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211 - 챕터 1220

1371 챕터

제1211화

김혜연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고,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함이 가슴속에 가득 찼다.그녀는 말 대신 발돋움해 신무열의 얼굴에 가볍게 키스했다.신무열은 그녀를 보며 미소를 지으며 장난스럽게 물었다.“얼굴에만?”김혜연은 얼굴이 빨개져 고개를 돌리며 작게 속삭였다.“사람들이 보고 있잖아요.”신무열은 웃음을 참지 못하며 그녀의 귀에 낮게 속삭였다.“밤에는 먼저, 방금처럼 네가 먼저 해 줘야 해.”“무슨 말 하는 거예요!”김혜연은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했다.다행히 진료실에 도착했고 대기자가 없어 김혜연은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10분 정도가 지난 후 김혜연은 눈이 붉어진 채로 진료실에서 나왔다.신무열은 그녀가 걱정돼 곧장 다가가 부드럽게 물었다.“무슨 일이야? 괜찮아?”김혜연은 말없이 한 장의 종이를 건넸다. 신무열은 그녀에게 무슨 문제가 생긴 줄 알고 조심스럽게 위로하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난 항상 네 곁에 있어.”김혜연은 눈물이 맺힌 채 말했다.“먼저 검사 결과를 봐주세요.”그러고 나서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작게 울기 시작했다.그녀가 건넨 것은 초음파 검사 결과였다.‘임신 4주, 모든 것 정상’이라고 적혀 있었다. 즉, 한 달이 된 상태였다.신무열은 그 결과를 보고 너무 기뻐 손이 떨릴 정도였다.김혜연을 껴안고 싶었지만 신무열은 뱃속의 아이를 생각해 그녀를 살며시 안으며 이마에 키스했다.“무열 씨.”김혜연은 부끄러워하며 그의 품속에서 얼굴을 가렸다.신무열은 참을 수 없는 기쁨에 외쳤다.“내가 아빠가 된대! 내가 아빠가 된대!”지금의 그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처럼 보였다.김혜연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임신을 하게 돼서 정말 다행이었다.만약 몸에 문제가 생겨 아이를 가질 수 없었다면 그녀는 신무열의 실망과 슬픔을 어떻게 감당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김혜연은 임신한 사실에 가슴 깊이 안도하며 기쁨을 느꼈다.“가요, 어서 우리 이 소식을 아버지께 알려드려요.”신무열은 그녀를 다정하게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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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2화

별이는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사람은 다시 빈정거렸다.“보세요. 부모님은 계속 여동생만 챙기고 있잖아요. 도련님은 신경도 안 쓰는 거 같은데요.”그 사람의 말투는 명백히 악의적이었다.그때 김혜연이 다가와 별이를 옆으로 데리고 가며 단호히 말했다.“이보세요,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좀 아니죠. 지유 씨와 이현 씨는 두 아이를 다 사랑해요. 그러니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그 사람은 김혜연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비웃듯 말했다.“당신은 여 대표님의 부인도 아니잖아요. 그분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딸을 더 예뻐한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잖아요. 별이 도련님이 태어났을 때 이렇게 큰 잔치를 열었나요? 전 본 적 없는데요.”별이는 차분히 웃으며 말했다.“아주머니가 못 봤다고 해서 없었다는 건 아니죠. 그리고 아주머니는 우리 부모님이 아니니까 부모님이 절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리 없잖아요.”김혜연은 몰래 별이를 칭찬하며 엄지를 들어 보였다.하지만 그 사람은 포기하지 않고 뭔가 더 말하려 했지만 별이가 먼저 말을 끊으며 말했다.“아주머니, 부모님이 아주머니를 별로 사랑하지 않았던 거 같네요.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는 거겠죠. 하지만 오늘은 좋은 날이니, 기분 좋게 술이나 한 잔 더 하세요.”그 말을 끝내고 별이는 김혜연의 손을 잡고 온지유와 여이현 부부에게 걸어갔다.김혜연은 조용히 온지유에게 방금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온지유는 별이의 반응에 감탄하며 말했다.“별이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남편을 닮아가네요. 이 아이도 커서 또 하나의 여이현이 되겠어요.”그때 연회장의 음악이 울리며 주최 측의 인사가 시작될 시간이 되었다. 별이는 음료잔을 내려놓고 여이현을 불렀다.“아빠, 제가 해도 될까요?”온지유는 여이현의 팔을 살짝 잡아당기며 별이에게 맡기라고 했다.여이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말했다.“우리 아들 정말 멋져졌구나.”별이는 미소를 지으며 마이크를 들고 무대 위로 올라갔다.“여러분, 오늘은 제 여동생의 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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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화

