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Chapter 811 - Chapter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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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1화

“진심에서 나오는 미소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김명무가 율을 달랬다.그러나 율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았다.“그럼 뭐가 진심인데요? 아빠도 날 딸로 받아들였는데 왜 날 동생으로 받아주지 않는 건데요? 어릴 때 사이가 그렇게 좋았으면서 왜 지금은 변한 거냐고요!”“어쩌면 아가씨가 돌아온 게 아직 적응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김명무가 계속 말을 이었다.“도련님께선 그동안 계속 아가씨만 찾고 계셨으니까요.”율은 차갑게 코웃음을 폈다.“아니요. 오빠는 그냥 날 동생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거예요!”김명무는 설명하려고 했다.“그건 아닐 겁니다...”“그런 게 아니면 왜 다른 여자한테는 저렇게 잘해주는 건데요? 심지어 선물도 챙겨주고 말이에요! 나도 없는 선물을 저 여자가 받고 있잖아요!”율의 눈빛이 사나워지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왜 그런 거냐고요! 당장 저 여자를 죽여요. 저 여자가 죽고 나면 누구한테 잘해주는지 지켜볼 거예요. 내가 갖지 못한 걸 다른 사람도 가질 수 없어야 해요!”“네, 알겠습니다!”율은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원망과 증오의 감정이 흘러넘쳤다. 지금 그녀의 모습은 꼭 사냥감을 노리는 독사의 모습 같았다.신무열은 자기 할 일 하러 갔다.선물을 받은 온지유는 이곳에 남아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었다.아이들은 당연히 온지유를 받아들였고 아주 좋아했다. 호기심이 가득했던 아이들은 궁금한 것을 전부 물어보았다.어쩌면 아이의 엄마가 될 뻔했던지라 온지유는 아이들에게 인내심이 아주 컸다.온지유는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가르치고 나니 피곤해졌다.어젯밤 푹 쉬지 못했던 터라 옆에 있던 테이블에 엎드려 조금 눈을 붙이려 했다.그녀가 깨어났을 때 해는 이미 저물었다.아이들은 돌아간 지 오래였다.“어머.”온지유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갈 줄은 전혀 몰랐다.몸을 일으키는 순간 자신의 몸 위로 셔츠가 덮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셔츠엔 은은한 우디향이 났다.옷을 끌어당겨 확인했다. 셔츠는 신무열의 것이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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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화살은 단단한 나무에 제대로 박혔다.그러나 온지유는 여전히 갑자기 날아온 화살에 놀란 상태였다.한참 지나도 진정할 수 없었다.신무열은 미간을 찌푸린 채 나무가 무성한 깊은 곳을 보았다. 숨어 있던 사람은 계획이 실패했음을 알게 된 후 바로 자리를 떴다.그럼에도 신무열에게 들키고 말았다.“괜찮아요?”신무열은 쫓아가지 않고 오히려 온지유부터 걱정했다.온지유의 두 눈은 휘둥그렜다. 갑자기 날아온 화살에 정말이지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마을에 사람이 많았던지라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그녀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그녀는 대체 누구의 미움을 산 것일까?꼭 이미 누군가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기분이었다.“지유 씨.”신무열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온지유의 모습에 다시 불렀다.온지유는 그제야 정신이 들어 화살이 날아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은 캄캄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 범인은 이미 도망쳤을 것이다.