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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작가: 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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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늘 태비 곁을 지켰던 정심도 동행하려 했다. 하지만 송석석이 그녀를 불러 세우며 말했다.

“내 방에 사람이 부족하니, 너는 가지말고 내 시중을 들 거라.”

발걸음을 멈춘 정심의 눈동자에 잠깐 당혹스러운 기색이 스쳤다.

‘왕비께서 무언가 알아챈 것일까?’

하지만 이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예!”

정심의 생각과 달리 송석석의 얼굴은 환한 미소로 가득차 있었다.

“어머님께서 네 머리 빗는 솜씨가 뛰어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더구나. 이제부터 내 머리를 너에게 맡기겠다.”

미소를 머금은 송석석의 얼굴을 마주한 정심이 놀라 물었다.

“보주가 항상 왕비님의 머리를 빗겨드리는 것을 보았는데 제가 혹 보주의 일을 낚아챈 기분이라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보주에게는 다른 일을 맡길 것이다. 그러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정심은 그제서야 안심하며 제안을 승낙했다.

“알겠습니다. 태비께서 허락하신다면, 저는 매화원에서 왕비님을 모시겠습니다.”

그녀는 살짝 북명왕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그는 별다른 반응 없이 담담한 표정이었다.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한편,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승은백부는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혜태비가 오자 승은백 부부와 다른 방의 노부인들이 모두 나와 혜태비를 맞이했다.

혜태비는 온화한 말투였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 나는 그저 조카인 영안 군주를 보러 온 것이다.”

그녀의 등장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은 모두 일그러져 있었다.

그들은 사실 오늘 회왕 부부가 문책이라도 하러 올까 두려워 하루 종일 걱정에 휩싸여 있었다. 그러나 밤이 되어서도 회왕부에서는 아무도 오지 않았기에 그제야 안심을 하고 있었는데 막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에 혜태비가 찾아온 것이다.

이루 말로 표현을 할 수 없는 당혹감이었다.

혜태비는 잘 구슬리면 금방 넘어오지만, 그렇다고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상황에 따라 잘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승은백 부인은 잘 알고 있었다.

자리에 앉은 혜태비가 잠시 후 입을 열었다.

“돌아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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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주에는 영락루라는 곳이 있었는데 기세가 웅장하고 규모가 컸다. 영락루에 소비하러 가는 사람들은 부자가 아니면 귀족이었다. 하지만 영락루의 왼쪽 모퉁이에는 난잡하고 텅 빈 곳이 있었는데 장사꾼은 매일 그곳에서 장사를 했다. 밥을 파는 사람, 떡을 파는 사람, 완탕을 파는 사람 등이 있었는데 이곳은 품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하여 음식을 구하러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민들과 부두의 노동자들이었다. 장사하는 자리 밖에는 몇 개의 낮은 탁자와 걸상이 놓여 있었는데 손님들은 거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곳은 시끌벅적했고, 어떤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다 있었지만 유독 국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만 없었다. 왜냐하면 백성들에겐 너무 먼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그중 완탕을 파는 노점 앞에 두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그들의 옷차림도 수수하고 평범했다. 한 사람은 회색 솜저고리를 입고 흰 모자를 쓰고 있었고 나이는 대략 30살 좌우로 보였다. 다른 한 명은 대략 40살 좌우로 보였는데 청색의 옷을 입고 있었다. 다만 아무리 봄이라고 해도 아직 날씨가 쌀쌀한데 옷차림이 다소 얇아 보였다. 하지만 완탕 한 그릇을 먹고 나니 그의 이마에는 작은 땀방울이 맺혔다. 다 먹은 후에 그릇을 내려놓고 회색 저고리를 입은 남자가 말했다. “그럼 그냥 놔준단 말입니까?” 그러자 청색 옷을 입은 남자가 입가를 닦으며 말했다. “그들이 준비를 단단히 하고 왔으니 그만둘 수밖에 없지.” 그러자 회색 옷을 입은 남자가 말했다. “거 참 아쉽군요.” 청색 옷을 입은 남자는 그릇에 남은 국물을 바라보며 말했다. “연왕에게도 초조한 맛을 보게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움직이지를 않으니 날이 갈수록 남의 자리가 안정되어 승산만 줄어드는 것 아니냐?” “나는 진성에서 왜 연왕을 돌려보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회색 옷을 입은 남자는 진성에서 연왕이 역모하려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연왕을 풀어준 건 호랑이를 풀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67화

