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의 모든 챕터: 챕터 191 - 챕터 200

571 챕터

제191화

양 마마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조금은 아쉬운 듯한 눈치였다.“그림이 마치 살아있는 것 같네요. 매화꽃은 딱 눈앞에서 피어난 듯 하고 가지는 힘 있게 뻗어 나가고 푸른 잎사귀는 갓 피어난 듯 한데 이걸 버린다고 하기엔 제 눈엔 완벽하기만 합니다. 이걸 장공주한테 바치는 건 아깝습니다.”“괜찮네. 오라버니가 매화를 그리기 좋아하셔서 지금까지 그린 매화 그림만 해도 서재에 차고 넘쳐날 지경이야. 참, 이제 황제전하한테도 한 폭 올려야겠구나.”황제전하는 오라버니를 경배하다 못해 오라버니의 묵보도 소장하고 계시지만 매화도는 아직 없다. 오라버니의 매화도는 천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우나 송석석은 차고 넘칠 정도로 많이 갖고 있으니 안성맞춤이었다.송석석은 오라버니의 묵보를 올려바치는 것이 곧 북명왕이랑 친분을 쌓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번 황제전하가 자안궁에서 물었던 일들이 왠지 모르게 자꾸 마음에 걸렸고 그래서 오라버니의 그림으로 먼저 손을 뻗어 왕야님과의 선의를 전하고 싶었다.양 마마는 하인 몇 명 데리고 창고에서 한참을 뒤적거리더니 그래도 이 그림이 제일 괜찮다고 했다.금은보화를 올리면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장공주가는 나름 고상한 물건들에 관심이 많은 듯하지만 진정으로 예술을 감상할 줄 아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어라, 이게 뭐지?”명주가 상자밑에서 한 뭉테기의 손수건을 찾아냈다. 그녀는 그 중 하나를 펼쳐보더니 가만히 웃음을 흘렸다.“하하하, 이렇게 못나게 수를 놓았는데 왜 여기에 보관되어 있는 거지?”양 마마는 조급히 명주 손에 쥐어져 있는 손수건을 빼앗아 오더니 다시 상자에 넣고는 눈치를 주었다.“다시는 꺼내지 마.”하지만 이미 낌새를 차린 송석석은 손수건을 꺼내 보았다. 역시나 자수가 엉망진창이었다.청죽도를 수놓았지만, 참대나무가 어찌나 꼬불꼬불한지 마치 벌레와 같았다.다른 하나를 보니 연꽃인 듯했다. 꽃잎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대충 보아낼 수는 있다지만 그건 그냥 잎이 갈라진 꽃이라고 여기고 싶은 송석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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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그녀는 이를 악물더니 양 마마한테 말했다.“오늘 밤부터 다시 자수를 가르쳐줘. 이번에야말로 완벽한 손수건을 수놓을 것이야.”어릴 적에 범한 잘못이라면 지금이라도 수습해야 했다. 자신의 완벽하지 못한 점은 견딜 수 있다지만 이런 쓰레기 같은 걸 선물이라고 다른 사람한테 준 건 참을 수 없었다. 다만 송석석은 그저 이해가 가지 않았다.‘어머니가 손수건을 숨긴 건 이해가 되지만 북명왕은 왜 손수건을 숨길 뿐만 아니라 수시로 갖고 다니는 거지?’뭔가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송석석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혹 북명왕께서 못난 물건을 모으시는 게 취미인 건가?’두 마마는 창고를 정리하기 시작했고, 진복이 육 선생이 장부를 정리했으니 한 번 보라고 송석석에게 건넸다.“그래, 서재에 놔둬. 저녁에 보도록 하지.”진복은 고개를 끄덕였다.“전장 점포쪽에 장부도 정리해 왔습니다. 육 선생이 총액수를 계산했고 세분한 액수도 적어 놨습니다. 제가 얼핏 보았는데 엄청 꼼꼼히 하셨더라고요. 역시 나으리께서 고른 사람은 믿을 만합니다.”장부를 관리하는 사람은 송세안이 소개해온 사람이다. 장사를 잘 하기로 소문난 송씨 가문이 소개해 준 사람은 꽤 쓸만할 것이다.보주는 명주를 데리고 송석석의 옷을 맞추러 갔다. 내일 출석할 사람이 많으니 송석석은 무조건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제일 빛나야 했다.마침, 송석석이 내일 장공주의 연회에 참가여부를 물으러 왕부의 육 총관이 왔다. 이를 본 송석석이 직접 말을 전했다.