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201 - 챕터 1210

1371 챕터

제1201화

백지희는 악몽에서 깨어난 뒤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가 구석에서 조용히 울기 시작했다.온지유는 그녀가 걱정되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가 방에서 울음소리를 듣고 재빨리 문을 열었다.불을 켜고 백지희를 본 순간 온지유는 깜짝 놀랐다. 온지유는 그녀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안으며 물었다.“악몽이라도 꿨어?”백지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온지유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백지희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짓다가 조용히 물었다.“우리 전에도 아는 사이었어?”온지유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우리는 정말 친한 친구였어.”백지희는 머리를 갸웃거리며 궁금한 듯 되물었다.“예전에도 나를 이렇게 쓰다듬어 줬었어?”그녀는 자신의 이마를 가리키며 온지유를 순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온지유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눈물이 흘러나올 뻔했다.백지희가 힘들 때마다 그녀는 이렇게 위로하곤 했었다.백지희는 지금 온지유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 행동만큼은 익숙하게 느껴지는 듯했다. 이게 바로 조건 반사라는 걸까?온지유는 다시 백지희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우리 둘만의 비밀이야. 어때?”백지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심장을 가리키며 말했다.“좋아. 여기도 좋아.”온지유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좋다니 다행이다. 혹시 싫으면 꼭 말해. 절대 억지로 하지 않을게.”백지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온지유의 어깨에 기대어 조용히 눈을 감았다.백지희를 Y국으로 데려가려면 법로가 필요하다.온지유는 지금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직접 나설 수 없었다.지금의 문제는 백지희가 과연 법로를 받아들일지였다.온지유는 밤새 고민한 끝에 백지희를 며칠 더 머무르게 하며 법로에 대한 신뢰를 쌓게 한 후 Y국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 내렸다.다음 날 오후 여이현은 법로를 데리고 돌아왔다.온지유는 그들에게 자신의 결정을 설명했다.하지만 법로는 주저하며 말했다.“Y국에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내가 여기 있으면 네 오빠가 힘들게 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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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2화

법로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바로 그거다. 의학적으로 보면 이런 경우는... 아, 아니다. 너한테 말해도 이해 못 하겠네. 간단히 말하면 지희는 이곳에서 지내기엔 적합하지 않아. 하지만 본인도 이유는 모를 거야.”온지유는 백지희를 돌아보며 안쓰러운 얼굴로 말했다.“아버지가 많이 신경 써주세요.”법로는 이 일을 어려운 문제로 보지 않았다. 백지희가 그와 함께 떠나기만 해주면 Y국에 도착한 후에는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다.백지희의 사연을 들은 법로는 그녀만을 위한 특별한 공간을 마련했다.조용한 정원 같은 곳이었고 방 청소와 식사를 제외하고는 하인 한 명만 그녀를 돌보도록 했다.백지희가 휴양을 취하기에는 맞춤한 곳이었다.Y국에 도착한 시간은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릴 무렵이었다.백지희는 어둠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듯했고 상태도 좋지 않았다.법로는 그녀의 상태를 살피더니 하인에게 그녀를 정원으로 데려가게 하고 방을 정리하는 동안 음식을 가져다주라고 지시했다.백지희는 아래로 내려와 법로를 보며 약간 안도한 기색을 보였다. 법로는 그런 그녀를 맞은편에 앉히고 음식을 덜어주었다.백지희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음식을 먹었고 잘못한 행동으로 법로를 화나게 할까 봐 두려워하는 듯했다.법로는 도우미를 불러 그녀에게 소개하며 말했다.“이 아이는 레나다. 네가 이 아이의 주인이니, 앞으로 필요한 게 있으면 무엇이든 시켜도 된다. 네 말은 무조건 따를 거야.”백지희는 이해한 듯하면서도 머리를 갸웃거렸다.법로는 다시 말했다.“너는 왕이고, 레나는 병사야. 알겠니?”백지희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레나는 웃으며 말했다.“간단히 말하면 지희 씨는 공주님이고, 저는 하녀라는 의미예요.”백지희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두 사람은 백지희와의 소통이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이때, 다른 사람이 법로를 찾아왔다. 법로는 어쩔 수 없이 백지희를 레나에게 맡기고 일을 처리하러 갔다.법로가 떠난 뒤 백지희는 레나에게 조용히 물었다.“다시 오실까?”레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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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3화

