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71 - 챕터 1175

1175 챕터

제1171화

낯선 백지희의 모습에 강서준은 부러운 눈길로 여이현과 온지유를 보았다.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언제쯤이면 자신도 백지희와 두 사람처럼 알콩달콩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말이다.그는 백지희에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참, 방금 지희 씨가 한 말을 들어보니까 누군지 알고 있는 거죠? 말해줘요. 제가 대신 복수해 드릴게요.”강서준은 여전히 이 일을 신경 쓰고 있었다.백지희는 고개를 저었다.“전 누가 그랬는지 몰라요. 하지만 왜 이런 짓을 하는지가 더 이해가 안 돼요. 대체 이렇게 하면 상대는 뭘 얻을 수 있을까요?”“모든 일에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에요. 이곳을 난장판으로 만든 걸 보면 지희 씨를 망가뜨리는 게 목적인 것 같네요. 물론 그 사람이 이 일로 뭘 얻을 수 있는지는 백지희와 어떤 사이인가에 따라 달라질 것 같네요.”강서준은 다가가 벽에 칠한 글씨를 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이 메시지를 보면 적어도 지희 씨 라이벌은 아니란 소리네요.”백지희는 다시 웃음을 터뜨리곤 온지유와 여이현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두 사람은 자기 생각을 말하고 있었다. 사실 그들도 이 일이 김가은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만 유리를 깨버린 사람을 찾아내야 이 모든 일을 지시한 사람이 김가은이라는 것을 밝혀낼 수 있었다.온지유는 바닥에 남은 발자국을 보며 여자임을 확신했고 바로 자신을 미행하던 여자를 떠올렸다.여이현은 이상하게도 눈속임 같았다. 어두운 밤에 이런 짓을 대답하게 할 사람은 오직 남자뿐이었으니까.갤러리에 설치된 CCTV 전부 망가뜨렸고 대범하게 페인트로 글씨까지 쓴 걸 보면 전혀 경비가 CCTV 화면을 보고 신고할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지 않았다.그러니 이런 짓을 할 사람은 남자뿐이었다.백지희가 끼어들었다.“사실 범인이 남자든 여자든 중요하지 않아요. 이 일을 사주한 사람만 찾으면 되는 거예요. 그 여자가 인정하면 바로 그 여자만 족치면 되는 거죠.”말을 마치니 여이현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그녀가 자신의 계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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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2화

문자 내용을 온지유에게 보여주었다. 백시윤은 명령 어조로 백지희에게 문자를 보냈다.“가지 마. 백시윤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는 거야. 만약 정말로 급한 일이 있다면 어떻게든 여길 찾아내서 올 거야. 우리가 겁먹을 필요 없어. 이현 씨가 여기 있잖아. 여차하면 서준 씨도 우릴 도와줄 거야.”온지유는 백지희가 백시윤을 만나러 가지 않길 바랐다. 그녀의 직감이 말해주고 있었다. 분명 두 사람 사이에 그녀에게 털어놓지 않은 비밀이 있다고. 그녀는 굳이 캐묻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백지희가 위험에 빠지는 건 원치 않았다.백지희는 원래부터 백시윤을 만나러 가고 싶지 않았기에 온지유의 말을 들은 후 바로 문자를 삭제 해버렸다.호텔 로비로 돌아온 뒤 잠시 나갔던 강서준이 두 사람에게 다가오며 등 뒤에서 장미꽃을 꺼냈다.“지희 씨, 매일 저와 같은 꽃미남을 보면서 행복하길 바라요.”강서준은 말을 하면서 꽃을 백지희의 손에 쥐여주고는 헤실헤실 웃었다.“전부터 장미를 선물하고 싶었는데 타이밍이 마땅치 않더라고요. 마침 여이현 씨가 지희 씨가 얼마 전에 죽을 고비를 넘기고 한동안 힘들어했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더는 타이밍 따위 핑계 대지 말고 주고 싶으면 바로 주라고 조언을 해주시더라고요.”백지희는 본능적으로 거절하려고 했다.그러나 온지유가 꽃을 다시 그녀의 손에 쥐여주며 작게 설득했다.“지금은 그냥 받아. 다른 생각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은 즐겁게 보내는 거야, 알았지?”백지희는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여전히 손에 든 장미에 대한 거부감이 들었다.세 사람은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온지유는 여이현의 옆에 앉았기에 백지희는 강서준과 앉을 수밖에 없었다.달라진 분위기에 백지희는 도망가고 싶었다.그 순간 강서준은 대체 어디서 난 건지 목걸이를 꺼냈다.“짜잔, F 국 유명 디자이너의 첫 작품. 이 목걸이를 지희 씨한테 드릴게요. 제가 주는 첫 번째 선물이라고 생각해주세요.”놀란 백지희는 망설였다.강서준의 웃는 얼굴을 보니 순간 받아주고 싶었지만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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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화