“왕야께 전해주시오. 내일 참석할 거라고요.”육 총관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송석석은 사여묵이 굳이 사람을 보내 집까지 찾아와 묻는 의도를 알고 있다.“왕야께 전해주시오. 왕야께서 가고 싶지 않으시다면 가지 않으셔도 된다고요. 저 혼자서도 처리할 수 있습니다.”육 총관은 웃으며 답했다.“아씨께서 오해하셨습니다. 왕야께서 저더러 댁까지 와서 여쭤보라고 하신 이유는 그저 아씨께서 참석하신다면 어떤 선물을 장공주께 드릴 건지 궁금하셔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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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보주는 한번 보더니 대답했다.“월백색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연한 하늘색이 아씨 피부색과도 잘 어울립니다. 장신구는요? 붉은 산호로 할까요?”“붉은색은 과하니 무난한 거로 하면 돼. 너무 차려입을 필요 없어.”송석석은 직접 옥 비녀를 골라 월백색의 끈까지 단장했다.“너무 소박한 것 같습니다.”보주가 말했다.“소박한지 아닌지는 입어 보아야 알지.”송석석은 옷을 들고 병풍 뒤로 들어가더니 갈아입고 나왔다. 머리를 말아올려 비단 끈으로 묶은 뒤 흰 비녀를 꽂았다.그녀는 한 바퀴 돌아보며 물었다.“어떠하냐?”하녀들은 송석석을 보고 놀라 입을 떡 벌렸다. 아직 화장도 하지 않았는데 선녀처럼 예뻤다. 특히 머리에 묶은 비단 끈은 월백색 치마에 화룡점정이 되었다.보주는 명주한테 다급히 타일렀다.“입술연지, 귀고리, 향낭, 옥패, 어서 뭐든 줘봐.”“응!”하녀들은 조급히 여러 물건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보주는 송석석을 거울 앞에 앉혀 입술연지를 발라주고 눈썹을 다듬어준 후, 허리춤에 노리개를 달아줬다. 거기에 얇은 비단옷을 더하니 더욱더 선녀 같았다.보주는 머리를 굴리더니 소매를 조금 거두어 주었다. 그러니 더 청순하고 몸이 가벼워 보였다.붉은 입술연지는 흰 피부를 더욱더 백옥같이 보이게 하였고 아무런 분을 바르지 않은 두 뺨에는 붉은 기가 조금 맴도는 것이 단신의의 기혈을 조리하는 약이 역시 효과가 있는 듯했다.보주는 어깨가 으쓱해선 아가씨를 바라보고 있었다. 최고의 소재로 만든 옷들은 역시 달랐다. 심지어 치맛자락도 비단으로 만들어 움직일 때마다 흐르는 시냇물을 방불케 했고 머리를 묶은 비단끈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송석석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았다.‘고운건가?’매산에 있을 적부터 송석석을 아름답다고 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다들 원숭이를 닮았다고 할 뿐이었다.혼례준비를 하면서 어머니가 가꾸어주시고 집에서 휴식을 취한 덕분에 피부가 매끄러워졌다. 그제서야 송석석을 만나는 사람들은 저마다 아름답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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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이튿날, 장 공주의 생신 연회.이른 아침부터 문 앞에는 마차가 가득 서 있었고, 붉은 천을 길게 골목 어귀까지 뻗어 놓았다. 공주부 밖에서 300척 떨어진 곳에 있는 공터에 천막을 쳐서 서른개의 식사 자리를 대접해 백성들도 사람만 모이면 먹을 수 있었다.장 공주는 매해 생일 연회 때마다 이렇게 진행하였다. 겉보기에는 백성들과 함께 즐기려는 것이지만 사실 겉치레만 하여 자상하다는 명성을 얻으려는 것이다.식사 자리뿐만 아니라 그녀는 소밥까지 준비하여 특별히 승려만 접대했다. 장 공주가 부처님을 믿는 것은 모두가 아는 일이다. 그녀는 매해 사찰과 도관에 많은 은을 기부했다.나쁜 짓을 많이 하는 사람은 늘 부처님의 가호를 찾는 것을 좋아한다.장 공주가 오늘 청한 손님은 아주 많았다. 그녀는 심지어 전 장군부도 청하였다.