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연의 맑은 눈망울은 상대방을 홀리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 여자가 소씨 가문의 큰딸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확실하게 조사하지 않았다면 이육진은 누군가가 공을 들여 키워낸 대단한 간첩이라고 의심했을 것이다.물론, 소우연은 소씨 가문과 평서왕의 아들 이민수가 이 저택에 보낸 간첩일 가능성도 있다!이육진은 두 다리를 못 쓰긴 하지만 평범한 남자였기에 소우연이 몇 번만 더 유혹하면 이성을 잃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한편, 걸음을 멈춘 소우연은 이육진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이육진은 그녀를 전혀 믿지 않고 있다.그렇게 30분이 지난 뒤, 이육진이 옷을 갈아입은 채 휠체어를 끌고 나왔고 소우연은 그런 이육진을 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왕야…”이육진이 고개를 돌리자 소우연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머리를 말려 드리겠습니다.”이육진이 거절하지 않자 소우연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였고 수건으로 이육진의 머리를 닦아주던 그때, 정연이 하인을 데리고 들어와 욕조 물을 갈았다.“왕야, 왕비님, 깨끗한 목욕물로 갈았습니다.”고개를 끄덕인 소우연은 이육진의 머리를 닦아준 뒤, 이육진을 침대에 눕히고 나서야 목욕실로 향했다.조금 뒤, 목욕실에서 들리는 물소리에 이육진은 윗몸을 살짝 일으킨 채 침대맡에 기대어 병풍에 비친 소우연의 모습을 쳐다보았다.그러다가 숨소리가 가빠지더니 온몸이 뜨거워졌고 욕망이 이육진의 의지를 조금씩 갉아먹기 시작했다.머릿속에는 어젯밤 욕조에 빠졌던 소우연의 모습이 계속 떠올랐고 어느새 몸도 반응하고 있었다.당황한 이육진은 이불을 확 덮은 채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려 소우연을 더 이상 쳐다보지 않았다.‘소우연, 날 구해준 사람이 네가 맞아야 할 거야. 안 그러면…’마음속으로 중얼거리고 있던 이육진은 멈칫했다.만약 그를 구해준 사람이 소우연이 아니면 그는 어떻게 해야 할까? 소씨 가문을 지옥으로 보낼 것인가? 소우연을 죽일 것인가?하지만 만약 이육진을 구해준 사람이 소우연이 확실하다면 그땐 어떻게 해야 할까?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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