사를 하며 흥분한 표정을 지었다. WS 그룹의 다른 가족들도 감격에 겨워했는데, 이렇게 되면 자신들의 생활은 완전히 180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WS 그룹은 이제 구원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 넓은 별장에서 한동안 아무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최우식 대표도 자신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니, WS 그룹은 획기적인 진전을 이룩할 수 있게 되었다."그럼 저는 사람을 보내서, 별장의 상황을 보고 가능한 한 빨리 매입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저희 오송 그룹 객실에서 잠시 묵으시고, 준비가 완료되면 서울로 데려다 드리죠. 그때 제가 WS 그룹에 투자하기로 한 돈도 회사 계좌로 바로 송금하겠습니다.”WS 그룹은 너무 흥분해서 감사의 인사를 한 뒤 최 대표의 말에 동의했다. 그들은 곧바로 객실 구역으로 이동했다. 오송 그룹의 별장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뉘었는데, 한 구역은 오송 그룹 식구들이 각자 거주하는 구역이고, 다른 구역은 그룹 내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한 구역, 나머지 한 구역은 손님들을 위한 구역이었다. 오송 그룹의 별장은 광활한 부지를 매입한 뒤 직접 건축한 것이고, 객실만 해도 십여 개에 달했기 때문에 WS 그룹의 다섯 식구 정도는 문제없이 머물 수 있었다. 오송 그룹의 가정부 하나가 그들을 데리고 각자의 객실로 안내해주었다.신 회장, 김혜준, 김혜빈 세 사람은 1인 1실로, 김창곤과 홍라연 부부는 자연스럽게 같은 방에 함께 머물기로 했다.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자마자 김창곤은 지체없이 홍라연을 품에 안으며 말했다. "여보,
이토 나나코는 몇 분 전, 하루 일과를 마치고 차를 타고 도쿄의 자택으로 돌아왔다. 이토 그룹을 계승한 지 얼마 안 된 이토 나나코는 요즘 계속 초과 근무를 하며 빠르게 그룹의 수장이자 책임자로서 자리를 잡기 위해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보통 그녀는 밤 9시가 넘어야 퇴근하곤 했지만, 오늘은 저녁 6시쯤 집에 도착했다. 그 이유는 바로 오늘이 아버지 이토 유키히코의 50번째 생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일부러 일찍 퇴근해, 아버지의 생일을 축하하려 했다.예전과 같았으면 이토 유키히코의 생일에는 이토 그룹 일가들이 모두 모여서 생일을 축하하고, 도쿄의 명문 그룹들의 수장들까지도 찾아와 축하를 전하는 큰 행사였다. 그러나, 이토 유키히코가 두 다리를 잃게 된 이후, 그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를 매우 꺼려하게 되었고, 올해 생일은 외부 손님을 모두 받지 않고 딸과 여동생, 충직한 집사 다나카 코이치와 함께하는 조촐한 식사 자리로 대체하기로 했다.이토 나나코가 현관으로 들어섰을 때, 그녀의 고모 이토 에미는 가정부들과 함께 거실 중앙에 풍성하게 음식을 차려놓았고, 특히 이토 유키히코를 위해 최상급 주욘다이 료센 청주 두 병도 준비해 두었다.이토 에미는 나나코가 돌아오자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나코, 얼른 아버지 방에 가서 모셔와. 음식도 다 준비됐고, 너도 돌아왔으니 이제 식사를 시작할 수 있겠네.”“네, 고모.” 나나코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조심스레 물었다. “고모, 아버지 기분은 좀 어떠세요?”“괜찮은 편이야.” 에미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점심까지만 해도 좀 우울해 보였는데, 오후에 집사님이 오셔서 네 아버지가 잉어에게 먹이도 주고, 탁구도 한 판 치더니 기분이 한결 나아진 것 같더라. 조금 전에 피곤하다고 방에 들어가 쉬신다고, 네가 오면 깨워달라고 하셨어.”“네.” 나나코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제가 다녀올게요.”이토 에미는 덧붙였다. “먼저 기모노로 갈아입고 가렴. 너희 아버지 성격 잘 알잖니. 오늘은 저