배진호와 권다솔은 저번의 일을 겪으며 깊은 신뢰를 쌓아왔다.감정을 확인한 두 사람은 연인이자 동료로서 함께 일하며 특별한 관계를 이어갔다.연인 사이는 적절한 거리가 중요하다고들 한다.너무 멀면 그리움이 생기고 너무 가까우면 다툼이 생긴다고 하지만 배진호와 권다솔은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큰 다툼 없이 지내왔다.퇴근 후에는 같이 식사하거나 영화를 보고 때로는 함께 출근하며 서로에게서 편안함을 느꼈다.배진호는 자신의 나이와 책임을 생각하며 권다솔에게 확실한 약속을 해야 할 때라고 느꼈다.그녀를 사랑하는 만큼 그녀에 대한 책임도 지고 싶었다.현장에서는 사람들이 기쁨에 넘쳐 외쳤다.“배 비서는 대표님과 함께 오랜 세월 동안 가족 같은 존재였어요. 배 비서의 능력은 여기에 있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죠!”“맞아요, 배 비서의 능력은 모두가 인정하죠! 이런 경사스러운 날에 정말 어울리는 일입니다!”“대표님의 가장 든든한 왼팔과 오른팔이 부부가 된다니 정말 축하할 일이에요!”“두 사람의 행복을 위해 건배합시다!”...배진호는 전부터 권다솔에게 청혼할 생각이 있었지만 업무가 바쁜 나머지 타이밍을 놓치고 있었다.오늘처럼 많은 사람이 모인 특별한 날에,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로 했다.권다솔은 여이현의 중요한 날에 주목을 빼앗고 싶지 않았지만 배진호는 이미 무릎을 꿇고 반지를 들고 있는 상황이었다.이 자리에서 거절하는 것은 그를 난처하게 만들 뿐이라고 생각했다.결국 권다솔은 부드럽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네, 받아들일게요.”배진호는 환하게 웃으며 반지를 그녀의 손가락에 끼워 주었다.그 모습은 사진으로 남겨졌고 곧 인터넷에 퍼져 많은 사람들의 축복과 부러움을 받았다.그러나 권다솔의 아버지인 권용민은 이 결혼에 대해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백일 잔치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권용민은 두 사람의 앞을 막아섰다.그의 표정은 어두웠고 권다솔은 그런 아버지의 뜻을 이미 알고 있었다.그녀는 배진호와 함께 있는 것이 행복했고 청혼을 받아들인 지금 가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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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4화