레나는 이야기책을 건네며 삽화를 가리켰다.“여기 있어요, 파란 태양. 너무 예쁘지 않아요?”백지희는 삽화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파란 태양... 정말 예쁘게 그렸네.”그렇게 중얼거리다가 그녀는 잠에 들었다.다음 날 아침, 레나는 백지희가 보이지 않아 정원을 찾다가 한 구석에서 나뭇가지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그녀를 발견했다.그녀의 그림은 아직 삐뚤삐뚤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레나는 그녀를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법로에게 알려 그녀를 위해 그림 도구를 준비하게 했다.예전에도 그림을 그리던 그녀였기에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백지희에게 좋을 것 같았다. 백지희는 점점 그림에 몰두하게 되었고 그녀의 방은 그림으로 가득 찼다.레나는 그림을 하나하나 액자에 넣어 전시했으며, 집 전체를 그녀의 작품으로 꾸몄다.멀리 경성에 있는 온지유는 백지희의 소식을 듣고 기뻐하면서도 더 빨리 그녀를 데려오지 못한 자신을 자책했다.그랬더라면 백지희가 그런 고통을 겪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했다.온지유는 도우미를 시켜 그림 잡지를 구매해 Y국으로 보냈다.그러다 도우미의 말을 듣고 별이의 생일이 다가왔음을 깨닫고 그녀는 또 자신의 부주의를 자책했다.‘대체 뭐가 그렇게 바빠서 아이 생일도 잊은 걸까.’온지유는 친구도, 아들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자신을 반성하며 도우미에게 생일 준비를 부탁했다.도우미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사모님, 모든 일이 뜻대로 되는 건 아닙니다. 사모님은 주어진 일을 잘해 나가고 있을 뿐이세요.”온지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위로에는 서툴지만 그래도 고마워요. 마음이 조금 편해졌어요. 맞다, 오후 별이를 데리러 갈 때 친구들을 초대할 건지 물어봐 주세요. 초대 카드를 준비하기 쉽게요. 오는 길에 카드도 사주시고요.”이곳에서 처음 별이와 함께 보내는 생일이었기에 온지유는 기대가 가득했다.하지만 동시에 잘 준비해 주지 못할까 봐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었다.온지유는 자신이 점점 예민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예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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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4화

별이는 친구들의 놀림에 자존심이 상해 어른들이 보지 않는 틈을 타 바로 선물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종이 한 장이 들어 있었다. 단 한 줄의 구절만 적혀 있는 종이였다.여자아이가 글을 읽고 말했다.“더 많은 선물이 갖고 싶으면 정문으로 와.”글을 읽고 나서 여자아이는 얼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이건 장난치는 거잖아. 우리 엄마가 그랬어. 선물은 진심으로 주는 게 맞는 거라고. 이렇게 장난치는 건 제대로 된 선물이 아니래.”다른 친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별이에게 정문으로 가자고 소리 질렀다.별이는 아이들의 놀림에 화가 나서 여자아이에게 물었다.“임수아, 너도 나랑 같이 갈래? 내가 선물을 고르게 해줄게. 네가 고른 건 전부 네 거야.”임수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다른 아이들이 웃으며 말했다.“여자애들은 원래 겁이 많잖아. 임수아는 못 갈걸!”임수아와 별이 둘 다 도발을 참을 수 없는 성격이었다.임수아는 바로 별이의 손을 잡고 대문 밖으로 나갔다. 저택의 문밖은 고요했다.손님들이 세워둔 차들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별이는 실망한 듯 돌아가려 했지만 임수아는 멀리서 흰색 차 옆에 놓인 커다란 봉제 인형을 발견했다.그녀는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저기야! 저 차에서 선물을 준 거 같아. 저기 커다란 인형이 있잖아.”별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와 함께 차 쪽으로 걸어갔다.하지만 두 아이는 흰색 차에 도달하기도 전에 누군가에게 붙잡혔다.그들은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입이 막히고 곧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집 밖에서 벌어진 일은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케이크를 자르려던 온지유는 별이가 보이지 않자 적잖게 놀랐다.임수아의 부모 역시 딸이 사라진 것을 깨닫고 두려움에 휩싸였다.부모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발만 동동 굴렀다.그나마 여이현이 감시 카메라를 확인해 보자고 제안하면서 상황이 전환되었다.그리고 감시카메라를 통해 두 아이가 차에 태워져 납치된 모습이 확인되었다.임수아의 어머니는 충격을 받으며 그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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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5화

