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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온지유는 별이가 손을 잡고 가볍게 흔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별이는 온지유가 떠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러시다면 저희 쪽에서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이후에 아이의 가족이 나타나지 않아도 아이를 데리고 가서 신분 등록을 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을 거예요.”

“알겠습니다.”

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이고 별이와 함께 대사관에서 서류가 준비되기를 기다렸다.

서류 발급은 불과 몇 분 만에 끝났다.

온지유가 별이와 함께 대사관을 나서는 순간 햇살이 그들 위로 내리쬐며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다.

겹쳐진 두 그림자를 본 온지유는 잠시 정신이 팔렸다. 자신의 아이가 곁에 있었다면 역시 이렇게 아이의 손을 잡고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온지유의 아이도 아마 지금쯤 별이만큼 컸을 것이다.

아이를 생각하자 온지유의 눈가에 눈물이 차올랐다. 지금까지도 여이현은 아이의 행방을 알려주지 않았다.

온지유는 참지 못하고 여이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랜 시간 연결음이 울리고, 온지유가 포기할 무렵 전화 너머에서 여이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유야.”

여이현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였다.

봐라, 전화는 분명 연결이 되는데 그날 이후로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온지유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당신 계획이 뭔지도 모르겠고 이제 알고 싶지도 않아. 이현 씨는 이현 씨의 입장과 임무가 있을 테고 나도 거기에 화를 낼 일은 아니었어. 하지만 아이의 행방은 알려줘. 나는 그 아이의 엄마야. 나에겐 내 아이의 행방을 알 권리가 있어.”

그녀의 아이. 온지유는 아이를 잠깐 봤을 뿐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 별이를 입양하려는 것도 자신도 엄마이기에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기 때문이었다.

“알겠어, 지유야. 난 네가 행복하게 지내길 바랄 뿐이야. 아이는...”

“또 아이가 죽었다고만 말하려는 거야?”

온지유는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여이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고, 전화는 다시 끊어졌다.

‘뚜둑’ 하는 통화 종료음이 휴대폰에서 들려왔다. 온지유는 다시금 화가 치밀어 올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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