다행히 백시윤에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다만 의사는 침대에서 자주 내려오지 말라고 당부했고 병원 밖으로 나가지 말 것을 권유했다. 의사는 말을 하면서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백지희를 보았다. 백지희는 그 눈빛이 너무도 불편했다.그런 의사의 눈빛을 눈치챈 온지유가 얼른 백지희를 몸 뒤로 숨기며 의사를 보았다.“저기요, 왜 제 친구를 그런 눈빛으로 보는 거죠? 환자 자료에 보호자는 제 친구가 아니라 김가은 씨로 되어 있을 텐데요. 뭔가 착각하신 거 아니에요?”의사는 민망한 듯 웃음을 지었다.“김가은 씨가 보호자인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백시윤 씨가 깨어나지 못했을 때 계속 백지희 씨 이름만 부르셨습니다. 마침 조금 전 이분이 백지희 씨라는 걸 알게 되어서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백시윤 씨가 그토록 찾았는지 궁금해서 본 것일 뿐입니다.”의사에 말에 병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란 눈빛으로 백시윤을 보았다.강서준은 어딘가 불쾌한 기분이 들어 얼른 백지희에게 다가가 어깨를 감싸며 의사에게 말했다.“백시윤이 잠꼬대로 중얼거렸다고 해서 우리 지희 씨랑 무슨 상관인데요? 어쩌면 저 사람이 변태일 수도 있잖아요.”“누구더러 변태라는 거죠.”김가은이 따져 묻는 어투로 말하면서 병실로 들어왔다. 침대에 누운 백시윤을 본 후 바로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몸을 돌려 백지희를 보았다.백지희 곁에 있는 강서준에 그녀는 이내 입꼬리를 올리며 픽 비웃었다.“하, 그 며칠 사이에 벌써 다른 남자한테 꼬리친 거예요?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 생각이에요? 백지희 씨, 우리 시윤 씨 망친 거로 부족한 거예요?”“김가은 씨, 말조심하세요.”강서준은 왜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지금 이 순간만큼 어떻게든 백지희를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김가은은 대놓고 비웃으며 백지희를 위아래 훑어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생긴 것도 평범하게 생긴 주제에 왜 남자한테 인기가 많은지 모르겠네요.”백지희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든 백시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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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두 개의 전시 전부 다요?”백지희는 믿어지지 않았다.여이현은 고개를 끄덕인 후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이 일은 김가은 씨랑 연관이 없어요. 만약 방금 하려던 말을 계속한다면 지희 씨가 불리해질 거예요. 일단은 참고 돌아가서 다시 계획을 세워보자고요.”온지유가 다가오며 백지희의 손을 잡은 뒤 달랬다.“우리도 네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든 말하라고 해. 우린 우리대로 살면 되니까.”일리가 있는 말이었으나 백지희는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았다.이때 김가은이 차갑게 웃으며 혀를 찼다.“쯧쯧, 온지유 씨. 홑몸도 아닌데 저런 여자랑 친하게 지내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괜히 저런 여자랑 친하게 지냈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누굴 탓할 수 있겠어요. 그때 가서 제가 알려주지 않았다고 원망이나 하지 말아요.”온지유도 차갑게 웃었다.“참 오지랖도 넓으시네요. 그런 쓸데없는 말을 할 시간이 있으면 백시윤 씨 건강부터 살피세요. 방금 의사 선생님 말씀 들었죠? 침대에서 내려오지 말라고 하잖아요. 