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지금 여이현이 그가 했던 말을 똑같이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그가 했던 일을 그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다.여이현의 표정도 좋지 못했다. 손을 뻗어 온지유를 등 뒤로 숨겼다.“별로 듣고 싶어 하는 표정이 아니니 그럼 하던 일 계속하시죠. 괜히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지 말고요.”여이현의 말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도련님으로 살고 싶지 않다고 말이다.그리고 이 모든 건 여이현이 등 뒤에 숨긴 여자 온지유를 위해서 내린 결정이었다.브람은 총을 꺼내 방아쇠를 당신 순간 여이현은 온지유를 완전히 등 뒤로 숨겼다.여이현의 눈빛은 죽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눈빛이었다.브람은 잔인한 사람이었지만 여이현은 건강을 회복했고 또 그가 제일 아끼고 있던 아이였던지라 당연히 여이현을 향해 총을 쏠 수 없었다.“보아하니 죽는 한이 있어도 저 여자와 떨어지지 않겠다는 거구나. 그래, 네 짝이 되려면 그 자격이 되어야겠지. 우리 S 국의 국모 자리는 그렇게 쉽게 앉을 수 있는 건 아니란다!”브람은 시선을 돌려 온지유를 보더니 차갑게 말했다.온지유는 여이현을 사랑했기에 당연히 여이현과 함께 있고 싶어 했다.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건 오로지 여이현의 아내일 뿐 S 국의 국모 같은 건 아니었다.그녀는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전 그딴 자리 원한 적 없어요.”“저도 그딴 자리 물려받고 싶지 않아요...”하필 이런 때 여이현이 한마디 보탰다.여이현이 내뱉은 말과 냉정하고도 확고한 태도를 보니 브람은 순간 화가 치밀었다.“두 사람이 지금 나한테 사랑의 맹세라도 하는 거니? 왜, 지금 나더러 지금 증인이 되어달라는 거냐?”여이현은 이미 전부터 브람에게 분명하게 생각을 말했었다. 생각이 다르니 같은 길을 걸을 수 없다고 말이다.하지만 그때의 그는 온지유를 찾아내지 못했고 온지유도 그가 죽지 않았다는 걸 몰랐다. 브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여이현이 온지유를 잊을 줄 알았고 점차 자신의 제안도 받아들일 거로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보니 전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
온지유도 전혀 겁에 질린 표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여이현은 그녀의 손을 꽉 잡고 있었다.브람은 비록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온지유는 느끼고 있었다. 브람의 눈빛에 도는 서늘한 한기는 마치 지옥에서 걸어나온 염라대왕 같다는 것을.브람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다. 전쟁 때를 제외하고 누구도 그의 앞에서 이렇듯 말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그럼 두 사람이 절대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야 할 거야...”“지유를 죽이려거든 저도 죽이세요!”브람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여이현은 화를 내며 말허리를 잘라버렸다.여이현은 아주 확고한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그의 확고함은 눈빛 뿐만 아니라 온몸에서 느껴졌다.브람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심기가 불편한 듯 입술을 일자형으로 만들었다.그는 여이현을 몇초간 빤히 보다가 결국 손을 놓았다.브람이 떠난 뒤 온지유는 여이현의 손을 잡았다.“이현 씨, 아니면 일단 S 국으로 돌아가서 아버님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게...”“지유야, 난 일단 원래 하려던 일을 전부 끝내고 싶었어. 하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난 네 앞에 나타날 수 없었지. 상황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난 절대 널 두고 갈 수 없어. 왜냐하면... 넌 지금 날 밀어내고 있으니까.”이 말을 꺼낼 때 여이현은 마치 목에 무언가가 막혀버린 것처럼 아프고 꺼내기 함들었다.심지어 누군가 날카로운 것으로 그의 심장을 후벼파는 것 같기도 했다.온지유는 그를 위해서, 그의 안전만 생각하고 밀어내는 것이었다.그러나 그녀와 헤어져 있던 5년 동안 너무도 고통스럽고 괴로웠다.눈을 뜬 뒤로 그는 이를 악물며 고통을 참았다. 전부 온지유를 위해서 말이다.그런데 온지유가 헤어지자고 하니 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온지유는 목이 너무도 아팠다.손을 뻗어 여이현의 얼굴을 만졌다. 손끝이 그의 이마에 있는 흉터에 닿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여이현이 버텨온 고통들이 마치 한편의 영화처럼 그녀의 머릿속에 재생되었다.그 수많은 고통스러운 밤을 그가 어떻게 버텨왔는지 모른다.그가
