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21 - 챕터 1130

1350 챕터

제1121화

온지유는 여이현이 나이를 먹어도 체력이 이토록 좋은 줄은 몰랐다.그가 잠깐 틈을 보인 사이 얼른 밀어냈다.“핸드폰이 계속 울리고 있는데 안 받아도 괜찮아? 혹시 큰일이라도 난 거면 어쩌려고...”“급한 일이라면 배 비서가 알아서 처리할 거야. 지금 너보다 급하고 중요한 일은 없어.”말을 마친 여이현은 다시 입을 맞추며 그녀의 입을 다물게 했다.최주하는 여이현이 두 번이나 전화를 끊어버리자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들려오는 건 안내음이었다. 그는 이미 눈치를 했다. 여이현이 지금 아내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그의 연락을 끊어버릴 리가 없었다.그는 너무도 아쉽다고 생각했다. 그와 함께 모이지 못해서 말이다.배진호도 더는 최주하가 쓸데없이 그와 권다솔을 이어주길 바라지 않았다.“권다솔 씨는 금방 입사해서 제가 일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믿을 만한 사람인지는 지켜봐야 알지 않겠습니까? 모든 사람이 최 대표님과 같은 건 아닙니다!”“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요?”최주하는 어안이 벙벙했다.그러자 지석훈은 웃었다.“네가 뭘 어쨌는지 정말로 모르는 거냐? 쓸데없이 자꾸 두 사람을 이어주려고 했잖아.”최주하는 지금까지 여자친구가 자주 바뀌었다. 그는 아주 다양한 여자들을 애인으로 두면서 한 여자에게 정학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람둥이는 아니었다.“정말이지 그동안 너무 일만 해서 멍청해졌나 보네!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일만 하려는 거예요? 배 비서, 굳이 얘네들처럼 일하는 기계로 살려고 하는 거예요?”최주하의 곁엔 여자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 그와 달리 지석훈과 나도현은 일에만 열중하면서 살았고 가끔 모임에 나가거나 술을 마셨다.인간은 평생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 가족도 만들고 사랑도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사랑은 배진호에게 있어 뒷전이었고 설령 사랑을 하게 된다고 해도 절대 권다솔과 할 리가 없었다.여하간에 권다솔은 금방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었고 아직 그의 시험에도 넘지 않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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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2화

권다솔은 고개를 들었다.“그렇게 생각되면 그럼 증거라도 내놓으세요. 증거도 없이 사람을 모함하지 마시고요.”배진호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증거?그건 곧 손에 들어올 것이다.한편 별이는 사람들이 오가는 광장에 있었다. 고개를 젖혀 커다란 솜사탕을 보던 아이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제일 큰 거로 주세요.”아이의 이마엔 땀이 가득했다. 한눈에 봐도 즐겁게 논 것이 분명했다.법로는 솜사탕을 산 뒤 별이에게 건네며 천천히 먹으라고 했다.아이가 솜사탕을 받고 난 뒤에서 법로는 자애로운 눈빛으로 아이를 보았다.별이는 커다란 솜사탕을 베어 물며 말했다.“할아버지, 솜사탕이 너무 맛있어요. 드셔보세요.”“할아버지는 안 먹어. 별이가 먹어. 맛있으면 많이 먹어.”법로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 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먹었다.한 입 더 베어 물려고 하자 갑자기 멈칫했다.“할아버지, 저 배가 아파요...”그러더니 이내 정신을 잃어버렸다.“별아, 왜 그러니.”법로는 얼른 아이를 안았다.주위로 사람이 몰려들며 말했다.“얼른 병원으로 데리고 가요. 누가 좀 구급차 불러주실래요?”“일단 제 차로 가요. 길가에 차를 세워뒀거든요. 얼른 오세요.”선한 사람이 그에게 도움을 주었고 그를 부축하며 병원으로 갔다.별이의 안색은 창백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호흡은 일정했다. 멀쩡하다고 하기엔 아이의 안색은 너무도 창백했다.응급실로 들어간 뒤 법로는 온지유에게 연락해 병원으로 오라고 한 뒤 자신은 의자에 멍하니 앉았다.안에 있는 사람은 바로 그의 외손자였다. 그런데 그가 응급실까지 오게 했으니 절대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법로는 솜사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며 자책했다.빠르게 여이현과 온지유가 도착했다. 온지유는 그를 발견하자마자 불렀다.“아버지, 별이가 왜 병원에 온 거예요?”법로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자책하듯 말했다.“내가 솜사탕을 사줬는데 먹다가 정신을 잃었어. 딸아, 미안하구나. 내가 별이를 잘 돌보지 못했구나.”“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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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3화