전북망과 이방은 오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와 큰형, 그리고 큰 아주머니가 국공부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 줄곧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방은 당연히 오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명성을 망쳤을 뿐 아니라 반쪽 얼굴도 훼손되어 다른 사람의 비웃음을 당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노부인과 큰며느리 민 씨, 셋째 아들 전북삼, 그리고 딸 전소환은 참석하였다.장 공주가 초대를 한 이상 오지 않으면 미움을 살 것이다. 다행히 전북망에게는 황실에서 하사한 황금이 있어 조금 좋은 선물을 살 수 있었다.물론 그녀도 사심을 가지고 왔다. 아직 혼약이 없는 아들과 딸을 데리고 와서, 자리에 있는 부인의 눈에 들어 혼사를 결정지으려 헀다.장 공주의 생일 연회에 올 수 있는 손님은 있는 집안이지 않으면 귀한 집안이기 때문이다.그래서 노부인은 이방으로 인해 장군부가 비난받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며느리와 자식들을 데리고 참석했다.권세가 있는 귀부인들 앞에서 노부인은 얼마나 비루해 보이는지 모른다.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온 손님들을 보면서 그녀는 과거 장군부의 화려한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 그녀는 갓 장군부로 시집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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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노부인은 그녀가 송석석을 말하는 것을 듣고 잠시 당황하였다. 그녀는 장 공주와 송부인의 옛일을 모른다. 그저 송석석이 공을 세워 황실의 중시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지금 송석석을 효도한다고 칭찬하는 것은 송석석을 대신해서 한 소리 하려는 건가?하지만 장 공주의 온화한 눈빛을 보니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았다.한창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옆에 앉은 제 부인이 말했다."공주 전하, 효도도 모두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서방과 화리한 후 노부인의 안부를 묻지도 않는데 어떻게 효성스럽단 말입니까? 겉치레야 누구나 다 할 수 있지요. 노부인께서 국공부 앞에서 소란까지 피우셨는데, 정말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면 어찌 체면까지 버리셨겠습니까?"제 부인은 황후 친정 오라버니의 부인이다. 제 대인은 3품 관직으로 조정의 기둥 같은 신하이다.제 부인이 입을 열자 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맞습니다. 군공을 세웠다고 사람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배은망덕한 사람은 누구나 다 싫어할 것입니다.""노부인, 며느리의 친정이 멸문될 때 세심하게 그녀를 돌보았다 들었습니다. 심지어 곁에서 주무시면서 어리석은 짓을 할까봐 보살펴 주며 그토록 며느리를 아끼셨는데, 애석하게도 정분을 생각하지 않았지요."노부인은 이 말을 듣고 잠시 넋을 잃었다가 곧 알아차렸다.이 부인들은 장 공주를 반박한 듯 보였지만 장 공주는 화를 내긴커녕 오히려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다.부인들이 장 공주가 하고 싶은 말을 한 것이 틀림없다.그녀는 장 공주와 송석석 사이에 원한이 있고 이 연회에 송석석이 오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장 공주는 전북망의 공로를 생각하여 그들을 청한 것이 아니라 송석석의 체면을 깎을 수 있기 때문이다.장 공주도 그녀처럼 송석석을 증오하는 것을 깨닫고 그녀는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난 듯 흥분을 금치 못했다.그녀는 연극에 소질이 많다.그녀는 긴 한숨을 내쉬며 눈물을 글썽거렸다."장 공주님께 결례를 범했습니다. 