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백시윤에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다만 의사는 침대에서 자주 내려오지 말라고 당부했고 병원 밖으로 나가지 말 것을 권유했다. 의사는 말을 하면서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백지희를 보았다. 백지희는 그 눈빛이 너무도 불편했다.그런 의사의 눈빛을 눈치챈 온지유가 얼른 백지희를 몸 뒤로 숨기며 의사를 보았다.“저기요, 왜 제 친구를 그런 눈빛으로 보는 거죠? 환자 자료에 보호자는 제 친구가 아니라 김가은 씨로 되어 있을 텐데요. 뭔가 착각하신 거 아니에요?”의사는 민망한 듯 웃음을 지었다.“김가은 씨가 보호자인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백시윤 씨가 깨어나지 못했을 때 계속 백지희 씨 이름만 부르셨습니다. 마침 조금 전 이분이 백지희 씨라는 걸 알게 되어서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백시윤 씨가 그토록 찾았는지 궁금해서 본 것일 뿐입니다.”의사에 말에 병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란 눈빛으로 백시윤을 보았다.강서준은 어딘가 불쾌한 기분이 들어 얼른 백지희에게 다가가 어깨를 감싸며 의사에게 말했다.“백시윤이 잠꼬대로 중얼거렸다고 해서 우리 지희 씨랑 무슨 상관인데요? 어쩌면 저 사람이 변태일 수도 있잖아요.”“누구더러 변태라는 거죠.”김가은이 따져 묻는 어투로 말하면서 병실로 들어왔다. 침대에 누운 백시윤을 본 후 바로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몸을 돌려 백지희를 보았다.백지희 곁에 있는 강서준에 그녀는 이내 입꼬리를 올리며 픽 비웃었다.“하, 그 며칠 사이에 벌써 다른 남자한테 꼬리친 거예요?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 생각이에요? 백지희 씨, 우리 시윤 씨 망친 거로 부족한 거예요?”“김가은 씨, 말조심하세요.”강서준은 왜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지금 이 순간만큼 어떻게든 백지희를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김가은은 대놓고 비웃으며 백지희를 위아래 훑어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생긴 것도 평범하게 생긴 주제에 왜 남자한테 인기가 많은지 모르겠네요.”백지희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든 백시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최신 업데이트 : 2024-12-11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