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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송석석은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저는 한 번도 제가 창피하다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오히려 가의 군주께서 부끄러워하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장공주의 적장녀가, 황실의 교육을 받고 자란 숙녀께서 입만 열면 악담에 제 사형이 선물한 그림까지 찢어버리셨잖아요. 이런 게 소문나면 사람들 웃음거리밖에 더 되나요? 저한테 꺼지라고 하셨나요? 지금 축객령을 내리신 거 맞지요? 참으로 우습네요. 공주부에서 저에게 초대장까지 보내서 선물을 들고 축하드리러 온 저를 내쫓으시겠다고요? 이게 손님을 대하는 공주부의 태도입니까? 아니면 원래 이럴 목적으로 저를 부르신 건가요? 제가 전북망과 이혼하고 수치스러워서 사람들 앞에 얼굴도 못 내미는 상황을 기대하셨나요?”

“실망을 안겨드려서 정말 송구하네요. 하지만 저는 잘못한 게 없습니다. 수치를 느껴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니까요. 저는 부끄러운 일을 한 적 없기에 어딜 가든 당당합니다. 가의 군주께서 이리도 안하무인이시고 선황의 비인 혜태비 마마를 무시하고 웃음거리로 만든 행위는 윗사람에 대한 공경을 다하지 않은 것이며 대체 가정교육을 어디로 받으셨는지 생각해 봐야….”

그녀는 불현듯 시선을 돌려 장공주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하긴, 모친인 장공주께서는 제 아버지와 오라버니가 나라를 위해 희생한 뒤에 악의를 품고 정절문을 보내 우리 가문을 욕보인 분이니 자식 교육은 오죽하겠어요. 쫓아낼 필요 없이 당신들 같은 사람이랑은 저도 함께하고 싶지 않으니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배웅은 사양할게요!”

말을 마친 그녀는 바로 보주와 명주를 불렀다.

“가자. 앞으로 이런 곳은 절대 오지 말자. 역겨워서 더는 견디지 못하겠구나. 억울한 원혼이라도 만나면 어쩌려고. 공주부 곳곳에 떠다니는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 보이지?”

잠자코 있던 장공주가 드디어 참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송석석!”

송석석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담담히 말했다.

“덕망 높은 스님을 초대해 한번 제사라도 올리는 걸 추천드려요. 그러지 않다가는 죽은 자의 원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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