시후는 급속도로 회전하던 흰색 광구가 갑자기 산산이 부서져버릴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광구가 폭발한 순간, 방 안을 휘감고 있던 강력한 기류는 마치 스위치를 끈 듯이 순식간에 멈췄다.곧이어, 지름 약 1센티미터 정도 되는 금빛의 환약들이 바닥으로 데굴데굴 굴러 떨어졌는데, 더 놀라운 사실은 바로 이 환약들이 사방으로 흩어지지 않고 모두 가운데로 모였다는 것이다.시후는 환약이 완성된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재빨리 그것들을 손에 모았다. 세어보니 환약은 정확히 20알이었다. 하지만 시후는 그리 기쁘지 않았다. 이번 중소단을 만들기 위해 무려 세 알이나 되는 소중한 배원단을 복용했기 때문이었다. 배원단은 먹으면 영기를 보충할 수 있지만, 중소단은 그런 효과가 없었다. 그렇기에 몸이 건강한 상태라면 중소단을 복용했을 때 사실상 아무 효과도 없는 것과 같았다. 시후는 환약들을 조심스럽게 보관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바깥으로 나갔다.문 밖에 있던 소이연은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서둘러 달려오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은 선생님, 괜찮으세요? 조금 전 안에서 너무 큰 소리가 나서...”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그리고 그는 곧바로 말을 이었다. “아 참, 이연 씨. 언니한테 전화 좀 해줘요. 지금 당장 개인 비행기를 하나 준비하라고. 한국에서 뉴욕으로 출발하도록 하고요.”소이연은 놀란 듯 물었다. “은 선생님, 민지 언니를 뉴욕으로 부르시려는 건가요?”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언니한테는 비행기 준비만 하라고 하고, 준비가 끝나면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간단히 짐을 챙겨 바로 뉴욕으로 출발하라고 해요.”“엄마요?” 소이연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시후가 왜 갑자기 엄마를 뉴욕으로 부르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후는 이미 막강한 블랙 드래곤을 거느리고 있고, 그들은 모두 자신의 어머니 보다 훨씬 강한 존재였다. 게다가 엄마는 한 쪽 팔이 불편하지 않은가.하지만 시후는 구체적인
그 순간 시후 앞에 놓인 모든 약재들은 어느 정도의 변이가 되었고, 봉골등과 영기의 이중적인 효과로 인해 약효 역시도 환골탈태를 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시후를 가장 놀라게 한 건, 봉골등이 활성화되자마자 영기로 싸여 있는 강력한 약효가 놀라운 운행 규칙을 만들어냈다는 점이었다.그건 마치 하나의 가스로 구성된 행성처럼 끊임없이 자전하고, 팽창하면서도 동시에 영기의 영향으로 인해 중심을 향해 계속 붕괴되고 있었다. 그리고 자전 속도가 점점 빨라지자, 이것은 마치 초강력 원심 펌프처럼 시후의 체내에서 미친듯이 영기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원래 시후는 자신이 영기의 방출 속도를 제어하고 있었지만, 곧 그 방출 속도를 자신이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방출이 아니라 영기가 강제로 빨려 나가는 상황으로 변화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후의 체내에 있던 영기는 이미 절반 이상이 빠져나갔고, 마치 행성과 같이 빠르게 회전하던 소용돌이는 점점 더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하며 중심에서부터 붕괴되기 시작했다. 직경 1m가 넘던 그 구체는 어느새 축구공만 한 크기로 줄어들었지만, 밀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시후는 이제 곧 자신이 가지고 있던 영기가 곧 바닥날 것 같은 조짐을 느끼고는 망설임 없이 배원단 한 알을 집어 들고는 입에 털어 넣었다. 하지만 배원단의 풍부한 영기가 약에서 퍼져 나오고, 제대로 퍼지기도 전에 이미 소용돌이에 의해 빠르게 빨려 들어가 버렸다. 시후는 그제서야 자신이 제련에 대해 너무 낙관적이었음을 깨달았다.아무래도 두 알의 배원단으론 이 괴물 같은 회전체의 영기 흡수 속도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시후는 더 이상 영기가 고갈되기를 두고만 볼 수 없었기에, 즉시 또 한 알의 배원단을 집어 삼켰다. 그러나 그 소용돌이의 회전과 붕괴 속도는 계속해서 가속화되고 있었다. 이미 축구공 크기였던 회전체는 이제는 야구공만큼 작아졌지만 여전히 멈출 기미는 없었다. 오히려 회전이 더 극단적으로 빨라지고 있었다.시후의 체
