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석이?”소우연이 고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왜 이리 격식을 차린단 말이야?”게다가 ‘알현’이라니?명심이 조심스럽게 설명했다.“태자 전하께서 내리신 분부 같습니다. 간 태감이 태자빈 마마 앞에서 얼쩡거리지 못하게 하신다고….”“얼쩡거린 적도 없는데….”소우연은 의아한 표정으로 거울을 바라보며 머리 손질이 다 끝났는지 좌우를 살폈다.“들여보내거라.”“예.”명심이 대답하고 밖으로 나갔다.“갑자기 왜 그러시는걸까.”정연도 웃으며 나무빗을 내려놓았다.“그러고 보니, 저도 간 태감을 이틀 정도 못 뵌 것 같아요. 태자 전하께서 간 태감 더러 태자빈 마마 앞에 얼씬도 못 하게 하셨다니...”소우연 자신도 그렇게 들었다.이육진은 왜 갑자기 이런 명령을 내린 걸까? 그녀는 오히려 궁금증이 일었다.소우연이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으로 향하니, 하인들이 이미 아침상을 차려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간석이 허리를 잔뜩 구부리고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깊이 절하며 말했다.“태자빈 마마를 뵙습니다. 마마께서는 천세, 천천세이십니다.”“아니 간 태감,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얼른 일어나 말해보거라.”하지만 간석은 일어나기는커녕 바닥에 다시 한번 절을 올리며 애원했다.“태자빈 마마, 노비 좀 살려주세요.”간석은 하마터면 울음이라도 터뜨릴 뻔했다.“정연아, 간 태감을 일으켜드리거라. 일어나서 말하렴.”간석은 회남왕부 시절부터 왕부를 지키는 태감이었다. 허나 오늘 그의 모습은 너무도 비굴한 모습이었다.정연이 다가가 부축하자 간석은 여인의 손을 빌리기가 민망했는지 스스로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소우연을 향해 입술을 달달 떨며 말했다.“노비가 크나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부디 태자빈 마마께서 태자 전하께 잘 말씀드려주시어, 노비가 다시는 함부로 경솔히 행동하지 않겠다고 전해주시옵소서.”소우연이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간 태감, 대체 무슨 짓을 했기에 태자 전하께서 이렇게까지 노하셨느냐?”간석이 입술을 오물거리며 몇 번이고 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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