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의 모든 챕터: 챕터 471 - 챕터 480

565 챕터

제471화

단신의는 종이를 한 장 꺼냈는데, 거기에는 약의 이름과 그 약들의 효능 및 부작용이 적혀있었다.단신의는 그것을 가리키며 하나하나 설명하기 시작했다.첫 번째는 '지옥의 불', 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환각을 일으키게 하고, 마음속의 집념이 무한히 커져 거대한 힘을 얻게 하지만, 환각 후엔 반드시 해독제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 여인은 비록 가족을 몰살한 후 이웃마저 죽이려 했지만, 관청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진정된 상태였으니, 이는 '지옥의 불'일 수 없다.두 번째는 '광두산', 이는 버섯 종류로 사람을 환각과 광기로 몰아가 스스로를 해치거나 타인을 살해할 수 있게 하지만, 전에 반드시 울거나 웃거나 하고, 또는 몸이 현란하게 움직인다. 그러나 '광두산'은 큰 힘을 발휘할 수 없어 열두 명을 죽일 수는 없다.세 번째는 '구혼선충', 이는 묘충의 일종이고 일명 '고충'이라 불렸다. '구혼선충'은 사람의 두뇌에 침입하면 타인이 조종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는 기억을 남기게 된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 '구혼선충'이 환각을 일으켜 강력하면서도 미친 듯한 힘을 발휘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조종당하는 동안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고 몸과 사지를 타인이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게 되지요. 만약 그 조종자가 무공을 가진 자라면, 그 또한 무공을 가진 자처럼 힘이 커지게 됩니다.”단신의의 말에 이상주와 두 시랑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천천히 얼굴을 찡그렸다."그 '구혼선충'이 그녀의 머릿속에 대체 어떻게 들어갔다는 말입니까?""음식을 통해, 아니, 혹은 약을 통해서일 가능성이 제일 큽니다. 아마 그 여인의 머릿속에 '구혼선충'이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자리 잡고 있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구혼선충'은 성장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보통 반년이나 일 년은 걸려야 완전히 성숙됩니다."이상주도 의문을 던졌다. "단지 '구혼선충'이 있다는 것일 뿐, 그녀도 이 벌레에 당했다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저는 단지 의문 답을 하기 위해 왔을 뿐입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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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사건이 상주 된 후, 황제는 이상주를 어사로 임명하고 그의 일행들을 비주로 보내어 사건을 조사하도록 명하였다. 청작 역시 그 일행에 동행했다.재심에 더하여 황제께서 흠차를 보냈고, 게다가 형부의 상서가 직접 나서는 것이어서 분노한 백성들을 조금이나마 잠재울 수는 있었다.심청화 역시 이번 사건에 대한 글을 올려 사건의 의문점을 제기하였다. 학자들이 전에 올렸던 글들은 모두 백성들의 분노 때문이었다. 죽은 자를 위해 정의를 외치며 부권이 도전받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심청화가 나서서 의문점을 제기하고 나니 그들도 하나둘씩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다만, 확신에 찬 말투는 아니었다. 그들은 그저 흠차가 조사를 마친 후에는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며 고인에게 명복을 전할 뿐이었다.이것은 연왕부는 꿈에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재검토가 통과되거나 재심으로 넘겨져도 사여묵은 결국 명성을 잃고 대리사 경 자리조차 위태로워질게 분명했다. 그러나 그들은 바로 흠차를 파견하여 조사를 진행했다."내가 사여묵을 과소평가했구나." 연왕의 목소리는 듣기 몹시 섬뜩했다."대장님, 염려 마십시오. 누가 가더라도 선충에 중독되었다는 사실은 밝혀낼 수 없을 것입니다...""그러면 사여묵과는 무관해질 것이다. 그 여인이 참형에 처해지든 아니든, 모두 흠차가 정한 죄목이 된다. 이번 흠차는 형부의 이상주라 그가 일단 죄를 확정 지으면 대리사에 보고할 필요도 없이 즉시 처형될 것이다. 나중에 중독되었음이 밝혀지더라도 사여묵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그는 이 사건으로 이씨 가문과 맞서고 싶지는 않았다. 이씨 가문 수민이 궁에 있었고 대부분 가족이 관직에 올라 있어 사건을 깊이 파헤치기라도 한다면 그가 수면위로 드러나는 것은 시간문제다.무슨 일이든 한 단계 한 단계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 그는 이미 몇 년이나 기다렸으니 이 시점에서 실수가 있으면 절대로 안 된다."선충만 밝혀지지 않으면 된다. 