온지유는 말없이 머릿속으로 과거를 떠올리며 기억을 정리하고 있었다.그 순간 여이현이 말했다.“그 흰색 차, 감시 카메라로 확인한 결과 임상우 씨가 직접 운전해서 가져간 걸로 나왔어.”“임상우 씨?”온지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임상우는 임수아의 아버지가 아닌가?오늘은 임수아의 생일이었다. 게다가 이곳은 경성, 여이현의 사업 규모와 위상을 아는 사람이라면 감히 그를 적으로 삼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임상우가 지금 같은 시점에서 자기 앞길을 짓밟는 일을 저질렀을 리가 없었다.여이현은 온지유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곧 출산일이야. 난 여보가 이런 걱정거리 때문에 힘든 상태로 아이를 낳는 걸 보고 싶지 않아. 하지만 약속한 대로 무슨 일이든 꼭 바로 여보한테 말해줄게.”“임상우 씨도 납치된 것 같아. 원래는 임상우 씨 원수가 그를 상대로 돈을 뜯어내려던 게 목적이었는데 우리 별이가 거기에 휘말려서...”여이현은 무겁게 한숨을 쉬며 말을 멈췄다.온지유는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그저 평범하고 조용한 삶을 원했을 뿐인데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되어버렸을까?그녀는 희망을 담아 여이현을 바라보며 물었다.“모든 비바람이 지나가면 그다음에는 무지개가 뜨는 거겠지?”“그래, 맞아.”여이현은 온지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약속했다.“기다려. 내가 별이를 무사히 데리고 돌아올게.”그는 온지유의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을 한 뒤 별이를 납치한 사람들과 협상하기 위해 떠났다.납치범들의 요구는 분명했다. 그들은 임상우와 임수아만 필요했다.별이는 원래 풀어줄 계획이었지만 문제는 별이가 너무 똑똑해서 도망쳐버린 것이었다.납치범들은 별이의 위치를 전혀 알지 못했고 여이현이 그들에게 화를 내거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시간을 끌며 협상을 이어갔다.“지금 경찰이 우리를 추적 중이다. 아들을 무사히 데려가려면 신고를 취소해라. 그리고 임상우의 재산을 전부 정리해서 우리 명의로 이전해. 그렇게 하면 아들은 안전하게 돌려보내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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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6화

여이현을 보자 임상우는 마치 구세주를 본 듯 다급하게 외쳤다.“대표님! 정말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별이까지 이런 일에 휘말리게 됐습니다. 아이들이 차 안에서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소란을 피우다가 휴게소에서 헤어지고 말았습니다...”임상우의 원수는 그의 사업 경쟁자들이었다.그들은 임상우가 자신들의 사업을 방해한다고 여겨 이런 극단적인 일을 벌였다.여이현의 눈빛이 차가워졌다.“어느 휴게소였나요?”“원주 휴게소입니다.”임상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제야 기억을 떠올렸다.여이현은 배진호를 향해 말했다.“그놈들을 유령 별장으로 데려가라!”유령 별장, 경찰서가 아니라 고문이 가능한 그곳으로.여이현은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사람들에게 경고를 남기려 했다.그를 건드리는 자는 절대 무사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기 위해.한편, 별이와 임수아는 현재 건초를 싣고 가는 트럭 안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트럭에 건초가 반 정도만 실려 있었기에 두 아이는 뒤쪽에 공간을 만들어 숨을 수 있었다.그들은 최대한 조용히 숨어 있었다.하지만 결국 고속도로에서 경찰에게 발견되었다.요금소에서 트럭이 멈춰 섰을 때 경찰이 차량을 조사하며 두 아이를 발견한 것이다.경찰을 보자 별이는 깊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별이는 여이현과 온지유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었지만 엄마가 걱정하지 않길 바랐기에 아빠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여이현은는 외지 번호가 뜬 전화를 보고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전화를 받았다.휴대전화 속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바로 별이였다.“아빠.”“별아!”여이현은 목소리가 떨릴 정도로 긴장했고 숨소리마저 무거워졌다.별이는 임수아와 함께 무사히 구조된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말했다.“아빠, 경찰 아저씨들이 저희를 구해줬어요. 빨리 와서 데려가 주세요...”별이는 놀랍도록 침착한 모습이었다.별이는 전쟁의 공포를 겪어본 아이였다.이런 일은 전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자신과 임수아가 다치지 않았다는 점에 안도하고 있었다.그리고 별이는 이미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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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7화

