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Chapter 941 - Chapter 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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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1화

온지유도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매번 용서해 보려고 해도 입밖으로 말이 나오지 않았고, 다 없던 일로 할 수도 없었다.법로와 노석명이 저질렀던 일들과 여태 온지유가 봐왔던 장면들은 영화처럼 뇌리에서 되새겨지며 지워지지 않았다.법로는 온지유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마음은 말이 없어도 전달되었다.신무열은 가만히 그들을 지켜보다 온지유를 향해 말했다.“지유야, 지금 이 시각에도 아버지가 나쁜 사람으로 보여?”하늘 아래 모든 부모는 거의 다 자식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보살펴 줄 것이다.아들과 딸 앞에서의 법로도 물론 악인이 아니었다.입장이 달랐다 하더라도 온지유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어릴 적부터 사람을 해치지 않고 힘든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교육 받아왔던 온지유는 법로의 행위를 인정할 수 없었다.매번 떠올릴 때마다 머리가 아파왔다.그러면 생각하지 않으면 될 일 아닌가.“그만 해주시겠어요? 무열 씨도 쭉 법로의 곁에 있었으면 아시잖아요. 어떤일을 해왔는지.”“집이 없이 떠돌아다니는 아이들을 구해주는 너인데, 아버지도 그냥 잘못을 저지른 아이라고 생각해 주면 안 되겠어?”온지유가 말을 채 다 하기도 전에 신무열이 앞질렀다.온지유는 말문이 막혔다.몇 초 뒤 온지유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렇게 많은 생명이 법로의 손에서 죽어갔어요. 나더러 그런 사람을 잘못을 저지른 아이라고 생각하라니요,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피비린내 나는 장면들을 온지유는 생생히 기억 해 낼 수 있었다. 온지유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게다가 Y국이 깨어나기 전까지 여이현과 법로는 대치하고 있었다. 온지유도 화국인이었고 말이다.온지유는 차창에 기대고 낮게 중얼거렸다.“지금은 좀 지쳤어요.”온지유는 눈을 감았다. 손을 잡고 있는 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 아이는 놀라울 정도로 얌전했다....S국.최근 전쟁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S국은 연합 한 주위 작은 나라들을 한 번에 쓸어 엎으려 큰 작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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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화

여이현은 대통령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천천히 말을 꺼냈다.여이현은 가면을 쓰지 않았다.지금의 그는 S국 대통령의 셋째 아들로, 가면을 쓰지 않는다면 이미 죽은 여이현이 다시 나타난 셈이 된다.한때 화국의 고위 지도자였던 여이현이 S국 사람이 된다는 것은 많은 비난과 비판을 받을 일이다.그러나 여이현은 그런 것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조금 전 여이현은 이미 온지유와 재회한 것이 분명했다.“네가 온지유와 무슨 약속을 했든, 무슨 계획을 세웠든 상관없어. 하지만 넌 이제 S국의 사람이 되었으니 내 말대로만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네가 우려하는 모든 일들을 하나하나 다 이뤄줄 테야!”대통령은 그 말을 남기고 헬리콥터에 올랐다.그가 여기 온 것은 직접 여이현에게 경고하기 위해서였다.할 말은 다 했다. 여이현이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할 리는 없었다.하지만 여이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발걸음을 옮기지도 않았다. 그저 휴대폰을 꽉 쥐고 서 있을 뿐이었다. 그의 마음은 무겁게 가라앉아 갔다....온지유는 S국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이 찍은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영상 속의 소녀는 폐허 앞에서 고깃덩이를 찾아 줍고 있었다.온지유는 마이크를 들고 소녀에게 물었다.“고기를 가져가 먹으려고 하는 거야?”“아니요.”소녀의 갈색 눈동자는 차분하게 깜빡였다. 소녀는 침착하게 말했다.“아니요, 이건 제 부모님이에요.”소녀는 울지도, 떼를 쓰지도 않았다. 그녀는 겨우 일곱 여덟 살의 어린아이였다.영상과 사진이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노석명 연합군은 큰 비난을 받았다.평화를 외치는 목소리는 점점 더 커져 갔다.S국 대통령 역시 성명을 발표했다.S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평화를 갈망하고 있으며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국민들의 고통을 심히 이해하고 있다고.