“전 괜찮아요.”온지유가 말했다.신무열은 그제야 온지유를 놓아주었다.그녀는 화살이 박힌 나무를 보더니 다가가 화살을 빼냈다.아주 평범한 화살이었다.그랬기에 누구의 화살인지 알 수 없었다.“방금 뭔가 눈치챈 거죠?”온지유는 고개를 돌려 신무열을 보았다. 방금 그가 한 말이 꼭 그녀에게 알려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신무열이 말했다.“그냥 느낌이 이상했어요. 다치지 않아 다행이네요.”온지유는 화살을 꽉 들고 신무열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그녀는 생각에 잠겼다.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었다.신무열은 그런 그녀를 눈치챘다.“저한테 할 말이 있어요?”온지유가 말했다.“제가 왜 이곳으로 왔는지 알고 있어요?”그녀는 어느새 진지한 어투로 말하고 있었다. 신무열도 진지하게 대답했다.“저한테 말씀하지 않은 거로 알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전 친구를 찾으러 온 거예요. 저에 대한 비밀을 알고 싶었거든요.”심각한 얼굴로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심무열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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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신무열이 눈치챈 순간 알게 되었다.“너무 많은 걸 알고 있어도 좋지 않아요.”신무열이 일침을 날렸다.“다만 지유 씨가 다치게 된 건 제 책임도 있으니까 두 번 다시 다치게 하지 않을 거예요.”그는 온지유의 생활을 방해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온지유는 곰곰이 생각했다.“괜찮아요. 전 여기서 쉽게 죽을 운명이 아니거든요.”“가죠.”신무열은 계속 그녀를 데려다주려고 했다.그녀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법로에 관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보아하니 대답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어쩌면 신무열이 여전히 그녀를 믿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게다가 법로를 언급했을 때 신무열은 딱히 별다른 반응이 없는 것을 보아 어쩌면 정말로 법로와 연관이 없는 사람일 수도 있고, 또 어쩌면 그녀에게 말해주고 싶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그녀는 신무열이 돌파구라고 생각했다.일단 그를 좀 더 지켜본 후에 다시 물어보기로 했다. 괜히 나섰다가 일을 망칠 수 있으니 말이다.“지유 씨 돌아왔어요!”온지유와 신무열이 마을로 돌아오자 누군가 바로 소리를 지르며 알렸다.그녀가 학교로 간 후로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기에 그들이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마침 나타난 여이현이 함께 나란히 서 있는 온지유와 신무열의 모습을 보았다.그는 시선을 돌려 신무열을 훑어보더니 다가오며 물었다.“왜 이렇게 늦었어? 마침 너 찾으러 가려던 참이었어.”온지유가 말했다.“잠깐 눈 감고 쉬고 있다는 게 깜빡 졸아버리고 말았어. 참, 내가 소개해줄게. 이분은 신무열 씨.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야.”“무열 씨, 이분은 여이현이라고 해요.”신무열은 미소를 지으며 여이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마을 사람들에게 들었어요. 마을 사람들을 구해주었다면서요.”“네.”여이현은 원래부터 무뚝뚝한 사람이었고 경계심도 많은 사람이었지만 예의상 그가 내민 손을 잡았다.“저도 신무열 씨에 대해 많이 들었어요. 마을 사람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면서요. 그런데 마을 주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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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여이현은 심기가 아주 불편해 보였다.“대체 무슨 일이기에 저 사람이랑 온 오후 함께 있은 거지?”