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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Chapter 1221 - Chapter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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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1화

권다솔의 질책하는 눈빛에 마음을 다잡았던 배진호는 순간 마음이 무거워지면서 아팠다.고개를 돌려 일부러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다솔 씨 부모님께서 하신 말씀이 맞아요. 두 분도 다솔 씨를 위해서 한 말이잖아요. 저 같은 일개 비서가 다솔 씨가 원하는 걸 해줄 수 없을 거예요.”“거짓말!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잖아요! 만약 그런 거라면 왜 지금 내 시선을 피하고 있는 건데요?”“다솔 씨...”“내 두 눈을 보면서 헤어지자고 말하기 전까지 난 믿지 않을 거예요. 진호 씨가 무슨 말을 하든 말이에요.”말을 마친 권다솔은 바로 나가버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여이현이 다시 들어왔다. 배진호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배 비서가 이렇게 고개를 푹 숙이고 이는 모습은 처음이네요. 왜요, 잘 안 돼요?”배진호는 입꼬리를 올리며 씁쓸하게 웃었다.“직접 두 눈을 보면서 헤어지자고 말하기 전까지 믿지 않겠대요. 제가 어떻게 그런 말을 꺼낼 수 있겠어요?”“그런 거라면 더는 망설이지 말아요. 다솔 씨 부모님이 배 비서를 무시하고 있는 거라면 회사를 만들어 증명해 보이면 되는 거잖아요. 내가 알고 있는 배 비서는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에요.”그는 멍한 표정으로 여이현을 보았다. 조금 감동이었다. 그의 눈빛에도 다시 생기가 돌았다.얼른 밖으로 나가 권다솔을 붙잡으려고 했으나 권다솔은 애초에 떠나지 않았다.그저 회사 카페에 앉아 망연자실한 얼굴로 창밖을 보고 있었다.직원이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주문을 도와드릴까요?”“카푸치노 한 잔 주세요.”직원은 바로 걸음을 옮겼다.카페에선 부드러운 바이올린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나 권다솔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머릿속에 온통 그녀의 시선을 피하는 배진호의 모습뿐이었다. 그는 일부러 그녀를 피하고 있었다.“나쁜 놈! 누가 어울린다는 둥 안 어울린다는 둥 하는 말이 대체 뭐가 중요하다고! 내가 좋아하는 거면 되는 거 아닌가?”권다솔은 씩씩대며 가방을 테이블 위로 쾅 내려놓았다. 눈가가 촉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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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2화

회사에 직원도 점차 많아졌다. 직원들은 자신의 상사가 깨가 쏟아지는 커플임을 알게 된 후 아주 부러워했다.“부대표님과 대표님 사이가 아주 좋으시네요!”“그러게 말이에요! 그런데 두 분 언제 결혼하실 예정이세요?”“아마 회사가 안정되고 나면 할 것 같네요. 두 분 지금 회사를 키우는 데 아주 중요한 시기에 놓였잖아요. 아직 결혼할 때가 아니죠. 하지만 제가 보기엔 곧 할 것 같네요.”매일 바쁘게 보내고 있었지만, 권다솔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있었다.배진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매일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옳은 선택을 했음에 다행으로 생각하기도 하면서 자신을 도와준 여이현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여이현은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배 비서가 날 도와준 것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며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밖으로 나오자 붉은 장미 꽃다발을 들고 있는 권다솔이 보였다.권다솔은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긴 머리를 낮게 묶은 채 꽃을 들고 있었다.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순간 배진호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무언가 막혀버린 듯 답답하기도 했다.권다솔은 아직 그가 나왔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린 채 로비 직원에게 물었다.“정말로 누가 보낸 건지 몰라요?”직원은 고개를 저었다.“네, 배달 기사분이 가져오셨어요. 꽃다발에 혹시 카드가 없나요? 카드가 있으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권다솔은 이미 확인해 보았지만, 카드에는 간단한 글귀만 적혀 있을 뿐 다른 글은 없었다.“다솔 씨, 무슨 일이에요?”권다솔은 고개를 돌렸다. 배진호와 여이현이 그녀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자 권다솔은 그제야 미간을 풀었다.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장미를 배진호에게 건넸다.“로비로 내려오니까 직원이 내 앞으로 꽃다발이 배달되었다고 말해주더라고요. 이거, 혹시 진호 씨가 주문한 거예요?”권다솔이 이런 의심을 하는 것도 의외가 아니었다.배진호는 조용히 서프라이즈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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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3화

