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801 - 챕터 810

1392 챕터

제801화

온지유는 여이현이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았다.어차피 그녀가 말한 건 사실이었으니까.앞으로 그녀와 여이현은 가는 길이 달라질 테니 당연히 한곳에서 죽을 리가 없었다.그녀는 여이현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녀의 세상에 여이현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여이현이 어떤 눈빛으로 보든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아린의 팔에 팔짱을 끼며 걸음을 옮겼다.아린은 여전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상황이 끝나버릴 줄은 몰랐다....대나무와 목재로만 지어진 오래된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건물 주위로 산도 있고 죽림도 있었다.아름다운 환경에 건물은 더 고전적인 분위기가 났다.건물은 아주 컸다. 몇십 평은 되는 것 같았고 건물 표면엔 정교하게 조각된 도안이 가득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건물 안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오빠.”남자가 서재에 있었다.서재도 꽤나 크고 넓었다. 벽 가득 책이 꽂혀 있었고 책장의 길이는 대략 7, 8m는 되는 것 같았을 뿐 아니라 여러 분야의 책이 있었다.여자의 목소리를 들은 남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계속 책을 읽었다.“오빠.”여자가 들어오며 다소 흥분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왔으면서 왜 말도 안 해 준 거예요? 오빠가 온 줄도 모르고 계속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잖아요.”남자는 고개를 들며 담담하게 여자를 보았다.“여긴 왜 왔어.”“보고 싶으니까 당연히 와야지.”여자는 그의 곁으로 다가와 팔을 잡으며 애교를 부렸다.“오빠 진짜 너무해. 왔으면서 나 보러 오지도 않고 말이야.”“잘 지내고 있었잖아. 그럼 된 거지.”“그래. 잘 지내고 있었지.”여자는 계속 말을 이었다.“하지만 오빠가 없으니까 삶이 지루하더라고.”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빠, 나한테 왜 쌀쌀맞은데?”여자는 냉담한 남자의 반응에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난 오빠의 하나뿐인 여동생이잖아.”남자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그를 보고 있는 여자의 두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다른 오빠들은 동생을 그렇게 아껴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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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율은 또 물었다.“다른 사람한테도 저래요?”“전 도련님과 접촉해본 시간이 많지 않아서요. 제가 봐온 도련님은 평소에도 그런 분이셨습니다. 누구에게도 흥미가 없으셨습니다.”김명무가 그녀에게 말했다.그 덕에 율은 그다지 화가 나지 않았다.“그럼 집을 비운 동안에는 어디에 있었던 거예요?”“도련님께서는 근처 마을에 산책가는 걸 좋아하셨습니다.”“마을에 산책할 게 뭐가 있다고요? 마을에 볼 것도 없는 거로 알고 있는데요.”“도련님께선 남들보다 많이 다르시지요.”“아빠는 오빠한테 관심이 없대요?”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의 오빠를 신경 써주길 바랐다.그랬다면 적어도 자신의 오빠가 자기에게도 쌀쌀맞게 굴지 않았을 테니까.“네, 관심이 없으십니다.”김명무가 말했다.율은 궁금해졌다. 마을에 대체 뭐가 있는 것인지.그녀도 구경하고 싶어졌다....“언니랑 대장님 분위기가 이상한 것 같은 건 제 착각일까요?”아린은 좋은 기회를 날렸다고 생각했다.“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인 것 같은데, 또 그런 것 같지 않아 보이네요.”“그래, 네 말이 맞아.”온지유가 대답했다.“네?”아린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온지유의 신경은 여이현이 아닌 다른 곳에 팔린 상태였었다.그녀는 이 마을에 오래 머물고 있었지만 법로에 관한 소식은 아직 듣지 못했다.“혹시 말이야. 전에 법로의 도움을 받은 적 없어? 이번엔 마을이 꽤나 심각하게 망가져서 난 계속 법로가 너희들을 지켜줄 거로 생각했거든.”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 아린이 답했다.“우리 마을은 확실히 예전엔 아주 평화로운 마을이었어요. 최근에 동맹군의 눈에 띄게 되면서 이렇게 되어버린 거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법로는 저희에게 이미 충분히 잘해줬어요. 저희에게 필요한 것을 가르쳐 주었을 뿐 아니라 물자도 많이 나눠주었죠. 내전은 정부에서도 관리하지 못하는데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아린은 이내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물자도 주었다고?”온지유가 물었다.“언제? 난 왜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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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3화