다른 무술가들은 수년, 심지어 수십 년을 기다려도 자신의 실력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기회를 얻지 못하는데, 소이연은 단 몇 시간 만에 연달아 두 개의 경맥을 열며, 단숨에 도약하게 되었다. 이러한 속도는 무술가들이 속한 집단에서는 거의 전례 없는 일이라고 할 것이었다.소이연은 시후가 이렇게까지 큰 힘을 자신에게 안겨줄 줄은 몰랐다. 사실 그녀가 지금까지 능력이 업그레이드된 것조차도 시후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결과적으로 시후가 혼자의 힘으로 그녀를 지금의 상태까지 만들어준 셈이었다.그녀가 마음속으로 놀람과 기쁨이 교차하고, 시후에게 감동을 금치 못하고 있을 때 시후는 이미 객실의 방 문을 바로 닫고 자신을 침실에 틀어박혀 중소단을 제련하는 일에 착수했다.소이연에게 이런 힘을 준 것은 시후에게는 그저 손가락 한번 까딱하면 되는 일이었고, 그는 그것을 크게 신경 쓰지도 않았다. 거풍환은 비록 소모가 빠르긴 하지만 제련 난이도가 높지는 않기에 이번에 다 쓴다고 하더라도 다음에 또 제조를 하면 되기 때문이었다. 다만 약재와 영기가 조금 더 필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시후가 시도하는 중소단의 제련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큰 도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중소단의 경우 더 이상 일반인이 복용하는 보통의 환약이 아니었다. 이 환약은 단지 사지나 오장육부를 다시 자라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뇌만 손상되지 않고 멀쩡하다면 그 사람을 다시 살아나게 만들어 줄 수 있게 해주고, 완전히 아프기 전 원래의 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는 약인 것이었다. 이 점에서 중소단은 회춘단과는 차원이 다른 약이었다.예를 들어, 제이크 한의 경우를 살펴보자면 그는 회춘단을 아무리 많이 복용한다고 해도 결국 죽을 운명일 것이었다. 하지만, 중소단이라면 그를 살릴 수 있다. 그 정도로 전신에 치명적인 손상이 있는 상황에서는 회춘단조차도 그 사람의 목숨을 붙들지 못할 것이나, 중소단은 그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회춘단은 시간을 거슬러 젊음을 회복하게 해주지만, 중소단은 사
시후가 안세진과 이화룡의 얼굴에 떠오른 음흉한 표정을 못 봤을 리 없었다. 그래서 시후는 곧바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배유현 씨에게 약재를 준비해달라고 했습니다. 오늘 밤 약을 좀 만들어야 해서요. 그리고 소이연 씨는 현재 세 사람 중에서 무술 능력이 가장 뛰어나니, 혹시 무슨 상황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나와 함께 있도록 한 겁니다.”시후에게 있어서 이렇게 고급 약을 정제하는 일은 큰 도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약의 등급이 높으면 높을수록 영기의 소모도 커지고, 제조 과정도 더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중간에 조금만 실수를 하더라도, 가볍게는 실패로 끝나게 되겠지만, 최악의 경우 자신에게 역으로 피해가 올 수도 있을 것이었다.따라서 소이연이 약 제조 자체 과정을 도울 수는 없겠지만, 세 사람 중 가장 강한 그녀가 곁에 있다면 외부의 방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고, 그만큼 안전이 더 보장되는 셈이다.이제야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상황을 이해한 듯했고,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소이연은 자신이 조금 전까지 했던 쓸데없는 상상에 얼굴이 붉어지고 말았다.네 사람은 호텔의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 시후는 소이연을 데리고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으로 들어가, 그녀에게 문과 창문, 커튼을 모두 닫으라고 지시한 후 말했다. “소이연 씨, 난 이제 방에서 약을 제조할 겁니다. 내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들여보내지 말아요.”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은 선생님, 그렇다면 제가 도와드릴 일은 없을까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없어요, 아무도 작업을 방해하지 않게 못 들어오게만 하면 되니까.”소이연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네, 은 선생님. 그럼 저는 문 앞을 지키겠습니다.”그때 시후는 문득 떠오른 듯 물었다. “이번에 능력이 한 층 업그레이드된 기분은 어때요?”지난 번 먹은 약의 약효에 대해 소이연은 여전히 감격을 감추지 못했기에 공손히 말했다. “음... 저는... 아직 실감이 잘 안 나는 것 같아요
