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희야, 날 놀라게 하려고 일부러 이러는 거지?”백시윤이 그녀의 손을 덥석 잡자, 백지희는 깜짝 놀랐는지 손을 냉큼 빼더니 다시 활짝 웃으며 말했다.“전 지희가 아니라 동생이라니까요?”말을 마친 뒤 소파 쪽으로 다가가 다시 테이블 위의 컵을 들고 물을 마시려 했다.저기에 물컵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그리고 누가 마셨던 물인지 몰라 백시윤은 재빨리 그녀의 손에서 물컵을 뺏앗았다.그 모습에 백지희는 깜짝 놀란 나머지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하여 어쩔 수 없이 그녀에게 물컵을 되돌려준 뒤 낮은 소리로 달래줬다.“자, 여기. 물 마시려고 그래? 내가 다시 부어줄게.”“물, 물 마시고 싶어요.”약간 어눌해 보이는 모습에 백시윤은 혼란스럽기 시작했다.그때 김다은을 막지 못한 자신을 탓했고 이렇게 만든 사람이 본인이라고 자책했다.걱정스러운 얼굴로 백지희의 앞머리를 정리해 주던 그는 뭔가 결심이 섰다.바로 백지희의 곁에서 그녀를 지켜주는 것이다.그러다가 재빨리 장민준에게 무조건 온지유가 돌아오기 전에 백지희를 데리고 여기서 빠져나가야 한다고 전하려 했다.하지만 이 시각, 예상 밖으로 장민준과 온지유가 의사 사무실에서 다투고 있었다.백시윤은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왔는데 책상 위의 검사 결과를 보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백시윤 씨, 지희를 저 꼴로 만들어 이제 속이 시원해요? 그러고도 지희 옆에 있고 싶다고요? 너무 염치없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온지유는 지금 몸만 성했더라면 당장에라도 백시윤에게 달려들어 죽도록 패버리고 싶었다.백시윤은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얼굴로 진단서를 읽어보고 또 읽어봤다.이 모든 게 다 사실이란 걸 인정하기 싫었지만 분명히 백지희가 정신적으로 문제 있다고 적혀있었다.너무 충격이 심해 미쳐버린 것이다.온지유는 보고서를 뺏어 들고 그에게 다시 욕설을 퍼부었다.“가증스럽게 지금 제 앞에서 연기하는 거예요? 일찍이 지희 곁을 떠났으면 일도 없었잖아요!”“미안해요...”백시윤은 고개를 떨구었다.사
Last Updated : 2024-12-1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