온지유는 제나를 보았다. 그 의미를 어떻게 눈치 못 챌 수가 있겠는가.제나는 암시하고 있었다.온지유는 태연하게 말했다.“여이현 씨한테 만들어 주려고요?”제나는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죠. 대장님께선 저랑 제 아들에게 아주 잘 대해주신다고요. 그래서 너무 고마워요. 귀국할 때도 저랑 제 아들을 데리고 가주신다고 했었어요. 심지어 우리를 구해주기도 하셨으니 저랑 제 아들에겐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없죠.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네요.”제나는 이내 한 마디 더 보탰다.“대장님 줄곧 혼자 다니시는 것 같던데, 애인 없는 거 맞으시겠죠?”온지유가 말했다.“직접 물어보시면 될 것 같네요.”제나는 수줍은 얼굴로 말했다.“이런 걸 어떻게 직접 물어봐요. 그래서 지유 씨한테 물어보러 온 거예요. 대장님이랑 대화도 많이 나누는 것 같아서 지유 씨가 아는 줄 알았죠...”“두 사람 여기까지 함께 오지 않았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그럼 당연히 알게 되었을 텐데요. 왜 굳이 저한테 물어보시는 거죠?”“전 그런 의미가 아니에요.”제나는 순진한 얼굴로 말했다.“지유 씨, 전 대장님이 지유 씨한테 관심이 없다는 걸 알고 있어요. 지유 씨가 절 오해하고 있는 거예요. 만약 기분이 나쁘셨다면 정말 죄송해요...”온지유는 쓴소리를 하고 싶지 않았던지라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그런 의미가 아니라면서요. 그럼 저도 그런 의미가 아닌 거예요. 요리를 배우고 싶은 거라면 다른 사람 찾아보세요. 전 요리 못하니까요. 전 제일 간단한 요리도 할 줄 모르거든요.”“네, 알겠어요.”제나는 고개를 푹 숙이며 자리를 떴다.그녀는 몰래 웃고 있었다.온지유가 뭐든 잘하는 매력이 흘러넘치는 여자인 줄 알았지만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여자였다.오히려 그녀가 할 줄 아는 것이 더 많았다.빨래와 요리, 청소는 여자로서 응당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을 척척 잘 해냈다.하지만 그녀는 여이현에게 직접 요리를 만들어 저녁 한 상 차려주고 싶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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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온지유는 여이현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줄 알았다. 그래서 벨트만 놓고 가려고 했으나 제나가 여이현의 품에 안겨 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온지유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들어온 타이밍이 잘 못 되었다고 생각했다.괜히 두 사람의 좋은 시간을 방해한 꼴이 되었으니 말이다.제나는 온지유가 마침 잘 들어왔다고 생각해 얼른 여이현에게 고백했다.“대장님만 괜찮으시다면... 제가 대장님의 아내가 되어드리고 싶어요. 설령 이곳에 마음에 담아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전 상관없어요...”그녀는 다소 비굴하게 말했지만 눈앞에 있는 사람이 그녀를 지켜줄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그녀와 아이에겐 더는 의지할 곳이 없었다.하지만 여이현이 지켜줄 수 있었기에 이것은 최선의 선택이었다.전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던지라 언제 목숨을 잃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만약 여이현이 그녀를 데리고 화국으로 돌아간다면 그녀와 아이는 무사할 것이다.많이 양보해서 설령 여이현이 이곳에 마음에 담아둔 여자가 있다고 해도 상관없었다.여이현이 분명 사람을 보내 그녀를 지켜줄 테니까.Y 국 국민은 어차피 보잘것없는 사람들이었다. 의지할 곳만 있으면 평범한 백성에서 탈출했다.내전은 여전히 빈번했고 고통을 받는 건 국민이었다.여이현은 온지유를 본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타이밍에 온지유가 들어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그는 무의식적으로 제나의 손을 떼어냈다.온지유는 이곳에 더 머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안으로 더 들어가지도 않고 냉담하게 말했다.“미안해. 난 그냥 물건 전해주려고 온 거야. 이것만 놓고 갈게.”안으로 더 들어가지도 않고 그냥 가까운 곳에 있던 선반 위에 놓았다.“온지유.”여이현이 그녀를 불렀다.그러나 온지유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빠르게 나가버렸다.표정은 담담했지만 속은 아니었던지라 얼른 이곳을 벗어나는 수밖에 없었다.여이현은 바로 쫓아가고 싶어 했다. 온지유가 자신과 제나 사이를 오해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제나는 포기할 수 없었고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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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5화

