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호는 권다솔을 보며 한숨을 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소파에 앉혔다.“내 눈치를 보면서 말하지 않아도 돼요. 다솔 씨 아버님이 하신 말씀이니 당연히 가야죠.” 비록 두 사람의 사이를 허락해주지 않았지만, 그는 이미 권용민을 자신의 장인어른으로 생각하고 있었다.장인어른도 반쯤 그의 아버지가 된 것과 다를 바 없었다.그러니 어떻게 찾아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배진호는 점심 즈음에 다정 그룹으로 찾아갈 생각이었다.권다솔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함께 가려고 했으나 배진호는 거절하며 가만히 회사에 있으라고 했다.물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권다솔은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다정 그룹.높게 솟아오른 고층 빌딩에 금방 차에서 내린 배진호는 다소 긴장감을 느끼게 되었다.분명 여이현의 곁에서 비서로 일하면서 수많은 회사와 대표님들을 만나봤고 다정 그룹은 그가 봐온 회사 중 큰 회사도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긴장되었다.그는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걸음을 옮겼다.로비 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안녕하세요, 방금 저희 회장님을 뵙겠다고 하셨는데, 혹시 약속 잡고 오신 걸까요?”“네, 회장님이 직접 저를 부르셨습니다.”배진호는 간단히 대답했다.그의 말을 들은 로비 직원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확인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를 안으로 들여보냈다.3층이 바로 회장실이었다. 배진호는 그곳으로 안내를 받게 되었고 막힘없이 안까지 들어갔다.너무도 순조롭게 안으로 들어오게 되어 그도 믿어지지 않았다.권용민은 역시나 푹신한 의자에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들어오자 고개를 들었다.“진호 씨, 왔군요. 앉아요.”배진호는 침을 꿀꺽 삼켰다.그와 친한 사람이라면 눈치챘을 것이다. 그가 지금 엄청 긴장해 하고 있다는 것을.권용민은 겉보기엔 태산처럼 듬직하고 얼굴에 표정이 없었기에 배진호도 그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맞히기 어려웠다.“최근에 회사에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던데, 프로젝트 몇 개나 잃게 되
Last Updated : 2024-12-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