임수아의 부모님은 여이현에게 감사를 표했다.둘은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 그에게 거의 무릎이라도 꿇을 듯한 태도로 말했다.“대표님, 이번 일은 모두 대표님 덕분입니다. 대표님이 아니었다면 저희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겁니다!”“고맙다는 말씀은 필요 없습니다.”여이현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에게는 그저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일이었을 뿐이었다.만약 별이가 사건에 휘말리지 않았더라면 그는 다른 사람의 문제에 굳이 관여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임상우와 전수진은 이번 일을 좋은 계기로 삼았다.임수아와 별이의 친밀한 관계를 보며 부부는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반드시 여이현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이 기회는 임씨 가문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기회일 뿐이 아니라 그들의 딸 임수아도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라 확신했다.여이현은 임씨 가문과 엮이고 싶지 않았지만 별이를 봐서 그들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지는 않았다.시간이 흐르면서 임상우는 여진 그룹과의 사업 협력을 시작했다.임수아는 별이의 진정한 단짝 친구로 자리 잡았다.한 달 후.온지유의 출산 예정일이 다가왔지만 출산 징후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조급해 진 여이현은 온지유를 병원으로 데려갔다.예정일을 지나면 양수가 탁해지는 위험이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여이현은 온지유의 상태를 극도로 조심했다.온지유를 위해 VIP 병실을 예약했고  10명 이상의 의료진이 24시간 그녀를 돌보도록 했다.하지만 온지유는 여이현만큼 긴장하지 않았다.그녀는 두 번째 출산이었고 아직 출산 징후도 없었기 때문에 병원에 누워서 안심하고 있었다.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의사가 구해 주리라 믿고 있었다.온지유는 평소처럼 잘 먹고 잘 지내며 여유를 보였다.그러나!상황은 다소 괴로웠다. 낮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지만 밤이 되면 진통이 시작되었다.출산 단계까지는 이르지 않은 진통이었지만 그녀를 괴롭혀 제대로 잠을 잘 수 없게 만들었다.여이현은 그런 온지유를 보며 가슴 아파하며 고통을 나누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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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8화

온지유가 자연분만을 고집하지 않았다면 여이현은 아마 그녀에게 제왕절개를 하라고 설득했을 것이다.하지만 그녀의 의지를 알게 된 여이현은 답답함과 걱정이 교차했다.그는 온지유를 설득하려고 시도했다.“요즘은 무통 주사도 있다고 하지만 여보가 매일 밤 이렇게 고생하는 걸 보니 정말 속상해. 차라리 한 번만 아프고 끝내는 게 낫지 않을까? 흉터가 걱정된다면 내가 최고의 미용 의료팀을 찾아서 완벽하게 처리해 줄게.”매일 밤 반복되는 통증에, 낮에도 간헐적으로 이어지는 고통.온지유가 고생을 하며 잠조차 제대로 자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여이현은 그녀에게 출산할 힘이 남아 있을지 걱정됐다.수시로 반복되는 고통은 그녀에게도 자신에게도 큰 스트레스였다.하지만 온지유는 단호히 대답했다.“아니, 자연분만을 할 거야. 아이가 천천히 나오려는 것뿐이지 안 나온다는 건 아니잖아. 그리고 의사들도 건강 상태가 아주 좋다고 하지 않았어?”“자연분만은 회복이 빨라. 제왕절개를 하고 나서 일주일 동안 침대에 누워 꼼짝도 못 하는 건 정말 싫어.”온지유는 직접 제왕절개의 고통을 경험한 적은 없지만 최근 여러 정보를 통해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게 되었고 그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괴로웠다.“하지만 난 네가 이렇게 아프고 고생하는 게 너무 안타깝단 말이야.”여이현은 솔직하게 그녀를 걱정하는 마음을 드러냈다.온지유는 그의 손을 꼭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아픈 건 지나가면 끝이잖아. 그리고 아이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어. 지금 와서 그 아이를 포기할 수는 없잖아. 힘들더라도 우리 아이를 맞아들여야지.” 3일 후, 온지유의 상태는 여전히 변화가 없었다.간호사와 의사들은 병실을 돌며 그녀에게 요가 볼로 운동을 더 하거나 계단을 자주 오르내려 보라고 했다. 그래도 변화가 없다면 의학적 개입이 필요할 수도 있었다.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그날 밤, 온지유가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나자 양수가 갑자기 터졌고 이어서 극심한 통증이 그녀를 덮쳤다. 여이현은 온지유 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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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9화

