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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Chapter 1231 - Chapter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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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1화

배진호는 권다솔을 보며 한숨을 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소파에 앉혔다.“내 눈치를 보면서 말하지 않아도 돼요. 다솔 씨 아버님이 하신 말씀이니 당연히 가야죠.” 비록 두 사람의 사이를 허락해주지 않았지만, 그는 이미 권용민을 자신의 장인어른으로 생각하고 있었다.장인어른도 반쯤 그의 아버지가 된 것과 다를 바 없었다.그러니 어떻게 찾아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배진호는 점심 즈음에 다정 그룹으로 찾아갈 생각이었다.권다솔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함께 가려고 했으나 배진호는 거절하며 가만히 회사에 있으라고 했다.물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권다솔은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다정 그룹.높게 솟아오른 고층 빌딩에 금방 차에서 내린 배진호는 다소 긴장감을 느끼게 되었다.분명 여이현의 곁에서 비서로 일하면서 수많은 회사와 대표님들을 만나봤고 다정 그룹은 그가 봐온 회사 중 큰 회사도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긴장되었다.그는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걸음을 옮겼다.로비 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안녕하세요, 방금 저희 회장님을 뵙겠다고 하셨는데, 혹시 약속 잡고 오신 걸까요?”“네, 회장님이 직접 저를 부르셨습니다.”배진호는 간단히 대답했다.그의 말을 들은 로비 직원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확인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를 안으로 들여보냈다.3층이 바로 회장실이었다. 배진호는 그곳으로 안내를 받게 되었고 막힘없이 안까지 들어갔다.너무도 순조롭게 안으로 들어오게 되어 그도 믿어지지 않았다.권용민은 역시나 푹신한 의자에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들어오자 고개를 들었다.“진호 씨, 왔군요. 앉아요.”배진호는 침을 꿀꺽 삼켰다.그와 친한 사람이라면 눈치챘을 것이다. 그가 지금 엄청 긴장해 하고 있다는 것을.권용민은 겉보기엔 태산처럼 듬직하고 얼굴에 표정이 없었기에 배진호도 그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맞히기 어려웠다.“최근에 회사에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던데, 프로젝트 몇 개나 잃게 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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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2화

“그러게 누가 나 혼자만 남겨두고 가라고 했어요. 진호 씨가 혼자 가니까 이렇게 따라온 거잖아요! 다음에도 또 나 혼자 두고 갈 거예요?!”배진호는 씁쓸한 웃음만 지을 수밖에 없었다.무력한 얼굴로 아직 평평한 그녀의 배를 보고서 속으로 다음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지금의 권다솔은 그에게 반쯤 정성을 다해 모셔야 하는 조상님 같은 존재였다.두 사람은 이런 모습이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권용민은 아니었다. 딸이 갑자기 뛰어 들어와 남자의 품에 폭삭 안겼기 때문이다.“다솔아, 떨어져. 거울이 있으면 네 꼴 좀 봐! 뭐가 됐는지!”권용민은 잔뜩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권다솔은 그제야 이곳에 권용민도 있다는 것을 떠올리고 얼른 그의 품에서 떨어졌다.“아빠...”“내가 평소에 그렇게 회사로 부를 땐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안 오더니. 배진호를 불렀다고 바로 달려오는구나.”권용민은 무심하게 말했다.권다솔은 말문이 막혀버렸다.권용민은 또 코웃음을 치더니 탐탁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배진호를 보았다. 하지만 약속은 약속이었기에 무를 수 없었다.“아는 사람이 최근에 한 부지를 사서 회사 건물을 지어주겠다고 하더군요. 규모도 크니까 이윤도 꽤나 남을 거예요. 할 생각 있으면 이틀 뒤에 다시 와요. 내가 그 사람 소개해 줄 테니까.”배진호는 권다솔을 보았다. 그러자 권다솔은 자꾸만 그의 시선을 피하고 있어 바로 무슨 상황인지 눈치채게 되었다.그는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다른 사람의 도움은 받고 싶지 않던 배진호였다. 세상엔 공짜라는 것은 없었으니까. 다른 사람이 도와준다는 것은 나중에 더 큰 도움으로 받아가겠다는 의미였다.하지만 눈앞에 잇는 사람은 권다솔의 아버지였다. 더구나 그는 권용민을 거절할 수가 없는 처지였다.그렇게 한참 고민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얘기가 끝났을 때 권용민은 권다솔을 붙잡고 싶었다. 애지중지 키운 딸이 허구한 날 배진호의 곁에만 붙어있는 것이 짜증이 났기 때문이다.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공기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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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3화