    마을은 이미 그들의 사람들로 가득 차 뜨거운 물이며 옷이며 없는 게 없었다. 다만 옷들이 상대적으로 짧아 무소위는 다른 사람을 시켜 그의 몸에 맞는 옷으로 한 벌 구해오라고 했다. 사여묵은 욕조에 몸을 담그고 송석석은 그의 몸에 묻은 흙을 닦아준 후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씻어주었다. 사청엽은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 머리를 감는 비누도 좋아서 잠깐 문질렀더니 머리카락이 금세 부드러워졌다. 다만 사여묵의 머리카락이 너무 더러워 물을 세 번이나 갈아서야 깨끗해졌다. 그리고 송석석은 천천히 그의 수염을 깎아주어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주었다. 사여묵은 홀쭉해진 송석석의 얼굴을 보고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이 아팠다. 아마 그동안 잠도 못 자고 매일 걱정을 해서 그런 것 같았다. 사여묵은 이럴 줄 알았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편지를 한 통 보냈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아직 옷을 사 오지 않아 일단 사청엽의 옷을 입어야 했는데 좀 짧긴 했지만 큰 영향은 없었다.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았다. 사여묵은 쉰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당신이 올 줄 몰랐소. 심 사형이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이렇게 많은 사람을 동원한 것 같소.” “당신에게서 편지가 오지 않아서 내가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모릅니다.” 송석석은 그의 품에 안겨 두 손으로 그의 허리를 꼭 감쌌는데 몸이 밀착되어 전해오는 진실함이 오랫동안 그녀를 괴롭혔던 근심과 초조함을 씻어 주는 것 같았다. “사고가 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겠소.” 그의 뜨거운 입술은 송석석의 이마에 닿았고 그녀를 안고 있던 팔엔 힘이 더 들어갔다. “그러니 내 걱정은 하지 마오.” 방금 송석석이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흘려 그는 슬프면서도 감동적이었다. 그녀는 평시에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래서 사여묵도 그녀가 부담스럽지 않게 항상 자신의 감정을 참아왔던 것이었다.그는 송석석의 마음속에 자신이 있지만 그다지 중요하진 않다고 생각했다.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주 중요한 것도 아니었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66화

    사여묵과 장대성은 식량을 배달하는 행렬을 따라 나갔다. 현지 사람들은 얼굴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갑자기 낯선 사람이 두 명이나 등장하자 그들은 다소 이상하게 여겼지만, 특별히 묻지는 않았다. 그저 새로 온 사람이라 계속 뒤에서 따라온다고 생각했다. 훈련이 잘 된 대석촌의 사람들과 비하면 사청엽 쪽은 정말 엉망진창이었다. 무소위와 송석석은 원래 왔던 길로 되돌아가 거리가 점점 멀어졌다. 사여묵은 앞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들이 송석석과 사부님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단지 식량을 훔치지 못하도록 감독하고 인솔하는 사람들인 줄 알았다. 왜냐하면 아무리 봐도 임시로 고용된 노동자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송석석은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보았지만 사여묵을 보지 못했다. 사람이 너무 많은 데다 거리가 너무 멀어 머리만 보였다. 그녀가 계속 고개를 돌린 이유는 방금 장대성의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때 시만자가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걱정 마, 아까 혼란을 틈타 두 사람이 우리 대오로 잠입했어.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왕야님과 장대성일 거야.” 잠시 후, 시만자는 무소위를 한 번 바라본 뒤 말했다. “게다가 네 사숙이 얼마나 담담하게 걸어가는지 봐라. 만약 왕야님이 이 안에 들어온 것을 확실하게 아는 것이 아니라면 누구보다 조급해할 것인데 말이야.” 송석석은 마음속으로 생각해 보더니 시만자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사숙님은 확실히 그녀만큼 급하지 않은 것 같았다. 사숙은 귀가 밝아 송석석이 말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훨씬 편해졌다.왠지 돌아가는 길이 훨씬 가까워진 것 같았다. 그들은 금방 밀도로 연결되었고 식량이 쌓여 있는 밀실에 도착했다. 무소위와 송석석은 먼저 나갔고 심청화와 사청엽을 밀실에 남겨두었는데 사청엽은 뒤에 비수가 있어 다리가 나른했지만 어쩔 수 없이 서 있었다. 심청화는 모든 사람들이 두 번째로 나르려고 할 때 명령을 내렸다. “진국장군의 명령이다. 오늘은 그만 나르거라.” 모두들 의아해하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65화

