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23화

“그건 아가씨 마음에 달렸어. 오래 살고 싶으면 기도라도 하든지.”

김명무가 차갑게 말을 이었다.

“얌전히 있어.”

말을 마친 김명무는 그냥 떠나버렸다.

온지유는 가둬지지 않았다. 그녀는 이곳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이때 Y국 여자 몇 명이 걸어왔다. 그녀는 먼저 인사를 했지만 대꾸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들은 그저 머리를 푹 숙인 채 피할 뿐이었다. 사극에서 보던 궁인과 같은 모습이었다.

‘여기 도대체 뭐 하는 곳이야?’

그녀는 김명무 등이 떠난 방향을 바라봤다. 고압 전선으로 둘린 벽을 뚫고 도망갈 방법은 없어 보였다. 그녀는 마당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마당은 아주 넓었다. 벽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20분은 걸렸다. 그리고 360도 고압 전선이 있어서 도망갈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쨍그랑!

이때 온지유는 무언가 깨지는 소리를 들었다. 곧이어 채찍 소리가 들려왔다.

“악! 때리지 마세요! 잘못했어요! 다음부터 조심할게요!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여사님!”

“용서? 이게 벌써 몇 번째야? 여기 사용인은 다 내가 교육해. 잘못을 했으면 맞아야지.”

거친 목소리가 잇달아 들려왔다. Y국어이기는 했지만 온지유도 알아들을 수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뚱뚱한 여자가 여린 여자아이를 때리는 것이 보였다. 기껏해야 15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는 머리를 감싼 채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손은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 되어 피를 흘리고 있었다. 몸에도 상처는 적지 않게 났다. 그녀는 금방이라도 죽을 것만 같았다.

채찍은 상처가 있는 곳도 가차 없이 내리쳤다. 그녀는 비명만 지를 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도 가만히 있었다. 괜히 입을 열었다가는 함께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맞아 죽어도 다 네 팔자지. 네 팔자가 사나운 걸 어쩌겠어.”

유젠은 한창 때리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 온지유가 그녀의 손을 틀어잡은 것이다.

“계속 때리다가는 진짜 죽을 거예요. 그릇 하나 깬 걸 목숨으로 갚아야 하나요?”

유젠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