권다솔은 바로 뚜껑을 닫아버렸다.“다들 어디 가서 말하면 안 돼요.”그녀의 말에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눈길로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얼른 방으로 올라갔다. 배진호의 방으로 들어온 그녀는 책상 위에 상자를 내려놓고 그의 앞으로 밀었다.배진호는 보자마자 알아챘다.“또 그 사람인가요?”“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권다솔은 미간을 찌푸렸다. 대체 누가 그녀에게 왜 이런 선물을 보낸 것인지 알 수 없었다.“이번엔 이 쪽지까지 있었어요. 내일 만나자고 하더군요.”배진호는 쪽지를 보았다. 그녀의 말대로 위에는 장소까지 적혀 있었다.“유니랜드 회사에서 별로 멀지 않네요.”“그 말인즉슨 한 번 만나보라고요?”배진호는 쪽지를 내려놓았다. 그의 목소리는 유난히도 차분하고 냉정했다. 회사를 설립한 이후로 그의 위엄은 나날이 커져만 갔다.지금의 배진호는 비서 때와 완전히 달랐고 진정한 상위 포식자가 되어 있었다.“한번 만나보고 와요. 대체 뭐 하려는 속셈인지 잘 알아보고 오는 거예요. 걱정할 필요 없어요. 나도 따라갈 거니까.”그의 얼굴에 웃음이 번지기 시작했다. 냉담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고 웃음기 머금은 두 눈으로 볼 빨개진 권다솔을 보았다.“누가 함께 가 달라고 했나요?! 이런 일은 나 혼자서도 다녀올 수 있어요!”비록 말은 이렇게 했지만, 권다솔은 배진호가 함께 가는 것에 관해 거부하지 않았다.다음 날, 그녀는 유니랜드로 왔다.목걸이를 선물한 사람은 유니랜드 근처 빈티지 레코드 가게에서 만나자고 했다.권다솔은 한참 길을 헤매고 나서야 그 레코드 가게를 찾았다. 안으로 들어가자 뜻밖의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오랜만이네. 너 정말 하나도 안 변했구나. 예전이랑 똑같아.”단정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지나치게도 날렵한 얼굴선에 쉽사리 다가갈 수 없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그런 모습으로 이런 말을 하니 오히려 뭔가 거짓말을 하는 듯한 기시감이 들었다.권다솔은 놀란 마음을 몰래 억누르며 말했다.“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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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4화

“지금 부모님께서 허락해주시는 일만 남았어요. 그럼 바로 진호 씨랑 결혼할 거거든요. 오빠도 그때 가서 우리의 결혼에 기뻐해 줄 거죠?”남태건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테이블 아래로 내렸던 손은 어느새 주먹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권다솔은 머리도 좋고 사리 분별도 잘하는 여자였다.그녀는 배진호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그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그의 의도는 이미 눈치챘으니 거절하겠다고.권다솔의 마음속엔 배진호라는 인물이 있었기 때문이다.속에서 분노가 들끓어 오르면서 이성을 집어삼키려 했으나 남태건은 그대로 감정을 드러낼 수 없어 입술을 짓이기며 말했다.“아저씨랑 아주머니가 허락하지 않으셨다는 건 너랑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란 소리잖아.”“넌 어릴 때부터 그랬지. 앞뒤 가리지 않고 네가 원하는 것이라면 갖고 싶어 했지. 하지만 네가 원하는 건 너한테 어울린다는 보장은 없었어.”권다솔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버렸다.결국 이 재회는 불쾌하게 끝나고 말았다.돌아가는 길에 권다솔은 남태건에 대해 배진호에게 알려주었다.비록 그가 무슨 사이인지 묻지 않았으나 권다솔은 그가 신경 쓰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방금 그 사람은 어릴 때 잠깐 알게 된 사람이에요.”권다솔은 그가 시동을 끈 틈을 타 손을 그의 팔에 올리며 애교 부리듯 당겼다.“미리 말해주지 않은 건 돌아올 줄 몰라서였어요. 혹시 날 원망하고 있는 건 아니죠?”배진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처음에는 아무렇지 않았으나 말이 없는 남자에 다소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진호 씨, 혹시 화가 난 건 아니...”말을 마치기도 전에 갑자기 그녀의 눈앞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그가 그녀에게 입을 맞추었다.시원한 향에 코끝에서 느껴지며 그녀의 머릿속도 맑아지게 했다. 그의 키스에 권다솔은 정신이 아득해졌고 오늘따라 유난히 거칠게 느껴졌다.역시나... 질투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그녀는 차 안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다.얼른 배진호를 밀어내고 말했다.“여기서는 싫어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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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5화