그러면 비주지부는 연루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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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청작이 선충의 위력을 검증하고자 사람을 시켜 닭 한 마리를 가져오게 했다. 그 닭에게 선충을 먹인 후, 약을 태워 선충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닭은 미친 듯이 날뛰며 사람을 보기만 하면 쪼아대기 시작했다. 급기야 하늘을 날았는데 사납기 그지없었다.가장 유명한 싸움닭과 붙여도 눈 깜짝할 사이에 눈알을 다 쪼아버렸다.청작이 다시 약을 태우자 비로소 진정되었고 천천히 선충을 토해낼 수 있었다. “'구혼선충'이라 불리는 이 성충은 사람이 조종하고 있는 것입니다. 양 씨가 복용했을 때는 부화하지 않은 상태였고 고온에서는 죽지 않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성충은 혈관을 따라 곧바로 뇌로 향하는데, 보통 반년 정도 걸리지요. 이는 허 씨의 자백과 일치합니다. 그렇게 성숙해진 선충은 약내를 맡거나 조종을 당하면 발광하게 되지요.”청작의 말에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는 그때, 이상주가 나섰다.“그러니 이 사건은 누군가 그들 일가를 해치려고 치밀하게 계획된 것입니다. 양 씨는 단지 그들의 무기였을 뿐 그녀 또한 피해자이지요.”그 말에 군중이 술렁였다.청작은 현장을 정리하던 중 여전히 공포에 질린 허 씨를 토닥였다.“천만다행입니다. 독을 넣은 자는 누군가가 선충을 빼낼 수 있을 것란 걸 몰랐을 겁니다. 하여 관련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 여겼기에 당신을 처리하지 않았을 겁니다. 양 씨의 오랜 주치의를 담당했던 당신이 해를 당하면 의심을 살 수 있으니깐요. 금괴 한 덩이,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지요.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허 씨는 그만 자리에 털썩 앉고 말았다.어느새 해가 저물고, 어둠이 깔렸다.청작이 보낸 비둘기도 북명왕부로 돌아왔는데, 그 곳에는 순조롭게 시작되었고, 차근차근 추적해 나가는 중이라는 짧은 몇마디만 적혀 있었다. 이는 이상주가 금방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임무를 받고 떠난 청작이기에 무의식중에라도 이상주에게 여론을 조작하고 있는 배후가 있다는 것을 흘렸을 게 분명했다. 워낙 뜨거운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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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잠시 후 사여묵이 란이의 안부를 물었다."그녀는 요즘 어떠하오? 기분은 괜찮소? 양소가 파면된 후에는 자중하고 있다고 하오?"그러자 송석석이 고개를 저었다."참사랑이라고 하는데 자제가 되겠습니까? 자중은커녕, 이제는 란이 방에도 가지 않는다고 합니다.""참사랑?" 사여묵이 눈살을 찌푸렸다. "제멋대로 붙이는군! 또 다른 첩이 있지 않소? 청관의 몸값을 지불했던 그 상인의 여식 말이오.""아, 문 씨가 시집온 후로 그의 얼굴은 몇 번 보지도 못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송석석은 갑자기 화가 치밀어올라 자수 하는 것을 멈췄다. "문 씨는 올해 겨우 열일곱입니다. 그녀의 집안과 승은백부의 격차로 보아 그곳을 벗어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녀 또한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희생양이 아니겠습니까? 그녀도 양소의 측실은 되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그때 량 마마가 직접 상을 들고 들어오며 말했다."밖에서는 모두 그녀가 스스로 그렇게 했다고들 말했습니다.""문 씨가 신분을 높이려고 스스로 승은백부에 첩으로 들어갔다고 하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그것이 진심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어느 누가 한 여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하겠느냐? 어쩌면 평범한 가정을 이루어 검소하게 살고 싶었을지도 모를 텐데, 그 또한 누가 신경이나 쓰겠느냐?"그녀의 말에 사여묵은 가슴이 뭉클해졌다."두 사람이 거의 만난 적도 없었을 텐데 대신 말까지 해주다니… 진정으로 그 여인을 공감해 주는 모습이 보기가 좋군요. 겉으로는 정의로운 척하지만, 사실 여인을 가장 천하게 여기는 자들이 있소."순간 멈칫하던 송석석은 문득 이방을 떠올렸다.이방은 송석석앞에서 자신이 여인들의 모범상이라 칭하며 여인들을 위해 소리를 높여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마음속 깊이 여인을 경멸하고 있었다.그때 보주가 다가와 보고했다."석소 사매가 오셨습니다.""어서, 화청으로 모셔라." 송석석은 심각한 표정으로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니겠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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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보주가 급히 달려가 차를 들고 와 석소 사저에게 천천히 차를 따랐다. 그녀는 한 잔을 비우고 나서야 말을 이었다.