온지유가 말했다.“말했잖아. 깜박 잠들었다고.”여이현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졸리면 돌아와서 자도 되잖아. 남녀가 유별한데 왜 꼭 같이 있어야 했던 거지? 괜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말이야.”그의 말에 온지유도 기분이 다소 나빠졌다.“남녀가 유별하다고? 아이들도 있었어. 그리고 나랑 신무열 씨는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그런데 누가 헛소리를 하겠어? 지금 사람들은 옛날처럼 고리타분하지 않아. 그러니까 이현 씨도 이젠 꽉 막힌 사람처럼 굴지 말아줘.”그녀가 말을 마치자 여이현은 입술을 틀어 물며 표정을 굳혔다.“그리고 아침부터 사라진 건 이현 씨잖아. 코빼기도 안 보이던데. 그러니까 나도 내 할 일을 하러 간 거잖아. 대체 뭐가 문제야?”“됐어. 그만해. 싸우고 싶지 않아.”온지유는 더는 말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대화를 이어가 봤자 서로의 기분만 상할 테니 말이다.그러자 여이현이 말했다.“난 너랑 싸울 생각 없었어.”그는 부드럽고 다정한 어투로 말했다. 온지유가 화내는 것을 원치 않았다.웃는 얼굴에 침을 못 뱉는다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여이현에 온지유는 화가 사그라들었다. 여이현은 적당히 꼬리를 내렸던지라 온지유도 기분이 풀렸다.“아린이랑 같이 갔어. 신무열 씨가 마을 떠나기 전에 나더러 남은 아이들 공부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었거든. 나도 어찌 보면 선생님이니까 같이 가준 거야. 아무 일도 없었어.”“알았어.”여이현이 말했다.“돌아가서 쉬어.”온지유는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그는 아주 평온한 얼굴이었고 더는 그녀와 신무열에 관해 신경 쓰지 않기로 한 것 같았다.그녀에게 돌아가라고 한 건 그녀의 천막으로 돌아가라는 의미였다.그러니까 그녀와 함께 있고 싶지 않다는 얘기였다.어젯밤 일로 그녀는 여이현이 더욱 자신과 함께 잠을 자길 원할 줄 알았다.지금 보니 전부 착각이었다.어젯밤 그가 그녀에게 얼마나 거칠게 굴었는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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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모든 사람들이 인정했어. 다들 내가 잃어버린 오빠 여동생이라고 했다고!”율은 소리를 질렀다.신무열이 말했다.“그래, 오랫동안 잃어버렸으니 누군가 내 동생 신분을 사칭하고 돌아온 것일 수도 있지. 만약 고생하면서 살고 싶지 않은 거라면 더 이상 내 사생활에 관여하지 마!”율은 주먹을 꽉 쥐었다.돌아온 지 오래되었지만 신무열이 이렇듯 화를 내는 목소리는 처음 들어보았다.그는 지금 그녀를 의심하고 있다.그랬기에 그녀는 긴장해졌다.신무열은 그런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고 자신의 사생활에도 간섭하는 걸 원치 않았다.특별히 마을로 돌아가는 횟수를 줄이며 온지유와의 만남도 자제했다. 괜히 자주 만나면 율의 눈에 거슬리게 될까 봐 말이다.그런데 율은 그런 그의 마음마저 몰랐다.신무열은 떠나 버렸다.덩그러니 남겨진 율은 얼굴을 한껏 찌푸리고 있었고 손톱이 손바닥에 박힐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아가씨, 도련님이 하신 말씀을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입 닥쳐요!”온지유는 김명무를 보며 바로 욕설을 내뱉었다.“전부 그쪽 때문에 일어난 일이잖아요. 그쪽이 내가 시킨 대로 온지유를 죽였으면 이런 일이 있었겠어요? 시킨 일도 제대로 못 해내고 나만 오빠한테 혼나고 말이에요! 정말 쓸모없는 사람이네요!”김명무는 고개를 푹 숙이며 그녀의 욕설을 듣는 수밖에 없었다.“온지유!”율은 이를 빠득 갈며 온지유의 이름을 불렀다.“왜 자꾸 내 앞에 나타나 내 일을 방해하는 건데!”“이번엔 내가 시키는 대로 해요!”그녀는 순간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이번엔 직접 온지유를 죽일 생각이다.괜히 뒤탈이 생기지 않게 말이다.김명무는 눈빛이 음험해진 그녀를 보며 입을 열었다.“도련님께서 만약 아시게 된다면 분명 아가씨를 가만두지 않으실 겁니다...”“내가 하라면 하라는 대로 해요!”율은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흥, 오빠가 아무리 날 가만두지 않는다고 해도 아빠 말씀까지 거역할 수 있겠어요?”