여이현은 몇 개의 대책을 내놓으면서 배진호에게 선택하라고 했다.빠르게 회의는 끝났다.사무실로 돌아온 배진호는 조금 전 있었던 일을 전부 떠올려 보면서 손끝으로 이마를 짚었다. 생각만 해도 피곤함이 밀려왔다.“진호 씨! 회사에 비상이 걸렸다면서요! 괜찮아요?”권다솔이 들어오며 말했다.“여긴 왜 왔어요.”배진호는 무의식적으로 표정 관리를 했다. 그녀의 앞에서 초췌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내가 말했잖아요. 매일 회사로 출근할 필요가 없다고요. 다솔 씨가 힘들면 안 된다고요.”분명 지금 힘든 사람은 그였지만 억지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걱정하고 있었다. 권다솔은 순간 화가 났다.“내 앞에서 연기하지 말아요!”“오는 길에 이미 전부 전해 들었어요.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 전부 계약 해지당했다면서요. 회사에 비상이 걸렸는데 왜 나한테는 말해주지 않은 거예요?”권다솔은 속상해 미칠 것 같았다.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배진호가 자신에게 말해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서운했다.무슨 일이 있든 그는 그녀에게 말해주지 않았고 어떻게든 그녀가 안락한 삶을 살아가게 하려고 했다. 그는 대체 그녀를 뭐로 생각하는 것일까?상처 입은 권다솔의 눈빛은 배진호가 그냥 넘길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그는 가슴이 미어지듯 아팠다. 곧이어 그는 그녀의 어깨를 돌리며 사과했다.“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다솔 씨에게 숨겨서는 안 되는 데 말이에요. 나한테 한 번 더 기회를 줄래요?”“이번이 마지막이에요. 다음에 또 그러면 용서해주지 않을 거예요.”권다솔은 그를 째려보았다. 조금 붉어진 눈가였기에 무섭기는커녕 오히려 귀여워 보였다.그렇다고 해서 배진호는 그냥 넘기지 않았다. 그녀가 하는 말에 꼬박꼬박 대답했다.권다솔을 달랜 후 배진호는 이틀간 일어난 일들과 여이현이 회의에서 했던 말을 전부 말해주었다.전부 들은 권다솔은 역시나 걱정하고 있었다.“그렇게 심각한 거예요? 그럼 회사 자금 사정도 그렇게 나쁜 건 아니겠죠? 아니면 일단 내가 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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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6화

말을 마친 권다솔은 바로 집을 나서려 했다.이때 줄곧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하던 권용민이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아무 데도 갈 생각하지 말아라.”“저녁에 파티가 있다. 남씨 가문에서 주최한 거야. 유학 갔던 아들이 돌아와서 앞으로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는 파티라더구나. 네가 어릴 때 함께 놀던 남태건이 돌아온 거니까 너도 참석해.”그는 권다솔이 거절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권다솔은 참고 있던 감정이 결국 터져버렸다.“안 갈 거예요.”권용민픠 표정이 바로 어두워졌다. 그는 평소에 과묵한 성격이었고 누군가 자신의 말에 토를 달거나 반항하는 것을 아주 싫어했다.그런데 권다솔이 지금 그의 인내심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었다.그는 분노를 꾹꾹 참고 있었다. 권다솔이 자신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말이다.“다솔아, 아빠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눈치챈 김영은이 얼른 말렸다.“우리 집안은 전부터 친하게 지냈잖니. 유학하고 돌아온 사람도 네가 그렇게 따르던 태건이기도 하고 말이야. 그러니 우리가 더욱 귀국 파티에 참석해야 하지 않겠니?”“제가 모를 거로 생각하지 마세요. 두 분이 저랑 태건 오빠를 이어주려고 하는 거 모를 줄 알았어요?”권다솔은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아무튼, 전 절대 가지 않을 거예요.”권용민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굴엔 냉소가 지어져 있었다.“그럼 이 집에서 나갈 생각을 하지 말아라.”결국 권다솔은 집에서 나올 수 없었다.그녀의 부모님은 그녀를 집안에 가둬버렸다. 권용민은 그녀에게 남씨 가문 파티에 갈 것을 강요하면서 핸드폰을 압수했다.권다솔은 배진호에게 연락할 수 없게 되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하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다음 날 밤, 권다솔은 브이넥으로 된 검은 원피스를 입고 남씨 가문으로 갔다.김영은도 함께 말이다.김영은이 따라간 목적은 권다솔이 파티 도중에 도망치지 않게 감시하기 위함이었다.차에서 내린 후부터 권다솔은 줄곧 미간을 구기고 있었다. 사람들이 인사를 해도 무시하면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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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7화