그가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은 이유는 평화를 갈구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전쟁이 계속된다면 그는 지구를 자연의 품으로 돌려놓는 것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네티즌들은 그 발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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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온지유는 별이가 손을 잡고 가볍게 흔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별이는 온지유가 떠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그러시다면 저희 쪽에서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이후에 아이의 가족이 나타나지 않아도 아이를 데리고 가서 신분 등록을 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을 거예요.”“알겠습니다.”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이고 별이와 함께 대사관에서 서류가 준비되기를 기다렸다.서류 발급은 불과 몇 분 만에 끝났다.온지유가 별이와 함께 대사관을 나서는 순간 햇살이 그들 위로 내리쬐며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다.겹쳐진 두 그림자를 본 온지유는 잠시 정신이 팔렸다. 자신의 아이가 곁에 있었다면 역시 이렇게 아이의 손을 잡고 있었을 것이다.게다가 온지유의 아이도 아마 지금쯤 별이만큼 컸을 것이다.아이를 생각하자 온지유의 눈가에 눈물이 차올랐다. 지금까지도 여이현은 아이의 행방을 알려주지 않았다.온지유는 참지 못하고 여이현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랜 시간 연결음이 울리고, 온지유가 포기할 무렵 전화 너머에서 여이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지유야.”여이현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였다.봐라, 전화는 분명 연결이 되는데 그날 이후로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온지유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난 당신 계획이 뭔지도 모르겠고 이제 알고 싶지도 않아. 이현 씨는 이현 씨의 입장과 임무가 있을 테고 나도 거기에 화를 낼 일은 아니었어. 하지만 아이의 행방은 알려줘. 나는 그 아이의 엄마야. 나에겐 내 아이의 행방을 알 권리가 있어.”그녀의 아이. 온지유는 아이를 잠깐 봤을 뿐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 별이를 입양하려는 것도 자신도 엄마이기에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기 때문이었다.“알겠어, 지유야. 난 네가 행복하게 지내길 바랄 뿐이야. 아이는...”“또 아이가 죽었다고만 말하려는 거야?”온지유는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여이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고, 전화는 다시 끊어졌다.‘뚜둑’ 하는 통화 종료음이 휴대폰에서 들려왔다. 온지유는 다시금 화가 치밀어 올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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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온지유의 친부가 Y국의 법로라는 사실이 폭로되었다.또한 Y국의 내란과 법로부하들의 방화, 약탈, 노예 수용소를 설립하고 생체 실험을 한 일들이 모두 천하에 드러났다.온지유는 ‘악마의 딸’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전 세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평화를 외치던 여성 기자가 사실은 악마의 딸이었다니. 아버지라는 사람이 얼마나 고약한지 좀 봐!”“그나마 우리 화국이 평화를 위해서 Y국과의 문제를 추궁하지 않은 거야.”“맞아! 그렇지 않았으면 Y국은 진작에 멸망했을걸!”“어이없네. 본인 아버지는 악마인데 자신은 정의의 여전사가 되고 싶다니.”“경성에 있다는 건 법로가 일부러 보낸 스파이 아니야?”“온지유는 예전에 여이현의 아내였어. 여이현이 Y국에서 죽은 것도 온지유가 죽인 걸 거야!”“스파이는 죽어라! 온지유는 기자로서의 자격이 없고 여기서 위선을 보여줄 자격도 없어!”“빨리 화국에 신고하자! 화국군대가 온지유를 체포해 처벌하게 해야 해!”“죽여버려!”...이런 발언들을 온지유는 샅샅이 다 보았다.온지유는 그동안 정의를 외치고 평화를 호소하고자 했다. 그랬기에 국제 포럼도 늘 주목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도가 성과를 내기 전 오히려 자신이 먼저 단두대에 오를 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사람들은 이 글들을 칼처럼 휘두르며 그녀를 죽이려 하고 있었다.비록 지난 5년간 생사를 많이 겪으며 이 세상에서 목숨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런 말들에 가슴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신무열은 온지유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말했다.“율아, 사람들이 널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나와 함께 Y국으로 돌아가자. 그곳에는 언제나 네 자리가 있으니까.”온지유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조용히 신무열을 바라보았다. 온지유의 검은 눈동자에는 혼란과 의문 그리고 의심이 뒤섞여 있었다.“율아, 나는 네가 돌아오길 바라지만 절대 이런 비열한 수단을 쓰진 않을 거야. 만약 그런 수단을 썼다면 우리는 5년 전에 네가 S국으로 와 종군 기자가 되는 걸 도와주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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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5화