차량 행렬이 버킹엄 호텔에 도착했을 때, 배유현은 이미 오랫동안 그곳에서 시후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곁에는 원서훈이 함께 있었고, 그의 손에는 커다란 여행 캐리어 두 개가 들려 있었다. 그 안에 바로, 배유현이 시후를 위해 준비한 약재들이 들어 있었다.시후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배유현이 그의 곁으로 다가왔고, 배유현이 막 인사를 하려던 찰나. 다른 편 문에서 소이연이 먼저 내리는 것을 보자,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어서 안세진과 이화룡도 뒤따라 다른 차량에서 내리자 배유현은 더욱 의아해졌다. 한국에 있을 때도 배유현은 두 사람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시후가 이들을 미국까지 데려온 건 예상을 하지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곧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공손히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요청하신 물품은 모두 준비 완료했습니다.” 그러며 원서훈이 들고 있는 가방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부족하실까 봐, 요청하신 양보다 하나 더 여분으로 준비했습니다.”“좋네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수고 많았어요.” 곧 이어 시후는 물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는 어떻습니까?”배유현은 재빨리 답했다. “지금까지 계속 냉동센터에서 보관 중이며, 동결 상태는 아주 안정적입니다.”“그렇군요.” 시후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내일쯤 그를 직접 보고 싶은데요. 배유현 씨 가 시간을 좀 내주겠어요?”배유현은 망설임 없이 바로 대답했다. “은 선생님께서 원하시는 시간대만 알려주시면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냉동센터는 뉴욕 교외에 있어서, 헬기를 타면 30분 안에 도착합니다.”시후는 이번에 만들 중소단에 자신은 있었지만, 언제 완성될지는 아직 미지수였기에 이렇게 답했다. “정확한 시간은 아직 모릅니다. 배유현 씨가 바쁘시다면, 믿을 만한 사람을 지정해서 안세진 부장과 직접 소통하게 하셔도 됩니다. 안세진 부장은 아시죠?”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안세진에게 인사했다. “안세진 부장님, 안녕하세요.” 그리고 이화
그 후, 시후는 아내 유나가 윤우선을 걱정할까 봐 휴대폰을 들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유나는 곧장 물었다. “여보, 지금 어디예요?”시후가 말했다. “지금 외지에 와서 장모님 일로 인맥들을 좀 알아보러 왔어요. 이제 막 뉴욕으로 돌아가려는 참이고요. 요 며칠 장모님과 연락은 됐어요?”“연락은 했어요.” 유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여보, 사실 지금 이 얘기를 하려고 전화하려던 참이었어요. 엄마가 10분 전에 나에게 전화를 했는데, 엄마가 뭐라고 하셨는지 알아요?”시후는 대충 짐작이 갔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하며 물었다. “뭐라고 하셨어요?”유나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엄마가 전화로 그러는 거예요. 지금 있는 감옥 생활이 너무 좋대요. 원래는 당신에게 전화하려 했는데 계속 안 받아서, 나에게 전화한 거라고요. 그러면서 당신에게 전해달라고 하던데요. 지금 당장은 교도소에서 나올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너무 급하게 내보내려 하지 말라고요... 그리고, 그냥 우리가 다 함께 귀국만 할 수 있으면 된다고, 혹시 안 되면 나중에 교도소에서 나와서 혼자 한국으로 돌아가시겠대요......” 이렇게 말하면서, 유나는 약간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여보, 우리 엄마가 설마 뭔가에 홀린 건 아니겠죠? 감옥에 들어가더니 중독된 것도 아니고, 어떻게 먼저 교도소에서 나가기 싫다고 하시다니...”시후는 쓴웃음을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순진한 내 아내, 장모님께서 지금 베드포드 힐의 귀신도 벌벌 떠는 수감자라는 별명을 지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왜 그렇게 나가기 싫어하는지 금방 이해할 텐데...’ 하지만 시후는 그에 대해 자세히 말하지는 않고, 대신 이렇게 안심시켰다. “여보, 아마도 장모님께서 우리가 너무 걱정할까 봐 일부러 그렇게 말한 거 아닐까요?”유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우리 엄마는 원래 남을 걱정할 성격이 아닌 거 잘 알잖아요. 엄마가 먼저 안 나오겠다고 한 건 두 가지 이유 중 하나겠죠. 하나는 누군가에게 협박을
