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박힌 총알과 끊어진 채찍을 바라보며 유젠의 안색은 빠르게 변했다.“빠, 빨리 경비를...!”생명의 위협을 느낀 유젠은 머리를 감싼 채 도망갔다. 온지유를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하지만 별로 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쟁을 겪은 사람은 폭죽 소리도 총소리로 착각하는 법이니 말이다.총소리는 한 발만 들려왔다. 한참이나 잠잠하자 유젠은 머리를 빼꼼 내밀어 상황을 확인했다.온지유는 유리를 통해 거대한 몸집의 남자가 걸어오는 것을 확인했다. 상대는 무표정한 얼굴로 성큼성큼 걸어와서 문을 열었다.그 순간 방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유젠은 멍한 얼굴로 물었다.“요... 요한 님... 여, 여긴 어떻게...?”요한은 신무열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이곳에 직접 등장한 것이다. 요한쯤 되니까 총을 쏠 수도 있었다.온지유의 앞으로 가서 멈춰 선 요한은 차갑게 말했다.“이 사람, 건드리지 마.”유젠은 눈에 띄게 멈칫했다. 온지유가 한 말이 당연히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이었던 것이다.유젠이 말이 없는 것을 보고 요한은 예리한 눈빛으로 다시 물었다.“내 말 못 들었어?”“들었습니다. 들었습니다.”유젠은 황급히 대답했다. 그리고 눈길 하나로 모든 사람을 물러나게 했다.눈치 보던 온지유는 이때다 싶어서 다친 여자아이를 부축했다. 그녀는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유젠은 이미 요한을 뒤따라 떠나버렸다.어쩔 수 없이 온지유는 여자아이를 부축해서 원래 곳으로 돌아갔다.같은 시각, 요한은 유젠에게 다시 한번 경고했다.“잊지 마. 내가 계속 지켜보고 있을 거야. 만약 저 여자를 건드리면 조각 나서 개밥 그릇에 담길 줄 알아.”“네, 걱정하지 마세요! 직접 전하신 말을 제가 어떻게 잊겠어요. 무조건 따를게요.”요한은 신무열 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요한의 사격 실력도 이미 잘 알려졌다. 그를 건드리는 건 죽겠다는 것과 다름없었다.한참 침묵에 잠겨 있던 요한은 유젠을 향해 발길질했다.“아악!”돼지 멱 따는
Last Updated : 2024-10-2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