배진호에게 문자를 보내자마자 상대는 갑자기 크게 웃다가 음험한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제가 직접 대표님 아들을 데려다주었는데 벌써 저를 잊으신 거예요? 뭐, 이건 중요하지 않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제가 대표님 아들에게 뭘 좀 주사로 투여했거든요. 그게 무엇인지 알고 싶으시면 아들을 데리고 제가 알려준 장소로 오세요.”권서정은 마지막 말까지 한 뒤 주소를 알려주었다. 주소는 어느 한 아파트 단지였다.그녀가 오래전부터 심혈을 기울여 만든 계획이 드디어 서막을 열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직접 별이를 데리고 가고 다시 돌려준 것이 의미가 없게 된다.여이현은 주소를 잘 기억한 뒤 경고했다.“허튼수작은 부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너도 내가 누군지 알고 있을 거라고 믿어. 너 같은 사람은 내가 손가락만 튕겨도 처리할 수 있어.”“대표님, 뭘 그렇게 무섭게 경고를 하고 그러세요. 제가 대표님 아들도 고이 돌려줬잖아요. 그런데 지금 절 협박하시는 거예요? 전 무섭지 않아요. 뭐, 여차하면 목숨으로 상대하면 되는 거죠.”목숨으로 상대한다니. 권서정의 목숨과 별이의 목숨을 어떻게 비길 수 있겠는가.권서정에 관해 그는 계속 알아보고 있었다. 조용히 알아보고 있는 이유는 온지유가 걱정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그런데 권서정은 주제도 모르고 나대며 그를 협박하고 있지 않은가.“시끄럽고 네가 알려준 주소로 갈 거니까 딱 기다려.”여이현은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복도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다. 이미 차올라버린 분노를 삭이기 위함이었다.감히 그의 아들에게 손을 대다니. 정말로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생각했다.온지유는 아침밥을 사러 나가려다가 우연히 여이현이 마지막으로 내뱉은 말을 듣게 되었다. 바로 별이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그녀는 여이현이 복도에서 화를 삭이고 있는 모습을 보며 그녀에게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먼저 병실로 들어갔다.여이현은 몇 분 후 병실로 들어왔다. 얼굴에 미소를 지은 채 별이에게 다가가 볼을 조물조물 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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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4화

권서정은 일부러 잘못된 주소를 알려주었다. 뭔가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여이현이 경찰들과 함께 오는 것이 두려웠던 걸까?온지유는 문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웃는 얼굴로 여자에게 말했다.“죄송해요. 저희는 친구 찾으러 온 거예요. 제 친구 이름이 권서정이에요. 혹시 아는 사람이에요?”여자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무릎을 ‘탁' 쳤다.“권서정이요? 모를 리가 없죠. 윗집에 사는 사람이에요. 듣기론 이 건물 전체를 매입했다고 하던데, 돈 많은 건물주라고 들었어요. 하지만 불쌍한 사람이기도 하죠. 아들이 죽었으니. 어휴.”여자는 말을 마친 후 더는 두 사람을 상대하지 않고 문을 닫아버렸다.아들이 죽고 나서 이 건물을 통째로 매입했을 뿐 아니라 두 사람에겐 501호의 주소를 알려주었다.대체 무슨 생각일까?정말로 그들이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두려웠던 것일까?온지유와 여이현은 서로 마주 보았다. 두 사람은 같은 의문이 머릿속에 생겨났다.그러나 두 사람은 권서정의 손바닥 안에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권서정은 와인을 음미하며 동요를 듣고 있었고 사랑스럽다는 눈길로 유리관을 보았다.유리관 안에는 남자아이가 누워있었고 겉보기엔 4살쯤 되어 보였다. 아이는 아주 조용히 잠을 자는 것 같았다.“아들, 엄마가 우리 아들 친구 골라줬으니까 걱정하지 마. 엄마 안목은 아주 좋거든. 우리 아들처럼 잘생기고 귀여운 아이니까 너도 분명 마음에 들 거야.”이때 입구 CCTV 화면에 두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온지유와 여이현이 찍히고 있었다.권서정은 모니터를 빤히 보면서 확인했으나 별이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아 분노가 솟구쳤다.“감히 날 속여? 내 아이한테 친구 만들어주는 걸 방해했으니 아들 살릴 생각은 절대 못 하게 할 거야!”그녀는 바락바락 소리를 질렀다. 문밖에 있던 두 사람의 귀에도 들릴 정도였다. 두 사람은 바로 문을 두드렸다.“권서정 씨, 안에 있는 거 다 아니까 문 열어요.”“문 열어. 안 그러면 사람 불러올 거니까.”두 사람은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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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5화

