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주는 시어머니의 태도가 불만스럽긴 했지만 자기 집안이 심씨 가문에 걸맞지 않다는 걸 알기에 화가 나도 말하지 못했다.“네, 외숙모님 말씀이 맞아요. 아주버님은 큰일을 할 사람이라 철없이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 우빈 씨랑은 다르죠.”말을 마친 온하나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목소리도 한층 낮추었고 이따금 차우빈을 돌아보았다.김혜숙이 다 알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차우빈, 사랑 연기? 원한다면 제대로 해줄게.’당연히 이를 알고 있었던 김혜숙은 차우빈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찰나 온하나가 이렇게 말하자 지팡이를 들고 내리쳤다.“망할 놈, 하나한테 제대로 사과해. 안 그러면 내가 오늘 너 가만 안 둔다.”심명희는 불쾌해하며 말했다.“엄마,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고 있는데 뭐 하는 거예요? 애들 부부 문제는 애들끼리 알아서 해결하게 놔둬요.”김혜숙도 일가친척들을 보며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에 온하나를 위로했다.“하나야, 오늘 밤은 여기서 지내. 내가 너 대신 제대로 혼내줄게.”이때 양지원이 도기영의 팔짱을 낀 채 들어왔고 그 모습을 본 김혜숙의 얼굴은 더욱 불쾌해졌다.“크게 벌이지 않고 친척들만 모여서 하기로 하지 않았나? 이 사람들은 왜 왔어?”김혜숙의 말을 들은 도기영의 얼굴이 조금 굳어지더니 다가가 살갑게 웃으며 말했다.“여사님, 저랑 명희 씨, 금주 씨는 자매 같은 사이인데 여사님 생신에 어떻게 안 올 수 있겠어요?”말하며 그녀의 시선이 차우빈의 얼굴에 머물렀고 볼수록 만족스러웠다.김혜숙은 못마땅했지만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는데 제 발로 찾아오기까지 한 손님이라 낮게 말했다.“사모님 성의는 받죠.”다만 불쾌한 듯 양지원을 바라보는 눈가엔 질책과 비난이 담겨 있었고 양지원은 반쯤 고개를 숙인 채 찔리는 표정으로 도기영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지원아, 왜 이렇게 예의가 없어?”도기영은 이금주와 심명희를 힐끗 쳐다보며 그녀에게 선물을 건네라는 신호를 보냈다.“엄마, 지원이가 선물 가져왔어요. 내가 봤는데 분명 엄마도 좋아하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