진심이 반드시 진심을 얻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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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그러나 그녀를 초대했지만 오지 않으면 또 무슨 모함을 할지 몰라 결국 꾹 참고 따라왔다.그들이 송석석을 의논하는 것을 듣고 혜태비는 더욱 화가 나 피를 토할 뻔했다.다행히도 송석석이 곧 사여묵에게 시집갈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만약 알고 있다면 장 공주가 앞장서서 모함을 할 것이고 그녀는 더욱 체면이 서지 않을 것이다.그녀가 옆에 앉아, 장 공주는 일부러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녀도 말을 걸 생각이 없었다. 장 공주의 딸 가의 군주가 혜태비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어머, 혜태비도 오셨습니까? 어머니께 무슨 생신 선물을 주려 왔습니까?"가의 군주가 다른 사람에게 묻지 않고 하필 그녀에게 묻는 것으로 보아 나쁜 마음을 먹은 것이 틀림없다.연회에 오면 적대를 당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혜태비는 마지못해 말했다."장 공주가 부처를 믿는다는 말을 듣고 금불을 선물했으니, 마음에 들길 바랍니다."그녀는 고 씨 유모에게 선물을 장 공주 앞으로 보내라 명했다. 장 공주는 힐긋 보고 난 뒤 담담하게 말했다."이런 금불이 십여 개나 있지만 혜태비의 마음이니 그대로 받겠습니다."그녀의 오만한 태도에 혜태비는 화를 못 이길 뻔했다. 혜태비는 눈을 흘기며 생각했다.‘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지 않으면 될 것을.’그러나 그녀는 감히 말하지 못했다. 욕설을 퍼붓는 데에 있어 그녀는 장 공주의 상대가 아니다. 신분으로 비기면 선제가 승하한 후 총애를 받던 혜태비도 예전과 같지 않다.그녀의 가장 뛰어난 아들이 승리하여 조정으로 돌아온 것은 한동안 허풍을 떨어도 될 일이다. 그러나 밖에서 함부로 말할 순 없다. 그녀는 자신과 아들의 마음이 맞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이번에도 황제가 명을 내려 그녀에게 궁에서 떠나 사여묵과 함께 지내게 하지 않았다면, 사여묵은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아들의 불효는 그녀의 가장 큰 아픔이다. 이렇게 큰 공을 세우고 돌아와도 어마마마를 위해 지위를 요구한 적 없다. 그녀는 지금 여전히 태비이다. 비록 황후라는 언니가 있지만 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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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송석석은 만인의 주목을 받으며 들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많은 관리 부인이 이미 그녀를 방문하였다. 그녀는 단아한 차림새였지만 여전히 절세의 미모를 감추지 못했고 심지어 속세를 벗어난 선녀와도 같았다.옅은 붉은 색 연지는 피부에 윤기를 더했다. 하얀 피부는 옥처럼 윤기 있었고 눈썹은 부드러운 아치 같았다. 귓불에는 작은 녹색 장신구를 하고 있어 더욱 봄날의 꽃처럼 아름다웠다. 정성껏 치장하고 온 아가씨들은 단번에 빛을 잃었다.가의 군주는 오늘 한껏 꾸미고 왔다. 금실로 수놓은 치마와 작약을 수놓은 붉은색 저고리까지. 게다가 금실과 은실로 수놓은 붉은색 조끼까지 입었고 상투를 높이 틀어 화려하고 귀한 장신구들을 가득했다. 정녕 화려함과 사치의 극치였다.이렇게 정성껏 치장했지만 송석석의 우아함과 단아함 앞에서는 결국 빛을 잃었다.그녀는 줄곧 제멋대로인 성격이라 송석석의 절세 미모를 보고 싸늘하게 웃었다."오늘 어머니의 생신인데, 이렇게 수수하게 입고 오다니. 어머니의 생신을 축하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송석석이 그녀를 훑어보고 웃으며 답했다."제가 어떻게 꾸몄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필경 오늘은 장 공주 전하의 생일 연회이니, 군주처럼 화려하게 입고 온다면 색동옷을 입고 어머니를 기쁘게 하려는 군주의 효심을 헛되게 하지 않겠습니까?""