여이현이 나서기도 전에 온지유가 권서정을 향해 달려들었다.온지유의 행동은 아주 빨랐다.그녀는 두 손으로 권서정의 목을 졸랐다.“우리가 별이를 사랑하든 말든 너랑 상관없는 일이야. 하지만 네 미래는 우리가 정할 수 있지!”그녀가 별이를 연예계로 데리고 온 이유는 별이가 연기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저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게 해주고 싶었을 뿐이다.그런데 누군가 호시탐탐 별이를 노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권서정은 본능적으로 버둥거렸다. 하지만 온지유의 힘은 너무도 셌기에 그녀는 온지유의 손을 뿌리칠 수 없었다.권서정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네가 내 목을 조른다고 해서 별이가 나을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말해주는 데 그 약은 내가 특별히 아는 사람한테 부탁해서 제작한 거야!”이 세상에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에 있으랴.특히 별이처럼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을 뿐 아니라 외동아들이면 더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그녀는 이 점을 노려 이런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그러나 온지유와 여이현은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온지유는 권서정의 무릎을 걷어차곤 손을 올려 있는 힘껏 뺨을 갈궜다.“가만히 있어도 아무도 널 벙어리로 보지 않아. 이현 씨, 이 여자를 당장 유령 별장에 가둬버려!”여이현은 온지유와 몇 년을 함께 살았지만 이토록 단호하고 화가 난 모습은 처음이었다.하지만 설령 온지유가 말하지 않아도 그는 권서정을 알아서 처리할 생각이었다.권서정은 소리를 지르며 반항했으나 여이현은 사람을 시켜 입을 막아버리게 했다.별이에게 약을 투여한 손도 잘라버렸다...권서정은 그저 자신의 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자신의 아이가 평생 유리관 안에만 외로이 누워있는 걸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녀는 몰랐다. 별이에게 그런 약물을 투여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법로는 이 분야에서 오랜 시간 연구를 했다. 일반 약물을 분석하고 해독제를 만드는 것은 법로에게 식은 죽 먹기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법로는 빠르게 해독제를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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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6화

아침 일찍 의사가 다녀간 후 별이는 침대에서 뛰어 내려와 법로에게 달라붙으며 퇴원하고 싶다고 떼를 썼다. 하는 수 없이 법로는 온지유에게 연락했다. 온지유의 허락을 받은 후 퇴원을 했다.병원으로 나오자마자 기자로 보이는 몇몇 사람들이 두 사람의 길을 막아섰다.누군가 별이의 앞으로 마이크를 들이밀고 직설적으로 물었다.“별이 어린이, 요 며칠 동안 촬영 전부 펑크 냈다고 들었는데 정말로 아픈 거예요, 아니면 갑질을 하고 있는 거예요?”별이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고개를 젖혀 법로를 보았다.법로는 아주 자연스럽게 대처했다. 별이를 안은 후 기자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별이가 요 며칠 고열에 시달려서 촬영할 수 없던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우리 별이가 티브이에 나오는 걸 바라고 있는 거죠?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건강을 되찾고 퇴원하게 되었으니까 이틀 후면 다시 티브이에 나올 수 있을 겁니다.”“고작 감기에 걸린 것인데 이틀이나 더 쉬어야 하는 겁니까? 별이와는 어떤 사이시죠? 별이의 보호자로 엄마가 왔다던데 아닌가요?”기자는 끈질겼다. 별이에 관한 불리한 대답을 들어야만 질문을 멈출 생각으로 보였다.법로가 대답하려던 때 마침 도착한 온지유는 경호원을 불러 두 사람을 차에 태웠다. 그리고 어두워진 안색으로 기자들을 보았다.“어느 언론사의 기자시죠? 아니, 어느 방송사에서 나오셨죠?”“저기,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하하.”말을 마친 기자는 얼른 짐을 챙겨 도망갔다. 다만 온지유는 곱게 보내줄 생각이 없었던지라 경호원들에게 눈짓하며 길을 막았다.그러자 기자는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 카메라를 든 스태프에게 지금 상황을 찍으라고 하면서 온지유에게 별이가 연예인 병에 걸려 갑질한다는 영상을 생방송으로 내보내겠다고 협박했다.온지유는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 작게 말했다.“우리 별이 아빠가 누군지 알고 있죠? 여 씨 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면 바로 떠오를 텐데요. 여이현이라고.”기자의 표정이 경직되었다.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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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7화