여이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설명했다.“나랑 제나는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냥 우연히 구해준 난민이었어.”그의 말에 온지유는 웃음만 나왔다.“그래, 맞아. 나도 알아. 이미 두 사람에 대해 들었거든. 하지만 갈 곳을 잃은 여자와 아이가 얼마나 많은데 왜 하필 제나 씨만 구해준 거야? 그냥 제나 씨가 이쁘니까 구해준 거잖아. 아이도 있는 사람인데, 만약 나중에 둘이 정말로 그런 사이로 발전한다고 해도 넌 그냥 그 아이의 새아빠만 될 수밖에 없어. 물론 너만 좋다면 뭐가 어찌 되었든 상관이 없겠지!”“난 그 여자가 내 천막에 있는 줄 정말로 몰랐어.”여이현이 말했다.“하지만 절대 네가 상상하는 그런 거 아니야. 제나 씨를 구해준 건 제나 씨 남편이 우리나라 사람이어서 그랬어. 제나 씨 남편이 우리를 많이 도와주었거든. 그것 빼곤 정말 아무것도 없었어.”온지유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 그의 손을 확 뿌리치며 차갑게 말했다.“나한테 설명을 왜 해. 우린 이미 이혼한 사인데. 네가 뭘 하든 내 알 바 아니라고!”여이현의 손이 허공에 멈추었다. 공기만 잡혔다.급해진 나머지 그는 그녀와 이혼했다는 사실을 잊고 말았다. 본능적으로 따라 나와 그녀를 잡은 뒤 설명한 것이다.그녀의 오해를 사는 건 정말로 싫었다.몸이 저도 모르게 먼저 반응을 보이며 그녀를 뒤따라 나왔다.하지만 진정이 되었을 때 그는 이 충동적인 감정을 참아야 했다.“미안해.”여이현이 나직하게 말했다.“내가 실수를 했어.”온지유는 입술을 틀어 물었다. 속에서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이해가 가지 않았다. 정말로.그가 대체 뭘 두려워하고 있는지 말이다.그러나 그녀는 끌어 오르는 분노를 참는 수밖에 없었다.“일찍 쉬어.”여이현이 그녀에게 말했다.“너무 늦게까지 눈 뜨고 있지 말고.”온지유는 그를 빤히 보았다. 마치 누가 먼저 분노를 터뜨릴지 관찰하는 것처럼.여이현은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저 침묵하는 수밖에 없어 다시 몸을 돌려 천막으로 돌아가려고 했다.그녀는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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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6화

그 순간 온지유는 눈이 확대되었다.이 모든 상황이 꿈처럼 느껴졌다.그녀는 멍하니 서 있었다.여이현의 혀가 그녀의 입술을 벌리며 달콤하게 입안을 헤집었다.이내 그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품에 꽉 끌어안았다. 행여나 그녀가 사라지기라도 할까 봐 말이다. 이런 방법으로 그는 그동안 그녀가 그리웠던 마음을 풀고 있었다.그녀가 너무도 그리웠다.매일매일 그리움 속에서 살았다.위험한 순간에도 머릿속에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온지유는 그의 뜨거운 키스에서 자신을 향한 그리움을 고스란히 느꼈다. 그래서 거부하지 않았다. 두 팔을 그의 넓은 등반에 올리며 최선을 다해 그를 받아들였다.스르륵 눈을 감았다. 왜 그런지 모르겠으나 이상하게도 눈물이 났다.눈물이 똑 흘러내렸다.여이현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뜨거운 키스를 했다.말할 필요도 없이 행동으로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온지유는 자신이 언제, 어떻게 그의 천막까지 왔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눈을 뜨게 되었을 때 보이는 건 여이현의 품이었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두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만졌다. 그의 눈가는 붉게 물들어 있었고 쌕쌕 숨을 쉬고 있었다.제나가 가져왔던 음식은 이미 치워버린 지 오래였다.천막엔 오직 둘 뿐이었다.온지유는 더는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었다. 여하간에 많은 일을 겪었고 내전 중인 국가에 머물고 있었던지라 그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소중히 여기려고 했다.이런 시간이 언제 끝날지 모르니까.설령 후회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여이현의 호흡이 다소 거칠어졌다. 불어오는 숨이 뜨거웠음에도 온지유의 허리를 팔에 핏대가 설 때까지 꽉 끌어안고 있었다. 그리곤 나직하게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이곳은 언제 어디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으니까 내 시야에서 벗어나지 마. 그냥 내 곁에 있어. 그래야 내가 널 지켜줄 수 있으니까.”온지유가 시야에 사라졌을 때 여이현은 싸움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사실 불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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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7화