아기의 얼굴은 작고 앙증맞았다.분홍빛의 얼굴은 약간 주름졌고 작은 주먹을 꼭 쥔 채 입을 살짝 벌리고 있었다.온지유는 아기를 보면 볼수록 사랑스러움을 느꼈다.그녀는 문득 별이를 낳았던 날이 떠올랐다.그토록 힘들게 낳은 아이를 겨우 한 번 스치듯 보고는 바로 데려가 버린 뒤 죽었다고 전해 들었다. 5년이라는 시간...이번에는 꼭 자신이 직접 아이를 키우겠다고 다짐했다.“아이 이름은 뭐로 할까?”온지유는 여이현에게 물었지만 사실 그녀는 이미 마음속으로 이름을 떠올리고 있었다.“여민하.”그녀는 그 이름을 조용히 중얼거렸다.하지만 여이현은 그녀의 이마에 입 맞추며 부드럽게 말했다.“여보, 딸아이 성은 당신 성으로 하면 어떨까?”“정말?”온지유는 믿기 어려운 듯 물었다.대개 아이의 성은 아버지를 따른다. 어머니의 성을 따르는 경우는 최근에서야 생겨난 일이었다.여이현이 먼저 그렇게 제안하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여이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여보를 속인 적 있어? 온... 온시유는 어때?”“이 아이는 긴 시간 기다려 온 아이야. 우리가 지난날의 상처를 치유할 기회를 준 아이이고.”온지유는 이 이름을 조용히 되뇌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그녀는 갑자기 별이의 이름이 떠올랐다.빛나는 별, 윤별.“별이의 이름에 대해선 여태 물어본 적 없네. 당신이 지은 거야, 아니면 당신 아버지가 지은 거야?”그녀는 깊은숨을 내쉬며 덧붙였다.“지금 와서 이런 걸 묻는 건 너무 늦었나?”“늦지 않았어. 당신은 항상 별이를 찾으려고 노력했잖아. 내가 했던 말, 죽었다는 말도 믿지 않았고. 이 몇 년간 정말 고생 많았어. 경성으로 돌아와서도 정말 많은 노력을 했잖아.”여이현은 온지유의 헌신과 노고를 진심으로 인정하며 그녀를 위로했다.그러나 그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아니다. 딸아이 이름이 시유라면 여보 이름과 발음이 너무 비슷해. 내 생각엔... 온하윤이 더 좋을 것 같아.”윤별은 빛나는 별, 하윤은 따뜻한 햇빛.“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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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0화

온지유는 갓 태어난 딸과 떨어지기를 원치 않았다.“아버지, 괜찮아요. 아이가 이제 막 태어났으니 아무리 운다고 해도 큰 소란을 피우진 않을 거예요. 그리고 별이 때는 제가 직접 돌볼 수 없었잖아요. 이번 딸만큼은 제가 직접 돌보고 싶어요. 한동안 저와 이현 씨가 별이에게 신경을 많이 못 쓸 텐데, 이번엔 별이는 아빠가 더 챙겨주셔야 할 것 같아요.”온지유의 말을 듣자 법로는 바로 손녀를 온지유 곁에 두었다. 온지유는 딸을 품에 안고 따스한 눈길로 아기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너 참, 무슨 이렇게 서먹한 말을 하고 그래. 별이는 내 외손자야. 내가 여기 있는 것도 별이랑 시간을 더 보내고 싶어서지. 넌 네 몸이나 잘 챙겨. 필요한 건 산후도우미나 이현이에게 부탁하면 되잖아. 별이는 내게 맡겨. 걱정하지 마라.”법로는 온지유에게 약속했다. 별이는 침대 옆으로 다가와 난간에 기대어 손을 뻗어 온하윤의 작은 얼굴을 살며시 만졌다.얼굴은 부드럽고 말랑했다.“엄마, 동생이 엄청 작아요.”별이의 첫 감촉이었다.동생은 아직 눈도 뜨지 않은 채 고요히 자고 있었다.온지유는 가슴 깊이 행복을 느끼며 부드럽게 말했다.“갓 태어난 아이는 원래 이렇게 작단다. 별아, 엄마가 동생을 낳았지만 너를 사랑하는 마음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아요, 엄마. 엄마랑 아빠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저 다 알아요. 그러니까 두 분은 두 분의 아쉬움을 채우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마세요.”온지유는 임신 전 별이의 동의를 구했었다. 어리지만 별이는 또래보다 훨씬 성숙하고 이해심 많은 아이였다.그의 말을 들으며 온지유는 따뜻함과 동시에 깊은 애틋함을 느꼈다.온지유는 손을 뻗어 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엄마가 널 신경 안 쓸 리 없지. 넌 엄마의 소중한 보물이야.”“아빠의 보물이기도 하고.”여이현은 별이의 뒤에 서며 말했다.별이는 학교에 가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온지유 곁을 지키고 있었다.온경준, 정미리,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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