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진에게 지는 게 두렵다고?소우연은 피식 웃었다. 그녀가 정말 진다고 해도 이육진이 그녀를 손해 보게 하기나 할까?이런 생각에 소우연이 물었다.“그럼 무엇을 걸고 싶으신 겁니까?”“네가 나를 이기면 원하는 건 뭐든지 해주겠다. 대신 내가 이기면 내 소원 하나만 들어주거라.”“좋습니다.”고개를 끄덕인 소우연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소우희는 지금 몸과 마음이 극도로 괴롭고 고통스러울 겁니다. 그래서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겠지요. 아무리 늦어도 이틀 뒤에 바로 저하께 다시 찾아올 겁니다.”소우연의 말에 이육진이 입술을 살짝 오므렸다.“그럼 난 이틀 뒤의 시간을 선택할 수밖에 없겠네.”“그렇습니다.”“에이, 아무래도 내가 진 것 같구나.”소우연이 토라진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제가 원하는 걸 들어주기 싫으신 겁니까?”“당연히 아니지.”이육진은 소우연이 뭘 원하든 당장 들어줄 수 있었다. 다만 그의 소원을 얘기할 기회가 적어진 것 같아서 못내 아쉬웠을 뿐이다.그렇게 두 사람이 이런저런 담소를 나눈 사이, 구름 뒤에 숨어있던 태양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더니 해질녘이 되자 아름다운 노을을 선물했다.이육진은 소우연의 손을 잡고 돌다리 길을 여유롭게 산책하다가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본채로 향했다.그러다가 본채 앞을 지키고 있는 낯선 얼굴을 보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간석은 지금까지 저택을 비운 적이 없었는데 이상하게 어제부터 저택 어디에도 간석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왜 그러는 것이냐?”이육진은 소우연의 작은 표정 변화 하나도 놓치는 법이 없었다.“아닙니다.”소우연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던 그때, 정연이 다가와 물었다.“저하, 마마, 이제 식사를 준비할까요?”“그리하여라.”“네, 저하.”고개를 끄덕인 정연이 밖을 향해 큰소리로 외치자 하인들이 진수성찬을 들고 방에 들어왔다.저녁 식사를 마친 뒤, 소우연은 의서를 연구하고 있었고 이육진은 처음 보는 태감에게 상소를 전부 본채로 가져오라고 했다.“아직 공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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