아니..."가의 군주는 자기 옷을 힐긋 보았다. 분명 배색이 아주 뛰어나건만 색동옷을 입었다고 놀리다니,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지금 감히 나에게 과하다고 하는 것입니까?"송석석은 자세히 훑어보았다."오색 색동옷이야 과하면 어떻습니까? 효심만 있다면 되지요."그녀는 자리에 있는 부인들을 힐긋 보고 웃으며 물었다."다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몰래 웃고 있었다. 장 공주의 앞에서 가의 군주의 체면을 깎다니 송석석은 정말 담도 크다.송석서은 덕 귀태비와 제 귀태비 그리고 혜태비도 있는 것을 보았다. 시선을 스치는 순간, 혜태비의 눈빛이 갑자기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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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송석석은 그 말을 듣고 더욱 환하게 웃었다. 그녀는 둥근 부채를 살랑 흔들어 방안의 답답한 기운을 날려 보내려 했다."보아하니 가의 군주께서는 제가 사실을 말하는 것이 싫으신가 봅니다. 어찌 내가 사실을 말하니 입까지 찢으려 하고 욕설을 퍼붓는 것입니까? 오늘 장 공주 전하께서 단신의를 청했다 믿습니다. 외남은 모두 정원에 있을 텐데 단신의를 불러 한 마디 물어볼까요?"그녀는 노부인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을 이었다."노부인, 억울하다고 생각하시면 직접 단신의에게 물으십시오."노부인은 내키지 않는 듯 송석석을 바라보았다. 예전의 송석석은 그녀 앞에서 항상 얌전하고 효성스러우며 말을 잘 들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를 바라보는 송석석의 눈빛은 싸늘함이 가득했다.그녀는 이 모든 것을 송석석의 탓으로 돌렸다. 평처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어찌 부덕을 논한단 말인가?그러나 그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정말 단신의를 청해 온다면 앞으로 그녀에게 단설환을 팔지 않을 것이다.가의 군주도 어찌할 방법 없이 화를 내며 송석석을 바라보았다."장군부에서 버림받은 여인 주제에 어찌 이렇게 날뛰는 것입니까?"송석석의 목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그녀는 마침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패기 넘치게 말헀다."버림받은 부인이 아니라 먼저 화리를 요구해 전북망 장군을 떠났습니다. 뒤에서 어떻게 말하든 개의치 않지만 내 앞에서는 입을 잘 관리하기를 바랍니다. 진국공부에 혼자 남았다고 해도 쉽게 건드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자리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그중 많은 부인이 장 공주의 신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연회에 왔고 장 공주와 한패가 되고 싶지 않아 했다. 그녀들은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그녀들은 비록 장 공주의 진면모를 모르지만, 이런 연회에 많이 참석하다 보니 장 공주가 패를 만들고 자신에게 신복하지 않는 사람을 겨냥하는 것을 알고 있다.다만 장 공주는 늘 직접 나서지 않았다. 딸 가의 군부와 명부 몇 명이 나서서 상대를 입도 뻥끗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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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송석석의 목소리에는 직전의 위엄과 싸늘함이 사라졌고 부드럽기만 했다."신녀 장 공주 전하께서 만수무강해지시길 기원합니다."장 공주는 천천히 그녀의 얼굴에서 시선을 거두었다. 솟구치던 원한과 생각들도 천천히 억눌렀다."신경을 쓴 것이 보이네. 자, 선물을 거두게나."아랫사람이 앞으로 걸어가 족자를 건네받았다. 가의 군주가 차갑게 말했다."보아하니 서화를 선물한 듯한데, 어떤 대가의 손에서 나온 것입니까? 