권용민은 다행히 밖에서는 배진호를 싫어하는 티를 내지 않았다. 그는 사업 파트너에게 배진호를 소개했다.다만 자신의 미래 사위라는 것은 말해주지 않았다.“아, 권 회장님이 신경 써 주시고 있는 분이셨군요. 역시 잘생긴 얼굴만 봐도 유능한 사람일 것 같네요!”남자는 배진호를 칭찬했다.“과찬이네.”권용민은 무심코 배진호를 향해 선을 그었고 배진호뿐 아니라 사업 파트너도 눈치채게 되었다.한참 얘기를 나누다 보니 그는 배진호에 대해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배진호는 아주 담담했다.서로 인사치레를 한 후 그들은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그들이 예약한 곳은 오성급 호텔이었고 테이블 가득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있었다. 배진호는 담담하게 먹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권다솔을 생각하고 있었다.그는 권다솔이 최근 입덧을 심하게 한다는 것이 떠올랐다. 평소에도 그가 그녀가 밥을 먹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기에 겨우 음식을 섭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출장을 나온 지금은 혼자서도 잘 챙겨 먹고 있는지 몰라 걱정되었다.그렇게 생각한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게 되었고 테이블 아래로 몰래 핸드폰을 꺼내 권다솔에게 문자를 보냈다.빠르게 권다솔이 답장했다.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 문자를 주고받게 되었다.문자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배진호는 자신의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그러나 권용민은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고 테이블 아래로 향한 그의 손을 힐끗 보았다. 배진호 핸드폰에 저장된 이름을 본 그는 코웃음을 쳤다.‘흥, 다솔이한테는 잘해주네!'권용민은 아직 배진호를 인정하지 않았다. 여하간에 배진호가 일하는 모습을 본 적 없었으니까.하지만 사업 파트너가 일에 관한 얘기를 꺼내자 배진호는 바로 진지해졌다.사업 파트너는 까다로운 질문만 해댔다.“듣기론 배진호 씨가 회사 처음 설립했을 때 여진 그룹의 도움을 받았다고 하던데, 맞나요?”배진호는 쿨하게 인정했다.“그럼 여진 그룹을 믿고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거겠네요?”“이 문제에 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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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화

“하지만 걱정되는 걸 어떻게 해요...”“근데 아무리 연락해도 대표님이 받지 않잖아요. 차라리 다른 사람에게 하면 모를까.”권다솔은 순간 누군가 떠올랐다.‘그래! 우리 아빠랑 함께 간 거잖아!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그녀는 바로 권용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권용민이 걱정되는 건 마찬가지였으니까.연결음이 들려오는 순간은 가장 괴로운 순간이었다. 속으로 끊임없이 두 사람이 무사하길 기도하면서 권용민이 전화를 받기만을 기다렸다.다행히 연결되었다.“여보세...치지직, 여기 치지직... 신호가 안 좋아.”전화기 너머로 권용민의 소리가 뚝뚝 끊겨서 들려왔다.지금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몰랐으나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지 자꾸만 치지직 소리만 났다.권다솔은 다시 걱정되기 시작했다. 행여나 그녀의 목소리가 안 들릴까 봐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아빠, 지금 어디에 계신 거예요? 방금 인터넷을 보니까 영천시에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고요!”“뭐라고? 안... 들리는구나.”“거기에 지진이 일어난다고요! 외출하지 마세요!”권다솔이 말을 마치자마자 뚝뚝 끊기던 소리가 갑자기 선명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녀가 기뻐하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로 다급한 배진호의 목소리가 들렸다.“지진이에요. 아버님, 얼른 피하세요!”그러더니 전화가 뚝 끊겨버렸다.의자에 앉아 있던 권다솔은 순간 손발이 차가워지며 온몸을 덜덜 떨게 되었다.옆에 있던 비서가 그런 그녀를 몇 번이나 불렀다.“부대표님, 부대표님! 진정하세요. 최대한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세요. 재빨리 안전한 곳으로 피했을 수도 있잖아요. 방금 전화가 끊기기 전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죠? 그럼 지진의 강도가 그다지 심하지 않다는 얘기에요. 그러니까 두 사람은 무사할 거라고요.”그 말을 들은 권다솔은 다시 희망을 품게 되었다.비서의 말이 맞았다.아직 상황이 그렇게까지 심한 정도가 아니었다. 소식을 받기 전까지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좋았다.그녀는 이내 김영은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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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5화