여이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난 멀쩡히 살아 있잖아. 그 사람들에 비하면 난 이미 충분히 잘살고 있어.”그 말에 온지유는 코끝이 시큰해졌다. 뜨거운 액체가 두 눈에서 흘러나올 것 같았다.고개를 젖히며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느낌이 싫었다.“그럼 이것만 물을게. 내 독은 어떻게 해독한 거야? 해독제는 어디서 난 거냐고.”온지유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여러 명이 열심히 해독제를 찾으러 다녔지만 아무런 수확도 없었다. 그런데 여이현이 무심코 가져와 그녀의 목숨을 살려주었다.너무도 이상했다.여이현은 한참 침묵했다.“그 해독제는 내가 애원해서 받은 거야.”온지유가 물었다.“누구한테 애원한 건데?”“아버지.”온지유는 다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아버지?”“응, 네가 아는 내 아버지 아니고 나를 낳아주신 친아버지한테.”여이현은 냉담하게 말했다.온지유는 뜻밖이었다.“친아버지를 찾았어?”“아니, 아버지가 나를 찾아오셨어.”온지유는 너무도 뜻밖이었다. 하지만 여이현의 어투에서 여이현이 그다지 친부를 찾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여하간에 살면서 단 한 번도 본 적 없었으니 친부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그러나 그런 친부를 받아들인 건 오로지 그녀의 해독제를 위해서였다.이런 생각에 온지유는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여이현의 발목을 잡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내가 널 힘들게 했네.”그러나 여이현이 말했다.“아니, 그런 적 없어. 네 목숨은 나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었으니까.”온지유는 침울한 기분이 들었다.“그래서 친아버지랑 거래한 거야?”“응.”여이현이 답했다.“난 아버지랑 거래했어. 3개월만 지나면 난 더 이상 여이현이 아니게 될 거야. 내가 가진 모든 건 전부 너한테 줄 생각이야. 네가 나 대신 지켜줘. 그건 전부 할아버지가 나한테 주신 거니까. 나 대신 잘 보관하고 있어. 그거면 남은 생도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거야.”이건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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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화

“해도 돼?”여이현이 잠긴 목소리로 나직하게 말했다.“정말 후회 안 하겠어?”그는 온지유에게 동의를 구하고 있었다.온지유가 충동적인 마음으로 하지 않길 바랐다.“응, 후회 안 해.”온지유는 그를 보았다.“결혼 생활 그래도 꽤 오래 했는데, 적어도 이번엔 진짜 부부로 살아보고 싶어.”그녀는 그에게 별다른 요구가 없었다.여하간에 사랑했던 사람이었고 그의 아내기도 했으니까.비록 두 사람 사이엔 아이도 있었지만.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아쉬웠다. 그와 이렇게 끝을 마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알았어.”여이현은 몸을 구부리더니 온지유의 입술에 키스했다.그의 행동은 아주 조심스럽고 부드러웠다. 온지유를 하늘이 내려준 소중한 선물처럼 말이다.온지유는 그의 손길을 받아들이며 느끼고 있었다. 그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황홀한 기분이 들었고 온몸이 찌릿찌릿했다. 이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다.너무 편안하고 몸을 감싸 안는 손길이 부드러워 그녀는 물속에 있는 것 같았다.가끔 감전된 것처럼 몸이 짜릿짜릿해 그녀는 저도 모르게 야릇한 소리를 내고 말았다.여이현은 거친 숨을 내쉬었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그는 최선을 다해 억제하고 있었다. 행여나 그녀가 다칠까 봐 말이다.그러나 피가 뜨거워지며 충동이 머릿속을 지배해 버렸다.시뻘게진 두 눈이 증명하고 있었다. 그가 이미 이성을 잃어버렸음을. 온지유의 팔을 잡은 손에 힘을 세게 주지 않았지만 붉은 손자국을 남기고 말았다.그는 그녀의 몸 곳곳에 흔적을 남겼다.온지유는 흘러나오는 소리를 참으며 고통을 즐기고 있었다.밤새 내내 그에게 시달렸다.가끔은 뜨거운 열기에 몸이 후끈거리기도 했고 부드러운 그의 행동에 편안하기도 했다....이불이 유난히도 푹신했다.온지유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온몸이 구름 위에 있는 것처럼 붕 뜬 것 같았다. 심지어 아프기도 했다.눈을 떴을 때 보이는 건 천막이었다.그녀가 살던 집이 아니었다.황홀했던 어젯밤도 꿈이 아니었다.어젯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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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9화