지금 신무열은 일단 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며 달래는 수밖에 없었다.그가 한 말은 별이에게 효과가 있었다.하지만 음식을 먹는 것 외에 여전히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신무열은 그런 아이를 보며 순간 망설이더니 인명진에게 연락했다.인명진은 빠르게 그의 전화를 받았다.“네, 도련님.”“지유가 나한테 아이를 맡겼어요. 하지만 이 아이가 말을 하지 않네요. 내가 보기엔 분명 뭔가가 있어요. 혹시 요즘 S 국에 있어요? 그런 거라면 와서 한번 아이를 봐줘요. 문제가 있는지.”온지유가 S 국에서 종군 기자로 일하면서 인명진도 따라 이사를 했다. 그는 이곳에서 작은 진료소를 열어 근처 주민들의 병을 치료했다.인명진이 온지유를 향한 집착이 얼마나 강한지 알았던지라 법로는 인명진의 신분을 바꾸어 평범한 사람으로 지낼 수 있게 해주었다.“네, 지금 바로 갈게요.”인명진은 평소에서 진료소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었지만 자주 시간을 내서 온지유를 보러 왔다. 하지만 온지유도 바빴던지라 매번 만날 수 없었다.그래서 그는 매번 먼저 연락하면서 온지유가 있는지 물었다.온지유에게 문자를 보내기도 했지만 온지유는 답장하지 않았다. 바쁘게 지낸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지라 매번 문자 보내면 방해가 될 것 같아 문자도 줄였다. 하지만 신무열이 그를 부르면 그는 바로 달려갔다.여하간에 신무열은 온지유의 오빠였으니까.인명진은 정확히 반 시간 후 신무열 앞에 나타났다. 별이를 본 순간 인명진의 표정이 살짝 구겨졌다.신무열은 그런 인명진의 모습을 바로 눈치챘다.“왜요. 뭐 문제 있어요?”인명진은 이상하게도 눈앞에 있는 아이가 어린 시절 온지유와 너무도 닮아 보였다. 그때의 온지유는 어둠 속에서만 살던 그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였던지라 어린 시절 온지유의 모습을 잊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어른이 되어서도 그는 자주 온지유의 모습을 떠올렸다. 특히 온지유의 두 눈을 그는 아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하지만.온지유가 낳은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죽었다고 의사가 진단을 내렸다. 여이현
인명진의 눈빛이 흔들렸다.“저도 소집 당해서 오늘에야 나올 수 있었어요.”신무열은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내 말을 이었다.“일단 나와 아이만 유전자 검사 해줘요.”“네.”다만 인명진이 별이의 피를 뽑으려고 할 때 별이는 심하게 거부했다. 이를 악물고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아이의 모습은 꼭 궁지에 몰린 작은 맹수 같았다.별이는 빠르게 이곳저곳 도망쳤다.신무열은 참을성 있게 아이를 달랬다.“우리는 그저 검사만 해보려는 거야. 네가 어디 아픈 데 없나. 우리는 지유의 절친한 친구야. 다른 악의는 없어.”“거... 짓... 말!”별이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신무열은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아이가 말을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다만 그는 이미 검사해보겠다고 마음먹었던지라 빠르게 별이를 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별이는 누군가의 품으로 달려가 안겼다.신무열이 고개를 드니 그곳엔 온지유가 있었다.온지유의 뒤엔 키가 190cm가 넘는 남자도 있었다.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차가운 눈매에 신무열은 한눈에 알아보았다.그는 무심코 입을 열었다.“여이현 씨?”“네, 맞아요.”여이현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녀와 여이현이 이곳으로 오기까지 고작 2시간 걸렸다. 온지유가 얼른 빨리 아이를 만나고 싶어 하는 마음에 빠르게 달려온 것이다.하지만 신분 탓에 그는 마스크를 쓰고 올 수밖에 없었다.별이는 온지유를 본 순간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달렸다.온지유도 그러했다.그녀는 몸을 굽히며 별이의 손을 잡은 후 품에 꽉 끌어안았다.“별아, 미안해. 내가 너무 늦었지...”그 순간 신무열과 인명진은 바로 눈치챘다. 온지유가 이미 별이의 신분을 알게 되었음을 말이다. 별이는... 그러니까 온지유와 여이현의 아이였다.여이현이 죽지 않았으니 아이의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인명진은 그제야 자신이 물러날 때가 되었음을 깨닫게 되었다.인명진은 신무열에게 눈빛을 보냈다. 그 의미를 알아챈 신무열은 바로 자리를 비켜주며 세 사람만