거리에서 닥치는 대로 산 것은 아니겠지요?"송석석은 담담하게 웃으며 답했다."거리에서 산 서화라 할 지라도 제 성의가 담겨있습니다. 저의 아버지와 오라버니께서 희생하셨을 때 장 공주께서 어머니에게 정절패방을 선물한 것도 장 공주의 성의 아닙니까?"이 일은 아무도 몰랐다. 그래서 그녀의 말을 듣자 자리에 있는 사람은 깜짝 놀라고야 말았다. 다들 표정이 달라졌지만 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다.다만 마음속으로 한기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너무 악독한 짓 아닌가? 송 대장군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귀한 사람인데 어찌 황실의 공주가 그런 저주의 물건을 보낸단 말인가?혜태비는 냉기를 한 모금 들이키고 바로 말을 내뱉었다."전승의 정절패방이라니? 얼마나 악독한 저주입니까? 집안 딸이 대대로 과부가 되라는 뜻입니까?"다른 사람은 그렇다 쳐도 혜태비는 송석석이 사여묵과 혼사를 치를 것을 알고 있다. 정절패방은 절개를 지키는 과부만 쓸 수 있는 것인데 그녀의 아들을 저주하는 것과 다름없다.그래서 혜태비는 장 공주가 두려웠지만 결국 참다못해 입을 열었다.장 공주는 차가운 시선으로 힐긋 보았다."혜태비, 아직 사실인지도 모르는데 왜 헛소리를 하십니까? 내가 송 부인에게 전승 정절패방을 선물한 것을 보았습니까?"혜태비는 멈칫하다 송석석을 바라보았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 걸까?장 공주는 다시 싸늘한 눈빛으로 송석석을 보며 엄숙한 말투로 말했다."나는 송가와 원한도 없는데 어찌 명부들 앞에서 나를 모함하는지 모르겠네. 전승의 정절패방을 받았으면 내놓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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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가의 군주는 앞다투어 빼앗았다."내가 열겠습니다. 감히 어머니를 저주하려 한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입니다!"족자가 천천히 펼쳐지자 사람들은 잇달아 목을 길게 빼고 보았다. 족자가 펼쳐진 후 드러난 것은 냉매도였다.5척이 되는 족자에는 매화 한 그루가 그려져 있다. 강건한 매화 가지, 활짝 피거나 막 피려고 하는 꽃봉오리들과 나뭇가지에 조용히 자라난 작은 꽃봉오리들까지.이 매화도는 마치 살아있는 것 같아 모두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마치 매화나무 한 그루가 눈앞에 있는 것 같았다. 매화 나뭇가지에 있는 벌레 구덩이조차도 똑똑히 볼 수 있었다.자리에 단청을 아는 아가씨가 가볍게 소리쳤다."이것은 심청화 선생의 냉매도입니까? 일찍이 운 좋게 선생이 그린 납매도를 본 적 있는데 이와 화공이 똑같습니다. 이 도장도 분명 심청화 선생의 것입니다."이 말이 나오자 자리의 사람들은 떠들썩해졌다. 심청화 선생의 냉매도라니? 천금을 주고도 얻기 힘든 것이다. 불경하게 말을 한 송석석이 이리도 귀한 선물을 보냈다니.장 공주는 평소 고상하고 우아하게 지내며 심청화의 그림을 본 적 있다. 그러나 그녀는 알아보지 못했다. 다만 이 매화나무가 그녀의 앞에서 자란 것처럼 느껴졌고 심지어 손을 뻗으면 매화의 꽃잎을 만질 수 있을 것 같았다.노부인은 심청화의 그림이라는 말을 듣고 울화가 치밀었다. 송석석은 참 돈도 많지, 이 그림은 적어도 천 냥 황금이어야 살 수 있을 것이다.그녀는 이방과 같은 계집애를 집안으로 들이려 재물신을 내쫓은 것이 후회되었다.이 그림을 그녀에게 준다면, 앞으로 2, 3년 동안 장군부는 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아닙니다. 이것은 심청화 선생의 그림이 아닙니다."덕 귀태비의 며느리 진왕비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저었다."화공은 매우 비슷하지만 한 폭의 모조품입니다."진왕비 제이월은 황후마마의 사촌 여동생으로 세가인 제 씨 가문 둘째 집안의 적출이다. 15살에 춘일연에서 반 시진 안에 한 폭의 그림과 한 수의 시를 지어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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