아침부터 그들은 전부 호출되었다.온지유에게 천막에서 나올 시간을 준 것이다.용경호의 말에 온지유는 어젯밤 뜨거웠던 열기가 떠올라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럼에도 그녀는 담담하게 답했다.“네, 아주 잘 잤어요. 그럼 하던 거 계속하세요.”“네, 알겠습니다.”용경호도 이상함을 눈치챘다.비록 어젯밤의 그 일들이 꿈이 아니었지만 여이현이 보이지 않으니 뭔가 전부 꿈처럼 느껴졌다.여이현은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아 온지유는 더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다만 그녀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여이현이 돌아오면 그들이 제일 먼저 그녀에게 알릴 테니 말이다.그녀는 아주머니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행여나 약초 말리는 일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도착하자마자 아린의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머, 왜 이제야 왔어요? 어젯밤도 늦게 잔 거죠? 신무열 선생님이 오셨어요!”신무열을 언급하는 아린은 아주 흥분한 상태로 보러 가려고 했다.“다른 사람들은 이미 나갔어요. 다들 선생님이 어떤 신기한 물건을 가져왔나 구경하러 간 거예요. 우리도 얼른 따라가요! 어서 가요!”신무열이 왔다는 소식에 온지유는 사실 마음이 놓였다.적어도 무사하다는 얘기였으니까.신무열이 떠난 뒤 동맹군이 쳐들어왔기에 행여나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걱정되었다.온지유는 아린의 뒤를 따라가며 물었다.“신무열 씨는 매번 너희들한테 선물을 사 오는 거야?”“네! 맞아요!”아린은 웃으며 말했다.“신무열 선생님은 아주 멋진 사람이에요. 얼굴도 잘생기고 저희한테도 잘해줘서 마을에 사는 여자들 대부분 선생님을 좋아하고 있어요. 하지만 선생님은 결혼할 생각이 없대요. 전 적당한 나이가 되면 선생님에게 시집가고 싶지만 제가 한참 부족한 사람이라는 거 알고 있어요. 그래도 전 선생님이 좋아요!”온지유는 생각에 잠긴 채 말했다.“그럼 돈도 많겠네.”신무열은 이곳으로 와 글을 가르치는 사람이었다.다른 목적도 없었고 그저 이 마을에 사는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쳤다.돈에도 딱히 관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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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그들도 신무열이 걱정되었다.그러나 신무열이 말했다.“날 걱정할 필요는 없어.”온지유는 신무열을 빤히 보았다. 마을이 동맹군에게 무너져도 딱히 별다른 감정이 없어 보였다.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았다.신무열은 시선을 돌려 온지유를 보았다.“어때요. 여긴 적응됐어요?”“네, 아주 잘 적응하고 있어요.”온지유가 답했다.“마을 사람들과도 잘 지내고 있고요.”“그럼 다행이네요.”신무열의 눈빛이 살짝 변하더니 또 물었다.“대장님이란 사람이 온지유 씨와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면서요. 저도 봤어요. 다들 학교를 다시 지어주고 있는 것을요.”그러더니 미묘한 말을 했다.“화국 사람들은 참 정이 넘치는 사람들인 것 같네요. 아무런 조건도 없이 마을 사람도 구해주고 말이에요. 심지어 원하는 보수도 없잖아요.”그는 다소 비꼬며 말했다. 아마 이런 군인들이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듯했다.게다가 그의 인식을 바꾸어 버렸다.온지유는 한마디 거들어 주었다.“저희 나라에서는 일반인들의 물건을 약탈하라고 군인이 있는 게 아니거든요. 군인들은 당연히 사람들을 지켜줘야 하는 거죠. 이렇게 해야 더 평화롭고 좋은 나라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거거든요.”그녀는 아주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전쟁으로 난장판이 된 이곳을 보며 화국이 얼마나 좋은 나라인지 뼈저리게 느껴졌다.신무열은 그녀의 말에 놀란 듯 살짝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다시 미소를 지었다.“부럽네요. 다들 행복하게 살 수 있잖아요.”다른 나라들보다는 확실히 행복지수가 높았다.“죄송해요. 저한테 넘긴 임무를 제가 잘 수행하지 못했어요.”온지유는 다시 말을 이었다.“마을뿐 아니라 학교도 무너져 내렸거든요. 그래서 아이들한테 공부도 가르치지 못했었어요. 이젠 무열 씨가 돌아왔으니 무열 씨가 직접 해주면 되겠네요.”“네.”신무열이 답했다.“전 내일 야외 수업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지유 씨도 구경하고 싶으면 와서 구경해도 돼요.”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였다.“참, 이건 네 선물이야.”그는 이내 아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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