권다솔은 남태건과 눈이 마주쳤다. 웃음기 머금은 눈으로 자신을 보는 남태건에 그녀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남태건의 의도가 무엇인지 더 알 수 없었다.반면 김영은은 바로 눈치챘다. 그러고는 바로 행동으로 옮겨 두 사람을 이어주려고 했다.“오랜만에 만났는데 서로 하고 싶은 얘기가 많겠구나. 그래, 우리가 빠져줄 테니까 둘이 얘기 잘 나눠보렴.”김영은은 최선정의 팔을 잡으며 자리를 옮겼다.다가오는 사람도 없었기에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권다솔은 직설적으로 말했다.“대체 무슨 생각인 거예요?”“내가 무슨 생각하는 지 바로 알리지 않아?”남태건은 그윽한 눈길로 그녀를 보았다. 아예 감정을 숨길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어릴 때 그랬잖아. 나한테 시집오겠다고. 비록 우리가 꽤 오랫동안 떨어져 있긴 했지만 난 아직도 그때 네가 한 말을 기억하고 있거든.”하지만 그때의 말을 진심으로 생각한 건 오직 남태건 뿐이었다.권다솔은 어릴 때 아무것도 모르고 내뱉은 말을 잊은 지 오래였다.남태건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밀었다.권다솔은 그런 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어릴 때 내뱉은 말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되겠는가.“태건 씨, 그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정말 죄송하네요. 어릴 때 뭣도 모르고 내뱉은 말을 한 번도 진심으로 생각한 적 없거든요. 전 태건 씨가 바라는 걸 이뤄드릴 수 없어요. 그러니 차라리 다른 여자를 만나보는 게 더 시간 절약될 것 같네요. 한 나무에만 목매다는 것이 아니라.”“그 사람 때문인 거지?”남태건의 한 마디에 권다솔은 멍해지고 말았다.고개를 들어 남태건을 보았다. 블랙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두 눈동자는 그녀를 빨아들일 것 같았고 이상하게도 공포가 밀려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하지만 그녀는 최대한 차분하게 말했다.“이건 진호 씨랑 아무 상관없어요.”그러나 남태건은 그녀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보내고 있었다.“그 남자가 널 위해 회사까지 세웠다면서. 요즘도 회사가 잘 되긴 해? 협력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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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8화

권다솔은 배진호의 품이 너무도 따듯하게 느껴졌고 저도 모르게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치, 안 믿어요. 진호 씨는 항상 모든 걸 생략해서 말하는 버릇이 있더라고요.”배진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두 사람은 확실히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권다솔은 배진호의 품에 한참 안겨 있었다. 그런 그녀의 좋지 않은 기분을 눈치챈 그는 어떠한 재촉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 서로 끌어안으며 서 있었다. 권다솔의 기분이 나아질 때까지. 그러고 난 뒤, 차에 올라탔다.권다솔은 배진호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을 설명해 주었다.남태건이 한 짓이라는 것을 알게 된 배진호는 담담하게 말했다.“남원 그룹이 한 짓이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받은 그대로 돌려줄 생각이었고요.”이미 대책이 있다고 하니 권다솔은 마음이 놓였다.며칠 지나지 않아 여이현이 남원 그룹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먼저 그들이 반년 동안 준비하고 있던 프로젝트를 밀어버리는가 하면 몇 년 동안 묻히고 있었던 남원 그룹의 기사도 내면서 여론으로 압박을 주기 시작했다.고작 며칠이라는 시간 사이에 남원 그룹의 주가는 절벽에 떨어진 것처럼 하락했다.배진호도 남원 그룹을 무너뜨리는 데에 꽤나 많은 힘을 들였다.남원 그룹이 필사적으로 숨기고 있던 비밀을 증거와 함께 전부 세상에 공개했다.남원 그룹은 세상에 공개된 비밀을 수습하느라 당연히 준비 중이던 프로젝트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협력 업체들도 원하던 이익을 얻지 못하자 자연스럽게 다시 돌아왔다.이번에 배진호는 한 번에 여러 부의 계약서를 써두었다. 또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그 후로 남원 그룹은 며칠 동안 아주 잠잠했고 아무런 행보가 없었다. 그들은 며칠 동안 남원 그룹을 지켜보고 나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역시 대표님이세요! 한 번에 빠르고도 정확하게 남원 그룹을 무너뜨리다니. 아마 남원 그룹에서는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 얼떨떨해 있을 거예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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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9화