하지만 온지유는 신무열이 아직 이곳에 있다는 것을 걱정했다. 그 사람들은 신무열에게도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었다.온지유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표정은 어두웠다.“무열 씨가 먼저 떠나요.”“네가 여기 있는데 내가 널 두고 혼자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신무열은 온지유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는 온지유를 두고 떠날 수 없었다.게다가 Y국과 화국의 현재 관계를 생각해 보면 화국이 신무열을 곤란하게 할 일은 없을 것이다.특히 여이현의 죽음은 이미 보고와 심사를 거친 것이었다.온지유는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온지유는 스파이가 아니었지만 화국도 국민들에게 해명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녀는 조사를 받아야 했고, 그렇다면 최근의 통화 기록도 포함될 것이다.온지유가 끌려가려 하자 별이는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결국 온지유는 몸을 낮추어 별이에게 차분하게 설명했다.“별아, 너는 아저씨랑 잘 있어. 난 이 아저씨들이랑 먼저 가서 일을 처리해야 해. 아저씨 말 잘 들어야 해. 알겠지?”온지유는 별이에게 신신당부한 뒤 신무열을 올려다보았다.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순간 무언의 눈빛은 더 강렬하게 신무열에게 전해졌다.신무열은 진중하게 말했다.“걱정 마. 내가 이 아이를 잘 돌볼게.”온지유의 성격을 잘 아는 신무열은 그녀가 꼭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 온지유는 어영부영 자리를 떠나기보다는 명확한 해결을 원했다.이 아이가 온지유의 가장 큰 걱정거리라면 신무열은 아이의 출처가 어디이든 일단 온지유를 위해 잘 돌보기로 결심했다.온지유가 떠나자 신무열은 별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누가 널 여기로 보낸 거지? 말을 못 하는 건 같지는 않은데.”그는 온지유와 함께 지내는 동안 이 아이가 말을 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아이는 마치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처럼 보였다.하지만 아이는 늘 깊은 생각에 잠겨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무엇보다도 이 아이가 온지유 곁에 온 것은 너무 갑작스러웠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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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6화

마침내 온지유의 머리를 덮고 있던 자루가 벗겨졌다.차 안에는 오렌지색 실내등이 켜져 있었고 안에 있는 남자들 모두가 총을 들고 있었다.온지유의 옆에 앉아 있는 남자의 옆머리에는 약간의 백발이 섞여 있었다.그쪽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어 얼굴을 제대로 볼 수는 없었다.남자는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입을 열었다.“왜 우리가 널 잡아서 노석명과 맞바꾸려 한다고 생각하는 거지?”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머리를 굴렸다.그들이 자신을 노석명과 맞바꾸려는 게 아니라면 대체 목적이 무엇일까?그녀가 보도한 내용이 연합군의 이익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일까? 이들이 연합군이라면 그녀를 잡아 Y국과 거래하려는 걸까?온지유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그녀는 아직 신무열과 법로를 한 가족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방금의 말은 일부러 이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자신을 풀어주길 바랐기 때문에 꺼낸 말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그 말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그렇다면 두 사람의 짐이 되기도 싫었다.“그게 아니라면 날 죽여요.”온지유는 몸을 뒤로 기대며 말을 던졌다. 그녀는 이미 각오를 한 상태였다.여이현이 살아 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니 그를 끌어들일 수도 없었다.“안심해. 시간문제일 뿐이니까.”말을 마치고 남자는 온지유의 목을 손날로 내리쳤다.온지유는 곧바로 기절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해변에 도착했다.그들은 온지유를 차에서 끌어냈다. 온지유를 조각내어 바다에 던져 상어의 먹이로 만들 속셈이었다.하지만 그들은 성공하지 못했다.“탕! 탕!”주변 사람들이 연달아 쓰러지고 남자는 뒤를 돌아봤다. 여이현이 총을 들고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고 있었다.남자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졌다.“도련님, 저는 대통령의 명령을 받아...”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이현이 그의 무릎에 총을 쏘았다.