권용민은 깊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배진호를 쏘아보듯 바라보며 말했다.“진호 씨가 아무리 성공했어도 결국은 남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일 뿐이죠. 내 딸은 최고의 것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다솔이가 경험을 쌓고 싶어 했다고 해서 그저 평범한 사람으로 여겨선 안 돼요.”권용민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의 말은 매우 공격적이었다.배진호는 여이현 곁에서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며 존경받아 왔다. 많은 사람들이 여이현과의 관계를 이유로 그를 존중했고 그의 뛰어난 능력 또한 경외의 대상이었다.여이현처럼 까다로운 기준을 가진 사람 곁에 남아 있는 것은 능력이 탁월한 자들만 가능한 일이었다.그러나 권용민의 앞에서 배진호는 모든 것이 무의미해 보였다.배진호는 조용히, 그러나 단호히 말했다.“아버님,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직업이 다솔 씨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는 것도요. 하지만 저는 다솔 씨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다솔 씨가 입사했을 때부터 저는 다솔 씨의 신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각자의 능력으로 이 자리에 올랐습니다. 만약 직업이 문제라면 제 회사를 설립할 수도 있지만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는 모두 대표님 덕분입니다. 그래서 될수록 이 자리를 지키고 싶습니다. 이 일을 포기한다는 것은 제 자신을 부정하는 것과도 같습니다.”그의 말은 단호했으며 은혜를 배신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보였다.게다가 지금 여이현은 아이와 온지유에게 집중하고 있어 배진호와 권다솔이 모두 떠난다면 큰 손실을 입을 것이 분명했다.권용민은 차갑게 말을 이었다.“지금 당장 내 앞에서 전업하겠다고 한다 해도 딸을 내줄 생각은 없습니다.”그는 권다솔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보며 덧붙였다.“이제 충분히 놀았으면 집으로 돌아와라. 내가 직접 나서서 너를 데려가고 싶지는 않다.”그 말을 남기고 권용민은 뒤돌아보지 않고 떠났다.비록 강제로 딸을 데려가진 않았지만 그의 생각과 입장은 명확히 전달되었다.권다솔은 배진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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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5화

권다솔은 배진호를 가볍게 안고 말했다."제가 여진 그룹에 온 건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싶어서였어요. 진호 씨 도움 덕분에 정말 많이 배웠지만 언젠가 저는 이 회사를 떠날 거예요. 진호 씨, 저는 진호 씨가 더 멋진 사람이 되길 바라요. 누군가의 그림자에 가려진 채로 살지 않길 바란다는 뜻이에요. 이해하죠?"그녀는 단지 배진호가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랐던 것뿐이다. 물론 그가 남기로 고집한다면 그녀가 더 이상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사람이라면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럴 수 있는 자리에 서 있는데 왜 낮은 곳에 머물러야 하겠는가?“알겠어요. 하지만 다솔 씨, 저는 평생 대표님을 따를 겁니다. 아버님 쪽은 제가 잘 설득해 볼게요. 아버님이 끝내 반대한다면...”배진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권다솔은 단호한 표정으로 돌변했다."진호 씨, 진호 씨는 경험도 많잖아요. 아버지가 안 된다고 하면 정말 안 되는 거예요?"권다솔은 화가 치밀었다.그렇게 힘든 순간도 함께 버텨냈는데 이제 와서 아버지의 반대 때문에 배진호는 포기하려는 거란 말인가.만약 정말 포기한다면 그들 사이의 감정은 너무나도 하찮은 것이 되고 말 것이다.배진호는 한숨을 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안 된다는 뜻이 아니에요. 아버님이 우리를 허락하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하지만 끝까지 반대한다면 다솔 씨를 억지로 붙잡거나 혼인신고를 강행할 수는 없어요. 그런 건 옳지 않잖아요."그는 축복받지 못한 사랑을 하고 싶지 않았다. 또 모두가 반대하는 결혼식은 더더욱 원하지 않았다.권용민의 말대로 권다솔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권다솔은 화가 나면서도 웃음이 났다."반대한다고요? 기정사실화라는 건 몰라요? 아이가 생기면 반대할 방법도 없어질 거예요.""그렇겠죠. 하지만 나는 그런 일을 할 수 없어요. 만약 내 딸이 누군가에게 그렇게 끌려가고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면 나도 정말 분통이 터질 거니까요."배진호는 그렇게 말하며 권다솔의 어깨를 단단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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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6화

