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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온지유는 여이현을 밀어내며 말했다.

“당신은 당신 일을 하세요. 아이만 죽지 않았다면 당신은...”

“나는 어떻게 돼도 좋다는 거야?”

여이현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그의 검은 눈동자는 온통 온지유에게로 향했고 그 속에는 붉은 기운이 서서히 퍼져갔다.

눈 속에 슬픔이 피어올랐다.

여이현은 온지유가 분노하고 그를 원망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어쩔 수 없었다. 운명과 싸울 수 없었고, 불완전한 모습으로 그녀 앞에 나타날 수도 없었다.

온지유는 숨이 막힐 듯했고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녀는 여이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이마에 있는 흉터는 그렇게 선명했다. 머리에는 이미 흰머리가 돋아 있었다.

심장이 쓰라렸다.

온지유는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다 당신만의 이유가 있겠죠. 나는 당신을 막을 수 없고 도울 수도 없어요. 지금은 내 아이를 찾으러 가고 싶을 뿐이에요.”

지금 온지유는 빨리 별이의 곁으로 돌아가 어미로서 5년의 공백을 메우고 싶을 뿐이었다.

여이현의 가슴은 통증으로 요동쳤다.

온지유가 그를 원망하고 그에게 화를 내는 편이 차라리 나았을 것이다.

여이현은 더 말하고 싶었지만 갑자기 목에 피비린내가 차올라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그는 억지로 숨을 가라앉히며 말했다.

“먼저 뭘 좀 먹어. 필요한 걸 가지고 곧 돌아올게.”

그는 죽을 침대 머리맡에 두고는 급히 방을 나섰다.

문을 나서는 순간 여이현은 참지 못하고 피를 토해냈다.

“도련님, 약을.”

남자가 빠르게 다가와 작은 약병에서 세 알을 꺼내 여이현에게 건넸다.

여이현은 약을 삼키고 벽에 기대어 한숨을 내쉬었다.

남자는 말했다.

“대통령 측에서 더 많은 경호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도련님도 먼저 돌아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대통령은 온 힘을 다해 그가 후계자로 남길 원했고 지금 여이현이 빠지거나 대립하는 건 절대 용납하지 않을 테다.

여이현은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떠나지 않아.”

온지유가 이미 외면한 지금 그가 다시 떠난다면 온지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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