“란이는 그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어 우리는 그를 막지 않았다. 젊은 부부라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고 말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지. 아이가 무사히 태어날 때까지는 란이가 좋은 기분으로 지내기를 바랐다. 적어도 밤마다 혼자 눈물을 흘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 아니냐.”송석석은 손에 땀을 쥐었다.“그가 란이를 나무랐습니까?”“나무라기만 했다면 내가 그를 때리진 않았을 것이다. 그가 란이를 밀어버렸고 그 충격에 란이의 배가 그만 탁자 모서리에 부딪히고 말았다. 란이는 고통을 삼키며 식은땀만 흘렸단다. 그래서 내가 그를 패버린 것이다.”“란이를 밀었단 말입니까? 지금 란이는 괜찮습니까?” 송석석이 다급히 물었다.“부의가 살펴보더니 태기가 다쳐서 한 달 동안은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 석소 사저는 다시 차를 들이키고 말했다.“란이가 계속 어머니를 찾아서 나는 그들을 모셔 오려고 회왕부에 갔었다.”말을 하다 멈춘 석소 사저 때문에 모두 초조해졌다. 마음이 급해진 송석석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란이 보러 왔습니까?”“오지 않았다!” 석소 사저는 다시 한 잔 비웠다.“오늘 하루동안 너무 갈증이 났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느라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했다. 회왕비는 오고 싶어 했지만, 회왕은 거기에 가게 된다면 량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했고, 만약 책임을 묻는 날에 승은백부는 어떤 태도로 나올지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상의만 하다 어차피 의사도 안정을 취하면 괜찮다고 하였으니 며칠 후에 방문하겠다고 하셨다. 적어도 오늘의 소란을 피하고 며칠 뒤에 찾아가면 오늘 일과는 무관하게 될 테니까.”“이게 무슨 개소리냐!” 문밖에서 갑자기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혜태비와 고 씨 유모가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섰는데, 혜태비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자기 딸이 괴롭힘을 당했는데, 부모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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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그러자 늘 태비 곁을 지켰던 정심도 동행하려 했다. 하지만 송석석이 그녀를 불러 세우며 말했다. “내 방에 사람이 부족하니, 너는 가지말고 내 시중을 들 거라.”발걸음을 멈춘 정심의 눈동자에 잠깐 당혹스러운 기색이 스쳤다.‘왕비께서 무언가 알아챈 것일까?’하지만 이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예!”정심의 생각과 달리 송석석의 얼굴은 환한 미소로 가득차 있었다.“어머님께서 네 머리 빗는 솜씨가 뛰어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더구나. 이제부터 내 머리를 너에게 맡기겠다.”미소를 머금은 송석석의 얼굴을 마주한 정심이 놀라 물었다.“보주가 항상 왕비님의 머리를 빗겨드리는 것을 보았는데 제가 혹 보주의 일을 낚아챈 기분이라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보주에게는 다른 일을 맡길 것이다. 그러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정심은 그제서야 안심하며 제안을 승낙했다.“알겠습니다. 태비께서 허락하신다면, 저는 매화원에서 왕비님을 모시겠습니다.”그녀는 살짝 북명왕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그는 별다른 반응 없이 담담한 표정이었다.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는 것 같았다.한편,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승은백부는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혜태비가 오자 승은백 부부와 다른 방의 노부인들이 모두 나와 혜태비를 맞이했다.혜태비는 온화한 말투였다.“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 나는 그저 조카인 영안 군주를 보러 온 것이다.”그녀의 등장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은 모두 일그러져 있었다. 그들은 사실 오늘 회왕 부부가 문책이라도 하러 올까 두려워 하루 종일 걱정에 휩싸여 있었다. 그러나 밤이 되어서도 회왕부에서는 아무도 오지 않았기에 그제야 안심을 하고 있었는데 막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에 혜태비가 찾아온 것이다. 이루 말로 표현을 할 수 없는 당혹감이었다.혜태비는 잘 구슬리면 금방 넘어오지만, 그렇다고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상황에 따라 잘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승은백 부인은 잘 알고 있었다.자리에 앉은 혜태비가 잠시 후 입을 열었다.