배진호가 백일잔치에서 청혼했기에 여이현은 아주 잘 기억하고 있었다.배진호와 권다솔은 그의 왼팔과 오른팔이었을 뿐 아니라 믿을 만한 부하직원이었다.“아마 결혼하지 못할 것 같아요.”배진호는 여이현에게 솔직하게 말했다.여이현은 바로 눈치를 챘다. 권다솔의 집안에서 배진호와의 결혼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반면 배진호의 집안에서는 오히려 결혼을 재촉하고 있었다. 여하간에 배진호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으니까.여이현은 그런 배진호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 할 수 있을 거예요. 일단 휴가를 줄게요. 먼저 권다솔 씨 마음부터 완전히 얻고 장인어른이 그쪽 집안 사업을 이으라고 하면 가요. 여긴 내가 다른 비서를 새로 또 뽑으면 되니까. 여하간에 배 비서 인생보다 중요한 일은 없잖아요.”여이현은 진심을 담아 말했다. 배진호는 그와 오랫동안 같이 일을 해온 사람이었다. 대충 계산을 해보아도 10년은 훌쩍 넘었다.배진호는 그의 비서였을 뿐 아니라 친구이자 형제, 가족 같은 사람이었다.배진호에게 더 좋은 선택이 있다면 그는 축복해줄 뿐 아니라 배진호를 도와줄 마음도 있었다.애당초 그가 바라던 일에 배진호의 도움이 없었다면 완성할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대표님, 전 이미 대표님 곁에서 평생 일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 제가 만약 사직서를 낸다면...”배진호는 마음이 무거워졌다.여이현은 나직하게 웃었다.“배 비서가 행복해지는 길이라면 난 괜찮아요. 오히려 기쁘기만 한데 내가 왜 배 비서가 날 배신했다고 생각하겠어요? 그리고 내 곁에서 일한 게 어디 하루 이틀도 아니잖아요. 배 비서, 배 비서가 사직한다면 물론 나도 처음엔 많이 힘들겠죠. 그래도 세상엔 인재가 많잖아요. 배 비서처럼 일 잘하는 비서로 새로 뽑거나 키우면 되는 거지만 행복해질 기회는 많지 않아요.”그는 배진호 없이 일을 못 하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그도 배진호가 곁에 남아주길 바랐지만, 자신의 이기적인 마음으로 배진호의 행복을 방해할 수는 없었다.“가요. 배 비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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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7화

김영은은 배진호가 이렇듯 단호할 줄은 몰랐다.그럼에도 그녀는 배진호에게 분명하게 말했다.“배진호 씨, 만약 배진호 씨가 한 아이의 부모라면 이미 성공을 이룬 사위와 창업을 시도하고 있는 사위 중 누굴 선택하겠어요?”“전 전자를 선택할 겁니다. 하지만 어머님, 전 그래도 제게 한 번만이라도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전 쓸모없는 사람은 아니거든요.”배진호는 단정한 자세로 김영은 앞에 서 있었다. 그래서인지 유난히도 확고해 보였다.그는 여러 방면에서 유능한 인재였다.특히 그의 일거수일투족에선 상인의 기질이 보였고 왕자의 기품도 느껴지기도 했다.여하간에 여이현의 곁에서 10년을 넘게 일한 사람이었으니 어쩌면 당연했다.하지만 배진호와 여이현을 비길 수는 없었다. 여이현의 등 뒤로 여진 그룹이 있었을 뿐 아니라 온지유의 친부와 여이현의 친부 또한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었다.여이현이 아무리 배진호를 가족처럼 여긴다고 해도 배진호는 그저 비서일 뿐이다.여진 그룹을 배진호에게 넘겨줄 리도 없었다. 배진호는 여이현의 은혜를 입고 성공을 한다고 해도 절대 여이현을 공격하는 어떠한 짓도 하지 않을 것이었다.다정 그룹은 경성의 일인자 자리를 노리고 있었다.배진호는 아무런 뒷배경도 없었고 지위도 없었다. 그들에게 도움이 되어주지도 못하는데 굳이 왜 이런 그를 사위로 받아들이겠는가.그렇다고 해서 배진호에게 자선 사업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모든 걸 배진호에게 넘길 수도 없었다. 넘기는 순간 여진 그룹과 합쳐질 가능성이 있으니까.김영은도 원래 이런 말을 꺼내고 싶지 않았으나 해야 할 것 같았다.그녀는 차갑게 말했다.“다솔이를 사랑하는 것 외에 가진 게 뭐가 있죠? 그동안 여진 그룹을 위해 충성을 다 한 거? 하지만 우리 다솔이는 어릴 때부터 귀하게 자랐어요. 좋은 것만 먹고, 좋은 것만 입고, 좋은 것만 보고 자랐다고요. 권씨 집안에서 누린 모든 것이 배진호 씨와 함께 사는 것보다 좋을 거예요.”“배진호 씨, 그래도 포기가 되지 않는다면 나랑 다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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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8화

