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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얼굴이 뻘겋게 달아올라 기침만 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송석석도 이상함을 눈치챘다.

그녀는 책자를 다시 그의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오늘은 목안이 불편해 보이니 일단은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들로 새로 주문하는 게 좋겠어요.”

“그러네. 오늘따라 목안이 따갑네.”

사여묵은 목청을 가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양유를 가져오라고 할게요.”

송석석은 벌떡 일어서서 별실을 나가 주인장에게 양유를 주문했다.

“양유로 매운맛을 중화할 수 있어요.”

송석석은 아이를 달래듯 양유가 든 사발을 그에게 내밀었다.

“어서 마셔요.”

사여묵은 사발을 받아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부드럽고 차가운 양유가 목안에 들어가자 따갑고 불편하던 느낌이 조금 사라졌다. 그는 그녀의 이런 배려가 고마웠다.

분명 그의 거짓말을 눈치챘을 텐데도 그 자리에서 까발리지 않고 일부러 아부하지도 않으며 서로에게 편안한 방식으로 제안했다. 매산에서 봤던 그녀와는 정말 많이 달라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이렇게 해맑은 얼굴로 전북망의 어머니를 모셨을 것을 생각하니 속이 쓰리기도 했다.

그때 당시 그녀는 정말 진심을 다해 장군부 사람들을 대했을 것이고 아마 그 일이 없었으면 전북망과 평생을 함께할 생각이었을 것이다.

‘양심도 없는 개 자식들이 어찌 이런 마음을 알아본다고!’

사여묵의 주변으로 싸늘한 기운이 풍기기 시작했다. 이방을 향한 수란키의 보복은 너무 안일했다. 모욕감을 주면 아마 서경의 태자처럼 자결을 택할 줄 알았는데 이방은 여전히 멀쩡하게 살아 있지 않은가.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요?”

송석석은 싸늘하게 식은 그의 표정을 보고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사여묵은 이내 표정을 바꾸고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나중에 얘기하지.”

눈치 빠른 장대성은 보주와 명주를 밖으로 안내했다.

“우린 옆 방으로 가서 먹죠.”

보주는 두 사람이 중요한 대화를 나누려 한다는 것을 깨닫고 주인장을 불러 요리를 모두 옆방으로 옮겼다.

그렇게 별실에는 둘만 남게 되자 송석석이 물었다.

“왕야, 뭐 언짢은 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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