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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이튿날, 장 공주의 생신 연회.

이른 아침부터 문 앞에는 마차가 가득 서 있었고, 붉은 천을 길게 골목 어귀까지 뻗어 놓았다. 공주부 밖에서 300척 떨어진 곳에 있는 공터에 천막을 쳐서 서른개의 식사 자리를 대접해 백성들도 사람만 모이면 먹을 수 있었다.

장 공주는 매해 생일 연회 때마다 이렇게 진행하였다. 겉보기에는 백성들과 함께 즐기려는 것이지만 사실 겉치레만 하여 자상하다는 명성을 얻으려는 것이다.

식사 자리뿐만 아니라 그녀는 소밥까지 준비하여 특별히 승려만 접대했다. 장 공주가 부처님을 믿는 것은 모두가 아는 일이다. 그녀는 매해 사찰과 도관에 많은 은을 기부했다.

나쁜 짓을 많이 하는 사람은 늘 부처님의 가호를 찾는 것을 좋아한다.

장 공주가 오늘 청한 손님은 아주 많았다. 그녀는 심지어 전 장군부도 청하였다.

전북망과 이방은 오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와 큰형, 그리고 큰 아주머니가 국공부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 줄곧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방은 당연히 오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명성을 망쳤을 뿐 아니라 반쪽 얼굴도 훼손되어 다른 사람의 비웃음을 당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노부인과 큰며느리 민 씨, 셋째 아들 전북삼, 그리고 딸 전소환은 참석하였다.

장 공주가 초대를 한 이상 오지 않으면 미움을 살 것이다. 다행히 전북망에게는 황실에서 하사한 황금이 있어 조금 좋은 선물을 살 수 있었다.

물론 그녀도 사심을 가지고 왔다. 아직 혼약이 없는 아들과 딸을 데리고 와서, 자리에 있는 부인의 눈에 들어 혼사를 결정지으려 헀다.

장 공주의 생일 연회에 올 수 있는 손님은 있는 집안이지 않으면 귀한 집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부인은 이방으로 인해 장군부가 비난받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며느리와 자식들을 데리고 참석했다.

권세가 있는 귀부인들 앞에서 노부인은 얼마나 비루해 보이는지 모른다.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온 손님들을 보면서 그녀는 과거 장군부의 화려한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 그녀는 갓 장군부로 시집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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