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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하지만 노부인의 바람과는 다르게, 장공주는 당장에서 사람을 시켜 단 신의를 불러들였다.

내원으로 불려 들어온 단 신의는 병풍 뒤에 서서 노쇠하지만 위엄 있는 목소리로 장공주에게 아뢰었다.

“노부인이 앓고 계신 질병은 심장 질환이고 각혈 증세 때문에 오랜 시간 고통받았습니다. 수많은 방법을 시도했지만 완치는 불가능했죠. 단설환으로 병증을 완화하는 게 최선이었습니다. 애초에 저는 송 낭자의 얼굴을 봐서 치료를 떠맡은 것이고 송 낭자는 장군부에 시집온 뒤로 매일 밤낮으로 노부인의 시중을 들었습니다. 매달 나가는 단설환 약값만 해도 어마어마했죠. 물론 그 돈이 누구 수중에서 나왔는지는 여러분들도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 그런데 노부인께서는 굉장히 치료에 비협조적이셨고 저에게 단약이 비싸다고 불평을 하시면서도 대체 어떤 약재가 들어가는지 일절 묻지 않으셨습니다. 솔직히 송 낭자의 부탁이 아니었으면 장군부에 걸음하기도 싫을 정도였죠.”

”사람은 양심이 있어야 한다지만 전 장군께서는 전장에서 승리하시고 돌아오자마자 어머니를 오랜 기간 보살핀 정실 부인을 내치고 폐하의 명을 등에 업고서는 장군부의 가족들과 연합하여 송 낭자를 쫓아냈죠. 저는 그 사람들이 싫었기에 더 이상 문진을 거부했지요. 약을 계속 팔아준 이유는 민씨가 눈 오는 날에 저의 약왕당 앞으로 찾아와 무릎 꿇고 제발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였기에 그 효심이 갸륵하여 약을 처방만 해준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없어서 못 파는 단설환을 그들에게 줄 이유가 없죠.”

“게다가 전 장군과 송 낭자의 혼사는 원래 송 낭자가 아까운 상황이었어요. 다행히 장군은 혼인한 뒤에 낭자의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으니 순결을 지킨 셈이지요. 그래서 나중에 다른 남자와 재혼한다고 해도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을 마친 단 신의는 장공주에게는 인사도 하지 않고 그대로 뒤돌아서 나가버렸다.

사람들의 관심은 순식간에 장공주에게서 전씨 노부인에게로 쏠렸다.

물론 그렇지 않다고 해도 감히 면전에 대고 장공주에게 뭐라 할 수 있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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