“아니요. 제 아내가 결정한 일이니 아내가 원하는 대로 할 겁니다. 그쪽이 아무리 저한테 사정해도 소용없습니다. 전 아내 말을 아주 잘 듣는 사람이라서요.”여이현은 전화를 끊었다.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배진호에게 샛별이라는 아역 배우를 알아보라고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자료가 그의 메일로 전송되었다.자료를 읽은 후 여이현은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배진호에게 연락했다.“배 비서, 자료 조사 결과대로 어떻게든 이 샛별이라는 아이를 연예계에서 발도 못 들이게 하세요.”“네, 알겠습니다.”아역 스타를 묻어버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반 시간 후, 그 사람은 다시 전화했다. 여이현은 무시한 채 티브이를 시청했다.마침 샛별이의 보호자가 이중 계약 사기 혐의로 체포되었고 샛별이의 소속사도 조사를 받게 되었다.그러니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당연히 그에게 연락할 것이었다. 물론 소용이 없겠지만.온지유는 경호원에게서 이 소식을 들었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바로 여이현에게 달려가 꽉 끌어안고 뽀뽀를 했다.“아이, 부끄러워. 어른들이 어린이 앞에서 뽀뽀를 막 하고 있대요.”별이는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여이현은 미소를 지었다.“별아, 엄마랑 아빠가 뽀뽀를 안 하면 별이 동생 어떻게 만들어주지? 별아, 정말로 동생을 원해?”동생이라는 말에 별이는 바로 두 손을 들며 찬성했다.“원해요! 여동생! 여동생이 갖고 싶어요! 아빠랑 엄마랑 얼른 뽀뽀해요!”아이는 순수했다. 어른이었다면 여이현의 말을 바로 알아들었을 것이다. 법로는 두 사람을 보면서 혀를 찼다. 그 순간 온지유의 얼굴이 뜨거워지게 되었다.부끄러워진 그녀는 한참 여이현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었다.법로는 허허 웃었다. 자기 딸이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별이를 안고 방으로 올라갔다. 두 사람이 애정행각을 벌일 공간을 만들어 준 것이다.하지만 아직 때가 아니었다. 실험실을 어디에 만들지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여이현은 온지유의 등을 토닥였다.“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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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8화

여이현은 별이와 함께 온지유의 실험실로 놀러 왔다가 우연히 온지유가 화장실로 달려가며 힘겹게 토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왜 그래. 어디 안 좋은 거야? 왜 갑자기 토하는 거야?”“아니야. 그건 아닌데...”온지유는 다시 속이 울렁거렸다. 전보다 더 심해져 눈물이 맺혀버렸다.여이현은 얼른 그녀를 안고 밖으로 뛰쳐나갔다.“얼른 병원으로 가자. 아버님, 별이 좀 봐주세요.”“너도 참, 내가 의사라는 걸 잊은 거냐?”법로는 아무 말도 없이 온지유를 빤히 보았다. 짐작이 가긴 했으나 그래도 제대로 검사를 해보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그의 말에 여이현은 민망한 웃음을 지으며 온지유를 내려놓았다. 머리를 긁적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짐작 가는 것이 있어도 검사는 해봐야 안다. 법로는 온지유에게 소변 검사를 하자고 했다. 결과는 그가 짐작했던 것과 같았다.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웃으며 검사 결과를 여이현에게 보여주었다.“축하해. 또 아빠가 되었네.”“또 아빠가 된다고요?”여이현은 검사 결과를 받으며 꼼꼼히 보았다. 너무도 기쁜 나머지 온지유를 끌어안고 빙빙 돌았다.“나 또 아빠가 된대! 여보, 나한테도 둘째가 있대!”온지유도 기쁜 표정을 지었다. 행여나 놓치기라도 할까 봐 그녀는 얼른 여이현에게 내려달라고 했지만 여이현은 내려주지 않았다.너무도 기뻤다. 별이가 동생을 갖고 싶다고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온지유가 임신했으니 말이다.별이는 아무것도 모른 척 법로를 잡아당기며 작게 물었다.“할아버지, 아빠랑 엄마가 왜 저렇게 기뻐하시는 거예요?”“별아, 우리 별이한테 곧 동생이 생길 거야.”법로는 별이의 코를 톡 치며 말을 이었다.“우리 별이는 앞으로 오빠나 형이 될 거야. 앞으로 동생 잘 돌봐야 한다.”“정말요?”별이는 활짝 웃었다. 사실 그들의 대화로 눈치채고 있었으나 법로에게 확인을 받고 싶었다.온지유가 임신했다는 걸 안 여이현은 실험실에 있을 시간을 정해 주었다. 매일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만 머물게 하면서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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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9화

