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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잠시 후 사여묵이 란이의 안부를 물었다.

"그녀는 요즘 어떠하오? 기분은 괜찮소? 양소가 파면된 후에는 자중하고 있다고 하오?"

그러자 송석석이 고개를 저었다.

"참사랑이라고 하는데 자제가 되겠습니까? 자중은커녕, 이제는 란이 방에도 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참사랑?"

사여묵이 눈살을 찌푸렸다.

"제멋대로 붙이는군! 또 다른 첩이 있지 않소? 청관의 몸값을 지불했던 그 상인의 여식 말이오."

"아, 문 씨가 시집온 후로 그의 얼굴은 몇 번 보지도 못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송석석은 갑자기 화가 치밀어올라 자수 하는 것을 멈췄다.

"문 씨는 올해 겨우 열일곱입니다. 그녀의 집안과 승은백부의 격차로 보아 그곳을 벗어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녀 또한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희생양이 아니겠습니까? 그녀도 양소의 측실은 되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그때 량 마마가 직접 상을 들고 들어오며 말했다.

"밖에서는 모두 그녀가 스스로 그렇게 했다고들 말했습니다."

"문 씨가 신분을 높이려고 스스로 승은백부에 첩으로 들어갔다고 하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그것이 진심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어느 누가 한 여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하겠느냐? 어쩌면 평범한 가정을 이루어 검소하게 살고 싶었을지도 모를 텐데, 그 또한 누가 신경이나 쓰겠느냐?"

그녀의 말에 사여묵은 가슴이 뭉클해졌다.

"두 사람이 거의 만난 적도 없었을 텐데 대신 말까지 해주다니… 진정으로 그 여인을 공감해 주는 모습이 보기가 좋군요. 겉으로는 정의로운 척하지만, 사실 여인을 가장 천하게 여기는 자들이 있소."

순간 멈칫하던 송석석은 문득 이방을 떠올렸다.

이방은 송석석앞에서 자신이 여인들의 모범상이라 칭하며 여인들을 위해 소리를 높여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마음속 깊이 여인을 경멸하고 있었다.

그때 보주가 다가와 보고했다.

"석소 사매가 오셨습니다."

"어서, 화청으로 모셔라."

송석석은 심각한 표정으로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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