온지유는 별이의 손을 꼭 잡고 먹을 것을 찾으러 다녔다.그녀는 결심했다. 종군 기사를 그만두고 별이와 함께 경성으로 돌아가 평범한 일상을 보내기로. 때가 되면 별이를 학교에 보내고 그녀는 다른 직업을 찾아 돈을 벌면 된다.여이현은 더는 대화를 이어가고 싶어 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인명진은 비록 모든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의 눈빛이 모든 걸 설명해 주고 있었다.여이현이 죽으면 그에게 기회가 차려질 줄 알았다. 하지만 5년 동안 노력했지만 온지유는 여전히 그를 남자로 보지 않았다.현재 여이현이 죽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아이까지 살아있으니 그에게 더욱 기회는 없었다.그래도 그는 온지유가 행복하길 바랐다.신무열은 온지유의 편이었다. 온지유가 누구를 선택하든 그는 늘 온지유를 응원했다.“미리 경고하는 데 절대 그 사랑이 원망으로 바뀌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만약 지유랑 여이현의 사이를 방해하기라도 한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인명진은 온지유에게 집착했던지라 신무열은 인명진이 이성을 잃고 그들을 건드릴까 봐 걱정되었다.그에겐 동생이라곤 온지유 한 명뿐이었다. 온지유는 5년이나 지났음에도 여이현을 잊지 못했다. 더구나 죽은 줄 알았던 아이까지 살아있으니 그는 당연히 온지유가 이젠 행복하길 바랐다.인명진은 순간 실소를 터뜨렸다.“만약 정말로 여이현을 해치고 싶었던 거라면 이미 5년 전에 손을 썼을 겁니다.”여이현이 떠난 5년 동안 그는 손을 쓰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힘으로 온지유의 마음을 얻고 싶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그녀의 마음을 돌리지 못할 줄은 몰랐다.애초에 그는 온지유의 마음을 얻어야 자신도 평범한 사람처럼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진료소는 S 국에 있었고 그에게도 해야 할 일이 있었다.온지유가 그를 원하기만 한다면 그는 언제든 그녀의 앞에 나타날 수 있었다.온지유를 위해서라면 온지유와 여이현에 사이에 어떤 커다란 장애물이 있던지 그가 전부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이현은 온지유 앞으로 다가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지유야, 우리 재혼하자. 같이 경성으로 돌아가는 거야.”이것이 여이현이 내린 결정이었다.가족끼리 단란하게 모여 사는 것은 온지유가 꿈에 그리던 것이었다. 그런데 현실이 되려고 하니 온지유는 믿어지지 않았다.그녀는 손을 뻗어 무의식적으로 여이현의 얼굴을 만지며 현실인지 아닌지 확인하려 했다.온지유는 순간 목이 막혔다.그런데 그 순간 별이는 갑자기 발작 증세를 보이더니 고통스러운 얼굴로 변했다.“별아!”온지유는 소리를 질렀다.별이의 갑작스러운 상태에 온지유는 마음이 아팠다. 지금은 별이의 엄마로서 아이를 걱정하고 있다.온지유는 얼른 별이를 안았다. 온몸이 덜덜 떨려오고 있었다.인명진은 빠르게 다가왔다.“지유야, 일단 나한테 넘겨. 내가 치료해 볼게!”온지유는 아이를 인명진에게 넘겼다.하지만 여이현은 순간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별이가 브람 곁에 있을 때 정해진 시간에만 밥을 먹고 하루에 무조건 특별히 제작한 우유를 먹는다는 것이었다.그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다음 순간 온지유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지유야, 아무래도 별이를 데리고 아버지가 있는 곳에 다녀와야 할 것 같아. 사흘만 기다려줘. 내가...”“별이한테 약이 필요한 거지? 이현 씨, 나도 같이 갈래!”별이의 상태를 보니 천식 발작이 아닌 어떠한 약물 반응 같았다.게다가 여이현이 내뱉은 말을 들어보니 추측은 확신으로 바뀌었다.여이현은 온지유를 힐끗 보더니 몇 초간 침묵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5년이나 지났던지라 온지유는 더 이상 예전의 온지유가 아니었다.다만 이번엔 제때 나타나지 못했기에 결국 온지유도 브람의 일에 휘말리게 되었다. 만약 온지유를 S 국으로 데리고 간다면 브람이 무조건...그 순간 귓가에 온지유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렸다.“이현 씨, 나 버릴 생각은 하지 마!”“...알았어.”온지유의 확고한 눈빛에 여이현은 더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는 자신이 아무리 온지유