여이현의 앞에서 이렇듯 거만한 말을 내뱉는 사람은 처음이었다.그는 눈을 가늘게 접었다.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올라 어두운 아우라가 그의 몸에서 흘러나왔다. 지금 여이현의 모습은 마치 지옥에서 나온 염라대왕 같았다.“이 사람이 누군지 알아요?”온지유는 신분으로 사람을 찍어누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눈앞에 있는 새파랗게 어린놈이 거만하게 주제도 모르고 나대고 있지 않은가.게다가 남자가 자신의 동생이라고 칭하고 있는 샛별의 이름도 그녀의 아들 이름을 본떠서 지은 이름이 아니던가.남자는 거만하게 코웃음을 쳤다.“여이현 씨잖아요. 누가 몰라요? 자기를 키워준 양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고 양아버지는 죽인 비열한 사람이잖아요. 친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잡종이면서.”남자는 거침없이 말했다.심지어 마지막 말에는 힘까지 주었다.여이현은 절대 누군가 자신에게 이렇듯 무례하게 말하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나서려던 순간 찰칵 소리가 나면서 플래시가 터졌다.남자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여러분, 다들 보세요! 저분이 여이현 씨입니다. 여씨 가문의 재산을 혼자 꿀꺽한 것도 모자라 제 동생을 연예계에서 치워버렸습니다. 왜 그런 것인지 아십니까? 제 동생의 이름이 샛별이라서 그랬다더군요. 자기 아들과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말이죠!”정말이지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었다.온지유는 결국 참지 못하고 담담하게 다가간 뒤 뺨을 갈궜다. 그것도 여러 번.“왜 연예계에서 치워버렸는지 정말로 몰라서 그래요? 그쪽이 오늘 한 행동에 대해서도 대가를 치르게 될 겁니다!”감히 여이현을 잡종이라고 욕하지 않았던가.정말이지 어디서 그런 헛소리를 듣고 튀어나온 멍청이인지 알 수 없었다.남자가 불러온 기자들이 여기까지 찾아올 수 있었던 것도 가족 중 믿을 만한 빽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여이현이 그들을 처리하기도 전에 그들이 먼저 여이현을 공격하면서 이런 식으로 헛소문을 퍼뜨리지 않겠는가.남자는 여이현과 온지유를 가리키며 화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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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0화

하지만 남자에겐 살려달라고 빌 기회도 없었다.남자가 끌려간 후 여이현은 온지유에게 다가갔다.“방금 같은 상황에 내가 나서서 처리하면 되는데. 왜 네가 나서서 그래?”여이현은 온지유의 손을 잡다가 이내 허리를 끌어안았다.5년 동안 생이별을 하고 나서 여이현은 온지유를 아주 애지중지 여겼다. 그런데 지금은 임신까지 했으니 여이현의 보호는 더 심해졌고 그녀의 귀에 더러운 욕설조차 들리게 하지 않게 했다.“화가 나잖아. 더러운 말만 내뱉는데 당연히 때려야지 않겠어?”감히 여이현을 잡종이라고 했으니 말이다.여이현은 S 국 대통령 브람의 셋째 아들이었다. 브람도 그를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 생각이었다.만약 그녀와 별이가 아니었더라면 어쩌면 S 국에 남아서 대통령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여이현이 이토록 대단한 사람인데 감히 새파랗게 어린놈이 멋대로 지껄이지 않는가.게다가 여이현은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일 뿐 아니라 두 아이의 아빠였기에 당연히 화가 났다.“그래, 때려야 하지. 하지만 다음부터는 직접 나서지 마. 손이 더러워지잖아.”여이현은 그녀를 부축했다.“앞으로 이런 일은 나한테 맡겨. 당신은 그냥 지켜보고 있기만 하면 돼. 임신해서 입맛도 없는 데 자꾸 힘 빼면 안 돼. 만약 갑자기 사라지기라도 하면 별이랑 장인어른한테 어떻게 설명하라고 그래.”법로와 온지유는 지금 아주 사이가 좋았다.별이도 활발해졌고 자꾸만 두 사람에게 애교를 부리며 달라붙었다.셋이서... 아니 이젠 넷이 되었으니 앞으로 더 행복할 것이다.그는 절대 이 행복을 깨지지 않게 노력할 것이다.온지유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그 정도까지 아니야. 예전의 나는...”여이현이 말허리를 잘랐다.“예전에 어땠다고 말하지 마. 예전은 예전이고 지금은 지금이야. 지금은 내가 네 곁에 있으니까 절대 뜻밖의 사고가 생기게 하지 않을 거야.”“알았어.”여이현은 아주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그런데 그녀가 뭐라 말할 수 있겠는가.온경준과 정미리가 오후에 그들을 찾아왔다.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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