결국 김명무는 하는 수 없이 움직여야 했다....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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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온지유는 조금 더 기다리다가 책상 옆으로 갔다. 위에는 붓으로 쓴 글씨와 외국어책이 있었다.책을 들고 펼쳐보니 안에서 책갈피가 떨어져 나왔다.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지만 왠지 익숙한 패턴의 책갈피였다. 어딘가에서 봤던 것 같았다.온지유는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러다가 그녀와 홍혜주를 쫓던 사람들의 옷에 똑같은 패턴이 있던 것을 떠올렸다. 그녀는 충격에 잠겼다.‘어떻게 이런 우연이... 무열 씨랑 법로가 정말 연관이 있는 건가?’“다 됐어요. 얼른 먹으러 와요.”신무열은 국수 두 그릇 들고 왔다. 온지유는 고개를 돌리는 동시에 책갈피를 소매에 숨겼다.“네.”그녀는 신무열과 마주 앉았다. 국수는 가장 간단한 육수에 계란을 넣은 것이었다. 아주 담백해 보였다.“제가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어서요. 지유 씨 입맛에 맞았으면 좋겠네요.”온지유는 젓가락을 들고 면을 휘휘 저었다. 시선은 신무열에게 멈춰 있었다. 그러자 열심히 먹고 있던 신무열이 젓기락을 내려놓으며 물었다.“뭐라도 찾아냈어요?”그는 당연히 온지유가 뒤져봤다는 걸 알았다. 온지유가 찾아온 목적도 알았다. 그저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온지유도 더 이상 숨기지 않고 책갈피를 꺼내 놓았다.“저 이 패턴 본 적 있어요. 지난번 사람들한테 쫓길 때요. 그 사람들 옷에 이 패턴이 있었어요. 무열 씨 역시 법로랑 연관이 있는 거죠?”“그냥 패턴일 뿐이에요.”“저는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책상을 뒤져볼 걸 알았다면, 이 책갈피도 일부러 넣어둔 거겠네요. 왜 그랬어요? 무열 씨 목적은 도대체 뭐예요?”온지유의 마음속에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했다. 신무열처럼 부드러운 사람이 도무지 나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온지유가 자신을 경계하는 걸 보고 신무열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그건 제가 물어야 할 것 같은데요.”“제가 먼저 물었어요. 오늘 아침 저를 죽이려고 했던 사람이랑 만났던 거죠?”“네.”신무열은 숨김없이 말했다.“그 사람 제 여동생이에요.”“여동생이 있었어요? 무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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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온지유는 다시 한번 충격받았다. 그녀는 손을 뻗어 줄곧 하고 있던 팔찌를 바라봤다.“이게 무열 씨 어머니 유품이라고요?”“네.”신무열이 대답했다.“말도 안 돼요. 이게 무열 씨 어머니 유품이라고 어떻게 확신하죠? 그냥 팔찌일 뿐이에요. 비슷한 디자인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아뇨, 이건 단 하나밖에 없어요.”온지유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지유 씨는 옥에 관해 잘 모르죠? 이 주변에는 천연 옥이 잘 나와요. 그리고 천연 옥은 절대 똑같지 않아요. 지유 씨 팔찌는 제 어머니의 유품이 확실해요. 그래서 제가 의심한 거기도 하고요. 지유 씨 혹시 다른 이름 없어요?”온지유는 주먹을 꼭 쥐며 팔찌를 벗었다.“원래도 제 것이 아니었어요. 친구한테서 선물 받은 거라...”이건 인명진이 준 것이다. 왜 주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말이다. 그녀도 이상하게 생각하던 참이었다.인명진은 이 팔찌를 아주 소중히 여겼다. 그녀에게 선물 주면서도 부적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물건을 다른 말 없이 그녀에게 준 것이다.신무열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이런 일로 거짓말할 사람도 아니었다.그녀는 전부터 신무열이 팔찌를 뚫어져라 보던 것을 발견했다. 