심지어 김영은은 권다솔을 혼내기도 했다.“이미 선 자리 알아봤으니까 집안에 얌전히 있어. 이따가 맞선 상대가 집으로 올 거야. 네 아빠 심기를 거슬러서 또 집에 갇혀 지내고 싶지 않은 거라면 얌전하게 있는 게 좋을 거야!”소파에 앉은 김영은은 엄격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그 기세는 엄청났다.이때 아픈 척하고 있던 권용민이 나왔다.“네 엄마도 마음이 약해져서 그 자식을 집안까지 들인 거야. 만약 나였으면 곱게 돌려보내지 않았을 거라고. 계속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하면 사람을 불러 쫓아냈을 거야!”권다솔은 숨 막혔다.자신의 부모님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거라곤 전혀 상상도 못 했다.그녀의 부모님은 늘 다정하고 지식이 많은 사람이었다. ‘성공한 사람' 같은 단어가 그들의 입에서 나올 줄 몰랐다. 심지어 억지로 맞선 자리까지 만들다니.대체 그녀를 뭐로 생각한 걸까?상품처럼 팔아버리려는 걸까?권다솔은 자조적으로 말했다.“우리 가문이 크면 얼마나 크고 재산이 많으면 얼마나 많다고요. 대체 언제쯤이 되어야 만족하실 건데요. 대체 언제 욕심을 그만 부릴 건데요?!”“여이현은 경성 일 인자예요. 차라리 여이현을 사위로 맞이하시지 그래요?”권다솔은 이성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의 탓이라곤 할 수 없었다. 여하간에 그녀의 부모님이 먼저 심한 말을 했으니까.그녀의 부모님은 그녀의 말대로 여이현을 사위로 맞이할 생각도 한 적 있었다. 하지만 여이현에겐 이미 아내가 있었고 여이현은 가정에 충실했을 뿐 아니라 아내를 너무도 사랑했기에 그들에겐 방법이 없었다.권다솔은 두 사람의 눈빛에서 모든 걸 눈치채게 되었다. 순간 모든 것이 가소로웠다.“저더러 굳이 여진 그룹의 비서로 입사하라고 했던 게 이제야 이해가 가네요. 두 분 모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셨던 거네요!”어떻게든 여이현의 곁에 붙어야 가망이 있을 수 있었으니까.“여이현은 유부남이에요. 아이도 있는 사람인데 괜찮으신 거예요? 아이까지 딸린 유부남도 사위로 받아들일 수 있으면서 왜 어떻게든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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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9화