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꿇었고 여이현은 손짓을 하여 부하들이 그를 끌고 가게 했다.해변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는 가운데 여이현은 온지유를 꼭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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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여이현은 그녀가 이 일에 연루되지 않기를 바랐지만 사건의 당사자는 바로 온지유였다.온지유에게는 진실을 알 권리가 있었다.여이현은 온지유가 고집이 세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지금 그녀가 매우 화가 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는 잠시 침묵한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 사람들은 내 친부의 부하들이야. 여진숙은 내 친모가 아니고 여재호도 내 친부가 아니었어. 내 아버지는 S국의 대통령이야. 그때 내가 강에 빠졌을 때 나를 구한 사람이 바로 내 아버지였어. 난 오랫동안 상처를 치료했고, 그 후에 아버지가 나에게 많은 것을 마련해 주었지... 지유 야, 그때 나는 아버지와 거래를 했어. 꼭 그에게 약속해야만 했던 일들이 있었어.”여이현이 죽지 않았음에도 그녀와 연락하지 않은 이유를 온지유는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이현의 입에서 직접 들으니 여전히 가슴이 저려왔다.온지유는 지금 바로 그를 끌어안고 싶었지만 결국 참아냈다.아이를 떠올렸기 때문이었다.“내 아이는? 이현 씨, 나도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야. 내게 무슨 말을 해도 받아들일 준비는 되어 있어. 우리 애, 진짜 죽은 게 맞아?”온지유는 여이현의 손을 꽉 잡았다. 눈에는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흘러내릴 듯했다.여이현은 온지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지유야, 그 아이는 이미 네 곁으로 보냈어. 나는 아이를 네 곁에서 잠시 머물게 한 뒤 이쪽 일을 정리할 계획이었어. 그런데...”여이현의 목소리는 더 낮아졌다. 이 모든 세월 동안, 그는 온지유에게 미안한 일만 해왔다.온지유는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왜 그걸 이제서야 말해? 알아? 나 그 아이를 거의 버릴 뻔했어!”온지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자신의 친아들이 바로 별이었다는 것을.그래서 별이를 차마 버릴 수 없었던 것이었다.별이가 그녀의 손을 붙잡고 놓지 않으려 했던 것, 별이가 했던 말들이 다 이해되었다.온지유는 참지 못하고 여이현의 손을 붙잡고 세게 물었다.하지만 여이현은 눈썹 하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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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온지유는 여이현을 밀어내며 말했다.“당신은 당신 일을 하세요. 아이만 죽지 않았다면 당신은...”“나는 어떻게 돼도 좋다는 거야?”여이현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그의 검은 눈동자는 온통 온지유에게로 향했고 그 속에는 붉은 기운이 서서히 퍼져갔다.눈 속에 슬픔이 피어올랐다.여이현은 온지유가 분노하고 그를 원망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는 어쩔 수 없었다. 운명과 싸울 수 없었고, 불완전한 모습으로 그녀 앞에 나타날 수도 없었다.온지유는 숨이 막힐 듯했고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기분이었다.그녀는 여이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그의 이마에 있는 흉터는 그렇게 선명했다. 머리에는 이미 흰머리가 돋아 있었다.심장이 쓰라렸다.온지유는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다 당신만의 이유가 있겠죠. 나는 당신을 막을 수 없고 도울 수도 없어요. 지금은 내 아이를 찾으러 가고 싶을 뿐이에요.”지금 온지유는 빨리 별이의 곁으로 돌아가 어미로서 5년의 공백을 메우고 싶을 뿐이었다.여이현의 가슴은 통증으로 요동쳤다.온지유가 그를 원망하고 그에게 화를 내는 편이 차라리 나았을 것이다.여이현은 더 말하고 싶었지만 갑자기 목에 피비린내가 차올라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그는 억지로 숨을 가라앉히며 말했다.“먼저 뭘 좀 먹어. 필요한 걸 가지고 곧 돌아올게.”그는 죽을 침대 머리맡에 두고는 급히 방을 나섰다.문을 나서는 순간 여이현은 참지 못하고 피를 토해냈다.“도련님, 약을.”남자가 빠르게 다가와 작은 약병에서 세 알을 꺼내 여이현에게 건넸다.여이현은 약을 삼키고 벽에 기대어 한숨을 내쉬었다.남자는 말했다.“대통령 측에서 더 많은 경호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도련님도 먼저 돌아가시는 게 좋겠습니다.”대통령은 온 힘을 다해 그가 후계자로 남길 원했고 지금 여이현이 빠지거나 대립하는 건 절대 용납하지 않을 테다.여이현은 단호하게 말했다.“나는 떠나지 않아.”온지유가 이미 외면한 지금 그가 다시 떠난다면 온지유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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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온지유는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 말 없이 남자를 응시했다.