이것저것 묻는 것만 봐도 연관이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와는 상관없는 일일 것이다.“전에도 남자한테서 받은 거라고 했죠. 얘기를 나눠도 그 사람이랑 나눠야 할 것 같네요. 그 사람한테 엄청 중요한 팔찌라고 했거든요.”“그 중요한 걸 왜 지유 씨한테 줬대요?”“저도 몰라요.”“지유 씨가 팔찌의 주인이어서겠죠.”온지유는 곧장 부정했다.“절대 아니에요. 저는 부모님이 있어요. 형제자매도 없어요. 오해하지 마세요. 여동생이 상상과 다르다고 해서 저를 끌어들이는 건 사절이에요.”그녀는 몸을 일으키며 떠나려고 했다. 그러나 팔찌가 책상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는 다시 돌아왔다.“이 팔찌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떠나서, 제 친구한테 중요한 물건이니 일단 가져갈게요.”“네. 지유 씨한테 있다는 자체가 인연이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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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여이현의 눈빛은 살짝 어두워졌다. 그는 어젯밤 발작한 탓에 온지유의 곁에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미안해.”“제가 원하는 건 사과가 아니에요.”온지유가 밀어내려고 하자 그는 더욱 힘을 주며 말했다.“어제는 싸우기 싫어서 피했던 거야. 이쯤 돼야 네 화가 풀릴 것 같아서 다시 돌아왔어.”온지유는 그의 품에 안겨 그를 바라봤다. 거짓말하는 눈빛은 아니었다.그들은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다. 여이현은 그녀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고 있을 뿐이다.“다음에 같은 일이 생기면 무조건 바로 달래줘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용서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휙 가버리면 진짜 기분 나쁘다고요. 무시당하는 느낌이에요. 우리 사이를 의심하게 하지 말아요.”“...그랬어?”온지유는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그걸 이제야 알았어요? 여자 마음을 그렇게 몰라서야 되겠어요?”“그래서 배우고 있잖아. 난 경험이 없어서 그래. 잘못한 게 있으면 바로 말해줘. 네가 말한 대로 할게.”그의 진지한 태도에 온지유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며 물었다.“그러고 보니 노승아 씨 실종됐다고 하지 않았어요?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요?”“나한테 있는 거 아니야. 난 잘 몰라.”“정말이에요? 또 몰래 도와준 건 아니고요?”“하아... 난 한 번도 노승아를 사랑해본 적 없어.”“못 믿겠어요.”여이현은 바로 설명을 보탰다.“네가 의심하는 것도 당연해. 하지만 노승아는 여씨 집안사람이야. 난 노승아의 인생을 대신 사는 입장이니 이것저것 챙겨주는 것도 당연하지. 일이 이렇게 귀찮아질 줄은 몰랐지만.”온지유는 턱을 괴고 그의 설명을 들어줬다. 둘 사이에 많은 오해가 있는 것 같았다. 더군다나 두 사람은 한 번도 설명한 적 없었다. 정확히는 회피하고 있었다.그때는 여이현도 온지유를 사랑하지 않을 때이니 설명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오해는 점점 깊어져 갔다.온지유는 여이현의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믿어요.”이 말을 들은 여이현의 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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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사라져? 아린이가 갑자기?”케빈은 흐느끼며 말했다.“몰라요. 저도 몰라요. 산에 가서 멧돼지를 잡아준다고 했는데, 그 뒤로 쭉 안 돌아왔어요. 사라졌어요...”“멧돼지는 왜 잡아?”“먹어야 한다고요. 집에 고기가 없대요. 그래서 멧돼지라도 잡아 와야 저한테 뭘 먹일 수 있다고 했어요. 선생님, 이제 어떡해요? 어디 가서 누나를 찾죠?”케빈은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반대로 온지유는 이성적으로 생각했다. 