    그들은 걸으면서 사방을 끊임없이 살펴보며 다른 곳과 연결된 밀실이 있는지 확인했다.그때 갑자기, 앞쪽에서 채찍이 휘둘리는 소리와 함께 고통스러운 신음소리가 들렸다.그 후, 수령이 분노하며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규율을 잊었냐? 두리번대지 말고 앞으로만 가라!"채찍에 맞은 사람은 수령 앞에서 횃불을 들고 있던 사람이었고, 그의 등에 선명한 혈흔이 비쳤다. 그만큼 채찍을 세게 휘두른 것이었다.채찍에 맞은 사람은 아프다고 소리치지도 않고 바로 시선을 고정시킨 채 손에 든 횃불을 더 높이 들으며 침착하게 걸어갔다.사여묵과 장대성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군기가 꽤나 엄격하군.’반대쪽에서는 송석석 일행이 이미 사청엽을 끌고 밀실로 들어가 앞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과 멀지 않은 앞에는 식량을 운반하는 수십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있었다. 이 밀실은 수레를 밀 수 없기에, 한 사람이 큰 자루 하나씩 어깨에 메고 힘겹게 걸어야 했다.식량이 많았기 때문에 그들은 아마 오늘 밤 여러 차례 왔다 갔다 해야 했다. 아니면 며칠 동안 계속해서 운반해야 할 수도 있었다.점점 더 깊숙이 들어가면서 밀실에 여러 갈래의 길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 모든 길은 문이 잠겨 있었고, 문을 열어보아야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었다.무소위와 송석석은 이를 조용히 눈여겨보았다. 이 문들이 지도에 표시된 밀실의 위치와 일치하는지 확인했다. 일치한다면 지도에 그려진 내용이 모두 사실임을 증명하며, 이후 탐색이 훨씬 용이해질 것이었다.중간에 건장한 남자들이 잠시 멈춰서 휴식을 취했지만, 얼마 쉬지 않고 곧바로 다시 일어나 식량을 운반하기 시작했다.그 무거운 식량 자루가 그들의 허리를 펼 수 없게 만들었지만 그들 모두 큰 자루를 메는 일에 익숙한 사람들이었기에 여전히 빠르게 걸어갔다. 그렇게 약 한 시진 정도 걸어갔을 때, 앞쪽에서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 누군가 횃불을 들고 와서 맞이하는 것 같았다.송석석 일행은 앞서 가는 식량을 운반하는 사람들과 일정 거리를 두고 있었고,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64화

    사여묵은 오늘 밤 저녁 식사가 개선된 것을 느꼈다. 장대성이 작은 물고기 몇 마리를 잡아 구웠지만 겉과 속을 전부 태워버렸다. 먹고 나면 입안이 비린내와 탄내로 가득했다.개선되었다고 말한 이유는 적어도 먹고 나서 기름지지 않고 단순히 역겨운 맛만 남았기 때문이다.오늘 밤, 동굴 안에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이 명확히 보였다. 검은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린 사람들이 계속해서 산으로 올라왔다. 모습을 보니 이제 움직일 때가 된 것 같았다.사여묵은 구운 물고기를 먹고 나서 나무 위로 뛰어올라 아래를 주시했다.장대성은 이미 동굴 근처로 기어갔다. 그곳은 그들이 오랫동안 관찰해온 곳으로, 사람들이 대소변을 보는 곳이었다.냄새가 구역질이 날만큼 역겨웠긴 했지만 이곳은 가장 좋은 공격 지점이었다. 그들은 종종 두세 명씩 오면 기습적으로 공격해 옷을 바꿔 입곤 했다.거의 반 시진 동안 기어가던 중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두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용변을 보러 왔고, 장대성은 즉시 그들에게 다가가 단 몇 초 만에 그들을 제압했다.그는 그들을 한 명씩 어깨에 메고 빠르게 산 위로 향해 돌아왔다. 사여묵은 나무에서 뛰어내려 두 사람의 옷을 벗기고 그 옷으로 갈아 입은 후, 그들의 혈점을 풀어주었다. 그들이 소리를 지르기도 전에 목을 조르고 몇 대를 때리자 두 사람은 힘없이 쓰러졌다.사여묵은 그들의 검은 옷을 입었는데, 꽤나 따뜻했고 그 사람의 몸집이 꽤 컸기에 외투로 입으니 딱 맞았다.장대성은 칼을 그들의 앞에서 흔들었다. 겁에 질린 두 사람은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그들은 식량을 운반하러 가는 일이었으며, 안으로 들어가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식량은 석달에 한 번씩 운반되었는데, 마을에서 경작한 양이 부족해 외부에서 운반해 와야 한다고 덧붙였다.왜 검은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리냐고 묻자, 그들은 식량을 가져오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얼굴을 보면 안 되기 때문에 상위에서 지시한 대로 신비감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들이 누구의 병사인지 물었을 때,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63화