“네, 그럴게요.”인명진은 빠르게 대답했지만 온지유는 불만이 있어 보였다. 온지유가 말을 하려던 순간 인명진이 바로 그녀를 붙잡았다.“지유야, 지금 상황에서 네가 따라 들어간다고 해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될 거야. 그러니까 우리 이현 씨 말대로 여기서 기다리자. 걱정하지 마. 내가 여기 있는 한 어떤 약물이든 다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인명진은 입술을 틀어 물었다. 그는 확고한 어투로 말했다. 설령 그가 다시 약인이 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온지유는 인명진이 분명 자신을 도울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별이가 너무도 걱정되었다. 고작 5살 된 아이가 이런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그녀는 정말이지 대신 아파주고 싶을 정도다.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아무리 가슴이 아파도 감정적으로 나서면 아무런 쓸모도 없다는 것을. 반드시 감정이 아닌 이성적으로 행동해야 했다.한편 여이현은 별이를 안고 브람을 찾아왔다.브람은 그가 찾아올 것을 예상하였지만 별이를 안고 찾아올 줄은 몰랐다.“아이를 데리고 갔으면서 왜 다시 안고 돌아온 거지? 넌 여기가 오고 싶으면 오고 떠나고 싶으면 떠날 수 있는 곳일 줄 아는 거냐?”브람은 뒷짐을 지고 서서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그는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여이현이 왜 자신에게 당당하게 대들었는지를. 알고 보니 이미 아이를 데리고 있었다.그런데...여이현은 목소리를 낮게 깔며 말했다.“쓸데없는 말은 하지 마시고 얼른 약 주세요. 어차피 저 말고도 자식이 둘이나 더 있으시잖아요. 그러니 저는 포기하시고 그 두 사람한테 물려줄 생각 하세요.”브람에겐 다른 후계자가 있었다.“내가 누굴 후계로 선택하든 내 마음이다. 네가 이래라저래라할 처지가 못 된다고 생각하는데. 약을 받고 싶으면 그럼 내 말대로 해...”“그럼 이 아이는 지유가 데리고 가게 해주세요.”여이현은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 아주 차갑고도 확고한 목소리로 말이다.브람의 비웃음은 더 짙어졌다.“넌 네가 그런 조건을 내걸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니?
주위에서 수군대는 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려왔다.브람은 가만히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었다.여이현은 별이를 꽉 끌어안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오로지 눈빛으로만 모든 걸 설명하고 있었다.상황이 이렇게 되길 바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브람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얼른 약을 주세요. 전 처음부터 지금까지 화국인이었어요. 제가 여기에 있는 건 단지 절 살려주셔서예요. 전 다시 돌아갈 거예요.”“대통령님, 화국인이 우리나라에 있다니요!”“대통령님, 제발 다시 생각해 주세요!”...이 말들은 전부 브람의 충신들이 한 말이었다.브람은 여이현을 보았다. 여이현은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고 자신이 하는 행동이 잘못된 행동임을 모르는 것 같았다. 심지어 이것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했다.“잊지 마라. 너는 뭐라 해도 여기서 태어난 아이다! 만약 내가 화국으로 보내지 않았다면 너는 그때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되었을 거다! 여이현...”“당연히 잊지 않았죠. 하지만 아버지도 잊지 마세요. 전 화국의 대장일 뿐 아니라 화국의 군대가 S 국을 공격하는 걸 원치 않으신다면 제가 하자는 대로 하시는 게 나을 겁니다. 제 아내와 아들이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전쟁을 일으킬 사유가 되거든요!”여이현은 전혀 겁을 먹지 않았다.브람의 눈빛이 험악하게 변했다.다른 사람들은 브람을 설득하기 시작했다.“대통령님, S 국엔 이미 수많은 적이 있습니다. 화국은 지금까지 저희와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만약 화국까지 적국으로 돌린다면... 지금 저희 국정으로는 어림도 없다고요!”“대통령님, 제발 나라와 국민을 위해 다시 생각해 주십시오!”...브람은 그들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그래, 여이현. 네 뜻대로 해주마.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명심하렴. 모든 일이 다 네 뜻대로 되는 건 아니란다.”브람의 눈빛은 점점 서늘하게 빛났다.지금 이 순간 여이현은 느끼게 되었다. 브람은 더는 그에게 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