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씨 저택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후, 희영은 더 이상 사람들을 피하지 않았다. 수화를 못 알아듣는 사람들도 희영이 두 사람과 싸웠다는 것을 눈치채고, 결국 송혜정이 병원에 실려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소문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서미래는 신이 나서 허벅지를 두드리며 웃었다. 그리고 곧바로 주아에게 이 사실을 전해주었다. 주아는 매우 기뻤다. 희영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은 서씨 가문의 두 노인뿐인데, 이제 송혜정을 입원하게 만든 것이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는 셈이었다. “정말 운이 좋았어! 내가 돌아오자마자, 허희영은 이혼 서류에 서명할 뿐 아니라, 서씨 가문의 어르신들과 크게 싸우기까지 했어! 기절하는 게 아니라 차라리 죽었으면 좋았을 텐데!” 주아는 행복해서 입이 귀에 걸렸다. 송혜정이 항상 그녀를 싫어했으니, 주아는 그동안 늘 송혜정을 저주해왔던 터였다. 송혜정이 믿었던 희영에게 배신당한 모습을 보니, 주아는 두 배로 기뻤다. “이럴수록 기회를 잘 잡아야 해. 유기현이 이혼을 마치기 전까지 옆에 딱 달라붙어야 해!” 허창석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허씨 가문은 흔들리고 있었기에, 서씨 가문과 기현이 가끔 주는 도움으로는 도저히 부족했다. 허창석은 허씨 가문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많은 자금이 필요했지만, 희영은 단 한 번도 그를 도와주지 않았다. 그러나 주아는 달랐다. 주아가 기현과 결혼하게 된다면, 허창석은 기현에게서 얼마든지 돈을 빌릴 수 있을 것이다. ...이혼 서류에 서명한 지 24시간도 안 되어, 희영이 버림받았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희영이 서씨 가문의 두 노인과 싸우며 송혜정을 기절시켜서, 기현이 더는 참지 못하고 이혼했다는 이야기가 가장 널리 퍼졌다. 이에 대해 희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평소에도 G시의 재벌가 아가씨들과 어울리지 않았기에, 비꼬는 말들을 들을 일도 없었다. 희영은 간단히 정리한 후, 저녁 모임에 나갔다. 미나는 삶에 열정이 넘치는 사람으로, 화려하고 낭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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