    그 날, 사청엽은 직접 사람들을 이끌고 농장에 왔다. 그가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간장, 식초, 소금, 설탕 등의 물자를 실은 마차가 도착했다.이것들은 새로 추가된 것들이었고, 식량은 이미 이전에 농장으로 보내졌다.이 곳의 경비는 그다지 삼엄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무종은 낮에도 조용히 지붕 위에 올라 농장 안의 동향을 파악하고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잠시 후 청엽이 명령을 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늘 밤부터 작업을 시작하라."농장쪽 뿐만아니라 다른 출구에서도 사람들의 활동이 잦아졌다.무소위는 처음엔 밖에서 감시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이 나누어 활동하기로 하자 차라리 지하도로도 진입하여 상황을 조사하고, 지도에 표시된 대로인지 확인해보는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가장 좋은 방법은 이 노주에 정말 오천 병력만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고, 만약 그렇다면 그에게는 대담한 계획이 있었다. 매산에서는 또다른 무리들이 오고 있는 중이었다. 이들은 며칠 내로 다양한 신분으로 노주에 들어올 것이었다.사여묵은 그의 유일한 직계 제자였기에 이번에는 그도 약간 당황한 상태였다. 만약 사여묵에게 뭔가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내심 걱정을 많이 했다.그래서 그는 사형을 시켜 매산의 여러 문파에 편지를 보내도록 지시했다. 노주에 인원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이 담긴 편지였다.그가 당황한 주된 이유는 사여묵이 일을 매우 잘 처리하는 사람이었기에, 실종된 후 그렇게 오랫동안 소식이 없다는 것이 비정상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제야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노주로 출발하기 전, 그는 노주의 모든 자료를 뒤져보는 와중에 사여묵이 지하도를 감시하며 노주의 군권 소유와 사병의 인원을 확인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그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여 정말 많은 사람을 데리고 왔다. 만약 제자가 노주에서 죽었다면, 최소한 시체를 찾아 복수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노주에 도착한 후, 그는 심청화를 통해 사여묵이 완전한 매화 표식을 남겼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62화

    송석석은 놀란 나머지 눈을 크게 뜨고 사숙을 바라보았다. 사숙이 처음으로 멋있어 보였다.한 장의 지도 위에 머리들이 하나 둘씩 모였다. 지도 위에 표시된 지하도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지만 입구는 단 네 개뿐이었다.동쪽에 두 개, 서쪽에 한 개, 남쪽에 한 개의 지하도 입구가 있었다. 그러나 대석촌 마을 입구 북쪽에는 하나도 없었다.즉, 유일한 길은 지하도 입구가 없는 길이라는 것이다.그렇다고 네 개의 입구만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산 속에는 많은 입구가 있다. 그러나 산에서 지하도로 들어가면 결국 네 개의 출구를 통해서만 나갈 수 있었다. 그들이 산 속 어디서 들어가든, 결국 이 네 개의 출구에서 나가게 되는 것이었다. 그들이 다 보기도 전에 무소위가 두 번째 지도를 펼쳤다. 손으로 지도를 밀며 손가락으로 그가 표시한 기호들을 하나씩 찍었다.이 마을들에는 모두 입구가 있으며 총 13개의 마을이 있다. 빨리 보고, 머릿속에 잘 기억해두어라. 이제 각 대열로 나뉘어 네 개의 출구로 흩어져 그들을 지원하러 가야하니. 나머지 마을은 따로 사람을 보내서 조사할 것이다.”그러자 송석석은 몸의 피로가 싹 가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무소위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아부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사숙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오시자마자 막힌 상황을 깨주셨어요. 대열이 나뉘면 저는 사숙과 함께 가겠습니다.”무소위는 그녀를 보고 한 번 쳐다보며 말했다.“나는 안 간다.”“데리러 가는 것도 내가 가야 하겠냐? 이 사람들을 모조리 데리고 왔으면 됐지.”송석석은 웃으며 말했다.“예, 사숙님. 안 가셔도 됩니다. 그런데 진짜 그 둘이 지하도를 탐색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확신하십니까? 위험에 처했을까 걱정되지는 않으십니까?”무소위가 그녀에게 물었다.“너희들이 며칠 동안 산을 돌아다녔을 때 혹시 훼손된 매화꽃을 본 적 있느냐?”산에 들어갔다 온 이들은 모두 고개를 저었다. 그들이 발견한 매화꽃은 두 송이뿐이었고, 모두 온전한 상태였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61화

