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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송석석의 목소리에는 직전의 위엄과 싸늘함이 사라졌고 부드럽기만 했다.

"신녀 장 공주 전하께서 만수무강해지시길 기원합니다."

장 공주는 천천히 그녀의 얼굴에서 시선을 거두었다. 솟구치던 원한과 생각들도 천천히 억눌렀다.

"신경을 쓴 것이 보이네. 자, 선물을 거두게나."

아랫사람이 앞으로 걸어가 족자를 건네받았다. 가의 군주가 차갑게 말했다.

"보아하니 서화를 선물한 듯한데, 어떤 대가의 손에서 나온 것입니까? 거리에서 닥치는 대로 산 것은 아니겠지요?"

송석석은 담담하게 웃으며 답했다.

"거리에서 산 서화라 할 지라도 제 성의가 담겨있습니다. 저의 아버지와 오라버니께서 희생하셨을 때 장 공주께서 어머니에게 정절패방을 선물한 것도 장 공주의 성의 아닙니까?"

이 일은 아무도 몰랐다. 그래서 그녀의 말을 듣자 자리에 있는 사람은 깜짝 놀라고야 말았다. 다들 표정이 달라졌지만 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다.

다만 마음속으로 한기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너무 악독한 짓 아닌가? 송 대장군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귀한 사람인데 어찌 황실의 공주가 그런 저주의 물건을 보낸단 말인가?

혜태비는 냉기를 한 모금 들이키고 바로 말을 내뱉었다.

"전승의 정절패방이라니? 얼마나 악독한 저주입니까? 집안 딸이 대대로 과부가 되라는 뜻입니까?"

다른 사람은 그렇다 쳐도 혜태비는 송석석이 사여묵과 혼사를 치를 것을 알고 있다. 정절패방은 절개를 지키는 과부만 쓸 수 있는 것인데 그녀의 아들을 저주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래서 혜태비는 장 공주가 두려웠지만 결국 참다못해 입을 열었다.

장 공주는 차가운 시선으로 힐긋 보았다.

"혜태비, 아직 사실인지도 모르는데 왜 헛소리를 하십니까? 내가 송 부인에게 전승 정절패방을 선물한 것을 보았습니까?"

혜태비는 멈칫하다 송석석을 바라보았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 걸까?

장 공주는 다시 싸늘한 눈빛으로 송석석을 보며 엄숙한 말투로 말했다.

"나는 송가와 원한도 없는데 어찌 명부들 앞에서 나를 모함하는지 모르겠네. 전승의 정절패방을 받았으면 내놓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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