시후의 이야기를 들은 안세진과 이화룡 두 사람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시후와 소이연의 뒤를 따라 비행기에 올랐다.비행기에 타자마자 시후는 세 사람에게 말했다. “일단 앉아 있어요, 나는 안쪽에서 전화를 좀 해야 해서...”이 항공기의 기내는 총 네 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고, 조종실과 승무원들의 업무 구역 외에, 승객이 탑승할 수 있는 구역은 앞에서부터 좌석 구역, 업무 구역, 휴식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좌석 구역의 경우 모두 넓은 일등석 좌석으로 총 30석이 마련되어 있었고, 업무 구역은 회의실 하나와 사무실 하나가 있으며 휴식 구역은 더블 침대가 있는 스위트룸의 형태였다.시후는 세 사람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맨 뒤에 있는 사무실로 가 앉았다. 시후가 자리에 앉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배유현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었다.배유현은 전화를 받자 공손하게 물었다. “은 선생님, 따로 지시 사항이 있으신지요?”시후가 말했다. “배유현 씨, 이따가 약재 목록을 하나 보낼 건데, 뉴욕에서 가능한 한 빨리 구해줬으면 해요. 전부 구할 수 있으면 제일 좋고, 만약 부족한 게 있다면 즉시 알려줘요. 국내에서 바로 공수해야 할 테니까.”“네 알겠습니다!” 배유현은 재빨리 대답했다. “은 선생님, 뉴욕에는 한국인이 많이 살고 있고, 유명한 한의사들도 많아요. 약재와 한의학 관련 업계도 규모가 있어서 웬만한 건 다 구할 수 있을 겁니다.”시후는 “네.” 하고 짧게 답하고 말했다. “그럼 목록을 보내줄 테니 준비 부탁해요.”“은 선생님, 너무 공손하게 말씀하시네요. 선생님을 돕는 건 제게 영광입니다.” 배유현은 이어서 물었다. “아 참, 은 선생님. 언제 뉴욕에 도착하시나요?”시후는 대답했다. “곧 비행기가 이륙할 겁니다. 두 시간쯤 후에 도착할 듯하네요.”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그럼 제가 공항으로 마중 나가겠습니다!”하지만 시후는 오늘 밤 페이셔스 그룹에 묵을 생각이 없었다. 약을 조제해야 할 뿐만 아니라, 안세진과 이화룡
이 시각, LCS 그룹의 콩코드 여객기는 공항 활주로의 끝에서 대기 중이었다. 가느다란 기체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이 비행기를 마치 유령처럼 보이게 만들었다.이 비행기는 시후가 미리 준비해 국내에서 멕시코까지 보낸 전용기로, 그를 귀국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민간 항공이나 일반 전세기는 환승이나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 콩코드기는 전체 비행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줄 수 있었다.시후가 탄 차량이 공항 활주로에 진입하자마자, 기체 내부에서 탑승문이 열렸고 두 사람이 빠르게 내려와 계단 아래 좌우에 나란히 서서 정중히 대기하고 있었다. 이 둘은 바로 시후의 왼팔,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인물들로 한 명은 바로 버킹엄 호텔의 책임자 안세진, 나머지 한 명은 뒷골목의 실세 이화룡이었다.두 사람 모두 시후의 지시로 이 전용기를 타고 국내에서 멕시코까지 날아왔지만, 정작 그들은 왜 시후가 자신들을 이렇게 먼 곳까지 불렀는지 아직 알지 못했다.이화룡은 시후가 탄 차량이 다가오는 것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안세진에게 물었다. “부장님, 도련님께서 우릴 멕시코까지 부른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안세진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모르지... 나도 그냥 도련님이 오라고 하셔서 비행기를 타고 같이 온 거야. 이후 일정은 나도 모르지.”이화룡은 혀를 차며 말했다. “쯧쯧, 제 생각엔 도련님께서는 이번에 당장 떠날 준비를 하시는 것 같은데요. 아 참... 난 무슨 일 시킬 줄 알고 기대했잖아… 게다가 온 김에 정통 멕시코 타코를 좀 먹어볼까 했는데 말입니다...? 제가 타코를 꽤나 좋아하잖아요. 국내에서도 파는 데가 있긴 한데, 뭔가 제대로 된 맛이 아닌 것 같아서 말이죠. 원래 음식은 그 나라에서 먹어야 진짜 맛이 나는 거 아니겠습니까.”그러자 안세진은 웃으며 말했다. “타코를 먹는 건 급한 일이 아니니까, 나중에 도련님이 시키시는 일이 끝나고 내가 제대로 자리를 마련해주도록 하지!” 그리고는 곧이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여기 멕시코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