    그는 아마도 며칠 내로 사람들이 식량을 운반해 올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들은 두 명뿐이었기에, 밤이 되면 몰래 그들 틈에 섞여 나갈 수 있을 터였다. 사람 수가 많으면 오히려 더 번거로울 것이었다.그때 출구를 찾고 한두 명을 잡아 심문한다면 대개는 상황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불지 않는다면 말을 할 때까지 고문을 해서라도 알아내면 됐다.“조금만 더 참자. 최대한 삼 일이면 끝날 테니.” 사여묵이 말했다.“찐빵이 너무 먹고 싶습니다.” 이미 배불리 먹은 장대성이 꺼억 트림을 하면서도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밀가루 음식을 못 먹으면 사람은 죽는다고 하던데, 매일 이렇게 고기만 구워 먹으니 기름져서 느끼합니다.""풀 하나 뜯어서 입에 넣고 씹으면서 입맛을 달래라." 사여묵이 손을 뻗어 풀 한 줌을 꺾어 주었다. 이 풀은 먹을 수 있는 것이었고, 이 시기가 가장 부드러울 때였다. “자, 빨리 먹게.”“써서 못 먹겠습니다.” 장대성은 고개를 좌우로 세차게 흔들며 사여묵의 호의를 거절했다.그가 먹지 않자, 사여묵이 대신 먹었다. 이 풀은 뿌리도 먹을 수 있었다. 부드러운 잎에서는 약간 쓴맛이 났지만 입맛을 달래는 데는 꽤 좋았다. 심지어 맛있게 느껴지기도 했다.“심선생께서 왕비께 우리가 실종되었다고 편지를 보냈을까요?” 장대성이 물었다.“아마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곳곳에 표식을 남겼으니 대사형이라면 알아볼 수 있을 것이야.” 사여묵은 칼로 작은 구멍을 파고, 먹고 남은 뼈를 뱉어 땅에 묻었다.왕비를 언급하자마자, 사여묵에게 송석석을 향한 그리움이 다시 물밀듯 밀려왔다. “일이 끝나면 우리는 지체하지 않고 바로 진성으로 돌아간다." “당연합니다!” 장대성이 말했다.사여묵은 나무에 기대 생각에 잠겼다. ‘석석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그는 송석석이 노주에 있고 심지어 이 산에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산에서의 거리로 보면 그리 가까운 거리도 아니긴 했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60화

    시만자는 송석석이 이전보다 확실히 살이 많이 빠진 듯한 것 같다고 느꼈다. 먹지도 못하고 잠도 못 자는 그녀가 안타까워, 꼭 안으며 그녀의 머리를 자신의 어깨에 대고 말했다. “내 어깨를 빌려줄게. 울면 조금은 나아질거야.”송석석은 갑자기 손을 뻗어 그녀를 밀쳐내더니 급히 일어나 작은 개울을 뛰어넘어 몇 걸음 더 달려가 나무 한 그루 앞에 멈췄다.나무 줄기에는 뚜렷하게 매화꽃이 새겨져 있었다.그녀는 그 완전한 매화꽃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 아무리 완전한 꽃 형태라 하더라도, 나무 줄기와 매화 표식의 상태를 보아하니 이 표식은 확실히 대사형과 몽동이가 발견한 것보다 더 오래된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발견하긴 했지만, 발견하지 못한 것과 같았다.그녀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 “만자, 너희는 먼저 산을 내려가. 나는 이 산을 조금 더 돌아볼게. 이렇게 흔적을 남겼으니 아마 더 있을 거야.”시만자가 놀라며 송석석의 머리를 한 대 탁 치며 말했다. “무슨 말이야? 우리는 함께 가고 함께 남는 거야. 가고 싶으면 같이 가고, 머물고 싶으면 같이 머물어."“그치만 식량이 부족하잖아.” 송석석이 말했다.“그럼 물고기를 잡고 열매를 따면 되지.” 그러자 시만자가 그녀의 걱정을 덜어내기 위해 말했다. “시경님과 장대성도 그렇게 살아남았을 거야.”송석석이 가장 걱정하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사여묵과 장대성이 이 산에 너무 오래 머물렀기 때문에 가지고 올라온 식량이 다 떨어졌을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산에는 열매도 별로 없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토끼나 산닭을 잡는 수밖에 없었다.이 길에서 송석석은 그런 생물들을 꽤 많이 봤고, 서쪽 산 중턱에, 수염이 덥수룩한 두 명의 남자가 작은 동굴에 앉아 갓 구운 야생 토끼를 잡아먹고 있었다.이 두사람의 옷은 이미 더러워졌고, 온 몸엔 기름기가 가득했으며, 머리는 매우 헝클어져 있었다.다행히 얼굴은 마침 오늘 근처에서 발견한 작은 샘에서 씻을 수 있었기에 덜 지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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