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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6화

벽에 박힌 총알과 끊어진 채찍을 바라보며 유젠의 안색은 빠르게 변했다.

“빠, 빨리 경비를...!”

생명의 위협을 느낀 유젠은 머리를 감싼 채 도망갔다. 온지유를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별로 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쟁을 겪은 사람은 폭죽 소리도 총소리로 착각하는 법이니 말이다.

총소리는 한 발만 들려왔다. 한참이나 잠잠하자 유젠은 머리를 빼꼼 내밀어 상황을 확인했다.

온지유는 유리를 통해 거대한 몸집의 남자가 걸어오는 것을 확인했다. 상대는 무표정한 얼굴로 성큼성큼 걸어와서 문을 열었다.

그 순간 방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유젠은 멍한 얼굴로 물었다.

“요... 요한 님... 여, 여긴 어떻게...?”

요한은 신무열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이곳에 직접 등장한 것이다. 요한쯤 되니까 총을 쏠 수도 있었다.

온지유의 앞으로 가서 멈춰 선 요한은 차갑게 말했다.

“이 사람, 건드리지 마.”

유젠은 눈에 띄게 멈칫했다. 온지유가 한 말이 당연히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이었던 것이다.

유젠이 말이 없는 것을 보고 요한은 예리한 눈빛으로 다시 물었다.

“내 말 못 들었어?”

“들었습니다. 들었습니다.”

유젠은 황급히 대답했다. 그리고 눈길 하나로 모든 사람을 물러나게 했다.

눈치 보던 온지유는 이때다 싶어서 다친 여자아이를 부축했다. 그녀는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유젠은 이미 요한을 뒤따라 떠나버렸다.

어쩔 수 없이 온지유는 여자아이를 부축해서 원래 곳으로 돌아갔다.

같은 시각, 요한은 유젠에게 다시 한번 경고했다.

“잊지 마. 내가 계속 지켜보고 있을 거야. 만약 저 여자를 건드리면 조각 나서 개밥 그릇에 담길 줄 알아.”

“네, 걱정하지 마세요! 직접 전하신 말을 제가 어떻게 잊겠어요. 무조건 따를게요.”

요한은 신무열 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요한의 사격 실력도 이미 잘 알려졌다. 그를 건드리는 건 죽겠다는 것과 다름없었다.

한참 침묵에 잠겨 있던 요한은 유젠을 향해 발길질했다.

“아악!”

돼지 멱 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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