권다솔은 놀라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랐다. 이 소식은 그녀에게 너무도 갑작스러운 소식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는 엽산을 처방해 주었다.두 사람은 세워 둔 차 앞으로 돌아왔다.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차에 올라탄 뒤에야 배진호는 진정하고 권다솔을 볼 수 있었다.“다솔 씨...”“나도 몰랐어요. 생리가 한 달 정도 안 오긴 했는데 원래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서 이번에도 그런 줄 알고 신경 쓰지 않았어요.”권다솔은 그가 말을 이어가기 전에 먼저 당황스러운 어투로 말했다.그녀는 배 속에 아기가 자라고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다.부모님은 아직 배진호와 그녀의 사이를 허락하지 않았는데 말이다.이틀 전에도 그녀와 남태건을 이어주려고 하지 않았는가. 만약 이 사실을 부모님이 알게 된다면 두 사람의 반응이 어떨지도 상상 가지 않았다.그럼에도 권다솔은 아이를 지울 생각은 하지 않았다.배 속에 있는 아기는 그녀와 배진호의 아기였으니까.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가슴 한구석이 따스해지며 미래를 상상하게 되었다.배진호는 그녀가 망설이고 있는 것을 눈치채고 입술을 틀어 문 채 물었다.“아기 낳으려고요?”권다솔은 확고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이미 대책까지 생각해 두었다. 설령 그녀의 가문에서 받아주지 않고 부모님이 허락해주지 않는다고 해도 어떻게든 이 아기를 낳아서 잘 키우리라고.그러나 배진호가 그녀에게 말했다.“이 아기 낳으면 안 돼요. 다솔 씨한테 짐만 될 거예요. 아직 초기니까 몸에 무리 가지 않게 지울 수 있을 거예요.”쿵!권다솔은 순간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배진호를 보았다. 그 눈빛은 이내 분노로 바뀌었다.“진호 씨! 이 아기는 진호 씨 아기예요! 그런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예요?!”“그러니까 반드시 지워야 한다는 거예요.”배진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도 괴로운 듯했다.“우리 아직 부모님 허락받지 못했잖아요. 이 아기가 세상에 나오게 되면 아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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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0화

임신한 사실을 배진호와 권다솔은 숨기기로 했고 부모님에게도 비밀로 하기로 했다. 한편으로는 권다솔은 아직 그들의 반응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김영은이 회사로 와서 난동을 부릴까 봐 두려웠다.하지만 권다솔은 매일 외출했고 거기에다 남씨 가문 파티에서도 말없이 먼저 떠난 것에 대해 김영은은 이미 속이 타들어 가고 있었다.결국 권용민과 상의해 권다솔을 집으로 불러들이기로 했다.권씨 가문 본가 거실.권용민은 안경을 낀 채 소파에 앉아 있었다. 신문을 읽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현관 쪽을 힐끔대며 관찰하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소파를 톡톡 두드리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여보,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행동하면 안 돼요! 다솔이 얘기를 들어주기로 했으니까 다솔이한테 자꾸 소리를 지르지 말아요. 그러다 괜히 싸움만 날 거니까요.”권용민은 건성으로 답했다.“알았어, 알았다고. 일단 다솔이가 오고 나면 다시 얘기해.”김영은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몇십 년 동안 부부로 지냈기에 권용민이 어떤 성격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절대 자존심을 내려놓을 사람이 아니었다.그 순간 그녀의 눈이 빛났다. 현관 쪽에서 인기척이 들렸기 때문이다.“다솔아, 왔구나. 나랑 네 아빠가 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단다. 손에 든 건 뭐니?”김영은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며 권다솔을 맞이했다. 권다솔은 뜻밖의 환대에 멈칫하더니 선물로 사 온 찻잎을 건넸다.“이건 찻잎이에요. 아빠한테 드리려고 사 온 거예요.”권용민은 사업에 오랫동안 몸을 담그고 있었던지라 좋아하는 것이 별로 없었다.유일하게 좋아하는 것이라곤 찻잎이었다.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며 생각해도 권용민에게 찻잎을 선물할 생각을 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딸로서 권다솔은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그녀가 사 온 찻잎도 권용민이 제일 좋아하는 대홍포였다.김영은은 그 찻잎을 권용민에게 건넸다. 그의 입꼬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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