권용민은 이불을 반쯤 덮고 있었다. 밖에서 들리는 의사와 김영은의 대화에 권다솔은 권용민이 다리를 다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하지만 그녀는 이불을 들춰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왜인지 모르겠으나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나와 이불에 떨어지게 되었다.권다솔은 침대에 기대어 처음으로 자신이 밉게 느껴졌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권용민의 말을 잘 듣지 않았다.“아빠, 죄송해요. 제가 정말로 죄송해요!”“울긴 왜 우는 거니. 내가 죽은 것도 아니고.”이때 목소리에 기운이 넘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혈색이 좋은 권용민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권용민은 여전히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미간을 찌푸린 채 그녀를 보고 있었다. 꼭 지금 이 순간에도 그녀에게 쓴소리해댈 것 같았다.그러나 권다솔은 전처럼 반항기를 보이지 않았다.빨개진 눈가로 권용민을 보다가 끌어안았다.“아빠, 죄송해요. 제가 너무 늦게 왔죠.”“고작 지진이 일어난 거로 뭘 그렇게 호들갑이냐.”권용민은 다소 당황했다. 어정쩡하게 팔을 들어 어찌할 바를 몰랐다.“내가 젊었을 때 이것보다 더 한 일도 당해봤단다. 고작 이 지진으로 날 어쩌지 못해. 그냥 조금 미끄러져서 넘어졌을 뿐이야.”“네? 부러진 게 아니었어요?”그의 말에 권다솔은 그제야 이상함을 느꼈다.역시나 권용민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누가 그래? 내 다리가 부러졌다고.”두 사람의 목소리를 들은 김영은과 배진호도 병실로 들어왔다.마침 권다솔이 입을 열었을 때 김영은이 들어와 전부 듣게 되었고 다소 의아한 목소리로 말했다.“다솔아, 누가 네 아빠 다리가 부러졌다고 했니? 내가 방금 의사 선생님께 물어봤어. 선생님이 그러는데 네 아빠 아주 건강하대. 그냥 살짝 뼈에 금이 갔을 뿐이래. 걱정할 필요 없어. 이틀간 병원에서 푹 쉬고 있으면 퇴원할 수 있다고 하더구나.”권다솔은 고개를 홱 돌려 배진호를 보았다.배진호는 시선을 피하며 다소 머쓱한 얼굴로 말했다.“난 다솔 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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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화

권다솔은 몸을 흠칫 떨었다. 손을 내리고 싶었지만 행여나 숨기고 있던 비밀을 들킬까 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그 순간 그녀는 정말이지 긴장하게 되었다. 옆에 있던 배진호에게 눈빛을 보내며 도움을 청했다.배진호는 다행히 그녀의 눈빛을 바로 알아들었다.김영은은 병실에 남아 권용민을 간호해야 했고 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실을 나섰다.지금까지 두 사람은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다. 권다솔의 부모님이 두 사람 사이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용민이 허락해주었으니 권다솔은 행여나 권용민의 마음이 바뀔까 봐 얼른 혼인 신고하고 싶었다. 마침 그녀는 필요한 신분증을 들고 왔기에 바로 구청으로 가면 되었다.한참 후 두 사람은 행복한 얼굴로 구청에서 나왔다. 권다솔은 예쁜 눈웃음을 지으며 배진호의 손을 잡았다.“안녕하세요, 남편님. 오늘부터 잘 부탁해요.”배진호도 보기 드문 웃음을 짓고 있었다. 너무도 매력적인 웃음이었다.주위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권다솔의 얼굴을 잡더니 보물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었다.“잘 부탁해요, 아내님.”혼인 신고한 사실을 권다솔은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았다. 여하간에 회사는 스타트업이었고 그녀도 조용히 지나고 싶었다.그래도 부모님에게는 말씀을 드렸다.딸이 생각보다 빨리 혼인 신고를 마쳤다는 사실을 두 사람은 알게 되었다. 거의 병실을 나서자마자 혼인 신고한 것이었다.권다솔과 배진호는 김영은에게서 이틀 내내 권용민의 표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전해 듣게 되었다. 심지어 이틀 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했다.괜히 눈에 띄어 두 사람에게 화를 낼까 봐 말이다.권다솔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치, 분명 아빠가 허락해주신 거잖아요. 근데 왜 삐지셨대요?”“허락한 거랑 이미 혼인 신고 마친 소식을 듣게 되는 거랑 같니?”김영은도 다소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우리가 너를 얼마나 애지중지하면서 키웠는데. 그런데 갑자기 어떤 놈팡이가 널 홀랑 빼앗아 갔는데 어떻게 기뻐할 수 있겠니?”김영은의 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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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권다솔은 본능적으로 거절하려고 했으나 눈치챈 최선정이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다시 말을 이었다.“생각해보니 너랑 그렇게 만나는 건 오랜만인 것 같구나. 네가 어렸을 때 기억나니? 아주 자그마한 아이였는데 그새 어른이 되었구나. 설마 오랜만에 만나서 내가 어색해진 건 아니겠지?”최선정이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거절한다면 권다솔이 무정한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것이었기에 하는 수 없이 수락했다.전화를 끊은 후 권다솔은 그제야 남태건도 가는 건지에 관해 묻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조금 고민이 되었다.그녀는 남태건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다시 전화를 건다면 이런 그녀의 속마음이 들키지 않겠는가.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됐어. 그때 가서 제대로 분명하게 말하면 되는 거야.”한편 남씨 가문 본가 거실.통화를 마친 최선정이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전화는 내가 이미 했으니까 이 기회는 네가 단단히 잡아.”옆에 앉은 남자는 짙은 회색의 옷을 입고 있었다.은테 안경을 낀 남자는 편한 복장 차림이었던지라 왠지 모르게 친근감이 느껴졌으나 사나운 눈매만큼은 아무리 친근감이 느껴지는 복장이라고 해도 다가가기 어려운 분위기를 풍겼다. 어딘가 위험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내 고양이, 우리 곧 또 만나게 되었네?”권다솔은 한참 망설였다. 최선정과 함께 자선 파티에 간다는 말을 배진호에게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말이다.말을 해준다면 행여나 배진호가 오해할까 봐 걱정되었다.하지만 말을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더 수상해 보일 수 있었다.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배진호 테이블에 있는 초대장을 발견하게 되었다.“당신도 이 자선 파티에 가요?”배진호는 그녀의 말을 듣고 멈칫했다.“당신도라니?”“남태건 씨 어머니가 저한테 이 파티에 같이 가자고 전화하셨어요. 그리고 전 동의했고요.”말을 마친 권다솔은 그의 얼굴을 빤히 보다가 물었다.“화 안나요?”그녀의 말을 들었을 때 배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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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8화