남자는 말을 이었다.“당신을 해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도련님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어서 온 겁니다.”온지유는 남자를 바라보며 그의 말을 기다렸다.남자는 잠시 침묵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도련님은 대통령에게 구출된 뒤 3년 넘게 침대에서 혼수상태로 지내셨습니다. 당시 심장 가까이에 총알이 박혀 있었고 몸 곳곳에 골절상까지 입으셨으며 멀쩡한 부분이 없었습니다. 혼수 상태에서 깨어나서도 도련님은 마취의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1년 넘게 재활과 수술을 이어갔습니다. 고통스러운 순간마다 도련님은 항상 당신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당신을 위해 대통령과 대립하려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제로 플랜을...”“신헌!”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이현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앞에 있던 남자는 반사적으로 군인같이 반듯한 자세로 일어섰다.여이현이 데리고 다니는 부하들은 모두 그와 같았다.방금 남자가 말한 이야기는 아직 온지유의 귀에 맴돌고 있었다. 여이현에게도 이유가 있어 그녀에게 말하지 않았을 거라 추측은 했지만, 그가 그렇게 오랜 시간 혼수상태였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오랜 재활과 수술을 견뎌낸 그도 분명히 고통스러웠을 것이다.“나가!”여이현은 다가와서 다시 한번 명령했다.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방을 나섰다.온지유와 여이현은 서로를 응시했지만,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둘은 거의 동시에 말을 꺼냈다.“그...”“먼저 말해.”둘은 잠시 멈칫하며 다시 침묵했고, 또다시 동시에 입을 열었다.여이현은 고개를 끄덕여 온지유에게 먼저 말할 것을 권했다.온지유는 잠시 침묵한 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난 이현 씨가 무언가 목적이 있어 그런 일을 한다는 걸 알아. 나에게 말하지 않은 건 나를 위험에 휘말리게 하고 싶지 않아서겠지. 이현 씨 계획은 뭐였어? 이제 상태가 좋아졌으니 아이를 내 곁에 보내고, 당신은 일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혼자서 마지막을 맞이할 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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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0화

눈앞의 그는 진짜 여이현이 맞았다.온지유는 아무리 그에게 화가 나 있더라도 눈앞의 이 남자를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 여이현이 그녀 앞에서 죽음으로 속죄하는 것을 절대 바라지 않았다.그의 부하는 이미 모든 사정을 설명했고 여이현 또한 직접 해명해 주었다.온지유는 그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녀는 여이현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온지유는 여이현를 더욱 단단히 끌어안으며 말했다.“이현 씨, 당신에게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아. 솔직히 말해서 난 이현 씨 아버지가 이현 씨를 구해준 데에 정말 감사해.”만약 그의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여이현은 진작 차가운 강물 속에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온지유는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었을 것이고 지금처럼 그를 안아줄 수도 없었을 것이다.세상 대부분의 부모는 자식이 훌륭하게 성장하길 바란다.더군다나 그의 친아버지가 대통령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그들의 위치는 다르다.특히 온지유는 이제 법로의 딸로 밝혀졌고 ‘악마의 딸’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었다.“이현 씨, 별이를 내가 경성으로 데려갈 수 있을까?”온지유는 자신과 여이현 사이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왜냐하면 그 문제를 떠올리면 머리가 아프고 숨이 막힐 것 같았기 때문이다.별이가 그녀의 아이라면 전쟁 지역에서 데리고 나와 평화로운 지역에서 성장하고, 최고의 교육을 받게 하고 싶었다.말은 없었지만 온지유는 그가 그녀를 더 강하게 끌어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온지유는 그가 망설이고 있음을 알았다.그녀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여이현의 답변을 기다렸다.하지만 여이현이 아직 입을 열기도 전에 문밖에서 그의 부하가 보고를 했다.“도련님, 대통령께서 오셨습니다! 대통령께서 그 여자를 데리고 나오라고 명하십니다!”대통령은 온지유의 이름을 알고 있었지만, ‘그 여자’라고 부름으로써 온지유를 모욕하려 했다.그러나 이에 온지유는 화를 내지 않았다.그녀도 이제 어머니가 되었고 부모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법로의 잔혹한 행위들 만큼은 도저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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