백시윤 씨가 자꾸 침대에서 내려오면 김가은 씨는 행복한 부부 생활과 점점 멀어지게 될 거니까요.”그녀는 일부러 마지막 말에 힘을 주었다. 그녀의 말을 알아들은 김가은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분이 차올랐으나 온지유는 멈추지 않고 계속 말했다.“아, 그리고 남편이 깨어나면 말 좀 전해줘요.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자꾸 쓸데없이 우리 지희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요. 보기만 해도 짜증 나고 거슬리니까요.”말을 마친 후 그녀는 백지희의 팔을 잡으며 병실에서 나갔다.온지유의 말발에 강서준은 온지유를 향해 엄지를 척 들었다. 너무도 통쾌했다.이번 만남에 강서준은 백지희와 백시윤의 관계에 의문이 한 층 더 생겼다. 이 의문으로 그는 어떻게든 백지희를 지켜줘야겠다는 마음이 더 생겨났다.돌아온 후 그는 바로 갤러리를 원상복구 하라고 지시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벽에 있던 글씨는 남겨두었다. 그리고 거액을 들여 그 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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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백지희의 반응에 강서준은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그녀가 귀엽게만 느껴졌다.그녀를 데리고 갤러리로 온 뒤 다음 순서로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볼 생각을 했다. 커플들이 하는 데이트 코스로 준비했다.백지희는 다소 멍한 표정을 지었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그녀는 어느새 백화점 앞에 와 있었다.반응하려던 순간 강서준은 이미 주차까지 하고 왔다.“어디로 가는 거예요?”그녀는 오늘 강서준이 모든 걸 준비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으나 강서준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강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매너 있게 문까지 열어주었다.“백지희 씨, 오늘은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지희 씨를 에스코트할 생각이에요. 그리고 지금은 점심시간이니까 제가 예약해 둔 레스토랑으로 가는 중이고요.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요.”백지희는 미간을 찌푸렸다.“미안해요, 서준 씨. 제 행동으로 서준 씨가 오해를 한 것 같네요. 지금이라도 분명히 말씀드려야겠어요. 저는...”“양식을 싫어해요?”강서준은 동문서답하면서 못 알아들은 척했다.백지희는 말해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아채고 핸드폰을 꺼내 온지유를 불렀다.전화를 끊은 후 그녀는 강서준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저기, 전 지유가 옆에 있는 게 더 편해서요. 혹시 불편하시면 먼저 가셔도 돼요. 전 지유를 기다리면 되니까요.”강서준은 당연히 떠날 사람이 아니었기에 바로 대답했다.“불편하긴요. 모르는 사이도 아니잖아요. 지금 바로 연락해서 임산부가 먹을 만한 음식도 주문해둘게요.”그녀가 무슨 수를 써도 강서준은 그녀의 곁에서 떠나지 않았다.백지희는 다소 짜증이 났다.온지유가 도착하자 온지유의 팔짱을 끼며 수다를 떨었고 강서준이 끼어들 틈도 주지 않았다.오후가 되자 강서준은 누군가의 연락을 받게 되었고 먼저 가버렸다. 백지희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온지유는 그런 그녀를 놀려주었다.“아니, 그러게 서준 씨랑 한번 만나보라니까. 정말 괜찮은 사람인 것 같단 말이야.”백지희는 손을 내저었다.“난 너처럼 살 수 없어.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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