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매혹적이라 떨쳐버릴 수 없었다.다음 날. 소우연은 정연과 호위무사, 마부와 함께 문을 나섰다. 그들이 떠난 뒤, 명심이 서둘러 서재로 가 이를 보고하였다. “이후로 왕비의 외출은 보고할 필요 없다.”명심은 약간 의아했으나, 왕야의 말에는 분명 깊은 뜻이 담겨 있는 듯했다. 왕야께서 왕비를 믿으시는 것이라 생각하니, 명심도 기분이 괜히 좋아졌다. 왕부에 주모가 자리하였으니, 자신과 정연같이 어릴 적부터 통방으로 길러진 여종들이라면 이젠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명심은 무의식적으로 이육진을 바라보았다. 예전의 왕야는 풍채가 빼어나고 절세의 풍류를 자랑했으나, 그 용모가 망가져 버렸다…… 하지만 주인은 주인이니, 그녀와 정연은 왕야의 사람이었다.“알겠사옵니다, 왕야. 소인 명심하겠나이다.”물러나려는 명심에 이육진이 덧붙였다.“왕비가 돌아오면 나에게 알리도록 하거라.”“예.”한편, 소우연은 거리에 나가 약재를 몇 가지 사는 중이었다. 그때, 누군가가 다가왔다. “언니…….”소우희였다! 소우연이 고개를 돌리자, 하얀 옷차림으로 마차에서 내리는 소우희가 보였다. 소우희는 얼굴을 가리고 있었기에,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쉬이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무슨 일이야?”여기서 그녀를 마주치다니, 소우연은 갑자기 기분이 더러워졌다. 소우희는 가련한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어찌 나를 이리 대할 수 있어? 우리 자매는 가장 가까운 사이였지 않았아? 자매는 영광도 슬픔도 함께 나눠야 한다는 걸 언니는 모르는 거야?”소우연은 기가 차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결혼 준비는 하지 않고,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뭔데?”“언니가 준 진정향이 얼마 남지 않았어, 할머니께서 이미 다 쓰신 모양이야.”소우희는 왕부 밖에서 며칠 동안 소우연이 외출하기만은 기다렸던 것이다.소우연은 그녀가 진정향 때문에 이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소우희는 마음이 급했다.“언니, 우리 조용한 곳으로 가서 잠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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