직원이 샴페인을 쟁반에 올려놓고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며 서빙하고 있었다.권다솔이 배진호의 팔짱을 끼고 입장하자 모든 이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쏠리게 되었다.누군가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녀가 너무도 예뻤기 때문이다.네이비색 드레스엔 반짝이는 것들이 붙어있어 꼭 밤하늘의 별같이 절로 시선이 갔다. 움직일 때마다 찰랑거리는 드레스 자락은 고요한 밤에 출렁이는 파도 같았다.물결 파마로 정리한 긴 머리는 그녀의 분위기와 아주 잘 어울렸다. 드레스 자락을 들고 등장할 때 사람들은 전설에서만 나오는 인어공주가 등장한 듯한 기분을 느꼈다.유람선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이 있었다. 재계에 처음 발을 들인 사람도 있었고 해외에서 참석한 기업 회장도 있었다. 또 이 자선 파티를 기회로 인맥을 쌓으러 온 사람도 있었다.여자 스캔이 끝난 그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바로 다가가 말을 걸었다.권다솔처럼 예쁘고 처음 보는 인물은 더욱 그들이 놓칠 수 없는 먹잇감이었다.“예쁜 아가씨,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하, 그 얼굴로 그런 말 할 자격이 있어요? 준다고 해도 저한테 주겠죠. 평소에 거울도 자주 안 보고 다니시나 봐요. 이분뿐만 아니라 평범한 여자들도 연락처를 안 주게 생겼네요.”“지금 뭐라고 했어요?!”배진호는 아주 담담했다. 묵묵히 작업을 걸어오는 남자들을 향해 서늘한 경고의 눈빛을 보냈다.그의 눈빛에 권다솔에게 함부로 작업을 걸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눈치챈 사람이 먼저 옆 사람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됐어요. 작업 걸 생각은 접는 게 좋겠네요. 임자가 있는 사람을 빼앗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남자는 부러운 눈길로 배진호를 보곤 작업을 걸려던 생각을 접었다.권다솔에게 꽂힌 시선들이 그제야 사라지게 되었다.배진호는 권다솔의 손을 꽉 잡고 나직하게 말했다.“날 꽉 잡아요. 절대 내 곁에서 떨어지면 안 돼요.”권다솔도 자신을 훑어보던 사람들을 눈치챘다. 좋은 시선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 그의 곁에 꼭 붙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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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9화