“돌아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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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란이는 혜태비의 따뜻한 목소리에 눈물이 계속 흘러 내렸다. 잠시 후 석소 사저가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였지만, 란이의 곁에 있던 시녀도 함께 울음을 터뜨려 결국 다시 한번 설명하게 되었다.“세자께서 파면된 이후, 연유도 감금되었지만, 우리 군주께서는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었습니다. 세자는 모든 잘못을 다 군주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노태부인께 문안을 드리러 갔을 때 두 번이나 군주를 향해 손가락질까지 하시며 헛소문을 퍼뜨려 그가 어사에게 참소되게 만들었다고 비난하셨습니다. 비록 부인께서 군주를 보호하셨지만, 노태부인은 세자님을 옹호하며 아가씨가 비록 군주라 하더라도 이미 승은백부에 시집왔으니 남편을 하늘로 여겨야 하며, 외부에는 남편에 대한 불평을 한마디도 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만 가하셨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실부인의 본분을 잊게 된다고 말입니다. 오늘 일도 분명히 연유가 먼저 도발하였고 군주께서는 시선 한 번만 주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녀가 스스로 계단에서 넘어졌는데도 세자는 군주를 책망했고 결국엔 밀치기까지 했습니다.”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탁자의 모서리를 가리켰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부딪혔습니다.”혜태비와 시만자는 그녀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움직였다. 화리목으로 만든 탁자의 모서리는 둥글게 깎여 있긴 했지만 복부에 부딪혔으니 찢어지게 아팠을 것이다. 태기만 다쳤을 뿐 유산으로 이어지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었다.태어날 아기의 운이 보통이 아닌 것 같다.“만자!” 가만히 듣고 있던 혜태비는 화가 잔뜩 나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당장 연유를 화청으로 끌고 오거라. 승은백부의 사람들에게 이 천한 것이 과연 이 집에 남아 있을 가치가 있는지 내가 제대로 물어봐야겠다.”석소 사저와 아라 사저는 승은백부에 남아 있어야 했기 때문에, 사람을 데려오는 일은 시만자가 맡는 것이 적합했다.“그럼, 량소는요?” 시만자가 묻자, 혜태비가 살짝 흘겼다.“연유가 내 손에 붙잡혀 있는데, 오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것이다.”고개를 끄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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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마차 안에서 시만자는 송석석의 말을 전했다. 승은백부에 도착한 후, 먼저 예를 갖추고 그다음 강경하게 나가라고 했다. 란이의 상황부터 살펴본 후에 가장 강한 위엄을 드러내어 승은백부의 모든 사람, 그 노부인을 제압하라는 것이었다..시만자는 계획대로 연유를 끌고 바닥에 쓰러뜨리며 말했다.“하찮은 존재가 감히 군주 앞에서 술수를 부리다니! 아무도 군주를 위해 나서지 않고, 모두 이 천한 계집만 두둔했습니다. 태비님, 청컨대 결정을 내려주십시오!”승은백부인도 평소에 연유가 탐탁지 않았는데 그녀가 아들의 마음을 이미 사로잡았고, 그 아들은 노태부인의 마음을 사로잡았기에 허락한 것이었다.시만자에게 발로 차이고 바닥에 버려진 그녀의 모습을 보니 속이 시원했다.혜태비는 고개도 들지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승은백부의 규율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궁에서는 만약 빈이 황후를 모욕하거나 누명을 씌우면, 즉시 처단하거나 독주를 내린다. 승은백부는 그렇지 않으냐? 판자정도는 있겠지?.”승은백은 혜태비가 오늘 군주를 위해 나선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혜태비는 항상 타인의 집안일에는 관여하지 않으니 이는 북명왕비, 송석석의 뜻일 것이 분명했다. 송석석이 직접 나서지 않은 것은 승은백부의 내정을 간섭한다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서겠지만, 혜태비는 달랐다. 그녀는 태비이고, 선제와 회왕이 형제였기에 군주의 친정을 대표할 수 있었다. 완벽하게 적합한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연유를 경멸하게 된 승은백은 혜태비의 말을 듣자마자 즉시 명령했다, “여봐라, 이 천한 계집을 당장 끌어내거라!”오만방자하던 연유는 바닥을 뒹굴어 몰골이 말이 아니었는데, 몸을 떨면서도 체면을 유지하려 애썼다. 하지만 시만자의 거침없는 발길질에 결국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들었지? 너는 개처럼 끌려 나갈 것이다.”시만자의 무서움에도 연유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완강하게 외쳤다.“너희 권문세가들은 사람 목숨을 우습게 아는구나. 