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 안 돼…”뼛속까지 파고드는 극심한 통증에 식은땀이 흘러내리던 소우연은 희미한 신음을 내뱉다가,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악몽을 꾸었음을 깨달은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순간, 침대에 상반신을 일으킨 채 앉아 있던 이육진과 시선이 맞닿았다.“부인, 악몽을 꾼 것이오?”소우연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저, 저 때문에 깨신 겁니까?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조심스럽고 망설이는 듯한 소우연의 목소리에 이육진의 심장은 순간 움찔했다.그녀를 위로해 주고 싶었지만, 태어나 단 한 번도 누구를 위로해 본 적이 없는 그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술만 달싹거릴 뿐이었다.겁에 질린 소우연이 점점 심하게 몸을 떨던 그때, 이육진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무서워할 것 없네. 내가 곁에 있잖소.”‘이 남자가 지금 날 위로해주고 있는 건가?’흠칫하던 소우연은 이육진의 다정한 손길에 조금씩 진정이 되고 있었다.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이육진의 손길은 너무 따듯했고 그 따스함은 어느새 마음속까지 파고드는 것 같았다. 전생에 이렇게 그녀를 걱정해주고 위로해준 사람이 없었고 이번생에서도 처음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차갑지만 이육진은 그녀의 체면을 확실하게 지켜주었다. 만약 이육진이 소우연을 모른 척했다면 그녀는 손발이 잘리지 않더라도 이 저택에서 괴롭고 힘든 생활을 이어갔을 것이다.“왕야…”떨리는 목소리로 이육진을 부르던 소우연은 이육진의 손을 머리에서 내려 두 손으로 꼭 잡았다.“너무 고맙습니다.”툭.고요한 밤,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방울이 이육진의 손등에 떨어졌고 그 촉감은 너무도 낯설었다.“무서운 꿈을 꾼 것이오?”이육진이 소우연의 손을 꼭 잡으며 묻자 소우연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너무 끔찍한 꿈이었습니다.”사실 그것은 단순한 꿈이 아니었다. 전생에 소우연이 직접 겪었던 끔찍한 기억들이었으며, 비록 이번 일이 꿈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손발과 심장은 여전히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고,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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