권다솔은 배진호가 뭘 걱정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안심시켰다.“괜찮아요. 금방 다녀올게요. 우 대표님이랑 대화가 끝나서도 내가 안 보이면 그때 찾으러 와줘요. 그러면 괜찮죠?”배진호는 그제야 그녀를 보내주었다.유람선 안은 아주 컸기에 권다솔은 한참 헤매고 나서야 화장실을 찾을 수 있었다.화장실 안도 호화롭기는 마찬가지였다.벽은 금색으로 도배되었고 세면대 거울 테두리는 정교한 꽃무늬가 새겨져 있어 아주 호화로웠다.권다솔은 손을 씻은 뒤 나오자마자 누군가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다솔아, 이런 우연이 다 있네.”권다솔은 고개를 들어 남자를 보았다. 남태건을 제외하고 그녀를 막아 세울 사람이 또 누가 있겠는가.“여긴 어쩐 일이세요.”말을 하고 나니 그녀는 후회가 되었다.최선정이 왔으니 최선정의 아들인 남태건이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그녀는 정말이지 쓸데없는 질문을 한 것이다.남태건은 역시나 웃음을 터뜨리며 그윽한 눈길로 그녀를 보았다. 그 눈빛에 담겨 있는 불손한 마음 때문에 권다솔은 다소 무서웠다.“넌 역시 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네.”권다솔은 미간을 찌푸렸다. 남태건이 자꾸만 의미도 없는 어릴 적 일을 언급하고 있으니 말이다.어릴 적 일은 그녀에게 전부 지나간 일이었다. 이미 지나간 일을 언급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그러나 남태건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꿰뚫고 있는 듯했다.권다솔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가 먼저 말을 꺼냈다.“오늘 경매에 아주 귀하고 희귀한 보석이 나온대. 해외 유명 디자이너가 그걸 조각해서 원석으로 만들었지. 그리고 이름은 Devil's Love이라고 지었대. 그 의미 또한 악마의 사랑이고.”“사실 이 보석은 보라색 보석이야. 의미가 사랑이긴 하지만 사람에게 두려움을 심어주는 의미는 아니었거든. 그냥 이 디자이너가 그 의미를 왜곡한 거야.”복도의 불빛이 남태건에게로 쏟아지며 드리워진 그림자가 더 무서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하지만 조금 머리가 어질거리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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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0화

권다솔은 빠르게 사과한 후 고개를 숙인 채 지나가려 했다.“뭐야! 감히 부딪치고 간단한 사과 한마디로 도망가려고? 내가 그렇게 놔둘 것 같아!”남자는 그녀의 손목을 확 잡더니 잡아당겼다.권다솔은 아픈 소리를 내며 벽에 부딪치게 되었다.그녀의 목소리에 남자는 술이 확 깬 듯 눈을 껌뻑이며 그녀를 자세히 보려고 했다.그러더니 이내 눈을 반짝였다.“아주 예쁘게 생겼네? 하룻밤 얼마야? 내가 오늘 네 시간 전부 사지!”배가 불룩 튀어나온 남자는 음흉한 눈빛으로 그녀를 위아래 훑어보았다. 권다솔을 몸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라고 확신한 듯했다.유람선 안에는 확실히 이런 부류의 여자가 있었다. 대부분 이곳에 모인 부잣집 도련님을 노리고 어떻게든 엮여 호화로운 인생을 살아보자고 했다.그러나 권다솔은 아니었다.“비켜! 거울이나 좀 보고 그런 말을 해! 내가 아무나 만나주는 사람인 줄 알아?!”권다솔은 하이힐을 신은 발을 들어 남자의 발을 꽉 밟았다. 남자가 고통에 아우성을 치고 있을 때 그녀는 얼른 치맛자락을 들고 도망쳤다.빠르게 남자는 화를 내며 뒤쫓아왔다.“씨 x, 감히 발을 밟아? 내가 오늘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조금 전 남자가 나왔던 룸의 문이 또 한 번 열리더니 이번엔 경호원이 우르르 나왔다. 복도는 정장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했다.남자는 경호원들에게 당장 권다솔을 잡아 오라고 명령했다.하지만 권다솔은 아주 빨랐다.그들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여자가, 그것도 하이힐을 신었음에도 어떻게 이렇게 빨리 뛸 수 있는지를.얼마 지나지 않아 권다솔은 코너를 돌더니 더 힘을 내서 뛰었다. 메인홀까지 말이다.그럼에도 그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고 그녀를 따라와 그녀의 팔을 하나씩 붙잡았다.방금 권다솔에게 발 밟힌 남자는 거친 숨을 내쉬며 뛰어왔다.“너, 방, 방금 아주 빨리 달리지 않았나? 어, 어디 지금 내 앞에서 또 달려보시지.”권다솔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숨이나 돌리고 말하는 게 어때. 내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 알아? 숨 헐떡이는 개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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