나를 죽인다 해도 절대 뜻을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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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표정이 급변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승은백이 급히 만류했다.“어머니, 천천히 말씀하시지…”“입 다물어라, 이 무능한 자식, 이제 집에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리고 있는데 넌 왜 약한 척만 하고 있느냐?” 노태부인, 조월순은 분노에 차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저리 비켜라!”그녀는 걸어가서 자리에 앉으며 숨을 고르고, 혜태비의 눈을 마주하며 말했소, “상하구분말입니까? 군주라 할지라도 이미 우리 승은백부에 시집왔으니, 우리 집의 며느리지요. 여인은 집에서 부친을 따르고, 출가하면 남편을 따르는 법입니다. 사소한 문제로 북명왕비를 부추겨 자기 남편을 참소하게 만들었지요. 첩을 두지 않는 가문은 없습니다. 좋은 건 배우지 않고, 못된 것만 심통히도 하고 있네요.”혜태비의 둥근 눈이 번뜩였다. ‘뭐? 감히 송석석을 들먹여? 지금 내 며느리를 말하는 거야? 정말 시집오기 전부터 그녀 편을 들어주던 그 며느리를 말하는 거지? “쨍그랑!” 혜태비의 찻잔이 바닥에 던져버렸다. 흰색 도자기 잔이 산산조각 나고 분노에 찬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네 뺨을 때리게 만들지 말거라!”갑작스러운 광경에 모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조월순조차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혜태비가 이토록 자기 형상을 신경 쓰지 않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자리에서 일어선 혜태비는 조월순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치켜 올리며 입을 열었다.“손자를 형펀없게 키워놓고도 감히 함부로 떠들어? 란이가 내 며느리를 부추겨 이 못된 놈을 참소했다고? 네 두 눈으로 봤느냐? 두 귀로 들었느냐? 오늘 그 증거를 내놓지 않으면, 내가 이 승은백부를 부숴버릴 것이다.”“너… 너…” 화가 난 조월순은 입술마저 떨리기 시작했다.“여기는 승은백부입니다. 어찌 감히 이런 망언을 하십니까?”혜태비는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망언이면 뭐? 너 같은 삼품 숙인이 무슨 배짱으로 내 앞에서 이리 뻔뻔할 수 있느냐? 존비를 따지자면, 정1품 군주 앞에서도 절해야 하거늘, 하물며 내 며느리는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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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조월순은 눈앞이 캄캄졌다. 너무나 약이 올라 금방이라도 돌아갈 것 같았다.휘청거리다가 겨우 제정신을 차린 그녀는 혜태비를 향해 손가락질 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바… 반.. 반드시 궁에 들어가 태비님의 지나친 행동에 대해 아뢸 겁니다!”“알려라, 악녀야!” 혜태비는 고개를 높게 쳐들었다.“태후는 내 언니다. 하지만 이치를 따지는 사람이지. 네가 란이를 괴롭혔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작위조차 박탈해 버릴지도 모르니, 그때는 고명 숙인이 아니라 평민이 될 터니 단단히 각오하는 게 좋을 거다.”“작위를 박탈한다고?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그리 말하는 것입니까?”완전히 격분한 조월순은 지팡이를 던져버리며 혜태비를 밀쳤다. 혜태비는 그 힘으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네가 감히 내게 손을 대? 승은백부이 감히 위아래도 없이 나를 능멸하는 게냐?”순간 승은백부의 모든 사람들이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방금 전까지 사람을 호되게 꾸짖던 혜태비가 억울함을 당한 며느리처럼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다.사실, 이미 반 시간 전에 송석석과 사여묵은 마차에 올라 승은백부로 향하고 있었다. 송석석이 직접 나서서 개입하기 어려운 일들이 있긴 했지만 자신의 어머님이 괴롭힘을 당했다면 말은 달라진다. 바로 이 점은 그녀가 시만자에게 당부한 것이었다. 먼저 호되게 꾸짖거나 때려도 된다며 그들을 화나게 한 다음, 기회를 틈타 쓰러지면 그들이 직접 나설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된다는 것이었다.아라 사저도 혜태비가 시만자더러 연유를 잡아 오라고 명했을 때 이미 회왕부로 가서 혜태비가 승은백부에서 소란는 소식을 알렸다.그 말에 회왕부부는 크게 놀랐다. 혜태비의 성격상, 소란을 피우게 된다면 두 집안이 원수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회왕비는 전부터 딸을 보고 싶어 했었지만 회왕이 계속해서 이를 막았던 것이다. 두 집안이 원수가 될까 두려웠던 회왕은 급히 마차를 준비하여 승은백부로 향했다.그렇게 두 대의 마차는 거의 동시에 승은백부 문 앞에 도착했다.마차에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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