어딘가 이상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네 부모님은?”“누나를 찾으러 갔다가 아직 안 돌아왔어요.”“우리도 찾으러 가자. 잠깐, 사람이 많을수록 좋을 테니까 몇 명 더 부를게.”“선생님. 대장님은 아까 사람들 데리고 나가던데, 지금 다시 불러올 수 있을까요?”온지유는 밖으로 나가서 상황을 살폈다. 동네에 차가 절반 이상 줄었다.‘이현 씨는 무슨 일을 하러 간 거야. 하필 이럴 때.’그녀는 아린이 너무 걱정되었다. 아무리 이 지역에 대해 잘 아는 지주 집 딸이라고 해도 말이다.아린은 한 번도 이런 말썽을 피운 적 없었다. 산의 지형도 익숙해서 위험한 길에는 들어서지 않을 것이다. 보통은 실수로 떨어지는 일도 적었다.온지유는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말했다.“우리끼리 찾으러 가자. 이현 씨한테는 내가 소식을 전할게. 그 전에 우리가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여이현이 급하게 나간 건 할 일이 있다는 뜻이다. 온지유는 그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는 여유 시간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연락이 닿는다고 해도 돌아올 수 있을지 문제였다.“네.”케빈은 눈물을 닦았다.두 사람은 손을 잡고 산에 들어갔다. 벌써 아린을 찾기 시작한 주민들이 있었다.대략 10여 명의 주민이 모인 모양인데, 이 큰 산을 다 뒤지려면 적어도 하루는 걸려야 했다.“저희 흩어져서 찾아보죠. 그리고 이곳에서 다시 모여요.”“네.”그들은 온지유의 지시에 따라 각 방향으로 흩어졌다.산길은 아주 가팔랐다. 독충이나 독사가 있을 수도 있어서 조심해야 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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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온지유의 안색이 빠르게 어두워졌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히 맞섰다. 앞으로 몇 발짝 걸어간 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나와, 거기 있는 거 다 아니까.”“읍! 읍읍읍!”커다란 나무 뒤에서 아린이 나왔다. 그녀는 두 손이 포박되어 있었고 안색이 창백했다. 버둥거리며 반항하는 그녀의 얼굴에는 눈물자국이 남아 있었다.겁먹은 아린의 뒤에는 한 남자가 있었다. 남자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한참 찾았잖아. 애를 죽이고 싶지 않으면 얌전히 다가와. 아무 소리도 내지 말고.”온지유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날 잡으려고 머리 좀 쓴 모양이네요? 차라리 초대장이라도 보내지 그랬어요. 귀찮게 억울한 사람 끌어들이지 말고.”“여기서 널 잡는 게 쉬운 줄 알아? 이 정도 노력은 해야지.”김명무는 온지유를 죽이는 데 실패했다. 심지어 이 동네에서는 섣불리 움직였다가 되레 당할지도 몰랐다.그는 여이현이 떠날 시간을 노렸다. 그리고 아린이 온지유와 친하다는 것도 파악했다. 이 시간이라면 손쉽게 온지유를 데려갈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온지유는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그쪽이 날 죽이려고 했던 거예요?”“시끄러워!”김명무는 미간을 찌푸렸다. 인내심이 바닥 난 그는 과일칼을 들고 아린의 목에 겨눴다.“빨리 와. 너랑 낭비할 시간 없으니까.”“알았어요! 알았으니까 칼 놔요!”온지유는 손을 들고 천천히 다가갔다.아린은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온지유가 제 발로 함정에 걸어오는 것을 보고는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그녀가 하도 반항해서 김명무는 그녀의 입을 막고 있던 보자기를 빼냈다. 그녀는 울면서 외쳤다.“오지 마요! 선생님을 노리고 온 사람들이에요! 저는 괜찮으니까 오지 마요, 제발!”“내가 안 가면 네가 죽을 거야. 아린아, 난 괜찮아. 괜찮으니까 울지 마. 얼른 집에 돌아가야 네 부모님이 시름을 놓지.”온지유는 또 김명무에게 말했다.“이제 아린이 풀어줘요. 제가 왔으니까 애꿎은 사람 건드리지 말라고요.”아린은 후회하게 시작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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