권용민은 가슴을 움켜쥐었다.“다솔아, 그 자식을 위해 지금 목숨으로 우리를 협박하는 거냐?”김영은은 순간 불안해졌다.“다솔아, 네 아빠 몸 안 좋은 거 알잖니. 얼른 그 칼을 내려놔. 네 아빠 화나게 하지 마. 그러다 쓰러져!”권다솔은 과도를 내려놓지 않았다. 오히려 피식 웃었다.“엄마는 항상 제게 아빠 화나게 하지 말라고, 상처받게 하지 말라고 하시네요. 그럼 두 분은요? 두 분이 저한테 상처 줬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전 지금까지 늘, 계속 얌전하게 지냈어요. 두 분이 원하는 대로 하면서 두 분을 만족시켜드리려고 노력했죠.”“여진 그룹 비서 일도 말이에요. 두 분은 제게 다른 사람처럼 직장인 체험도 해봐야 한다고 하시면서 보냈죠.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떻게 됐는데요?”“학교 다니면서도 전 연애 한 번 못 해 봤어요. 남자친구 사귀어 보려고 노력도 안 해봤죠. 이제 겨우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진호 씨가 저한테 얼마나 잘해주는데, 대체 왜 반대하시는 거죠?”“배진호 씨가 엉망인 사람은 아니잖아요. 아닌가요?”만약 배진호가 엉망인 사람이었다면 여이현도 그를 비서로 뽑을 리도 없고 10년 넘게 곁에 두고 함께 일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배진호는 아주 능력 있는 사람이었다. 업계에서도 어떻게든 배진호를 자신의 회사로 빼앗아 오려고 하기도 했었지만, 배진호는 전부 거절했다.그는 여이현에게만 뚝심 있게 충성을 다했다.이런 사람을 두 사람은 왜 믿지 않는 것일까?여이현이 사라진 5년 동안에도 배진호가 여진 그룹을 관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배진호는 그 5년 동안 단 한 번도 여진을 탐낸 적도 없었고 배신한 적도 없었다.배진호에겐 따라 배울 점이 많았다.김영은은 권다솔의 목에서 흐르는 피를 보았다.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긴장해졌다.“얼른 내려놔. 배진호 씨도 엉망인 사람이 아니야. 나랑 네 아빠는 네가 더 좋은 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길 바랄 뿐이었어.”“하지만 두 분은 돈이 많은 사람이 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계시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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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0화

“다솔 씨를 찾아간 그날, 다솔 씨 부모님이 막아섰죠? 두 분이 원하는 게 뭐라고 하던가요? 내가 도와줄 건 없어요?”여이현은 이런 일에 있어 배진호에게 선배나 마찬가지였다. 그랬기에 배진호가 부딪친 문제에 대해서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배진호는 더는 권씨 가문에 대해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대표님, 저랑 다솔 씨는 이미 끝난 사이입니다.”여이현은 두 사람이 이렇게나 빨리 헤어질 줄은 몰랐다. 하지만 배진호는 방금 권다솔에게 청혼하지 않았던가.만약 권다솔이 배진호를 싫어했다면 배진호와 연인 사이가 될 리가 없었을 뿐 아니라 청혼을 받아들일 리도 없었다.그랬기에 두 사람의 사이는 배진호의 일방적인 관계 정리인 것이다.권다솔 부모님의 반대로 말이다.여이현도 예전에 이런 일을 겪었었다. 배진호와 권다솔이 서로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었던 여이현은 이렇게 끝내게 놔둘 수는 없었다.“다솔 씨도 배 비서를 좋아하고, 배 비서도 다솔 씨를 좋아하는데 이렇게 포기하려고요? 아쉽지 않아요?”여이현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배진호 앞으로 다가갔다.“게다가 배 비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잖아요. 겨우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연인 사이가 되었는데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할망정 이렇게 포기한다고요?”“다솔 씨도 헤어지겠다고 해서 헤어진 거예요? 만약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그런 거라면 어떻게든 설득하면 되잖아요. 두 사람의 사이를 응원할 수 있게 말이에요.”여이현은 손을 배진호의 어깨에 올렸다.“두 사람은 태도가 보고 싶으셨던 거예요. 배 비서가 회사를 차리게 되면 내가 전적으로 후훤해줄게요. 돈이 필요하면 돈도 줄게요. 필요한 게 있으면 전부 가져가도 돼요. 만약 두 분이 원하는 게 여진 그룹이라면... 그것도 줄게요. 여진 그룹에 배 비서가 없었다면 지금도 멀쩡히 남아있었을 리가 없었을 테니까요.”애당초 그는 여진 그룹을 온지유에게 주었다. 하지만 온지유가 싫다고 하면서 모든 지분을 고모인 여희영에게 선물했다.그런데 여희영은 온지유가 돌아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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